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자리한 어린 시절의 상처들이
이렇게 불쑥,
예고도 없이,
별것 아닌 일을 타고 터져 나올 줄 나도 몰랐다.
감정은 도착하지 않은 편지와 같다고 했던가.
길을 잃고 수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도착한 그것들이
나와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여
눈물 흘리게 하고
두렵게 한다.
한편으로는 후련하고 홀가분하다.
그 상대는 생각지 못한 상황에 놀라고 당황하였지만
나의 아픔과 슬픔을 알아주었고
위로해 주었다.
그것으로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맙고 미안했다.
이 일이 새로운 출발이기를.
이 일을 무기 삼아 상처 주기를 않기를.
내가 얼마나 복받은 사람인지 늘 잊지 않기를.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고 있음을 감사해하기를.
나도 마음을 단단히 먹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