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죽이지 않을 수 있는 인간은 단지 그런 불운을 뜻지 않았을 뿐, 거기에 특별한 차이는 없을지도 몰라요." 고깊은 한숨을 내쉰 뒤 말했다. "누구나 대수롭지 않은 일로 시죽입니다. 그걸 경험하지 않고 지낼 수 있다는 건, 그저 행운일이겠죠. 우리는 그런 차이만으로 살아있는 건지도 몰라요."
"선생님도, 벳쇼 씨와 같은 일을 겪는다면…… 사람을 죽일 것가요?"

유이카를 잃어버린 미래는 영원히 바꿀 수 없다. 유이카의 어머니는 사랑해 마지않는 딸을 잃어버린 인생을, 죽음에 사로잡힌 채타성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으리라.
사람은 쉽사리 죽음에 사로잡힌다.
그 구렁텅이에서 구제될 방도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고게쓰는 고요한 집 안을 둘러보았다. 몇 가지물품은 증거품으로 수거해 갔다고 했지만 실내의 모습은 그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다면 구라모치 씨는요? 그분은 병도 자살도 아니었어요. 아, 잠깐, 과거 의뢰인 중 한 분은 살인이었죠."
"해서, 히스이 씨가 얘기해준 저주 말입니다. 예를 들어 누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했다면, 그 영향이 그녀의 정신을 좀먹어서냄새로 나타난 게 아니었을까요? 그걸 우는 여자가 느꼈다면……."
"이대로라면 살해당할 것이다. 그런데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으니우는 여자는 슬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매탐정 조즈카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5
아이자와 사코 지음, 김수지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즈카 히스이의 힘은 전지전능과는 거리가 있다. 몇 가지 제약과 히스이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법칙이 숨겨져 있기에 그런 것들을 분석하며 수사에 도움이 될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하나 들자면 히스이는 죽은 자의 영혼을 불러올 수 있지만,
살인이나 사고로 비명횡사한 사람의 영혼은 그 사람이 죽은 장소가밝혀지지 않는 한 불러올 수가 없다. 조즈카가 이 법칙을 알게 된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이전까지는 불러올 수 있는 혼과 그렇지않은 혼이 어떻게 다른지 그녀도 알지 못했다.

또한 영시靈視로 범인을 특정했다 해도, 당연한 말이지만 법적 증거 능력은 전무하다. 범인이 누군지 뻔히 알면서도 증거를 댈 수 없어 속만 끓인 사건도 많았다. - P9

과연 히스이의 능력으로 범인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인가. 그걸 확)인하려면 히스이가 지닌 능력의 특성과 심령의 성질을 잘 살펴야한다. 능력 하나하나로는 무리일지라도 여럿을 조합하면 뭔가 생각지도 못한 수법으로 범인을 특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고게쓰는 히스이와 만난 첫 사건을 돌이켜보았다. - P12

들었다는, 우는 여자에 관한 네 건의 죽음…….. 두 사람이 병사, 한사람이 자살, 또 한 사람은 살인이라고 했죠. 만약 우는 여자도…..
히스이 씨가 느끼는 영혼의 냄새 같은 걸 알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어떨까요."

"아.…" 히스이는 그때 이해한 듯했다. "그건, 네.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는 여자는 저처럼 냄새를 느꼈던 거군요. 병이 진행되는 상황이나 정신이 병들어가는 모습을..."
"이대로라면 죽을 거다. 돌이킬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죽은 자는산 자에게 관여할 수 없다. 그래서 눈물을 흘린다……. 그게 예지가아니라 짐작이었다면."
"그런데, 그렇다면 구라모치 씨는요? 그분은 병도 자살도 아니었어요. 아, 잠깐, 과거 의뢰인 중 한 분은 살인이었죠."

"해서, 히스이 씨가 얘기해준 저주 말입니다. 예를 들어 누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했다면, 그 영향이 그녀의 정신을 좀먹어서냄새로 나타난 게 아니었을까요? 그걸 우는 여자가 느꼈다면………."

"이대로라면 살해당할 것이다. 그런데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으니우는 여자는 슬퍼한다………." - P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력의 기쁨과 슬픔 - 너무 열심인 ‘나’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
올리비에 푸리올 지음, 조윤진 옮김 / 다른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하나

초연하고도 우아하게,
제대로 집중하며 살고 싶다면이 책을 꼭 읽길


은유

존재를 닦달하지 않고본연의 삶을 살도록 격려한다.


장강명

이 책은 우리가 오래 기다려온 지적인 백신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는 분들께 강력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질서 너머 -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12가지 법칙
조던 B. 피터슨 지음, 김한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분명 전작에서든 이 책에서든 내가 제시한 법칙에 따라 산다면 100퍼센트‘ 충분할 거라고 주장한 적이 없다. 나는 다음과 같이주장했다(또는 주장하고 싶었다). 혼돈이 당신을 끌어들여 집어삼킬때, 자연이 당신이나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질병을 내릴 때, 부패한 권력이 당신이 이룬 가치 있는 어떤 것을 갈가리 찢어놓을 때 그이야기의 나머지 부분을 알면 유익하다. 그런 불행은 존재를 구성하는 이야기의 쓰라린 반쪽에 불과하다. 거기에는 구원의 토대가 되는영웅적인 요소 또는 어깨 위에 책임을 짊어지는 인간 영혼의 고상함은 한 줄도 없다. 따라서 이야기의 나머지 반쪽을 무시하는 건 위험을 .
자초하는 일이다. 인생은 결코 쉽지 않아서 나머지 반쪽에 담긴 영웅적인 이야기를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누구도 그런 일이 ,
일어나길 원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는 마음과 영혼을 곧추세우고,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방식을 실천하며 살 필요가 있다. - P15

왜 『질서 너머 인가? 그 답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질서는 탐구된영역이다. 우리가 적절하다고 여기는 행동으로 목표하는 결과를 얻을 때 우리는 질서의 영역 안에 존재한다. 우리가 그런 결과를 긍정적으로 여긴다는 것은, 목표를 이룸으로써 욕망하는 것에 더 가까이 다가갔으며 세계에 관한 우리의 이론이 여전히 흡족할 정도로 정확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질서정연한 모든 상태는 비록 편하고 안전하긴해도 나름의 결함이 있다. 세계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관한우리의 지식은 영원히 불완전하다. 우리 인간은 광대한 미지의 세계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고집스러우리만치 맹목적인 데다 세계가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예상 밖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면서 우리는 경솔하게도 모르는 모든 것을 고려 대상에서 제거해버리는 까닭에 그 질서는 곧 딱딱하게굳어버린다. 그런 시도가 도를 넘는 순간 전체주의가 고개를 내민다.
전체주의는 원칙상 완전한 통제가 불가능한 곳에서 완전한 통제를이루려고 할 때 동력을 얻는다. - P17

질서의 상태와 혼돈의 상태는 본래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없다. 그걸 따지는 건 잘못된 관점이다. 그럼에도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는 어떻게 하면 과도한 혼돈의 결과를 바로잡을 수 있는지에 더많은 비중을 뒀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변화에 부딪힐 때 우리는 생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다. 이 최악의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오직 신만이 알기 때문에 우리는 무지한 상태에서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이렇게 끊임없이 준비할 때의 문제는 지쳐 나가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작에서 거듭 강조했듯이 미지의 것을 신중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혼돈을 제거해야 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새로운 것과 접촉하지 않으면정체되기 마련이다. 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잡아끄는 본능, 곧 호기심이 없는 삶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든다. 새로운 것이 어느 정도섞여들어도 존재가 참을 수 없이 흔들리고 불안정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흥분과 매혹과 격정을 부채질한다. - P18

임상심리학자로서 20년 넘게 마음을 치료하면서 깨달은 진리를그보다 더 잘 보여준 개인적 · 의학적 본보기는 없었다. 그 진리는, 사람은 타인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마음의 질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생각을 통해 만물의 질서를 유지하지만, 생각하기는 주..
로 말하기를 통해 이뤄진다. 우리는 과거에 관해 얘기할 필요가 있다. - P29

사람은 외떨어진 마음의 주체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뒤섞여 존재한다. 타인이 아주 조금이라도 받아들이도록 행동할 수 있다면, 일단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요컨대 우리는 온전한 정신을 외부에서 조달한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마음이 잘 통합되어 있을 뿐 아니라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는방식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에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인다. - P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와이다 준이치 사진 / 문학동네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선 서가를 보면 자신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가 보인다 나는 비교적 책을 처분하지 않는 인간에 속한다. 고등학생 시절에 산 책이 지금도 여러 권 있고 ,대학 시절에 산 책은 수백 권 ,아니 얼추 1000권은 아직도 보유하고 있지 않을까싶다. 그 책의 책등을 보기만 해도 내가 그 책을 사서 읽었던 시기의 추억이 되살아 난다. 그 무렵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에 고뇌했으며 또 무엇을 기뻐했던가, 책과 함께 그런 추억들이 되살아 난다.
나의 분노와 고뇌가 책과 함께 있었음을 떠올린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2-1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자신이 책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나름 자부심을 느끼면서 살아왔어요. 그런데 이 책을 보고나서 책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는 중고딩 때 산 책들을 안 읽는다는 이유로 판 적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

mira 2017-02-19 15:14   좋아요 0 | URL
저도 이책보면서 다양한 독서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전 중학생때 책을 별로 읽지 않아서 추억이 없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