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반창고가 필요하다
박용신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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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신의 <꽃도 반창고가 필요하다>는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마음 한켠에는
보이지 않는 상처와 흉터가 있다는 사실을
차분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일깨워주는 책이다.

저자는 일상의 작은 감정들—서운함, 지침, 기대, 회복—을
꽃에 비유하며 따뜻하게 다독인다.
누구나 흔들리고 누구나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책은 비난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그저 “괜찮다”고 말해주는 방식으로 전한다.

특히 마음의 회복이 곧 다시 피어나는 과정이라는 메시지가
큰 울림을 준다.
반창고가 꽃을 다시 피우기 위한 준비라면,
우리가 붙이는 감정의 작은 반창고들 역시
삶을 다시 밝히는 시작이라는 뜻이다.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위로.
지친 하루 끝에서 마음을 다독이고 싶을 때
잠시 펼쳐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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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감정론 현대지성 클래식 70
애덤 스미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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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께부터 위압적이어서 솔직히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안에서 제2편 정의와 지혜에 관하여,
그리고 제6부 미덕의 성격에 관하여를 집중해서 읽어보면
왜 이 책이 시대를 넘어 읽히는 고전인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애덤 스미스는 인간을 이기적 존재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도덕적 판단은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능력’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정의는 감정이 아니라 규범의 힘으로 유지되고,
지혜는 타인의 고통과 기쁨을 스스로의 마음에 비추어 이해하는 과정에서 자란다.

또한 그는 미덕을 “삶을 균형 있게 이끄는 힘”으로 설명한다.
용기, 절제, 정의 모든 미덕은 외부로 보여지는 화려함보다
자기 안의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깊게 와닿았다.

완독하지 못했어도,
이 두 챕터만으로도 지금의 시대를 읽는 데 충분한 통찰을 준다.
감정과 이성, 이해와 규범 사이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차분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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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의 글로벌 AI 트렌드 - 지금 모든 자본은 AI를 향하고 있다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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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의 글로벌 AI 트렌드』 — 최재붕

최재붕 교수의 책은 늘 ‘먼저 보는 눈’을 가진 사람의 글이다.
이번 책 역시 그 탁월한 선경지명이 그대로 드러난다.
AI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넘어,
세계가 어떤 속도로 변하고 있으며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고도 실전적인 언어로 안내한다.

각 챕터는 마치 독립된 교과서처럼
제목만 봐도 책 전체의 메시지가 이해될 만큼 응축된 구조다.
복잡한 기술 흐름을 설명하는 대신
“지금 우리에게 왜 이 변화가 중요한가”를 중심에 두고
AI·로봇·글로벌 산업 전쟁의 흐름을 강단 있게 짚어낸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AI를 단순한 기술로 보지 않고
국가·기업·개인의 생존 전략과 미래 경쟁력의 문제로 확장해 설명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일자리, 산업 재편, 교육의 변화까지
지금 당장 우리 삶과 연결해 읽히는 책이다.

읽고 나면 한 문장이 명확하게 남는다.

“AI 시대, 준비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단순한 정보 전달서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시야를 교정해주는 책.
AI의 파도를 두려움이 아니라 기회로 보고 싶은 사람에게,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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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오서 지음 / 씨큐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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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봄 햇살 같은 소설이다.
책을 펼치면 표지에서 느껴졌던 따스함이 그대로 이야기 속으로 이어진다.

기차 안에서 스쳐 지나가는 풍경처럼,
각 인물의 삶도 잠시 교차하고 흘러가지만
그 짧은 순간들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는다.

삼랑진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지역명이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바라보는 시간”에 대한 은유처럼 다가온다.
일상에 치여 미뤄두었던 감정과 기억들이
조용히 얼굴을 들이밀고 말을 걸어오는 순간—
그 따뜻함이 이 책의 매력이다.

크게 요란하지 않지만
읽고 나면 마음 한켠이 환하게 밝아지는 소설.
봄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조용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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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들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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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들』 — 이동원

프롤로그부터 숨이 턱 막힌다.
잔혹하다는 말보다 차갑다는 표현이 더 맞는,
인간의 얼굴 뒤에 감춰진 폭력과 균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가제본이라는 생생한 질감 속에서 읽는 『얼굴들』은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감정을 그대로 품고 있다.
인간이 얼마나 쉽게 잔혹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잔혹함이 얼마나 일상과 맞닿아 있는지
작가는 피하지 않고 끝까지 파고든다.

잔인함이 목적이 아니라,
그 잔인함을 만든 사람의 내면을 해부하려는 시선.
이 점이 이 소설을 더욱 섬뜩하게 만든다.

한 사람의 얼굴에는 수많은 감정과 욕망, 결핍이 숨어 있고
그 얼굴들이 모일 때 비로소 드러나는 거대한 진실—
이 책은 그 지점을 날카롭게 비춘다.

읽는 동안 불편함이 따라붙지만
그 불편함이 바로 이 책의 힘이다.
진짜 인간을 마주하게 만드는,
읽고 나면 오래 마음에 남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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