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4월호는 일단 표지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표지 외에도 세게적으로 히트를 친 영화 <기생충> 에서 다송이의 자화상으로 나온 그림들을 그리신 래퍼 겸 화가 정재훈 님의 인터뷰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샘터 예전 호들을 보면 '나이 드신 분들이 보는 잡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과연 제 또래가 여기에 관심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지우기 힘들었는데, 그런 느낌을 많이 불식시켜 준 주제입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기생충>과 예술이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였은 좋은 기사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글을 기고하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꽤 높은 편이어서 제 나이대에서 공감하기 어려운 글들도 꽤 있었습니다. 특히 '독자들이 보내온 샘터의 추억' 파트가 그랬어요. 샘터사에서 생각하는 방향에 너무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젊은 세대가 많이 공감하는 환경 문제, 성차별, 불평등 같은 사회문제도 같이 다루거나 10대-20대 독자를 대상으로 원고 공모전을 여는 것 같은 방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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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공부 각오 - 365일 절대 공부를 포기하지 않는 힘
한재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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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학생들이 공부가 하기 싫다고 심통을 부릴 때가 있는데 공부는 지식만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저자는 학생들이 '왜 진로에 필요하지 않은 과목을 공부해야 하내고 짜증을 낸다'고도 말합니다.

우리나라 교육 체계에는 명백하게 문제가 많고(불공정한 입시, 모든 것을 주입식으로 교육, ...), 학생으로 있다 보면 그 문제가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위에서 시키는 것을 거부하는 행위를 단순히 '심통'과 '짜증'으로 뭉뚱그린다는 점이 매우 불편합니다.

좋은 내용도 있지만 결국 기형적인 교육 체계에 자신을 맞추고 문제점에 눈을 감은 사람이 쓴 책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수정하기 전 리뷰에서는 이 책의 긍정적인 점에 초점을 맞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정적인 면이 생각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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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3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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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지속 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의 저자 신예희 님이 쓴 <반백수에게 씌워진 누명>에 많이 공감했어요. 제가 프리랜서인 것은 아니지만 요즘 어떻게 쉬는 것이 잘 쉬는 것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있어서 "내게 맞는 일과 휴식의 적정 비율을 모르겠다면 자신과의 대화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와닿았습니다. 다른 글들도 딱딱하지 않게 술술 읽혔고요. 야구에 대한 코너는 야구를 하나도 몰라서 그냥 넘어갔지만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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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친구와 있어도 불편할까? - 누구에게나 대인불안이 있다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조경자 옮김 / 상상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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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서 뒤풀이를 하면서 2시간 정도 수다를 떤 적이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어딘가 불편했어요. 말이 끊겨서 침묵이 흐르면 불안해졌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집에 가면서는 "내가 2시간 동안 뭘 한 거지?" 같은 생각이 계속 들면서 허무한 느낌이 밀려왔어요. 분명 즐거웠던 대화였는데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 모르겠어서 혼란스러웠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다 보니 <나는 왜 친구와 있어도 불편할까> 라는 제목이 크게 와닿았어요. 심리학자인 저자는 친한 사람과 있어도 불편한 느낌인 '대인불안' 이 누구에게나 있고, 나쁜 일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상대를 배려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신경쓰이는 거라고요.



전에는 저 혼자 너무 민감해서 모임 자리가 불편한 거라는 생각에 괴로웠는데, 누구나 이런 느낌이 들고, 나쁜 일도 아니라고 하니 굳이 괴로워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읽고 많이 홀가분해졌어요.

기분이 가라앉고 피곤한 날에도, 책을 읽을 의욕이 떨어지는 날에도 비교적 술술 읽히는 책입니다. 인간관계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많다고 느끼는 분들께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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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았을까? - 전곡선사박물관장이 알려주는 인류 진화의 34가지 흥미로운 비밀
이한용 지음 / 채륜서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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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 시대 하면 야만스럽고 미개한 원시인들이 살았던 시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창작물에서도 원시인은 항상 동굴에 살면서 '우가우가' 같은 말을 하고 넝마 같은 가죽옷을 걸치고 있는 모습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고고학자인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이 쓴 <왜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았을까?>는 사람들이 은근히 깔보는 구석기 시대와 구석기인을 다시 보게 해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방향으로도 다시 보게 해 주지만 부정적인 방향으로 돌아보게도 해준다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자면 구석기 시대의 현생 인류는 혁신가 집단이었습니다. 네안데르탈인보다 신체조건에서 밀렸지만 기술력을 통해 생존했기 때문입니다. 그 기술력을 보여주는 예시가 바로 바늘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인류의 발명품 중에서 역할에 비해 저평가되는 발명품을 꼽으라면 단연 바늘을 첫손에 꼽고 싶다고 말합니다. 바늘로 꿰멘 따뜻한 옷이 우리 모두의 조상인 현생 인류가 빙하기를 날 수 있게 도와주었기 때문입니다. 바늘은 물고기를 잡는 어망이나 물건을 나르는 가방처럼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만드는 데도 꼭 필요합니다. 현재까지의 고고학적 증거로 볼 떄 현생 인류에게는 있었던 바늘이 네안데르탈인에게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바늘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빙하기를 견뎌낸 현생 인류와 그렇지 못한 네안데르탈인의 차이로까지 커진 것입니다.

바늘은 만들기 쉬워 보이지만, 사실 얇은 막대에 구멍을 뚫으려면 뛰어난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보다 신체 조건도 좋고 뇌용량도 컸지만 기술력의 차이 때문에 멸종했다고 말합니다. 조건이 좋다고 해서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쪽이 잘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죠.

하지만 구석기인들을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구석기 현생 인류는 학살자이기도 했습니다. 현생 인류가 네안데르탈인을 마구 죽여 멸종시켰다는 설은 의견이 분분하므로 제쳐둔다고 해도, 매머드를 남획해서 멸종시킨 것은 확실하다고 합니다. 멸종될 때까지 죽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아도 현생 인류만이 만들 수 있었던 무기로 네안데르탈인을 죽였다는 증거도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현생 인류가 '문명화된' 후에도 사람들은 많은 동물과 식물들을 남획해서 멸종시키고 환경을 파괴했습니다. 지금도 파괴하고 있고요. 뿐만 아니라 나라가 되었든 민족이 되었든 강한 집단이 만만한 집단에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명의 틀 안에서 벌어진다고는 해도 골자는 구석기 시대와 달리진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술과 혁신으로 얻은 힘을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인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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