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옷의 세계 - 조금 다른 시선, 조금 다른 생활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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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은 A도 아니고 B도 아닌 이 경계를 문지방 영역이라고 표현했다. 아이가 크리스마스 양말 속에 손을 넣는 순간부계들이-터 양말 속 선물을 만지게 되는 순간까지. 먹장구름이 우리 머리맡에 잔뜩 운집해 있는 순간에서부터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져내리는 순간까지. 당신이 나에게 오기로 한 그날로부터 당신이나에게 도착하게 되는 순간까지. 이 사이들. 이 짧은 시간 안에는 설렘과 긴장과 예감과 떨림이 농축돼 있다. 짧은 순간이지만없이 길고 긴 체험의 시간이다. 한 세계와 또 한 세계의 문지방위에서, 기대에 대한 희망과 절망의 교차점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가장 농밀하게 흔들리는 시간을 산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화학적으로 성숙한다.
성숙에 대해 한 시인이 이렇게 말했다 .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함민복 꽃에서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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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고전 : 서양편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김욱동 지음 / 비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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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사랑하는 푸스쿠스 님에게 시골을 사랑하는 제가 삼가 문안을 드립니다. 우리는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마치 쌍둥이 형제처럼 생각이 같지만, 오직 이 문제에 관해서만은 의견이 하늘과 땅만큼 서로 다르지요. (……) 당신은 늙은 비둘기처럼 둥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작은 개울이며,
이끼가 자라는 바위며, 아름다운 시골의 숲을 찬양합니다. 당신은 제게 도대체 왜 그런 것을 좋아하냐고 묻습니다. 그대가하늘에 대고 극찬해 마지않는 그런 것들에서 떠나자마자 비로소 저는 삶다운 삶을 살고 또 그곳에서 왕처럼 군림할 수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 신부神父의 노예가 도망치는 것럼 감미로운 웨이퍼 빵에서 도망쳐 버립니다. 그 대신 꿀 바른 케이크보다 더 맛있는 소박한 빵을 찾습니다.
만약 우리가 자연법칙에 따라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면, 또집을 지을 땅을 찾아야 한다면, 아름다운 시골보다 더 좋은곳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시골보다 겨울이 더 온화 - P32

호라티우스 《서간시》한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태양의 날카로운 창을 맞고 성난사자좌獅子座와 천랑성天狼星을 달래줄 미풍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시기심 많은 걱정근심 때문에 우리가 잠을 덜 설치게 될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냄새나 아름다움에서 시골의풀밭이 리비아의 조약돌보다 못합니까? 길거리에 납을 쏟아놓으려는 수돗물이 속삭이듯 개울을 따라 흐르는 물보다 더깨끗합니까? 당신은 도시의 대리석 주랑柱廊을 따라 나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먼 들판이 바라다 보이는집을 권합니다. 쇠스랑으로 자연을 쫓아낼지 모르지만 자연은 여전히 다시 돌아옵니다. 그러고는 승리의 기쁨으로 인간의 온갖 서글픈 경멸감을 말끔히 씻어버리게 합니다. - P33

수메르 《길가메시》나에게 모든 것이 다 생명을 지니고 있었다.
하늘도, 폭풍도, 땅도, 물도, 방황도달과 그 세 자녀들도, 소금도심지어는 내 손마저도 모두 생명을 지니고 있었다. - P16

저자의 말환경 위기 시대 ‘녹색 문학‘을 꿈꾸며프랑스 당대 최고의 소설가이자 외교 정치가로 활약한 프랑수아 르네 드 샤토브리앙은 "문명 앞에 숲이 있고, 그 뒤에사막이 뒤따른다" 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를 보면 그의 말이 그다지 틀리지 않은 듯합니다.
20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곡을 찌른 말입니다. 기원전 4,000년에서 3,000년 즈음에 인류는 하나같이 큰 강 유역을 중심으로 문명의 둥지를 텄습니다. 나일 강변의 이집트 문명을 비롯해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더스 강 유역의 인더스문명, 그리고 중국 황허 강 유역의 황허 문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세계 4대 문명이 시작한 곳에는 강과 함께 아주 울창한 숲이 있었습니다.
샤토브리앙의 말대로 문명 이전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지만, 문명이 발달한 뒤에는 어김없이 사막화가 뒤따랐습니다. - P5

아그런데 베글리는 환경운동과 관련하여 명언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왜 인간이 만든 것을 파괴하면 반달리즘이라고부르고 자연이 창조한 것을 파괴하면 진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라는 말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말은 지금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에 걸쳐 회자되고 있습니다. 베글리가말하는 ‘반달리즘‘이란 5세기 초엽 유럽의 민족 대이동 때아프리카에 왕국을 세운 반달족이 지중해 연안에서 로마에이르는 지역까지 약탈과 파괴를 거듭한 민족이라고 잘못 알려진 데서 유래된 프랑스 말입니다. 그래서 반달리즘이라는용어 자체에 이미 다른 문화를 배척하는 반달리즘이 내포되어 있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반달족은 로마 문화를받아들여 로마 문화의 우수성을 인정하였고, 그러한 까닭에파괴 행위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로마의 문화와 예술은 로마제국 말기의 노예나 빈곤층 그리고 후대의 예술가들과 로마의 민중들이 훨씬 더 많이 파괴했다고 역사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반달리즘은남의 물건이나 공공 기물을 훼손하거나 파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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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코스트 블루스
장파트리크 망셰트 지음, 박나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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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게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전문화(專門化)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일을 처리하는 법을 익히기 마련이다. 어떻게 등장인물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한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지 따위를 말이다. 이미 지나온 길을 다시 가는 일이 무척이나쉬워진다. 창조력은 고갈된다. 반짝이는 재기도, 전작(前作)에서 보여줬던 역량도 잃을 수 있다.
또한 작가로서 우리는 이 글쓰기라는 작업이 수반하는불안감과 상업적 성격에 점점 더 얽매이게 된다. 다음 책을내고 교정쇄와 계약서를 검토하며 인터뷰나 낭독회를 하는일 등 말이다. 차츰차츰 처음의 열정과 멀어지고, 애초에 이 - P7

이는 방식 등이 이러한 추진력에 일조했다. 이야기들이 제스스로 생동했다.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을 실어 날랐던 하로 그 가차 없는 급류 속으로 독자 여러분을 빠뜨렸다.
실 해밋은 살인 사건이라는 소재를 아름다운 저택과 고성그는 범죄소설이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윤리 문학‘임에서 끄집어내 현실 속 살인자들에게로 돌려보냈다. 초라한 방과 형편없는 건물 정면, 큼직한 현관과 업무용 출입구따위를 가지고 레이먼드 챈들러는 호사로운 생활에 숨겨진이면, 저버린 약속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도로와 거리들이 그들의 책을 가로지르며 경쾌히 노래했다. 커튼은바람에 제멋대로 나부꼈고, 그곳, 커튼으로 가려져 있던 숨막히도록 작은 방 안에서 사회의 진정한 동력 - 탐욕과력은 전력(全力)으로 돌아갔다.
장파트리크 망셰트는 그 모든 것을 알았다.
을 알았다. - P10

망셰트의 트릭 작품 내부에서 핵심을 지탱하는 골격-은 간결하고 본질적이며 전형적이다. 복수, 도주, 살인자들의 말로, 필사적인 탐색, 전혀 예상치 못한 폭력 세계 속으로 떨어진 평범한 사람들……. 그는 단순한 이야기를 한다.
이런 일이 닥쳤고 이렇게 되었다, 라고. 그리고 의식하지못하는 사이 일종의 책략에 의해 궁지에 몰린 사람들에 관한 그의 이야기들은 자본주의의 팽배와 절대 권력, 엔터테인먼트와 쇼비즈니스에 대한 자본주의의 지배를 고발하는형태로 탈바꿈한다. 망셰트는 상스러운 것과 세련된 것을병치하고, 일상생활의 묘사와 극도로 폭력적인 장면을 -보통은 함축적으로 번갈아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부르주아 생활을 향한 수없는 환상에 문제를 제기하고, 컨슈머리즘,안락,관습에서 벗어난 삶이 가능한지 질문한다 - P14

즘, 안락, 관습에서 벗어난 삶이 가능한지 질문한다.
대실 해밋처럼, 그는 모두가 거짓말한다고 단언한다. 랭보처럼, 그는 우리가 배우는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단언한다.
과장과 현혹의 시대에 망셰트의 소설들은 실상보다 훨씬더 단순하게 보이는, 흔치 않은 절제미와 멋을 지니고 있다.
즉, 실제 말해진 바보다 훨씬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것이다.
내가 자라난 남부 시골의 야트막한 산자락에는 다람쥐사냥꾼들이 곧잘 돌아다녔는데, 이들에게는 독특한 습관이있었다. 잡은 사냥감을 나무에다가 못 박은 뒤, 칼과 본인의힘만 이용하여 사냥감의 가죽을 단번에 벗겨내는 일이었다. 그것은 깔끔하고 신속하며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산장과 사냥터 주변으로 다람쥐 가죽 10여 장이 나무에 걸려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망셰트의 책 같은 것들이 바로 이 가죽인 셈이다.
2014년, 제임스 샐리스 - P14

나는 글쓰기를 멈추고 페이지 상단으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폭력을 위한 협주곡과 관현악‘이라는 제목 아래에 ‘장파트리크 망셰트를 기리며‘라는 문장을 덧붙인다."
망셰트의 작품은 당대에 그의 작품이 프랑스 추리문학을뒤흔들어 활기를 불어넣었던 것과 아주 유사하게 나의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것 같다. 마치 새로운 피를 수혈받은 것처럼.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나는 어느 작가에게 이토록 공개적으로 경의를 표했던 적이 없다. 그와 나의 숨결이 하나로 섞여들 정도로, 망셰트는 내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숨결 망셰트가 새겨놓은 이 열정, 진흙투성이 밑바닥에서솟아오른 이러한 광채는 그 후로 몇 년간, 내가 《드라이브(Drive)》를 집필할 때까지도 계속 내 안에 머물러 있었다. - P12

이는 방식 등이 이러한 추진력에 일조했다. 이야기들이 제스스로 생동했다.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을 실어 날랐던 바로 그 가차 없는 급류 속으로 독자 여러분을 빠뜨렸다. 대)실 해밋은 살인 사건이라는 소재를 아름다운 저택과 고선에서 끄집어내 현실 속 살인자들에게로 돌려보냈다. 초라한 방과 형편없는 건물 정면, 큼직한 현관과 업무용 출입구따위를 가지고 레이먼드 챈들러는 호사로운 생활에 숨겨진이면, 저버린 약속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도로와 거리들이 그들의 책을 가로지르며 경쾌히 노래했다. 커튼은바람에 제멋대로 나부꼈고, 그곳, 커튼으로 가려져 있던 숨막히도록 작은 방 안에서 사회의 진정한 동력 탐욕과 폭력은 전력(全力)으로 돌아갔다.
장파트리크 망셰트는 그 모든 것을 알았다.
그는 범죄소설이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윤리 문학‘임을 알았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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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코스트 블루스
장파트리크 망셰트 지음, 박나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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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범죄 문학의 거장이자 마법사", "#범죄문학예술적대가 "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 장파트리크 망세트 .

처음 알게된 작가인데, 기존의 하드 보일한 추리스릴러랑 약간 다르다.

대실해밋, 레이먼 챈들러와는 또다른 평범한 남자의 삶이 하드보일하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그래서 책의 추천사에 " 장파크리트 망셰트를 이렇게 표현했다.

대실 해밋처럼, 그는 모두가 거짓말한다고 단언한다.

랭보처럼 , 그는 우리가 배우는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단언한다.

과장과 현혹의 시대에 망세트의 소설들은 실상보다 훨씬 단순하게 보이는 , 흔지않은 절제미와 멋을 지니고 있다.

, 실제 말해진 바보다 훨씬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임스 샐리스 추천사 중에서

이야기는 이렇다.

"때로는 과거의 일이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라는 문장과 함께 조르주 제르포라는 40대가 되지않은 남자가 외곽순환로를 달리고 있다. 그는 어느정도 성공했고 아이와 아내가 있는 어느 정도 행복함에 잡혀있지만 , 때때로 순간적 분노나 체호프스러운 , 주로 씁쓸한 우울감이 밀려드는 감정을 느끼면 산다.

음악은 주로 웨스트코스트 스타일 재즈(캘리포니아 해변가 주변 재즈 클럽들에서는 아무렇게나 풀어헤친 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뮤지션들이 느슨하고 릴랙스하고 듣기 좋은, LA 해변으로 끊임없이 밀려드는 부드러운 파도와 같은 리듬의 재즈 사운드를 풀어낸 백인위주의 재쯔) 듣는다.

그런 그에게 도로변 사고를 목격하게 되고 부상자를 실어서 병원에 데려다 준다. 하지만 환자를 병원까지 데려다 준채 알수 없는 감정을 주체못해 환자를 남겨둔채 도망치듯 나와버린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여름 휴가를 떠난다. 그곳에서 두명의 남자에게 죽을 뻔한다. 그이후 이어지는 살해시도를 여러번 당하고 가까스로 도망치지만 , 뜻하지 않은 부랑자에게 열차에 떠밀려 어딘지 모를 곳에 떨어진다.

두명의 청부살인범에게 쫓기는 조루즈, 그를 죽이려는 알론소 , 등장인물은 의외로 간단한다.

단지 이유를 모를 , 이야기의 시제는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하면서 사건의 전개와 그뒤에 담긴 비밀을 조금씩 흘린다. 하지만 도무지 이야기가 끝날때까지 없다.

재미있는데, 따라가기 바쁘다. 이야기가 끝나야 " 그이야기였어 "하면서 무릎을 치게 된다.

주인공 조르주는 레드포드를 닮았다는데, 갑작스런 사고, 살해위협,그리고 생판모르는 곳에서의 삶에 너무 적응한다. 오히려 자신의 안락한 삶에 불만이 있었는데 자신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해 살해위협을 통해서 도시의 삶에 탈피한것 같다. 생판모르는 시골촌락의 삶에 만족하고 살다가 , 다시나타난 살인 청부업자를 통해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간다.

여느 하드보일드한 주인공과 달리 , 자신이 살해위협을 받는것에 궁금해하지도 않고, 그들에게 복수하려고 그들을 찾지도 않는다. 오히려 조르주를 죽이려했던 청부업자와 고용주만 안달이 나있어서 몇개월에 걸쳐 조르주를 찾으려고 한다.

책의 말미에 나오는 청부살인의 동기 결말이 상상치 않은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 쿨하다 "라는 말이 딱이다,

제목이 " 웨스트코스트블루스 "인줄 알겠다. 그당시 웨스트코스트재즈-일명 재즈라고 명명한것 처럼 , 사람들도 격식있는 재즈가 아닌 흑인의 강렬한 재즈가 아닌 , 가벼운 백인이 주도하는 재즈를 좋아했다고 한다.

여기 책의 내용도 , 주인공 조루즈도, 주변 인물도 쿨하다. 하지만 이야기는 긴장감과 액션, 스릴러 ,추리 어느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1976 출간 이야기라는데 , 어느 누구와 비슷하거나 어디서 봤던 이야기가 아닌 " 장파트리크 망세트 "스런 ,프랑스 작가만이 가질수 있는 재미난특이한 이야기였다 .

그의 다른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쿨내진동하는 건조하고 냉철하고 간결한 주인공이 보고 싶어진다.

한번만으로 끝나기에 작가의 쿨내진동이 너무 강하다.

재즈처럼 쿨하며 버번위스키처럼 독한 향을 풍기는 매력적인 소설이 독자여러분의 뇌리에도오래도록 남으리라 확신한다.

번역자후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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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자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15
M. C. 비턴 지음, 지여울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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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시 맥베스 치킨처럼 중독성 있다. 아는 맛이 무섭다, 알게된 순간부터 ..

시즈리가 15번째라는데 그동안 이름만 알고 있던 작가였는데 , 마흔 살에 첫책을 냈고 이 시리즈로 30년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조그마한 마을의 순경 해미시 맥베스의 이야기가 뭐 그리 재미있을까 ?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해미시 캐릭터 순수하고 귀엽다. 그리고 행복이 무엇인지 잘 아는 경찰이다.

그동안 많은 사건을 통해서 진급이나 도시전출의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거부하고 고지- 르흐두에서 경찰서 뒤에 농장을 가꾸어 순경과 농장 두가지 일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몇주 동안 폭우가 쏟아진 끝이라 주위의 모든 것이 말끔하게 비에 씻긴 듯 보였다.

공기는 소나무와 야생 백리향 향기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

살아 있기를 참 잘했다는 기분이 드는 날이었다.

붉은 머리칼에 깡마른 몸집을 한 스코틀랜드 고지 경찰 ,

얼마전 헛된 사랑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접고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되찾은 남자는 마치 천국에 있는 기분이었다.

6페이지

특히 붉은 머리칼에 깡마른 몸집의 경찰이라니, 대부분 추리물의 남자 캐릭터와는 예상이 살짝 빗나간다.

그리고 계절과 날씨에 민감하며 자연을 즐길줄 알고 , 두려움과 슬픔을 표현 하는 경찰이다.

전시리즈를 통해 사랑에 실패하고 , 다시 마음 잡고 마을 돌아다니며 순찰 아니 사교방문을 하고 있다.

그러던중 평소 친한 패리 맥스포런이 자신의 땅에 지은 별장 세채에 방문하게 되고 거기서 세입자 둘을 만나게 된다.

젊은 여자와 젊은 남자 둘다 평범해 보이지 않음을 직감하고 , 특히 남자의 이름은 낯설지 않아 조회하던중 그전에 마약중독자로 작년에 체포된 적이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남자 토미 재럿을 만나보고 마약을 끊으려 노력하고 책을 쓰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의심을 내려놓는다.

해미시 왜 사람들이 끊임없이 마약을 할까 ? 안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 단속하는 것보다 합법화 하는 게 낫지 않을까 ? 하는 순수한 생각을 하고 다른 형사에게 물어본다.

만약 마약이 합법화 된다면 말이예요.

그렇게 되면 마약의 품질을 단속할 수도 있고, 마약상들과 마약조직도 모조리 문닫게 될것 아닙니까 ?

그게 무슨 말 같지 않은 소립니까? 그러니까 내가 형사일 때 당신은 만날 순경질만 하고 있는거예요. 해미시, 지금 얼마나 위험한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아요 ?

19페이지 .

라면서 바보 취급을 당하는게 해미시의 일상이다.

그러던중 토미 재럿이라는 젊은이가 마약 과용으로 시체로 발견된다. 해미시는 토미 재럿이 그럴리가 없다면 살짝 의문을 품고 특히나 마약 전에 수면제가 검출 되고 , 마약을 끊기 위해 다닌 사이비 교회가 의심되기 시작한다.

모든 경찰들은 단순 약물 과용으로 죽은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하지만, 토미 재럿의 부모가 찾아와 절대 그럴리 없다면서 해미시에게 부탁을 한다. " 유능하고 정의로운 경찰"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렇게 해미시는 마약관련 살인사건이라 여기고 사건을 시작한다. 윗상사 경감에게 알리지 않고 자신의 휴가를 쓰면서 이상한 사이비교회 - 해돋이에 위장 잠입한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사이비교회는 단순히 고리대금업을 가장한 것처럼 보이고 , 또다른 방법을 모색하던중 마약중독자들을 만나 자신이 대단한 마약상인 것처럼 허세를 떨게 된다.

그로 인해 , 독단적인 수사에서 마약 카르텔의 우두머리를 잡는 판이 커지는 수사로 이어지고 , 대도시 글래스고에서 파견온 올리비아 경감이랑 부부로 위장해 잠입수사를 하게 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대도시뿐만 아니라 해외 여행까지 하게 된다.

여경감 올리비아와 해미시의 로맨스, 순수한 시골 형사 해미시 첫 해외여행지에서 일어나는 황당한 일과 사건들.

마약왕을 연기하기 위해 경찰본부에서 지원받는 명품옷과 차 그리고 럭셔리일성급 호텔에서 숙박등을 통해서 유쾌하고 순수한 해미시의 매력이 빵빵 터진다 .

허술해보이는 작전 속에서 펼쳐지는 마약상들과의 거래, 조그마한 시골마을에서 암스테르담까지 공간이동하는 스텍터클함, 그리고 진짜 범인과 위기에서 보여지는 시골 마을 사람들의 순수함, 결말에서 드러나는 색다른 반전과 숨겨둔 이야기의 재미까지 ..

드라마 "동백꽃 필무렵"의 동백이를 순수하게 좋아하고 사건만 생기면 " 눈깔이 이상해지는 " 황용식을 닮았다.

아니다. 황용식이 해미시 맥베스 순경을 닮아다고 해야 한다.

마가렛대처의 이야기가 나오는 소설의 배경을 보면 , 용식이보다 해미시가 훨씬 나이가 많은 것 같으니..

해미시 맥베스 , 15시리즈를 읽고 나니 그의 이야기, 과거, 실연한 사랑, 전약혼녀의 러브스토리가 궁금해진다.

1권부터 다시 봐야겠다. 먹어본 맛이 무섭다더니, 해미시의 매력을 알게 되니 , 알게 된 그의 매력때문에 궁금증이 생긴다. 해미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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