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다
금수현.금난새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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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 그래도 친근하면서 익숙한 분은 금난새 이다. 몇년전 방송에서 나와서 ,잠깐 다큐멘터리 같은 것을 본적이 있는데, 유명한 교향악단보다는 지방에 알려지지 않은 악단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금난새님 의 아버님이 유명한 " 그네"를 작곡하신 분일줄은 몰랐다.

음악발전에 기여한 여러가지 업적과 함께 평생을 음악의 다양성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분이라는 것을 이책을 통해 알았다.





책 제목에서 처럼 , 두분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나, 음악에 관련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금수현님의 글은 독특하면서 짧아서 묘한 매력이 있다.

이글은 1962년 모일간에 칼럼으로 기재했던 글을 모아서 다시 펴낸 내용이라고 한다.

글을 읽다보면 그 시대의 정서와 함께 , 바르게 살기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들이 옅보인다.

칼럼이라고 하면 어려운 글일것 같은데 , 아주 쉽고 재미있는 부분도 있고 솔직히 그시대의 정서라서 크게 감동적이지는 않다. 아무래도 그당시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대체적으로 칼럼의 기능인것 같다.

또한 금난새가 말한 아버지는 "이야기군 할아버지의 면모가 있다는 것처럼 옛날 이야기를 듣는 느낌도 묻어난다.

돈을 집에 두면 안된다는 것이라던가, 한글 간판이 거리에 붙기 시작했다던가, 은행이 막생기시작한 시대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옛날의 거리가 상상이 되어지고 , 문체도 옛날 스러움이 묻어나와 정겹다.

무대 위에 소가 나온다고 구경꾼의 호주머니를 턴 흥행사와 같이 공중에 코끼리를 올리거나 간판에다 바다를 그려놓은 얼음집은 이해가 가나 뱀을 그려서 길 가는 여인을 깜짝 놀라게 하는 건 좀 지나친 "아이고 두야"다.

점포보다 큰 간판 중 101페이지.

취직하는 비결이라는 대목을 읽다보면 절로 웃음과 함께 그당시의 순수함이 엿보인다.

취직하려면 이력서를 메일로 보내는 시대에 보면 정말 신기한 취직방법이다. 무조건 사장을 공략하는데, 절대 직접 이력서를 주지말고 , 또한 사장이 좋아하는 취향을 쫓아 다니라고 되어있다. 사장들의 취미도 참 소박해보인다.

우선 사장을 만나는 방법이 문제다.

바둑을 좋아하는 사장이면 기원으로,

낚시질이면 강가로 ,

영화면 영화관 입구로 가야한다.

결코 사무실이나 집에는 가지 마라.

집에 갈 도리밖에 없다면 부재증을 노려라.

그리고 반드시 이력서 (사진을 붙인)를 놓고 오라

취직하는 비결 150페이지 중에서 ..

이처럼 재미나고 짧은 이야기들이 3장 까지 금수현,아버지의 칼럼이 실려있고 나머지 4장은 금난새의 인생및 음악 그리고 아버지처럼 재미난 이야기가 실려있다.

대체적으로 음악이야기가 주류인데 간간히 아버지 금수현처럼 위인과 관련된 우화를 통한 교훈적인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읽다보면 다른듯하면서 비슷한 맥락과 글느낌이 있다.

우리가 죽을때 까지 잊지 말고 꼭 실천해야 할 게 두가지 있어 .

그게 뭔지 아나?

글쎄 ... , 그게 뭔가?

하나는 공부고 , 또하나는 아부야 .

공부는 알겠는데 .... 아부 ?

공부와 아부 ? 217중에서

같은 길을 걸어가는 아들과 아버지, 그리고 그길의 끝에서 다시 아버지를 회상할 수 있는 축복같은 삶은 어느 누구에게나 오지 않는다. 또한 그 고마움과 행운을 감사한줄 알고, 아버지의 길에 자신의 길을 더하는 금수현,금난새부자가 건네는 정스러움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겨울 밤, 어릴적 시골에 가면 따스한 장작온돌방에서 할아버지가 살짝 얼린 홍시감을 건네면서 옛날 이야기를 들었던 아련한 추억이 돋는 그런 글들이 가득하다. 간간히 흘리는 음악이야기와 함께..

글을 쓰다가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습니다. 젊었을 때는 제 나름대로 아버지를 극복하기 위해 애를 썼는데, 나이를 먹다 보니 어느새 제가 아버지를 점점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자꾸 글도 쓰고 싶고, 노래도 부르고 싶고, 말도 많아지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들이 늘어납니다. 어쩌겠습니까? 이것 역시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천성인 것을요.

270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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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
에스더 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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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을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책, 책 차제로도 이쁘지만 내용도 아주 좋다.

이렇게 이쁜 책들은 내용은 좀 빈약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내용도 울림이 있다.

우선 저자는 , 프롤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자란 특수성이 있다.

언뜻 보면 부러운 문화적 혜택을 받고 자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 정작 저자는 다양한 문화적 혜택이 정체성과 함께 그 모든 문화에 적응하려고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저는 서구화 되긴 했지만 부모님이 한국인인 아시아계 미국인이라서 제가 자란 도쿄나 로스앤젤레스 에서 항상 아웃사이더였어요.

그래서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환경에 완전히 어울리지 못할 거라는 마음의 짐을 가지고 있어요.

집에서는 완벽하게 아시아인이 되지 못하고 집밖에서는 완벽하게 미국인이 되지 못하던가...

특히 사춘기 시절을 보냈던 일본에 있을때는 더했어요.

그때 그림을 그리게 된것 같아요.

결국 저는 제 정체성에서 오는 외로움을 에스더버니에 담아내기로 했어요 .

232 에필로그중에서

 

 

 

 

에스더버니는 작가의 정체성에서 오는 외로움의 산물이었다. 그래서 다양한 에스더버니가 존재한다.

사람은 한가지 성격이 아닌 자기속에 다양한 성격들이 내재되어 있다. 간혹 외모를 보고 그사람을 판단하고 한쪽의 성향만 강조하지만 우리 모두는 작가가 표현해 낸 캐릭터 처럼, 외모속에 다양한 나가 존재한다.

작가는 에스더버니를 색깔을 가지고 다른 성향을 표현해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다양한 에스더버니도 결국 하나의 나라고 이야기했다.

큰귀를 쫑긋거리고, 귀엽고 보들보들 하지만 ,책속의 다양한 색깔의 캐릭터 에스더버니를 만나다보면 귀여움속에 감춰진 거대한 에스더버니를 만나게 된다.

일과 삶에 지친 우리들의 이야기를 에스더버니가 살포시 다가와 위로해준다.

이쁜 그림들과 함께...

 

 

내면에 들리는 약한 소리는 무시해도 되요 .

42페이지

 

 

"잘"하는 것보다

계속 하는 게 중요해요

 

 

 

 

사람들을 사랑하는 만큼 나만의 공간도 필요해요 .

104페이지

 

 

 

한 주를 이겨낸

나에게 칭찬해줘요 .

 

 

 

이 책의 매력은 에스더버니의 캐릭터가 던져주는 매력의 끝에 작가가 이야기하는 에필로그 부분이 맘에 와닿는다.

몇가지 질문을 통해서 에스더버니의 탄생, 그리고 작가가 겪었던 이방인에게 오는 정제성과 외로움이 얼마나 깊었는지 살짝 엿볼수 있다.

그래서 에필로그를 읽고 다시 에스더버니를 보면 아이였던 토끼가 깊은 외로움과 방황을 끝내고 성장한 어른 같은 느낌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나만의 캐릭터와 나만의 세계관을 뚜렷하게 만들어 싶은 사람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

아티스트로서 내가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저는 그동안 불필요하게 내 자신을 부정하고 있었던거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게 내버려둬야 했었는데 말이예요.

여러분도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파악해보세요.

그것이 여러분의 인생에서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없애고 어떤것을 남길지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이 되고 그로부터 인생을 설계할 수 있게 되죠.

그러면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더 분명하게 알게 될거예요.

237 페이지 에필로그 중에서 .

 

 

눈 오는 겨울밤 , 음악과 함께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내곁에 나만을 위한 에스더버니를 발견할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작가가 오랜 외로움과 정체성을 통해서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었던 힘은 나를 생각하고 나만의 시간을 오랫동안 가진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에스더버니의 커다란 귀와 눈망울이 오늘 온 첫눈처럼 마음으로 살짝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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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랄 하은맘의 십팔년 책육아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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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글이 책이 될 수 있지 , 라는 마음이 솔직히 들었다. 문장도 짧고 비속어에 대화체가 많은 글이었다.

이런글은 대부분 , sns 속에서 자주 보았거나 청소년들의 대화 수준 같았다.

하지만 , 어쩌면 지금 세대에 맞는 글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다 책을 안 읽는 시대에 어렵고 체계적으로 써놓으면 좋은 것은 알지만 책육아가 필요한 세대들이 안 읽을 수 있겠다고 .

고전이 좋으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 읽는 것 처럼 말이다.

결혼을 안해서인지 , 이분이 그렇게 유명한줄 몰랐다. 유명 책육아 강사로서 이분의 강의는 매번 만석이라고 하니, 이책을 기다린 독자들도 많을 것 같다.

결혼도 안 한 내가 " 왜 이책을 읽을 까?"라고 물을 수도 있지만 , 난 육아서들이 결혼한 사람만 또는 아이들을 기르는 사람만 읽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세상에 커가는 아이들의 훈육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아이들에 대한 이해도 결국은 육아서를 통해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작가는 자신의 딸을 18년 책육아을 통해서 명문대에 보낸 성장담을 재미있고 쉽게 풀어썼다.

학부모들의 불안을 이용해 벌어먹고 사는 교육산업의 현실을 꼬집으면서 정작 그 현실을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은 부모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실려있다.

사교육을 백날 시키고, 많은 학원들을 돌아다니면서 정작 우리 학부모들은 불안해 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시키는 교육에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문제는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 마저도 , 학원을 다니지 않는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인의 중학생 아이는 부모가 학원을 그만두라고 하면 그렇게 두려워한다고 한다.

학원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나마 어떤 주류에 편입해 있다는 안도감이 학원까지 그만두면 자신이 바보가 될까봐 두렵다고 말한다.

이책은 그런 학부모와 아이를 위한 솔류션 같은 책이다.

어릴적부터 시작되는 사교육 대신 , 책을 통해서 성장 하는 아이로 만드는 과정을 자신의 딸 하은이를 통해서 보여준다. 책이 어떻게 , 영어와 수학까지 개선 시켜 줄까 싶지만, 이책을 찬찬히 따라하다 보면 어떤 확신이 들것 같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사례에 따른 그나이때에 불쏘시게 될 책 리스트들도 실려있다.

 

그리고 단계별 책육아 단계 중간중간에 놓쳐서 안될 핵심 이야기들이 이렇게 구성되어져 있다.

하은이가 명문대를 갈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책으로 시작한 자기 주도형 학습욕구 였던 것 같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의 자기주도형 학습을 위해서 다시 학원을 보내서 그것을 배우게 하는데, 결국은 학원에서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효율이 있을까 싶다.

이책을 읽으면서 나의 책읽기도 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되고 주위사람들의 육아방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시작은 약간 거슬리나 읽다보면 그녀의 노하우를 더 알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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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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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녀 만큼 운동의 역사가 길다 . 헬스 -요가 - 수영 - -댄스- 걷기 - 요가 이 사이클을 주기적으로 반복했다.

매번 등록해놓고 나간것은 열손가락 안에 들을 정도였고 , 매번 나의 지구력과 끈기가 없음을 탓하면서 새해가 밝아오면 다이어리에 올해는 꼭 운동에 성공해야지가 목표였다.

영어 공부처럼 인생에서 가장 오래했는데 가장 성과가 없는 것중 하나이다.

왜 매번 실패하면서 , 그렇게 운동학원에 기부아닌 기부를 하게 되는 걸까 !!

그 모든 이야기가 이책에 있다 .

우선 아래 항목에 체크를 하면 왜 이책을 읽어야 하는지 분명해진다.

 

 

 

 

내가 버린 운동화, 사물함에 오래도록 남겨진 요가복 , 재작년 등록한 요가원에서 찾아오지 못한 요가매트 등들이 막 지나간다.

그녀는 자신의 운동의 역사를 통해서 세상살아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려놓았다.

아쿠아로빅을 다니면서 벌거벗은채 모르는 아줌마들과 인사에서 부터 , 일명 운동요의 장르를 아이돌에서 트로트까지 왔다 갔다는 재미, 절친들의 운동이야기 , 그녀가 했던 많은 운동의 종류들.

운동이 이렇게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구나 하고 이글을 읽으면서 느낀다.

직장인들 대부분이 만나면 하는 이야기의 90프로가 살을 어떻게 뺐느냐, 운동을 뭘하느냐 인데 그런데 웃기는것은 결론은 항상 대부분 시간이 없어서 , 끈기있게 다니지 못해서 운동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모이면 운동이야기를 하는 무슨 기억장애가 있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나도 오랫동안 운동을 전전하다 2년 가까이 새벽요가를 자리 잡게 된 계기는 , 그냥 아무 생각없이 6개월을 버텨야 1년이라는 시간을 지나고 그리고 꾸준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살을 빼고, 건강해지고 이것보다 꾸준히 나는 무엇인가를 하는 뿌듯함이 첫번째이다.

요가 6개월 다녀서 상자에 들어갈수 있을 만큼 몸이 유연해지지도 않고, 살이 빠지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2년이 다되어가면서 알게 되었다 . 그런데 왜 하냐고 ? 더이상 찌지 않고 체력이 좋아지고 우울감이 날아가고 정신이 건강해진다. 살을 빼기 위해서 아닌 정말 건강해진다는 것이 그것이 첫번째라는 것을 운동을 다녀봐야 알게 된다.

저자도 책의 말미에

위근우 작가의 트위터에서는 " 마감은 척주기립근으로 하는거 "

라는 말을 봤다. 내가 착각을 해도 단단히 했다.

글을 쓰든 약을 쓰든 체력은 저절로 확보되지 않고 ,

작가든 법률가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지속 가능한 것을 ,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체력에는 요령이 없다.

250페이지

 

 

생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카드값을 꾸준히 막기 위해서는 , 우선 체력이 필요하다.

건강해야 옷도 사고 족발도 먹고 술도먹고 그리고 운동학원 기부할 돈을 벌수 있으므로 ..

우리의 운동 유목민 생활은 그러므로 계속되어야 한다.

작가가 이렇게 책으로 나 운동하러 가야 하느데 선포한것처럼.

지금 어디 요가원이나 헬스장을 끊어놓고 안가고 있는 독자라면 이책을 우선 배깔고 침대 엎드려 봐야한다.

맨처음은 죄책감과 부끄러움에 읽다가 어느새 그녀의 운동의 처철한 역사에 웃게 되고 그리고 공감하게 되고

그리고 '나도 내일 부터 가야 지 "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처럼

 

이젠 뭐 빼도 박도 못한다.

큰일 났다. 운동에세이를 냈으니 나는 앞으로 이책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

또 운태기가 와서 드러눕더라도 ,누가 귀에 대고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라고 속삭이면 벌떡 일어나 맨손 체조라도 해야하는것이다.

틈만 보이면 농땡이를 피우고 싶어하는 이 운동 유목민을 감시해주세요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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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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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보라섬 , 저기 어디 태평양 끝쪽에 있나 ? 옛날 영화에 나왔던 같기도 하고 , 확실히 어딘지 모르는 그곳에 9년을 산 이야기이다.

이글도 거기의 낭만, 슬로우 라이프의 좋은 점을 열거하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읽다 보면 보라보라 섬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아무것도 아닌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관계, 친구 ,가족,반려묘등 그리고 다시 일상을 준비하는 이야기등이 보라보라섬의 물든 해질저녁의 하늘, 바닷가,그곳의 순수한 사람들을 통해서 전해져 온다.

다들 보라보라 섬에 살면 텃밭도 가꾸고 자급자족을 기대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실상은 SNS를 좋아하고 인터넷이 없으면 힘들고 , 필요한 것을 구하기 위해 마트를 꼭 이용해야 한다면서 저자는 슬로우 미니 라이프는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

예전의 내가 의식했던 슬로우 앤드 미니멀 라이프라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삶이 아니라 남들 눈에 좋아 보이는 삶이었다는 것을 ,

여기까지 와서 타인의 욕망을 살려고 했던 거다.

물론 원하는 만큼 게으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긴 하지만,

그게 사람들이 말하는 슬로우 라이프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은 민트도 허브도 다 마트에서 사다 먹는다.

편하고 좋다. 한국처럼 배달이 된다면 금상첨화일텐데.

아 , 패스트푸드가 먹고 싶다. 부끄럽지만 나는 이런 인간인 것이다.

그리고 이것도 이 섬에 꽤나 어울리는 일이다.

254페이지

영화를 전공하고 영화시나리오 작가및 영화 관련 일을 하고 싶었지만 , 자신의 재능이 부족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으로 남아야겠다는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는 , 나도 모르게 그 마음이 이해가 가서 울컥하면서 그녀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꿈을 쫓아서 오래동안 공부하고 그일에 매달려 왔는데 , 그 일에 다가간 순간,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내자신이 이쪽일과 재능이 안 맞는다는 자괴감과 함께 나는 왜이렇게 쓸모가 없을까 ? 대한 너무나도 당연한 고민에 대한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인것 같은 느낌과 함께 , 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하고 싶은 심정을 이렇게 글을 잘풀어낼수 있지 !! 하면서 " 에이 재능없다는 것 " 순전히 엄살이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간의 친구 스위치 - 아내나 남편의 역할을 내려놓고 친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시간

라는 것을 만들어 서로를 응원하는 그들의 모습, 그리고 남편의 꿈이야기를 통해서 , 그리고 설령 꿈을 이루든 , 이루지 못하든 ,꿈이 없든 살아가는 것이 모두 대단한 일이라는 그녀의 위로가 "나에게도 친구 스위치를 켜준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 . 시간 여행자 이후로 무엇을 꿈꾸었는지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20대의 좌표를 돌아보면 , 드라마틱한 꿈이 많았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실 줄곧 꿈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어른을 기다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그런 어른을 만나지 못해서 그냥 내가 말하고 내가 들었다.

경제적인 자립은 소중하다. 그러니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잘 해내려고 한다.

세상은 이런 걸 꿈으로 쳐주지는 않는 것 같다.

모르겠다. 내가 아는 건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 드문 세상에서도,

꿈이 없다는 사실을 말하려면 꽤나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 정도다.

꿈의 바깥에도 삶은 있다.

45페이지

사람은 아플때 가장 서럽다는 말처럼 , 너무 아파 응급비행기에 실려 타히티 대도시병원에 갖다 온날 , 한국이 그립고 가족이 그립고 ,음식이 먹고 싶으날 , 이유없이 짜증이 밀려와 , 보라보라 섬을 원망하고 남편이 미워진 그날,

남편이 건네 국적 모를 죽같은 음식을 먹고 난후 기운을 차린 이야기 속에서도 , 평상시 행복줄인줄 모르고 살았던 평범한 일상과 모습들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항상 그런 감사함을 모르고 짜증을 내는 우리에게 건네는 그녀의 말들. 보라보라섬이 사람을 철들게 하는 것 같은 느낌 .. 

 

세상은 더하고 빼면 남는 게 없는 법이라더니, 보라보라섬이 딱 그런것 같다.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고 , 좋은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쁜 일이 생긴다.

행복하다기엔 만만치 않고 , 불행하다기에 공짜로 누리는 것 투성이다.

깨끗한 공기, 따뜻한 바다, 선명한 은하수 ...

어디든 더하기만 있거나, 빼기만 있는 곳은 없을 거다.

그건 나도 알고 당신도 알고 우리 모두가 안다.

늘 까먹으니 문제지 .

그럭저럭 견딜만한 일 중 118페이지

작가가 항상 하는 "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 는 맺음말과 함께 .. , 우리 각자 삶은 모른채로 살아가는 게 정답이라고 .

오늘의 하늘, 내곁에 있는 친구, 가족 그리고 살아내어가는 일상이 모든 순간 중요하다는 것을

그녀만이 아는 농담이 아닌 , 우리 모두 아는 그런 농담처럼 들린다. 이책의 모든 이야기가.

 

내일은 불확실한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모른다.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어제오늘과 똑같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루가 계속될 수도 있고 ,

반대로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그 지루함이 축북이었다는 걸 알게 되겠지만, 뭐

그렇다고 별 수 있나.

무너진 자리에 다시 새로운 지루함을 만들 수밖에 없다.

오늘이 언젠가 우리만 아는 농담이 될 날을 기다리며,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

260페이지

이책을 읽고 나면 보라보라 섬이 가고 싶은게 아니라 , 그녀(작가)를 만나고 싶다.

어쩜 이리도 나의 아프고 부끄러운 맘을 나대신 이렇게 잘 이야기할 수 있는지..

보라보라섬이 철을 들게 한건지!! , 아님 세월이 그녀를 철들게 하는건지 ..

나도 철이 좀 들고 싶다. 보라보라섬이 철들게하는 맛집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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