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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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코 되고 싶은 사람이 다 될 수 없고, 원하는 삶을모두 살아볼 수도 없다. 원하는 기술을 모두 배울 수도다. 그런데도 왜 그러길 바라는가? 난 내 삶에서 일어날 수있는 정신적 육체적 경험의 모든 음영과 색조와 변주를 살아내고 느끼고 싶다.
- 실비아 플라스 - P7

하지만 노라는 외로웠다. 실존 철학을 공부한 덕에 본질적으로무의미한 우주에서 인간으로 존재하려면 외로움이 필수 요소라고믿었지만, 그래도 그를 보니 반가웠다. - P16

노라는 자신의 반려묘를 보며 동정과 절망을 느껴야 마땅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하지만 다른 감정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고통이라고는 전혀 없이, 미동도 하지 않는 볼테르의평화로운 표정을 보고 있으니 어두운 마음 한구석에서 외면할 수없는 감정이 우러나왔다.
질투였다. - P18

그녀가 둔 모든 수는 실수였고, 모든 결정은 재앙이었으며, 매일자신이 상상했던 모습에서 한 걸음씩 멀어졌다.
수영 선수, 뮤지션, 철학가. 배우자. 여행가. 빙하학자. 행복하고사랑받는 사람...
그중 어느 것도 되지 못했다. - P39

삶과 죽음 사이에는 도서관이 있단다." 그녀가 말했다. "그 도서관에는 서가가 끝없이 이어져 있어. 거기 꽂힌 책에는 네가 살수도 있었던 삶을 살아볼 기회가 담겨 있지. 네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볼 수 있는 기회인 거야…….. 후회하는일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하나라도 다른 선택을 해보겠니?"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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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보통의 행복 - 평범해서 더욱 소중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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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지능이 뛰어난 천재들만 길러낼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의 천재들을 길러내야 한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선호는 선천적이기도 하지만 다분히 후천적이다.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과어울리면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좋아하는 것이무엇인지를 묻는 것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살면 좋아하는 것들이 명확해진다. 우리가 서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자식의 학벌이나 통장의 잔고가 아니라 좋아하는것의 잔고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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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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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왜 읽는가? 어떤 이는 사회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책을 읽는다. 프랑스의 비평가 에밀 파게는 말했다. "독서의 적(敵)은 인생 그 자체다. 삶은 질투와 경쟁으로 뒤흔들리고, 우리를 독서를 통한 자기 성찰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리하여질투와 경쟁으로 뒤범벅이 된 사회, 그 모래 지옥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책을 읽는다. - P139

책을 읽는다고 꼭 자신에게 몰입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독서는 사회로부터 도망치는 데도 유용하지만, 자신으로부터도망치는 데도 쓸모가 있다. 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을 떠나 책 내용으로 들어가야 한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 P140

바로 그 이유 때문에,독서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권고한 이들이 있다. 중국의 사는 일단자상가 육상산(陸象山)이나 왕양명(王陽明)에 따르면, 책 읽기에너무 집착하다 보면 진짜 자신을 잃을 수 있다. 일본의 사상가가이호 세이료(海保靑隆)는 《만옥담(萬屋談)》에서 "책 읽는 사람은 책에 취한 취객"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독서는 자기에취하는 일이 아니라 책에 취하는 일이다.
책은 사회와 자아의 중간에 있다. 사회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독서에 몰입할 수도 있고, 자아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책을 읽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책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언어를 준다. 책의 내용은 언어로 되어 있고, 언어는 사회가공유하는 것이며, 그 언어를 통해 사람들은 의사소통을 한다.

시중에서 나도는 이야기를 그럭저럭 그러모아 늘어놓은뒤, 이 사회에서 기꺼이 허용하는 수준의 비판의식을 첨가하고,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타자에 대한 공감 의식을 고명처럼살짝 얹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신중한 제언을 첨부하는, 크게흠잡을 데는 없으나 어떤 강렬한 인상도 남기지 않는 말과 글에 대해서 우리는 요구할 수 있다, 좀 더 창의적이 되라고, 목전의 상황에서 가능한 여러 선택지들을 나열하고, 그 선택지들이 가져올 편익과 비용을 계산해서 보여주지만, 그 어떤 선택지도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할 때 우리는 요구할 수 있다. 좀 더 창의적이 되라고, - P131

다이어트약을 파는 곳은 있어도 창의력 증진제를 파는 곳은 없다. 창의력이야말로 알약을 먹는다고, 혹은 시키는 대로한다고 생기는 역량이 아니다. 대개 창의적이게끔 태어난 사람이 창의적이다. 그러나 개선의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자신이 과학자인 동시에 과학소설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은 창의적인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창의성에 대한글("On creativity")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별로상관없어 보이는 두 생각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하나의 생각이 아니라 두 개의 생각, - P132

그래서 창의적이 되기 위해서는 용기뿐만 아니라 유연성도 필요하다. 용기만 있을 뿐 유연성이 부족하면 큰 각도로 꺾어서 새로운 길을 가기 어렵다. 육체와 마찬가지로 정신도 스.
트레칭이 필요하다. 예컨대 자신이 정보를 집적하는 데만 너무 오래 골몰했다면, 주기적으로 정신의 스트레칭이 될 만한양질의 이론적 자극을 찾아 나서야 한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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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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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는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몇몇은 별빛을 바라볼 줄 안다"고 말한 적이있다. 우리 스스로가 별이 될 수는 없지만, 시선을 시궁창의아래가 아니라 위에다 둘 수는 있다. 이 사회를 무의미한 진창으로부터 건져낼 청사진이 부재한 시기에, 어떤 공부도 오늘날 우리가 처한 지옥을 순식간에 천국으로 바꾸어주지는 않겠지만, 탁월함이라는 별빛을 바라볼 수 있게는 해줄 것이다. - P13

시중에서 나도는 이야기를 그럭저럭 그러모아 늘어놓은뒤, 이 사회에서 기꺼이 허용하는 수준의 비판의식을 첨가하고,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타자에 대한 공감 의식을 고명처럼살짝 얹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신중한 제언을 첨부하는, 크게흠잡을 데는 없으나 어떤 강렬한 인상도 남기지 않는 말과 글에 대해서 우리는 요구할 수 있다, 좀 더 창의적이 되라고, 목전의 상황에서 가능한 여러 선택지들을 나열하고, 그 선택지들이 가져올 편익과 비용을 계산해서 보여주지만, 그 어떤 선택지도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할 때 우리는 요구할 수 있다. 좀 더 창의적이 되라고, - P131

는 대로한다고 생기는 역량이 아니다. 대개 창의적이게끔 태어난 사람이 창의적이다. 그러나 개선의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자신이 과학자인 동시에 과학소설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은 창의적인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창의성에 대한글(On creativity")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별로상관없어 보이는 두 생각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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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기록 (1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카피라이터의 시선으로 사로잡은 일상의 순간들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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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큰 배움들은 사람들이었다. 유난히 사람 운이 좋은나는, 유난히도 좋은 선배들만 만났다. 어떻게 카피를 써야 하는지,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시켜야 하는지, 어떻게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결국 빛을 찾아내는지, 어떻게 그 빛 쪽으로 사람들을 이끄는지,
어떻게 절망하지 않는지, 어떻게 고집을 부리는지, 어떻게 욕심을 부리는지, 어떻게 회사와 사생활을 분리해야 하는지, 후배에겐 어떻게해야 하는지, 그 모든 것들을 회사에서 배웠다. 선배들에게 배웠다.
여섯 살 때 뭐라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그 아이는 커서카피라이터가 되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배우고 있다. 배우는 걸 직업으로 살아가고 있다. - P211

지쳐도 계속했으니까 그 순간의 단맛을 볼 수 있었던 거다.
이게 뭐가 될까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뭐가 될 거라고 기대를 했다.
면, 꿈에 부풀었다면, 내 손이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재능 없음에 한탄했을 것이다. 쉽사리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니까. 계속했으니까. 몸에게 시간을 줬으니까. 그래서 결국은 머리의 말을 몸이 알아들은 거니까. 계속하는 거다. 묵묵히, 계속 가보는거다. 마치 인생의 잠언 한 줄을 얻은 기분이었다. - P220

치는 맥주 코너가 우리에겐 보물상자가 되니까. 그 속에서 새로운보물을 발견할 때마다 우리 둘은 키득거리니까. 새로운 병뚜껑의 개수만큼 우리가 남들보다 더 웃을 확률이 늘어나니까. 우리 둘만의기쁨이 탄생하는 것이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맥주 병뚜껑 100개를 모아도 책 하나의 무게보다 가볍다. 여행 가방 안에서 자리를 차지할 일도 없다. 이토록 가볍고 사소하고 재미있는 취미라니, - P228

어떤 부모가 안 그렇겠냐만은, 나에 대한 엄마의 믿음은 신앙에가까운 측면이 있다. 정말 어릴 때부터 그랬다. 방치에 가까운 방목아니냐면서 내가 엄마를 놀리지만, 나도 알고 엄마도 안다. 그 방목이 아니었다면, 나는 울타리 안에서 영원히 머물렀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울타리만 넘어가면 더 풍성한 풀밭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울타리 안에서 먹을 풀이 없다고 투덜거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믿음은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고, 멀리멀리 떠나보낸다. 그래도된다는 용기를 준다. 내 맘대로 해도 결국 엄마는 나를 믿을 거니까.
엄마는 그럴 거니까. - P245

마지막으로 아빠의 얼굴을 보았다. 그냥 봤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기억 속의 그 얼굴과 많이 달랐다. 눈물이 나진 않았다.
그냥 평생 나를 괴롭혔던, 우리를 괴롭혔던, 나의 음울한 성격의 원인이라 추정되는, 버릴 수도 없고 버려지지도 않는 어둠이었던 그 사람이 거기에 누워 있었다. 이제야 끝나는 건가,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어 한참을 바라봤다. 그냥 봤다. - P258

나는 많은 것들 가운데 기껏해야 몇 개만 쓸 수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손가락 사이로 후두둑 떨어져나갈 것이다. 나는 내가 쓴 것을 읽고, 그때의 경험을 음미하고, 손가락 사이로 떨어진 세세한 감정 같은 것들은 잊어버릴 것이다. 죄책감도 없이. 내가 쓴 몇 문장만경험했다고 믿으며,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믿으며, 그것이 쓴다는 것의 어쩔 수 없는 맹점이다.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남자주인공은 시간을 거꾸로 돌려 똑같은 하루를 다시 한 번 살아간다. 어제 놓쳤던 많은 것들을 음미하며,
조금 더 여유롭게, 조금 더 의미 있게, 작은 실수들 없이. 하지만 나에겐 타임머신도, 두 번의 기회도, 좋은 머리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쓸 수밖에 없다. 쓰면서 그 막연함을 약간이라도 구체화할수밖에 없다. 글을 쓰면 적어도 복기할 기회가 주어지니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으니까. 내 감정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게 되니까. 그 사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으니까. 아니, 이해해보려고 적어도 노력해볼 수는 있으니까. 그러니 쓴다는것은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 중 하나이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 P261

결국 잘 쓰기 위해 좋은 토양을 가꿀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살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살아야 잘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적어도나는 그런 인간인 것이다. ‘쓰다‘와 살다‘는 내게 불가분의 관계인 것.
이다. 나는 이 문장 속에서도 언제나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행이다. 다행이다‘라고 쓸 수 있어 진실로 다행이다. - P278

자신에게 맡겨진 시간 안에서, 일상적인 세계의 일상적인업무에 불후의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 같지 않은 그런 인물에게는, 진실이 어울리지 않는다.‘

마이클 커닝햄, 《세월, 비채, 2012. 1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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