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핏 쇼 워싱턴 포
M. W. 크레이븐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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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모범택시2를 자주 본다. 법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복수대행 서비스 . 

인과응보, 정의는 승리한다.등등의 말은 실제적으로 그렇게 정확하게 실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조금 안다. 내가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주위의 억울한 스토리나 이야기들을 통해서 .


영국에도 모범택시 김도기기사와 그들이 있었다면 이런 슬픈 연쇄살인범은 탄생하지 않았을텐데 라는 마음과 함께 이 소설은 시작된다. 

복수대행서비스가 필요한 네소년의 과거 이야기로 부터 시작된다. 거기에는 좋은 어른보다 추악한 어른들이 만든 세계에 네 소년의 슬픔이 환상열석에 묻혀진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환상 열석위에 끔찍한 방법으로 죽음을 당한 살인이 시작된다.



불에 태우고 죽기직전에 끔찍한 고통을 가하고 그리고 전시하듯 시체를 화석위에 올려둔 연쇄살인

그중에 시체를 분석하던 중 워싱턴 포를 가르키는 문자가 발견된다. 


워싱턴 포는 나쁜 놈을 잡아들이려다 경찰이 넘어서는 안되는 경계를 넘어서 징계를 당해서 정직 상태이다. 그 계기로 포는 환상열석이 있는 고향 오두막집으로 내려와 나머지 삶을 꾸려가려 한다.

예전 동료 플린이 찾아와 환상열석 연쇄 살인 사건을 이야기하며 그살인에 포의 이름이 나왔음 알리면서 사건에 합류하게 된다.


시체 가슴에 워싱턴 포의 이름을 발견한 중범죄분석섹션의 분석관 틸리 브래드쇼가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다. 높은 지능 덕에 열여섯에 옥스포드 졸업 ,박사학위 까지 취득해지만 일반 사회생활에서 순진함과 천재성이 오히려 장애가 되어서 조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틸리의 재능을 인정하고 그녀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보살펴주는 플린상사를 만나면서 재능이 제대로 쓰이기 시작한다. 거기에 복직한 워싱턴 포를 만나면서 수사적두뇌와 틸리의 분석적 두뇌가 만나면서 그둘의 시너지 효과가 스토리가 전개됨에 따라 탁월하게 빛나게 된다. 


다혈질 고집불통의 워싱턴 포와 순수하고 밝은 틸리 브래드쇼의 대비적인 성격들이 이야기속에서 살인사건의 어두운 면에서 잠시라도 밝은 부분들의 역할을 담당한다. 


모범택시의 현장파 도기와 택시회사 사람들의 조력자처럼 , 포와 틸리의 관계도 각자의 역할에 맞게 단단해져 간다. 그래서 아마 이 둘의 조합때문이라도 이 시리즈를 계속 보고 싶게 만든다. 


연쇄살인의 표적인 줄 알았던 워싱턴 포가 점차 자신을 사건에 끌어들이기 위한 연쇄살인범의 계략임을 알게 되고 , 연쇄 살인의 동기인 과거의 끔찍하고 추악한 부자들의 모임을 알게 된다. 

포는 아동학대와 성매매 그리고 그런그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는 경찰,법,정치까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점점 연쇄살인범의 실체에 다가서게 된다. 


살인이 이유가 있으면 그렇게 해도 괜찮은가 ? 라는 물음을 던지는 이야기, 모범택시,더글로리 처럼 복수정당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 죽은 그들이 안타깝지 않고 죽인 연쇄살인범의 삶을 더욱더 슬프고 공감하게 되는 복수연쇄살인 이야기였다. 


특히 이이야기가 좋았던 것은 현실적인 결말, 사건이 해결되어도 범인이 밝혀져도 ,정치논리에 의하여 진실이 밝혀질 수 없는 현실을 보여주는 듯한 결말에서 워싱턴 포가 하는 선택의 통쾌함이 좋았다.

무거운 이야기와 추악한 사건 그리고 현실세계의 정치를 밀도있게 잘 조합하면서도 박진감이 있는 전개를 놓치지 않는 작가의 탁월한 글 솜씨가 읽는 동안 500페이지를 느낄 수 없는 속도감을 선사한다.


특유의 몰입감을 선사하는 포시리즈가 계속되어서 천재 틸리 브래드쇼의 성장과 워싱턴 포와 함께하는 캐미스토리를 오래도록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다음 시리즈가 꼭 돌아오길 기대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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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작가
알렉산드라 앤드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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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재능이 아주 미미하다는 것을 실감하는 때는 직업적으로 모인 집단, 사회생활을 하면서 실감하게 된다. 여기 글에 대한 재능이 있다고 믿었던 플로렌스는 뉴욕 출판사에 편집보조로 출근하게 되면서 직감하게 된다. 수많은 작가 지망생 중 한사람뿐이라는 것을 .. 


그러던중 회사 송년회에서 직장 상사 유부남과 하룻밤 데이트를 하고 그것을 빌미로 자신의 책을 내달라고 했다가 해고당하게 된다. 통장에 돈도 없고 같은 업계에 소문이 퍼져 취직도 할 수 없는데, 어느날 (미시시피 폭스트롯)으로 베스트 셀러 익명 작가 모드 딕슨의 보조 일자리를 제의 받는다.

출판업계에도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익명의 작가 모드 딕슨을 곁에서 보조하면서 자신의 글에 대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자리라면 지구끝까지 가겠다면 쉽게 그 제의를 응한다. 


플로랜스는 허드슨 밸리 시골에 살고 있는 익명작가 모드딕슨 (헬렌콕스 ) 실명의 그녀를 만난다.

(미시시피 폭스트롯)의 후속작을 위해 자료조사 , 헬렌이 휘갈겨 쓴 글들을 타이핑하면서 그곳 생활에 적응 할 때쯤 갑작스럽게 모로코 여행을 제안한다. 


헬렌은 속편의 배경인 도시를 제대로 조사하고 경험하는게 도움된다며 플로랜스와 함께 모로코로 가는 이유를 설명한다. 뉴욕에서 허드슨으로 다시 모로코로 오게 된 플로랜스는 진짜 작가의 생활에 황홀해 하며 헬렌을 더욱더 부러워하게 된다. 


모로코의 소도시로 옮겨 개인 별장에 짐을 풀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가던 밤 , 바람이 심한 해안도로를 달리면서 플로랜스는 약간 두려움에 떨지만 곧 식당에 도착해 훌룽한 식사를 곁들인 밤을 보낸다.

그리고 깨어난 다음날 , 자신이 병원에서 온몸에 상처를 입은 채로 누워있고 의사는 그녀에게 헬렌 콕스라고 부르며 자동차가 해안도로를 벗어나 바다를 빠졌으며 어부가 그녀를 구해서 데리고 왔다고 말한다. 

플로랜스는 자신이 운전한 기억이 어렴풋이 나면서 자신의 음주운전으로 헬렌과 같이 바다에 빠졌음을 직감하고 헬렌의 신분증을 자신이 가지고 있어 사람들이 자신을 오해하는 것을 감지한다.

하지만 그 사실을 말하는 순간 자신이 헬렌을 죽였음을 시인하는 것 같아 모른척 함구하고 지내기로 마음먹는다. 이대로 헬렌의 시체가 발견되지 않으면 괜찮다는 생각과 함께 .. 

하지만 퇴원하는 길에 모로코 경찰이 같이 식당에 갔던 동행인의 행방을 의심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출판사 에이전시 그레타 또한 헬렌과의 통화를 재촉하며 플로랜스를 의심한다.

설상 가상으로 헬렌으로 지내던 중 모로코에서 어린시절 고향친구를 길거리에 만나게 되고 자신의 정체가 탈로날 위기에 처한다. 


리플리를 생각나게 하는 신분가로채기 같지만 그것보다 더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전혀 생각지 못한 결말까지 , 끝까지 읽어야 하는 재미가 담겨있는 소설이다.

반전만을 기다리는 소설이 아닌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에 일어나는 사건과 복선들 그리고 중간 중간 등장하는 인물들의 디테일과 플로랜스 변해가는 마음안에 담긴 인간의 질투와 욕망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스토리가 탄탄하다. 


플로랜스의 신분뺐기 게임을 응원하면 안되는데 읽으면서 조마조마해서 자꾸 뒷장을 슬쩍 슬쩍 보게 된다. 성공한 사람들의 삶에 부러워 “ 나도 저렇게 살아봤으면 ”하는 열망을 가졌던 인간의 본능이 플로랜스를 응원아닌 응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책을 덮고 나면 그 반전과 결말에 더 깊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충분히 그러하다.

이 작가의 두번째 책이 기대된다. 뻔한 이야기도 이렇게 멋지고 재미있게 탄생시킬 수 있는 재능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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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속의 나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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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하는 여자, 청소하는 남자 , 자살하려는 소녀 , 등장인물부터 범상치 않다.

도나토 카라시는 현실속에서 이루어지는 범죄를 밀도있고 세밀하게  그리면서  범죄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이해도 놓치지 않는다.  또한 흉악한 범죄속에서 우리가 남들의 고통에 쉽게 외면하는 현실을 꼬집는 이야기 꾼이다. 


이번 작품도 아동학대, 성폭력, 학원폭력, 매맞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그렸다. 예상치 못한 반전도 함께 섞어서 . 그래서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그들의 이야기속에서 범죄자 뿐만아니라 우리가 이웃들의 고통에 눈감아서는 안되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탈리아 깊은 호수 곁을 지나던 청소하는 남자는 어떤 소녀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목격한다.

그 소녀를 구하고 청소하는 남자는 이내 현장을 도망치듯 떠나버린다. 

병원으로 옮겨진 소녀는 알고보니 그지역의 부자부부의 딸이였고 방송을 통해 생명의 은인을 찾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며칠후 소녀의 병실에 청소하는 남자가 몰래 들어와 자고 있는 소녀곁에서 무언가를 찾기 시작하고 그 소녀를 유심히 지켜본다. 사실 청소하는 남자는 어릴적 엄마가 자신을 죽이려한 트라우마 때문에 두개의 자아를 가지고 살면서 몇년째 연쇄살인마자아와 청소하는 남자로 살아가고 있다. 

연쇄살인범이 자살하는 소녀를 구하게 된 아이러니, 죽이기만 하는 그가 왜 소녀는 살리려고 했을까? 더군다나 자신의 살인의 흔적까지 노출하면서 , 그 깊은 이유는 청소하는 남자의 슬픈 어린시절이야기로 조금씩 드러난다. 


한편 , 사냥하는 여자는 매맞는 여성들을 찾아다니면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폭력을 쉽게 신고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떠는 여성들을 찾아다니면서 신고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이 두려움에 떨면서도 쉽게 신고하지 못하는 현실을 종종보면서 안타까워 하던 중 자살소녀의 호수에서 중년여성의 잘린 팔이 나온 것을 경찰을 통해 듣고 학대받던 여성 중 한명이 아닐까 조사하던 중 자살소녀와 깊은 연관성을 발견하게 된다. 


청소하는 남자와 사냥하는 여자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 자살하려는 소녀는 사실 학교에 인기 있는 남자로 부터 데이트를 시작하면서 그남자로부터 데이트폭력과 함께 동영상으로 협박받고 있다.

부유한 집안 아들인 그는 소녀를 돈을 받고 친구들에게 성매매를 시키는 놀이를 하면서 자살미수에 그친 소녀를 찾아와 또다시 성매매를 강요한다. 


전혀 연관성이 없는 세명의 화자들을 통해 사건은 점점 알수 없는 이야기로 빠져들게 되고 청소하는 남자이자 연쇄살인범은 계속 자살소녀곁을 맴돌고 한편 사냥하는 여자는 청소하는 남자의 실체를 따라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알수 없는 관계로 시작되어 중반까지 가도 이 이야기의 결말을 알 수 없다.

연쇄살인범인 청소하는 남자의 악행에 치를 떨면서 자살하는 소녀곁을 지켜주는 그의 슬픈 어린시절의 이야기에 맘이 아프고 사냥하는 여자를 응원하면서 조금 더 천천히 와서 소녀의 복수가 끝나길 기다렸으면 하는 양가적 감정이 들었다. 살인범을 응원하고 싶지는 않치만 응원하게 되고 법보다는 주먹이 가깝다는 논리에 더 끄덕이게 되는 내자신의 추악함을 보게 되는 것 같아 인간은 이토록 섬짓한 존재인가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러니 어쩌면 청소하는 남자속에 가둬둔 심연속의 나처럼 , 우리 모두는 내 안에 감춰진 또다른 자아가 공존한다는 것을 느끼면서 , 그 심연속의 나가 발현 되지 않을 수 있었던 평범한 일상의 기억들이 축복이라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지난달 인천의 아동학대 사건이나 데이트 폭력으로 살인하는 사건들을 보면서 이 소설이 단순히 이야기가 아닌 슬픈 현실을 엮은 실화같은 이야기라서 슬프다. 각자 아픈 과거나 기억들이 치유되지 못하면 그것이 결국 슬픈 사건이나 트라우마가 된다는 것을… 도나토 카리시 심연속의 나를 통해 말하는 것 같다. 

누구나 심연속의 나가 또다른 비극적 나가 될 수 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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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기에 없었다
안드레아 바츠 지음, 이나경 옮김 / 모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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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와 크리스틴은 대학교 단짝으로 각자 직장을 가지게 되면서 서로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들은 1년에 한번씩 만나 유명한 여행지가 아닌 낯선 곳으로의 여행 , 특히 여성 두명이 다니기에는 치안이 좋지 않다고 알려진 나라들을 여행한다.


1년전 에밀리는 여행 중 생긴 안좋은 사건으로 크리스틴에게 많이 의지하며 칠레 여행도중에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최근 새로 생긴 썸남으로 인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크리스틴은 이번 여행을 계기로 둘다 직장을 관두고 세계여행을 떠나자는 제안을 한다.

에밀리는 어렵게 힘들다는 의사표현을 하고 크리스틴은 갑작스럽게 냉랭하게 행동하며 바에서 만난 남자와 먼저 숙소로 가버린다.


죄책감을 안고 숙소로 돌아가지 못하던 에밀리는 한참을 지나 숙소로 가고 그곳에서 바에서 만났던 남자가 피범벅이 된채 바닥에 누워있으며 그 옆에 두려움에 떨고 있는 크리스틴을 발견한다. 


에밀리는 그 광경을 보고 1년전과 자신에게 일어났던 똑같은 사건이 친구 크리스틴에게 일어난것을 보고 이번에는 자신이 친구의 힘이 되어주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둘은 남자의 시체를 칠레 산속에 묻고 급히 각자의 생활로 돌아온다. 


하지만 갑작스런 크리스틴의 등장과 행동에 대해 의심이 깊어지면서 에밀리는 친구의 과거를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 


영화 (델마 와 루이스) 의 연상시키는 듯 하는 전개에서 갑작스럽게 싸이코 패스와 아동학대로 넘어가면서 이야기는 완전히 색다른 심리 스릴러로 넘어간다. 


여성에게만 느껴지는 위협 , 특히 낯선 나라에서 겪을 수 있는 모호한 불안과 위협이라는 것으로 여성들을 제약하는 시선과 환경에 대해 두 여성 주인공을 통해 표현했다고 한다.

작가가 실제로 칠레 여행을 하기전 “나라면 그런 곳에 혼자 가지 않겠다”라는 말을 들었던 그곳에서 아무위협도 느끼지 않았던 경험을 통해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보여주었다. 


또한 실제적으로 가해지는 여성에 대한 위협이 어떤식으로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현실을 짚어준다 .

에밀리가 친구 크리스틴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자기 안에 감춰진 내면을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결국 인간은 누구 때문이 아닌 , 나 자신이 나에게 가하는 진실에 얼마나 다가가느냐 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듯 하다. 


델마와 루이스) 같은 오랜 낭만은 현실에서는 이루어질수 없음을 보여주는 반전을 선사한다. 

읽는 내내 에밀리를 통해 인간의 내면 안에 담긴 수많은 질문과 맞서게 될것이다. 

“당신이라면 거기에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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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태양
린량 지음, 조은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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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휘잉휘잉 바람이 불고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이토록 축축하고 을씨년스러운 세상에 태양이 나와주기를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던가. 하지만 지금, 우리는 창밖의 세상은 다 잊었다. 우리에겐 우리의 작은 태양이 있다. 우리의 작은 태양은하늘을 뒤덮은 먹구름의 그림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의 작은 태양은 빗줄기도, 기저귀가 쳐놓은 진영도, 시름에 잠긴 영혼의 단단한 껍데기도 다 뚫고 들어와 우리 마음을 환하고 따스하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외치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우리의 작은 태양은 힘겹게 짊어지고 가는 짐이 아니라고, 우리 인생길에서 처음 만난 가장 사랑스러운 벗이라고 - P21

어릴 때 ‘싸움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사람이 한 대 맞으면 갑자기 얼굴이 사색이 되고 입술이 창백해진다. 천지가 무너지며 세상 종말이 왔나 싶다. 분노가 폭발하고 수치스러워죽을 것만 같다. 이런 사람은 큰일을 할 수 없고, 작은 일도 마찬가지다. 그저 그를 위해 세상에 아무일 없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다.
군자는 말을 하지 손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미친놈이 자기와 같다는 보장은 못 한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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