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위하여 - 이대근 기자의 한국정치 읽기 우리시대의 논리 8
이대근 지음 / 후마니타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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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날카롭게 꿰뚫어 진실을 도출하면서 보는 이의 마음까지 움직여야 하는 칼럼은 길지 않은 한정된 양이 허락된다. 소설처럼 풀어내지도 시처럼 아예 함축시킬 수도 없고 눈앞의 현실을 짧은 양으로 써야 하기에 쉽지 않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의 많은 글이 생산되고 있지만 그 중에 소비되는 것과 오랜 시간 기억되는 것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많은 글들이 그대로 잊혀지는 것이다. 허나 잘 쓴 칼럼은 한 구절 혹은 그 전체가 머리와 가슴에 박힌다. 돌아가신 권정생 선생님에 대해 쓴 지은이의 칼럼을 경향신문에서 처음 보았을 때가 그런 느낌이었다. '가장 치열하게 싸운 전사에게만 돌아가는 휴식'이라는 마지막 구절이 오랫동안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타협하지 않고 늘 올곧게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그의 글은 언제나 날카롭지만 차갑지는 않다. 올바른 세상에 대한 고민과 인간에 대한 연민 등 가슴을 물컹하게 하는 무언가가 문장과 문장의 사이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고민을 하며 한 문장 한문장을 써내려갔을지 내가 어찌 알 수 있겠냐만은, 그 고민의 깊이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너무나 좋은 글, 이렇게 책으로 만나서 더없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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