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55 - 지옥에 부처님
오다 에이이치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보았을 때 기발하고 재미있다 느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항해를 할 줄은 몰랐다. 이 나이까지 여전히 이들의 모험에 함께할 거라고도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모험을 이토록 기다리게 될 줄은 짐작도 못했다. 한 작가의 머릿속에서 구축된 세계는 점점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남들의 비웃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적왕이 되겠다 외치는 주인공은 다분히 만화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동료를 얻고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경험하는 사건들은 그저 만화라 치부하기에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꿈, 국가의 존재, 공포와 신, 진정한 우정, 삶의 환희 그리고 무엇보다 유머. 너무나 좋아하는데도 다시금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50권 정도의 사건이 진행되어서야 절망을 느끼는 주인공 때문이었다. 재미있는 작품이었다가도 이쯤되면 주인공들이 무적이 되면서 스토리가 흔들리기 시작해 작품 자체가 안드로메다행을 예약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작가는 주인공 능력치가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서 동료를 모두 잃게 하는 시련을 주었다. 슬픈 땐 웃음버섯을 먹어서라도 웃는 주인공 루피가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길지 기대하며 지켜보고 있다. 함께하는 것이 너무나 즐겁다. 나에게는 <빨간머리 앤>과 더불어, 할머니가 되어서도 보고 싶은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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