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전날
호즈미 지음 / 애니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의미심장한 제목, 궁금해지는 표지 그림, 게다가 단편집! 보자마자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를 팍!

마침 <은수저>도 신간이 나왔기에 다른 책들과 함께 주문했다. 퇴근하니 책이 왔기에 바로 읽어 본 감상은, 기대보다는 쩝.. 가장 아쉬웠던 건 작가 스스로 반전이라는 거에 너무 얽매여있다는 느낌이었다. 호흡이 긴 장편은 시작부터 빵하고 터뜨려주지 않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안정적으로 발전해갈 수 있는 반면, 단편은 짧다는 점이 장점이자 족쇄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흔히 택하는 방식이 '이럴 줄은 몰랐지?' 하고 반전을 주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 또한 잘못 쓰면 진부해지거나 열린 결말도 아닌 것이 영 어쩡쩡해질 수 있다는 함정이 있다. 여운을 주려다 안드로메다 간다고 할까. 여기서도 몇 편의 단편을 모아놓고 보니 그 결말의 반전이 반복적이고 심지어 참신하지도 않다; 몇 편은 완전히 짐작대로 흘러갔고, 다른 것은 이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던 것 중에 하나로 끝이 났다. 

솔직히 말하면 표제작의 승리라고 본다 이 책은. 그리고 그 편에 작가의 장점이 잘 녹아 있다. 안정적인 그림체와 담담한 연출, 감정의 적절한 강약 조절. <결혼식 전날>만큼은 인정! 아직 신인이고 책 한권으로 평가하기는 무리일 수 있지만, 오직 이 책만을 본 뒤의 느낌은 이렇다. 어설픈 판타지를 굳이 엮으려 하지 않으면 더 좋겠다, 결말의 반전에 집착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것. 우리 곁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알고 보면 모두 평범하지 않은 속내를 잘 포착하는 후미 요시나가처럼 담백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만화를 그려 주면 좋겠다. 순전히 내 소망이지만. 물론 다른 식으로 확 뻗어나가는 것도 좋다!

별 세 개 줘서 미안하긴 한데 그래도 다음 작품이 나오면 또 살 것 같다. 이제 시작인 작가니까 다음 행보가 어떨지 궁금하면서도 기대된다. 고흐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리고 있다는 작품은 또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한다. 다음이 기대되는, 새로운 창작자를 만나는 건 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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