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사와 리쿠 - 상
호시 요리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내 마음에 훅 들어온 <인사이드 아웃>. 희노애락 어느 것이든, 네가 느끼는 감정은 모두 괜찮은 것이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하라는 귀여운 이 작품은 내 마음 어느 곳에 숨어 있던 그 시절 나를 불러들였고 결국 울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하는 그림책도 살펴보았다. '울면 바보다. 울지 말고 웃어라' 같은 노랫말처럼, 과거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았든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던 어두운 감정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연스러운 일이고 한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흐름 가운데 이 만화의 주인공 리쿠는 또다른 안쓰러움으로 다가왔다. 예민하고 영민하여 부모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아채는 이 아이는, 사람의 진심을 믿지 않는 외로운 존재다. 거짓 눈물과 냉소로 무장했지만, 그 깊은 마음속에서 혼자 울고 있었을 리쿠가 생각지 못한 공간에서 생각지 못한 자신을 깨달아가며 감정을 해방시키는 모습은 세상 어디에 정말로 존재하는 사춘기 소녀의 모습 같아 마음 아프면서도 대견했다. 그걸로 이 만화는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어설퍼서 거짓으로 무장하고, 힘으로 누르려는 어른들이 불쌍하고 안쓰러워도,

그걸 다 참아 주고 봐주고 맞춰 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로 인해 때로 갈등하더라도 

너만의 생각을 갖고 너대로의 삶을 살면 된다고,

세상 모든 리쿠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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