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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배달부 키키 세트 - 전6권 마녀배달부 키키
가도노 에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외 그림, 권남희 옮김 / 소년한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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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키키와 그의 오랜 친구 지지를 좋아한다. 하지만 원작을 본 적 없었기에 기대감에 부풀어 책을 들었고, 출퇴근길에 푹 빠져서 지금은 2권을 읽는 중이다. 결론은 재미있다! 워낙 애니메이션이 유명하지만 그 키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원작 또한 즐길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엄마이 피를 물려받았지만 마녀가 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었고, 키키는 하늘을 날아 본 뒤에야 마녀가 되기로 결심한다. 만약 내가 키키였대도 그랬을 것이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난다니, 이건 정말이지 멋진 일이니까! 무엇보다 '스스로' 결정하며, '이건 내 결정이야'라는 것을 되뇌이는 키키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 의견을 존중하면서 애정을 갖고 조언해 주는 부모님의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키키가 독립하여 스스로 정착할 마을을 고르고, 그곳에서 삶을 꾸리며 제2의 고향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얼마나 대견하고 또 부러운지. 스스로 원한 길이지만 불안에 뒤척이고 그리움에 눈물짓고 실수에 좌절하며 자라나는 모습은 왜 그리 내 모습 같은지. 귀여운 마녀 이야기를 빌린 이 책은 진정한 어른이 되어 독립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하겠다. 그리하여 나에게는 불과 2,3년 전 불안에 치이고 좌절하며 삽질하던 내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책읽기 모임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어른과 아이 모두가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너무너무 사랑하여 모든 걸 다 해주고도 모자랄 것 같은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래서 더 놓아줄 줄 아는 부모님 덕에 키키가 경험하는 세상은 하늘처럼 넓고 바다처럼 깊다. 그 안에서 얻는 것은 그보다 넓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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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마을의 거대 바위 창비아동문고 266
김종렬 지음, 홍지혜 그림 / 창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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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함은 좀 덜하지만 여전히 날이 번쩍인다. 특히 표제작은 분량은 적지만 풍자가 일품이다. 구르는 바위는 구르게 해야 하고, 흐르는 강은 흐르게 해야 한다. 그대로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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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 뽑은 고려 노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윤성현 지음, 원혜영 그림 / 현암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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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특히 좋아했던 향가와 고려가요. 향가로는 <제망매가>를, 고려가요로는 <청산별곡>과 <가시리> <정석가> 등을 좋아했고, 백제의 노래인 <정읍사>는 지금도 옛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시간을 내어 다시 공부하자 마음먹었지만, 마음만 몇 번을 먹었는지; 하여 이 책을 보았을 땐 '이건 사야 해!' 하며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다지. 세월이 흘렀다지만, 이 노래들이 전해진 몇 백 년에 비할 수 있을까. 꿈 많은 십대 시절 그 느낌 그대로 내 마음에 살포시 다가온다. 옛글은 그래서 좋다. 그렇지만 경기체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잘난맛에지어허세가득한 느낌이 오글거렸던 것 같다; 그래도 다시 보면 재미있겠지. 지금은 속요만 보고 있어서; 내가 사모하는 고려시대 학자 이제현이 <익재난고>의 <소악부>에 옮겨놓았다는 옛노래도 좋았다. 아 멋진 사람들은 멋진 일을 한다니까!  

그런데 그 십대 시절 후렴구가 가장 인상적이고 그래서 웃겼던 <청산별곡>은 다시 보니 가슴이 아파온다. 누구였을까? 이렇게 외롭고 서러운 마음을 노래로 남긴 사람은. 아주아주 오래전 희노애락을 노래한 사람들은 사실 나와 다르지 않은 이들일 테지. 노래 한 수가 몇 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게 해 준다. 예술이란 이처럼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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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담임은 울 삘이다 - ★공고 학생들이 쓴 시
류연우 외 77인 지음, 김상희.정윤혜.조혜숙 엮음 / 나라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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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고 시인은 노래했다. 내 생애 가장 풍파가 컸던 때, 그 한 편의 시가 얼마나 큰 울림을 주었는가를 생각해 보면 시란 참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며 떠오른 기억, 원래 소소하게 글 쓰는 걸 좋아했는데 한참 흔들리던 그때는 더욱 써내려간 이야기가 많았다는 것. 그건 정제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이지만 나는 속에 있는 것을 그렇게라도 풀어내면서 괜찮다괜찮다 스스로를 다독였다. 워낙 저명한 사람들이 글쓰기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 터라 민망하지만, 보잘것없는 내 삶을 돌아봐도 글쓰기의 힘이란 참 대단하다. 펜을 들고 노트에 끄적거려 보는 일이 낯설어진 아이들이 안타까운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시리즈 전작 <기절했다 깬 것 같다>를 읽으며, 변하지 않은 학교의 모습에 씁쓸하면서도 아이들의 재치와 생명력에 가슴이 뭉클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조금 더 쓰다. 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교복으로 먼저 평가되는' 공고이기 때문이리라. 한 친구의 시에 나오는, 공고를 다니든 인문고를 다니든 나는 나일 뿐인데 왜 세상은 다르게 취급하는 것일까라는 말에 안타깝고 슬퍼졌다. 실상 아이들은 어른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세상을 살아야 하는 존재인데, 그 세계의 불안을 감당해야 한다. 안 그래도 넘치는 에너지를 어떻게 발산해야 할지 헷갈리고, 미래는 보이지 않으니 불안하여 스스로와도 갈등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은, 공고생이라는 이유로 세상과 그가 속한 학교, 때로는 가정의 편견과도 싸워야 하기에 더욱 고달프다. 그럼에도 아무리 흔들리더라도,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을 지키며 살아가길 바라 본다. 흔들려도 피는 꽃처럼, 그 하나하나의 인생이 꿋꿋하게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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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 미래사 한국대표시인 100인선 18
이육사 지음 / 미래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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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추석 특집극 <절정>은 이육사 시인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조금은 어설펐기에 아쉬움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나는 끝까지 드라마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푸르른 자연 속에서 가족의 사랑 속에서 자라난 눈 맑은 소년. 독립운동가가 되어 온갖 고초를 겪어내는 시인의 삶. 큰 뜻을 품고 온몸으로 시대와 부딪힌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그렇듯 숙연하고 아프고 그래서 그 삶의 향기는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시대나 국경에 관계없이 늘 그렇다. 그 삶 못지 않게 감동적인 그 분의 시가 있다. 한 편 한 편 그 깊이를 내가 다 이해한 것인가 싶지만, '청포도'만큼은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 올라 정말 좋아한다. 갈수록 스산해지는 요즘, 그 올곧은 삶과 열정, 그리고 따스한 마음을 느끼고 싶다. 마음 약해질 때마다 펼쳐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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