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내가 낯설다 - 자신을 알아가고 사랑하기 위한 52가지 심리 여행
다장쥔궈 지음, 박영란 옮김 / 파인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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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책제목에서 말하는 '낯섬'이란

일종의 내적 '미성숙'을 말하는 듯 하다.


크게 보면 인지오류에 속할 수도 있겠으나

개개인의 마음이나 의사결정과정 속에 존재하는

저마다의 매커니즘을 심리학으로 도식화 해 본다는게

어떤 정답이 있진 않을테니, 

책 내용도 어디까지나 폭넓은 인문학적 조언 중 

심리학에 속하는 특정의견이라고 보는 것도 타당하겠다.


1장부터 7장까지 구성된 챕터 중

2장 감정소모와 4장 가짜 자아를 발견하다는

다른 장들보다 좀더 눈길을 끌만한

주제들을 품고 있다.


2장 감정소모 안에 속한 소주제들로는,

감정단절, 무능함의 표현, 감정조절실패, 외모강박이 있는데,

외모강박은 약간 논외로 하고 싶다.

이건 개인별로 와닿는게 많이 다를 수 있는 주제 같으니까.

먼저, 감정단절이란 슬픔이 있다면

그런 감정의 배출이 꼭 필요하단 애기를 하고,

무능함의 표현은

화내는 것 자체가 자신의 무기력한 처지를 

표현하는 행동으로 보고 있으며,

감정조절실패는 그 여파가

자신을 해치는 독이 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었다.


감정단절 속 슬픔의 원인은

자신을 위로하지 못하고 

타인의 슬픔을 외면하는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라 정의하면서,

차갑고 소원해진 관계 그 끝이

슬픔이라고 보고 있었다.

그런데 대다수가 이런 슬픔을 대하기 힘드니

실상은 각자 방식대로 피하면서 산다고 보았다.


분노는 무력함의 표현이라고 보고 있는데

일순간 감정싸움으로 넘어가 버리게 되면 

본래 원인은 잊고 '옳고 그름'과 '맞고 틀림'으로써 다투며

서로를 공격하게 되고 분노게이지를 높인다고 봤다.

이를 해결한 답으로써는 조금은 뻔한

부드러움이 다른 이의 부드러움을 이끌어 낸다는

명제를 제시하고 있다.

내가 상대를 신경써주고 있음을 느끼게 하면

부메랑처럼 자신이 받은 느낌처럼

그런 태도를 다시 되돌려 줘야겠다는

자발적인 의지를 유도할 수 있다며 해결책으로 설명.


감정조절실패는 비합리적인 신념을 키워드로 해서

자신의 욕구대로 세상이 돌아가야 한다는

전지전능한 자기애에 비롯된 특수사례를 들었다.

조금은 오래된 용어인 히스테릭이란 단어도 등장시키면서

진상고객의 폭발도 이에 속할 수 있다 말해준다.

이런 화가 치밀어 오르는 감정조절의 실패는

모든 분노와 짜증이 반드시 비합리적인 것만은 아니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을 땐

절제를 뚫고나온 충동적 화를 유발하게 되고

그렇게 행동함으로써 자신이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전능한 자기애의 표현이 될 수 있다 설명한다.

그러나, 통제하려 할수록 결국 통제력은 잃게되니

모든 무기를 버리듯 아예 투항하는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라 권한는 걸 해결책으로 내 놓는다.

매번 불특정 다수의 상황들은 

언제나 화나게 할 수 있는 것들 투성이니,

그때마다 화가 난다는 것은 

자기의 통제능력을 외부 상황들에 맡기는 것이라 인식하고

그런 원리로 화나는 자신과 외부환경이란 관계를 잘 생각해보면,

결정권이 있는 자신이 세상 속 불합리한 상황들을

자기 안에서 컨트롤하듯 바라볼 수 있다는 원리를 얘기한다.


굉장히 원숙한 심리학자의 책으로 느껴지기 보단

매우 재기 발랄한 젊은 심리상담가가

본인 세대관을 투영하고 있음도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다.

자신이 완벽한 심리상담가처럼 보여지길 원하는 게 아니라

이런 직업을 갖기 이전부터 고민했던 것들도 오픈하고

어떤 상담은 하기 싫을 때도 있다는 말도 해 보면서

매우 솔직하게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낸다는 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한 구성이였다.


어렵지 않고 주제들이면서 다양해

누구나 읽어볼 만한 내용들로 느껴질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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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언어 -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회복하는 마음 헤아리기 심리학
문요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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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는 어렵다.

일방향이 아닌 쌍방의 소통이기에.

책은 그걸 말해주려 한다.


가장 흔한 예로써,

한쪽은 공감해 달라 요청해 오고

다른 한쪽은 해결책 제시와 그걸 우선시 한다면

둘의 문제점이 뭔지부터 들여다본다.

공감해 달라한 상대방이 있을 때

나름 노력했지만 양에 안 차하는 반응을 보며

점점 공감요청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선 일방과,

해결책을 강구해 관계의 문제점부터 고치고 싶지만

상대가 자꾸 회피하듯 비슷한 골치꺼리를 안겨

스트레스를 받아하는 일방이 나온다.


결론은,

마음읽기는 어느 정도 해낼 수 있는 영역이지만

마음 헤아리기는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문 영역으로 보고 있다는 것.

여기에 가장 필요한 건, 상대방을

알고 싶어하는 '동기'를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즉, 마음 헤아리기란 상대의 요청이나 감정을

바라보고 이해하겠다는 자발적 지원에 가까운 따뜻한 마음이다.


흔히, 감정포착의 결핍관련 문제점은 

선천적으로도 언급되는데,

이 책에선 마음읽기는 후천적으로 

획득될 수도 있는 부분일 수 있다고 평한다.

그러면, 선천적인 감정 동화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을 헤아려주는 누군가가 있고

아기였을 때 자신의 감정이 받아들여 본 적 있는

그런 긍정적 환경이 필수다.

그것이 부족했을 때 성인이 되서까지도 문제가 되고

쭉 이어지면서 주요한 정서적 결핍의 원인이 된다.

만일, 누군가로부터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부족하다면

평생 애매모호한 자기만의 상황판단으로

왜곡된 감정영역을 가지고 살아갈 수도 있다.


간절했던 유아기 때를

상황재현한 것도 있는데,

아기는 어떻게든 온몸으로 관심을 끌고자 노력하고

그걸 누군가는 봐줘야 성공이다.

아마, 울음이나 칭얼거리쯤이 노력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은 아이들에게선

최악의 상황으로 역미러링이 등장한다고 말한다.

그건, 부모가 아이에게 반응해주는 게 아니라

아이가 부모의 신호와 파장에 자신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역기능 가족이라고도 보였다.

예를 들면, 관심끌기가 감정이 아닌 의식적 행동으로 나타나고,

억지로 웃거나 눈치보며 부모비위를 맞추려 애쓴다.

불편해도 괜찮은 척 아이가 부모에 맞춰준다.

책은 여기서 하나 더 역미러링의 예를 드는데

어른의 격려를 받는 아이가 아닌

아이가 부모를 안아주고 토닥여주며 

위로를 해주며 스스로 역활을 바꿔버린다.

이는 성인기가 되어,

자신의 감정과 욕구는 잘 알지 못하고

중요하게 안 여기면서 

상대방 의사는 꽤뚫는 사람으로 완성된다.


하나는 어른의 상황극처럼

하나는 아이의 녹록치않은 환경을 그렸다.


만일 이와 같은 어린시절을 겪었고

당시를 분석적으로 다룰 줄 안다면,

적어도 자신의 힘든 기원이 

현재가 아닌 과거에서 비롯됐음은 알게 될 것이다.


비슷한 듯 다른, 여러 모습의 관계들이 등장한다.

연인, 친구, 가족 등을 연결하는 관계들.

그 핵심은 사용하는 언어다.

마음을 읽고 헤아려도 결국 표현하는 건 언어니까.


한번 다툼은 네번의 화기애애함이 필요하다 말한다.

한번 싸우면 상쇄시킬 네번의 행복교류 정도는 쏟아줘야

싸운 기억이 누그러진다면, 싸움과 화해노력은

본질적으로 싸움이 손해 같다.


부드럽고 일관적인 내용이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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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의 기술 - 바로 행동에 옮기는
후지요시 다쓰조 지음,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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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을 활용하는 방법과

미루는 습관에 대한 여러번의 관찰이 기억에 남는다.

저자의 안목도 느껴진다.


특히, 실제 해본적은 없지만 

포스트잇을 활용해 

필요한 부분과 불필요한 부분을 감별해내는 시도는

상상속 시뮬레이션 만으로도 

그 효과를 체험해 보기 충분한 면도 있었다.

책의 취지대로 바른 상상을 해 본다면.


큰 화이트 보드나 눈에 가장 자주 띄는 벽에

현재 하고 있는 생각을 모두

포스트잇에 적어 붙여본다.

한마디로 두서없이 

생각을 쏟아내 보는 과정에 속한다.

그러니 당연히 그 내용엔,

제한도 없고 형식도 없다.

시덥지 않아도 되고,

미완의 문장이여도 좋다.

핵심은 단지 하나 뿐이다.

현재 머리속에 들어있는

모든 찰나의 생각들이

여지껏 있던 내 머리속이 아닌

눈앞에 펼쳐 직접 봐보는 

그 작업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나서 분류해 본다.

어떤건 고민에 그칠 일이고

어떤건 실행할지 보이게 해놓고,

여기에 좀더 보완이 필요하거나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드는 생각은

따로 포스트잇 추가가 가능하다.


이 작업과정이 중요한 건,

일정부분 생각을 글자화 시켜

실제 존재를 버려보며 깨닫는 것에 있다.

머리속에 있을 땐 모두가 

같은 비중의 생각이었을지 모르지만,

손으로 적고 눈으로 봤을 땐

가시적으로 보여지게 돼

오랜 생각패턴을 바꿔주게 된다.


책내용은 글이 적고 만화로 표현된 게 많다.

처음엔 글에 비중을 두고 읽었다.

혹시나 글과 만화를 연결해도 읽어봤는데

그리 읽는 건 비효율적이었다.

동시에 같이 흡수할 수 없는 간극은 없었다.

해보니, 글보다 만화가

더 정리되고 와닿는게 많았고,

만화는 한눈에 들어오는 

정리된 구성이기에 그럴 수 있다고 느꼈다.


글과 만화가 별개의 내용처럼

같은 주제지만 겹치는 내용도 아니라서,

2번 3번 반복해 읽는다면

글과 만화는 어느정도 구분지어 읽어야 되는게 맞고

최종 반복은 만화로 하는게 적합할 것이다.


간단하지만 메세지가 뚜렷해

읽는 내내 뭔가 찾아야 하는 갈등을 주지 않기에,

의미를 두고 읽어야 하는 핵심찾기식 읽기가 아닌

책이 보여주는 명확한 지적을 쫓아가며 읽다보면

따로 내용을 찾거나 정리할 필요가 

적다는 건 가장 큰 장점이 맞다.

목차는 외우고 싶을 정도로 정리가 잘 되어있지만

가짓수가 많아 외우는 건 불가능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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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부단한 인생이 꼭 알아야 할 선택의 심리학 - 결정하기가 너무 어려운 당신을 위한 최고의 가이드
티모시 옌 지음, 정미나 옮김 / 프롬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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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의 이드, 도덕성의 초자아,

그 사이의 끼어 중재하는 에고라는 추의 균형.

이 3가지는 본인의 가치관을 인식하는데 중요했다.

우유부단함과 서툰 결정의 습관을

수정할 도구인 프레임워크는,

나의 가치관과 상대방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현실을 부합시켜 최적의 결정을 돕는다.


이것의 옳고 그름은 없다.

단순히 최적화 만을 꾀한다.


등장한 사례 속 인물들은

각자의 가치관에 의해 고통 받는다.

회피, 충동, 반동형성 등으로

감정(emotion)과 느낌(feeling)을

구분해 분석할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의 생각패턴을 알아내

프레임워크 활용시 도움을 받게 된다.


모든 준비물 중 '가치관'이

가장 중요한 key point다.

저자가 고안한 이 프레임 워크가 의도대로 작동하려면

가치관을 명확히 하는게 선제 조건으로 강조됐다.

가치관을 정확하게 알아차려야

본인의 시행착오 속 근원을 이해할 수 있고

맞춤형 접근이 가능해진다.


재밌었던 저자의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고등학교 시절 한 여학생에게 첫눈에 반한 저자는

그 학생의 적극성에 더 매력을 느낀다.

그 여학생은 저자에게도 점점 자신과 같은 적극성을 강조하는데,

초반엔 여학생과 같은 감정으로 시간끌지 않고

같은 감정으로 대해주는게 어렵지 않았지만,

점점 여자 쪽의 그 고맙던 제안은

후일 이 경험이 사례로 쓰인 이유가 된다.

책에 심리적 사례로 쓰인 그녀의 이별사유는

'자신을 멈추게 하지 않았던 저자의 포용' 때문이었다.

이제는 심리학자로써 더 깊게 이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데

여학생 셀리가 보인 연애의 시작과 끝은 

일부분 엽기적이고 과도하게 열정적일 수 있으나,

심리적 해석으론 자신에게 맞춰주길 원했지만

저자의 과도한 맞춤이 여학생이 상대를 평가할 때 

믿음직스러움이 작아 보이게 만들었고,

저자가 자신의 가치관까지 억누르며 지속했던 태도가

매력반감의 결격사유로 치부됐다는 것.


저자 스스로 실패로 끝난 연애담을 일정하면서

결국 우유부단과 판단미스는

자기분석의 부족과 올바른 가치관의 물렁함에서

답을 찾고 있었다.


정리하자면,

옳고 그름이란 없으며

다만, 시행착오를 반드시 겪을 필요는 없이

프레임워크를 돌려보며 

사고개선을 해 나감으로써

우유부단의 끝을 볼 수 있다는 내용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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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 아트북 : 크리스토퍼 놀란의 폭발적인 원자력 시대 스릴러
제이다 유안 지음, 김민성 옮김, 크리스토퍼 놀란 서문 / 아르누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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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생각한 것들에 대해

상대방과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감독과,

이런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질문할 줄 알고 

책으로 남길 수 있는 저자가 있다는 사실이

책장을 넘기며 행복하게 만든다.


오펜하이머라는 영화 자체는,

내겐 테넷이란 영화로 망한거 같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흡사 재기해 돌아온 작품 같았다, 

물론 이번 작품 이전에도 몇 편의 영화는 있었지만.

이전의 몇몇 너무 난해하거나 실험적인 영화들이 아닌

어느 정도 보통의 관객들을 위한

상호 소통되는 수준의 느낌을 주는 영화라 반가웠고,

그러면서도 그만이 가진 특유의

세상보는 눈은 너무 관객에 맞추지 않고

잘 담겨있기에 좋을 수 밖에 없던 작품이 됐다.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

주인공으로 나오는 여러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한 점은,

단순히 이색적이기 보다 오히려

이질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조연진이 화려했던 이 영화.

그런 느낌들에 대해서도 이 책에선

감독의 시선으로 설명되어 있는데,

감독 스스로도 그런 점들을 짧게 언급하면서

유명 배우들의 조연출연 느낌 각각을 언급하기 보단

이 정도의 배우들이 조연으로 주연을 받치면서

자신을 덜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극흐름은 살려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완급력을 가진 자체가,

이들이 여기선 분명 조연이지만

주연으로써 활동하는 내공처럼 설명해 주었다.


아트북인 이 책은

영화의 한장면을 그대로 사진으로 담은 책이 아닌,

촬영 중 존재했던 세트들의 제작과정이나

관객이 필름으로만 봤던 앵글들의 

밖에서 보는 시점으로 그 장면들을 담아,

또다른 영화 한편의 탄생처럼 

오펜하이머의 장면들 속 촬영현장들을 담고 있다.


여기에, 주연배우 뿐만이 아닌 

중요 인물들을 맡은 배우들 각각의 프로필들과

왜 그들이 그 배역을 맡게 됐는지도 설명해 놓았다.

그러니, 그냥 사진 위주로 흝어보고 

사진첩처럼만 읽게 되는 책이 아닌,

글로 담긴 내용들의 풍부함에 

오히려 놀랄 수 있는 구성의 책일 수 있다.


또 이 바닥에서 

크리스토퍼 놀란이란 감독이 가진

공인된 파워를 느낄 수 있는 부분들도 많았는데,

배우 캐스팅을 위해 

리딩 테스트라던지 오디션 등을 보는 과정은

오펜하이머의 배우들을 뽑을 때도 있었는데,

한번도 그런 자리에 참석하지 않아 왔다는 한 배우는

사비를 들여 테스트를 받으러 오고 

리딩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왔다는 얘기나,

어떤 영화인지도 모르고

그냥 감독이 같이하고 싶어한다는 그 말 한마디에

모두가 그냥 오케이 사인을 냈다는 에피소드를 들을 땐,

배우로써의 소신이었을지 모를 어떤 고집이나 일관성도

자기 일생에 다시 없을 작품에 

초이스 되고 싶은 경쟁라인 앞의 한 지원자로써

마치 사회 초년생처럼 적극적이게 될 수 있는 그 분위기는,

한국사회가 아닌 미국 영화계 안에서 

그런 걸 느껴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크리스토퍼 놀란을 책 속에선 크리스라고 부르는데,

크리스가 배우를 선택하고 바라보는 시점은

영화 한편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가상세상 속 인물들을 단순 창조하는게 아니라

실제 연기할 사람들의 면면을

하나하나 퍼즐맞추기 식으로

배역 이외의 요소로 중요하게 간주하며,

역할 자체만 잘 해내면 되는 식이 아닌

그 사람 본연의 성격과 품성이

역할에 자연스럽게 배어나 올 수 있는 배우를 찾고 있었다.

매우 깊게 관찰하고 

실제를 가상에 반영하려 한다는 걸 알게 되던 이야기들.

단순 영화를 만드는 감독같지 않았고,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이나

군대를 지휘하는 통솔자 같기도 했다.

자신과 같은 곳을 바라봐야 

같이 하는 작업에 시너지가 나온다는 마인드.

꼭 필요한 인재를 뽑을 줄 아는 

심미안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에겐

연출만큼 중요한 요소란 것도 깨달았다.


영화를 DVD나 블루레이로 사는 사람들은

본편 자체도 보려 사지만,

감독과 배우의 코멘터리를 들으려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책의 구성은 글로 담겨진 

한편의 코멘터리의 외형을 갖추기도 한 책이라,

그런 취향의 사람들에게도 

읽고 싶고 알고 싶을만한 

사진들과 내용들을 담았다 본다.


주인공이었던 길리언 머피...

오펜하이머의 주인공으로 선택도니 이유와

그가 한 연기 부분에 관해서도,

매우 인상적인 크리스의 소견이 담겨있다.


당연히 모든게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해서 선택했지만

그만이 지닌 독특한 눈빛은

이 역할에 적격이라 초반부터 생각했다 하면서,

그를 단순히 주연이라 치켜 세워주는 말들이 아닌

주연보다 오히려 커리어 면에서 화려했던 조연들이

오펜하이머란 서사를 위해

자신의 도드라짐을 내려놓고

길리언 머피를 위해 밝혀주는 배경처럼 

스스로의 힘을 강약조절할 줄 아는

그런 모습을 감독으로써 안다는

그런 평가 또한 매우 신선했다.


단순히 사진만으로 읽는 책이 아닌

글로써도 진짜 읽을게 많은 책이니,

소장하기 아깝지 않을 가치는

분명히 지녔다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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