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피난처에 잘 있습니다
이천우 지음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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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껍질을 지녔으나

이 책은 저자의 실화를 모티브로 구성됐다.

실제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던 어머니를 지켜보던

저자가 집에 들렸다 우연히 발견한

아버지의 일기장 5권을 읽게 된 후

느낀 바가 있어 쓰게 됐다는 이 소설.

저자 어머니의 평소 간병모습은

부모님이 젊었던 예전 시절부터

현재의 이별을 준비하는 시간까지

하나의 띄처럼 연속성으로 다가오며,

원래 기획했던 스토리가 가진 방향을 틀어

부모님의 실제 스토리에 상상을 더해

이 작품을 만들어 냈다고 전한다.


스토리 속 진태, 진수, 해민은 3남매다.

그들이 매우 의좋은 남매지간이라고 

보이는 부분은 없다.

오히려 서로의 고통에도 무관심하고

죽어도 상관없을 정도의 거리감도 있던 사이.

매우 시니컬하게 세상을 보는 첫째 진태,

양심과 그 동반자 게으름이 천성이 된 착한 둘째 진수,

자신의 성정체성을 레즈비언이라 공헌하는 웹툰작가 막내 해민까지,

이들 3남매는 아버지의 장례식 바로 전

실연의 충격에 한강다리에서 

투신시도를 하다 미수에 그쳐버린

진수를 진태가 부모님 집까지 데려오게 되면서

집에 있던 막내 해민까지 다 모이는 장면으로

셋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게 

이들의 첫 3자 대면으로 등장한다.

그러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고

아버지의 유품 중 아랑훼즈 협주곡을 틀어놓고 

우연히 발견한 시바스리갈의 술기운에 빠져

3남매 모두 스르륵 잠에 빠져 들었다가,

납득 안되고 불안하게 만드는 

일정기간만 반복되는 시간 루프에 빠지고 만다.

2010년 8월 5일부터 2010년 8월 22일까지만 반복되는 세상 속으로.


이 짧은 순간의 반복동안 

이들은 드라마틱한 변화를 

꿈꾸거나 꾀하진 않는다.

그냥 믿기 힘든 사실에 혼란스러워 하고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에 괴로움을 반복한다.

중요한 변화도 일어나긴 하지만 

결국 모두 비슷한 상황으로 끝나버리는 시간의 반복들.


그러다 셋은 생각한다.

이게 아버지가 만든 반복되는 세상일지 모른다는.

아버지가 겪은 무던히도 힘들었던

20대 시절 속 고통을 들여다 보기 시작하면서.


아버지가 해병대 시절 펜팔로 열열히 사랑했던

에이미란 여자와의 사랑얘기에 남매들은 꽂힌다.

만약 이 시간반복에 이유가 있다면

분명 이 이야기에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촉으로

그들은 아버지의 연애담에 집중한다.

반복되는 임종 때마다 아버지가 되뇌이는 이름.

의사가 먼저 그 '에이미'라는 사람이 누군지

남매들에게 언질은 줬지만.


3명의 자식들이 반복된 시간에 갇혀

결국은 기적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 쯤으로 

스토리라인을 상상해 볼 수도 있을 얘기 같지만,

책을 이끌어 나가는 건

아버지의 과거를 쫓아가며 알게 되는

아버지의 실제 과거 속 모습과

자신들이 자라며 각자 인식해 왔던

아버지 모습간의 간극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 간극을 매꾸지 못하고 떠나 버릴지도 모를 아버지를 두고

남매들 각자가 그 빈틈을 매꿔가는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고.


책의 말미쯤에 가선,

아버지가 남긴 일기장 속에 묘사된

옛날 아버지 모습과 같은 누군가를 

그 장소 근처에서 본 듯하다는 얘기를 

남매들이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빗속에서 에미미를 기다리며

단성사 앞에서 마음 졸이던 그 옛날 아버지가

현실에 등장해 종로 거리를 떠돌고 있다는 느낌으로.

책에선 그 사실을 더이상은 확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게 가능한 시간반복의 상상 속에서

이 확인되지 않은 존재의 등장은

삶과 죽음 모두가 되풀이 되는 줄거리 안에서라면

의식없이 누워있던 임종을 앞둔 아버지가

실제 젊은 모습으로 어딘가에선 실제로

자신이 애타했던 그 시절 그 모습으로

떠돌고 있는 것도 필히 가능할지 모른다는 

착각인지 실제인지 확인 안될 

가능성 하나를 독자들에게 던지는 듯도 했다.


이 출판사에서 나온 

'후려치는 인생'을 먼저 매우 재밌게 읽었었는데 

이번 책 또한 실망하지 않고 끝까지 잘 읽을 수 있었고,

말미쯤 부터는 몇번 눈물이 맺히게 만들던

재연과정 속 이별이 임박한 아버지와 남매들의 모습도

글을 마무리하며 새삼 떠오른다.

무의미한 재미나 감동쪽의 소설이라기 보다는

묘한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스토리를 품고있다고 봐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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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벽 - 노화를 늦추고 긍정적으로 지내기 위한 뇌의 올바른 사용법
와다 히데키 지음, 허영주 옮김, 김철중 감수 / 지상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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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 노인성 우울증, 

이 2가지로 책내용을 양분하여

골고루 다루고 있는 편인데,

어렵지 않고 부드러운 진행에

심각하지 않게 모두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사실, 치매가 더 주된 내용이지만

노인성 우울증에 관한 내용이

더 현실적이고 개선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라

읽는 내내 관심이 더 갔었는데,

그건 읽는 사람의 사정에 따라

그 관심분야는 다를 수 있겠다.


치매.


저자는 이 책에서 강조하는 부분이 많이는 없는데

흔히 알고 있는 치매에 관한 상식 중

중요부분들에 허구가 많음은 굉장히 강하게 되집는 편이다.


길을 잃고 헤매는 모습,

매일 밥달라며 화내는 모습,

자신의 배설물로 집을 더럽히는 모습 등,

영화나 TV 등을 통해서 본 

이런 모습들은 대부분 허구라 전한다.

이렇게 방송 등을 통해 자연스레 습득된 

치매에 관한 매우 부정적이고 강한 이미지로

이 병을 그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임은

치매란 병에 앞서 분명 우려될 상황이긴 하다.


일단 책에서는,

위에서 말한 보통사람들의 상식들은 

모두 틀렸음을 강하게 되집어가며,

치매가 걸리면 오히려 바깥활동을 자제하게 되고

스스로 집에 쳐박혀있는 경우가 많고 염려되게 되지

자꾸 집밖으로 뛰쳐나가 행방불명 될 소지는 매우 적으며,

화를 내는 경우 또한 매우 적은 경우의 수에 속하는 증세로

이런 증세가 있다면 치매가 다른 정신병적 요소를

자극한 것에 가깝지 치매자체의 병증은 아니라 설명한다.

게다가 보통의 치매는 오히려 평소 화가 많던 사람도

점차 착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온화하단 느낌 쪽으로

성격변화를 거치게 되니 대부분이 얌전한 상태로 

유지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고 한다.


내가 실제 목격한 사연이면서

들었을 당시에도 마음 아팠던 일이기도 한데,

예전 아버지와 우연히 친해진 분이 

가끔 우리 집으로 놀러 오신 적이 있었다.

그럴 땐 본인 외출시 차에 

항상 부인을 대동하고 다녔는데,

당시 젊은 나이임에도 그 부인분이 치매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가끔 놀러오면 집안끼리 친한 사이가 아니어서인지

밖에서 아버지와 몇시간을 보내다 가시곤 했던 사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가 그 치매걸린 부인이

불쌍하다는 말을 불쑥 꺼낸 날이 있었다.

자신과 그  남편이 몇시간 이야기하다 왔는데

차안에 홀로 있던 부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는 것.

아버지는 남인데도 순간 매우 걱정되면 놀랐다고 하시면서

이 사건 이전에도 항상 같이는 다니는데

남편이 놀다올 동안 차안에 갇혀있는 경우가 많아 

기다려야만 하는 그 부인도 안됐다는 말을 자주하셨던 기억도 

이 책으로 당시를 떠올리니 덩달아 기억이 났다.


땀을 흠뻑쏟은 그 날은 여름의 차안이었기에 

찜통같은 공기 안에서 사우나를 하듯 고생안 그 부인분이

돌아온 두 사람에게 측은하게 발견된 날이 되었다.

오래된 일인데 이 책을 읽다가

배회하거나 화내지 않는게 오히려 치매의 주 증상임을 들으며

불현듯 잊혀졌던 그 치매걸린 여자분의 상황이 떠올려졌다.

항상 그 치매걸린 부인을 아버지가 말할 때

참 곱고 얌전하고 차 옆자리에 잘 따라다닌다고 했던 말 까지도. 

그 분은 잘 사시다 돌아가셨을까?

아님 아직 살아계신 분일까?


책을 읽으면 치매란 병은

본인에겐 망각의 행복을,

부양가족에겐 두려움의 엄습처럼 느껴진다.

오히려 치매는 본인은 그 사실을 잊고

가족들이 그 병을 인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의사인 저자는

치매환자에겐 누구보다 배려와 따뜻함이 요구됨을 강조한다.

채근이나 속상함, 질책 등은 독이 될 수 있다면서.

어쩌면 치매를 떠나 모든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가장 우선시 되야하는 태도일지도 모르겠다.


노인성 우울증은 사전정보 차원으로 접하면 좋은 내용이다.

우선, 치매와 같은 난치성이 아닌데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운이 좋으면 2주만에도 

좋아지는 케이스를 봤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치매는 치매대로 우울증은 우울증대로

반드시 주위에 있는 사람의 증상 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단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노인성 우울증의 무서운 점은

생활반경이 줄어들면서

허리와 다리의 근육이 줄어들어

마음이 아닌 심각한 몸의 질병을 유발시킨다데 있다.

젊어도 몇주면 건강한 근육도 사라지는데

하물며 노인의 근육이야 오죽하랴.


우울증은 충분히 약과 조기발견 그리고 가족의 관심으로

상당한 치유과정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병이니,

환자 본인만의 힘과 계기로 자가치유를 꿈꾸기 보다는

해당되는 가족들에게 관심과 행동의 

발판이 됐으면 좋을 내용이라 보인다.


어려운 내용도 없고 즐거운 내용도 없지만

읽으면서 왠지 모를 편안한 기분을 느꼈다.

병을 위한 배려, 치유를 위한 협동 등,

이런 책속에서의 권고 사항같은 이야기들 모두는

병을 떠나 화목한 가족을 이룰 수 있는 구심점 같기도 했고,

이 책을 보고 그리 해 볼 수 있는 가족이라면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는 

서로의 존재일 수 있겠다란 생각도 들었다.


생로병사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으니

노년만을 위한 책이 아닌

모두를 위한 책이라 생각하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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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 괴물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하드코어 심리학
야오야오 지음, 권소현 옮김 / 더페이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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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적인 요소가 담긴 심리학 서적이다.

책제목만으로 프로파일링 같은 느낌이라 속단하면 안되고

저자 본인의 흥미나 주관적인 요소도 강하고

그에 맞는 범죄 사례들의 실사례들도 굉장히 많은

특이하면서 강한 느낌을 주는 내용들을 담았다.

심리학을 다룬 일반대중적 책들을 많이 읽어봤지만

이 책만큼 오컬트적이고 저자 개인의 관심사가

많이 반영된 책은 처음인 듯 싶다.


일단, 굉장히 많은 살인사건에 대한 사례가 담겼다는 점도 특이했고

이렇게 많은 세계 도처의 강력범죄 사례들을

이만큼 자세히 수집했다는 것도 놀라웠다.

책을 위한 수집된 사례들인지 

저자 본인의 오컬트적인 흥미가 이를 이끌었는지

독자로써 자세히는 모르지만

어쩌면 왠만한 강력범죄를 다룬 책들보다

훨씬 많은 범죄사례들이 실려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악의 본성을 느낄 수 있을만한

인간이 저지른 죄악과 범죄를 나열해 가면서

심리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내용들을

각 챕터들의 주제들마다 예시와 함께 담았지만,

만일 이 책에 담긴 각 주제들로 나뉜

모든 이런 사례들을 모아 순서없이 읽어나간다 해도 

거의 주제없이 읽어도 구분이 무의미하고 유사할 정도로

특정 주제와 특정 심리에 관해서라 한정짓기 모호한

범죄사례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범죄자로 커나가고 안 커나가는 

개인차에 관해 발달 심리학 측면에서도 다루는게 있고,

책 속에서 2번에 걸쳐서는

뇌의 구조나 역할을 다룬 점도 특이하다.


인간이 악해져 가는 과정을 되집어 보거나 

인성이 본래 악한 면이 있어서

불리한 심리적인 문제까지 안게 되면서

자연적으로 악인이 된 경우를 말하 부분도 있지만,

결국은 한 인간이 악하게 변화된 그 자체 보다는

왜 누군가는 악의적인 행동이 가능해지고

왜 누구는 선하게 사는지에 관해

프로파일링처럼 인간 본연의 차이점 마냥 

악의 발현 이유를 좀더 구체화 해보고자 하는 것에

저자의 많은 필력이 할애 된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이론적인 전개보다는

앞서 말한 여러 연쇄살인 등의 예를 많이 들려주면서

수많은 악한 인성들의 소유자들이

어떤 일을 저지르며 살았는지

저자가 수집한 범세계적으로 나열한

여러 케이스의 사건들은 일반적인 책들의 분량을 넘어선다.


책내용이 진행되면서 자세히 다루기도 했지만

저자 스스로 최종적으로 범죄자가 안 된 

일반사람들의 이유들을 굉장히 크게 간추려 알려준다.

범죄 원인에 대한 탐구결과라는 명칭으로

누군가는 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가에 대한 이유를

크게 9가지의 이유로 최종 설명했다.


1.범죄자의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2.감각이 둔하지 않아서

3.원시상태로 돌아가지 않아서

4.뇌의 브레이크가 가속페달보다 크고, 각성수준도 정상이라

5.범죄를 일으키는 욕구가 진압되서

6.몰 개성화가 되지 않아서

7.성장단계별로 무난하게 지나와서

8.미치지 않아서

9.부모가 정상이라서


원시상태로 돌아가지 않아서라던가,

성장단계별 적정한 발달단계를 거쳐서 등은

쉽게 와닿을 만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범죄자의 외모를 가지고 있냐 아니냐는

어쩌면 결론내리기 쉽지 않을 단언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컬트적인 요소에 관심이 있으면서

심리학으로 박사과정까지 밟은 저자이기에

일반적인 심리학 정리들과는

사뭇 다른 괴리감을 보이는 것도 사실같다.


만일, 많은 범죄사례들을

속얘기까지 들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이 책은 심리학 책이기에 앞서

매우 관심을 끄는 사례집처럼 쓰일 수도 있을거고,

이 책으로 3부작을 냈다는 저자이기에

그 3부작의 완성을 읽는 의미에서

이 책을 읽는 것까지 중요해질 수도 있겠지만,

취향면에선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이론정리 측면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겠다.


앞서 말한것처럼 오컬트적인 요소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를 가지고 읽을만한 정리들이 많은 책이고,

단순히 범죄심리학이나 프로파일링 스타일을 상상했다면

많이 다른 내용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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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 상속 최고의 수업 - 아는 만큼 돈 버는 40가지
유찬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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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법은 세무사도 헷갈린다고 하는데

8단계 누진세율이 뭔지 

상증법이 상속증여의 줄임말인지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읽어야 했다면 

이 책은 암호해독 수준이 될 수도 있겠다.


상속보다는 증여에 포커스가 집중된 책이다.

상속이나 증여 모두 결국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돈이기에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은 성격은 유사하다.

저자는 이 책이 필요한 이유를 스스로 설명해 놨는데 

그 부분이 세법지식만큼 울림이 있다고 생각한다.


받아들인 의미로써 정리하자면,


'이 시대 자신의 돈으로만 살아내기엔 역부족인 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다시 한번 가로막는게 상속과 증여시

부담해야 하는 세금관련 부담이라 생각한다.

이를 줄이기 위한 세금절약이 절세일지 탈세일지 의도를 떠나

일생 몇번 없는 그리고 각자의 경제능력에 한계가 있는 세상에서

상속과 증여에 관한 현명한 대처는 누가 욕할 꺼리는 아닐 수 있다...'


정말 읽고 느낌을 정리한 날것의 요약이지만

누군가의 세금을 계산해 주고

그 상황과 대상들을 오래 바라봐 온 현직 세무사의

상속세와 증여세를 대하는 현실적인 시선이 녹아있어

본문을 읽기 전 책에 대한 믿음이 많이 생겨났던 서문이었다.


책은 많은 사례로 되어 있기에

자신의 경우와 관심분야로 읽는나가는 게 가장 좋은 거 같다.

유류분이란 단어도 이젠 많이 알려진 용어가 됐지만

이 책에서 그 의미와 필요성 또는 

악용됨을 다시 언급해보며 읽어보니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일단, 유류분이란 

주는 사람이 아닌

받는 사람을 지켜주는 제도라 본다.

미운 자식이라 안주고 

나쁜 자식이라 안주는 걸 막는

피상속인 재산과 관련된

최소한의 상속인 보호 장치다.

위 설명 안에선,

가장 보편적인 부모 자식간이 예가 됐지만

구하라법으로까지 발전된 그 사연 또한

유류분이 만들어 낸 비극임을 이해해 볼 필요는 있다.

줄 수 없어야 하지만 줘야하는 처지에 관해.


또, 현금부분 증여와 상속도 흥미롭다.

이 부분에선 매우 생경한 단어 하나가 등장하는데,


'금융정보분석원'


말 그대로 금융거래를 분석하는 업무를 하는 기관으로

금감원이나 국세청이 많이 알려진 것에 반해 생경했다.

1~2년 사이 벌어진 입출금, 

출처가 불분명해진 현금 및 사라진 현금까지 추적하며

그 사유를 증명하지 못할 시 불이익을 입게 해주는 기관.

여기에 또하나 중요 역할은 'AI'다.

사실 금융거래 조사까지 AI의 몫이 많이 늘어난진 몰랐는데

특히 이 부분에 AI의 역할이 소개되면서

앞으로도 비중이 늘어날 것이란 부분에 있어,

세금추적에 까지 이렇게 AI가 활용되고 있음이 놀라웠고,

숨긴다는 건 발견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조건이 되었구나란 

단순한 상호간의 역량차이부터 이해해보게 되는 챕터였다.


책의 후반부엔 상당량이 법인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예전 TV 시사기획프로에서 

종로3가의 유명한 부지가 한 연예인 소유이며

매우 유명한 영화배우 커플가족은

직계가 모두 등재된 법인을 설립해 

재산을 관리한다는 얘기를 다룬 적이 있었다.

그런 식의 법인을 이용한 절세 노하우가 있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일반인들마저도 법인을 크게 활용하려 함이 놀라웠다.

어느 정도의 금액이 되거나 해서가 아닌

절세의 도구로써 일반인들마저 법인 고려니까 말이다.

즉, 세금을 위해 법으로 만들어진 인간의 탄생이니까.


10년에 현금 5000만원까지는 비과세로 가족간 증여가 가능한데

이 부분까지도 무신고가산세와 과소신고가산세의

성립여부를 따져보는 걸 보면서는

사람 사는 세상이 이렇구나를 다른 면에서 실감한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살아가고 싶지만

어딘가에서 시간이 흐르고 있는 느낌이랄까.

일정기간, 제척기간을 따지려는 자와 

제척기간을 넘어서려는 자들간의 싸움이기도 하고.

이 부분에선 무신고 가산세가 10년이 됐을 경우

거의 원금 전부가 가산세로 탕진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간단하지만 어마무시한 수식으로 보면서,

결국 무신고니 받고자 하는 쪽에서도

경고나 알림이 발송될 경우도 못될테니,

막상 최종적으로 내야 할 상황이 닥친다면 

매우 난처하고 누굴 탓하기도 뭐한 상황이겠단 상상이 됐다.

몰라서 못내도 결국은 무신고는 맞으니 말이다.


생각보다 재밌게 읽을 부분이 많다.

가족과 관련된 거의 모든 세금 질문이 다 들어 있기에.

절세와 면세를 위해서라면

부부간의 이혼도 하나의 전략으로써 돌아보는 코너도 있고,

나이 많으신 부모님 중 홀로 남은 한분이

다시 상속세를 내는게 자식에게 부담이 될까

본인이 건너뛰고 자식에게 가는 경우를 생각할 때

오히려 어떤 불이익이 기다릴 수 있는지를 따져보며,

만일 부무님이 연속 돌아가셨을 때

10년마다 일정부분 감소하지만

순차적으로 중간생략없이 상속세를 처리했을 때 보다

국가에서 어떤 배려를 하고 있고

무엇을 고려해 상속세가 계산되어 지는지를

국가와 개인간의 이해관계 하에 보노라면,

이미 비슷한 세상사를 경험하고 있는 모두를 향해

법에 관한한 모든 건 상식에 맞게

일정수준 정해져 있구나도 새삼 경험해 본다.


미리 읽는다고 생각말고

한번 이런 세상도 있구나 경험하는 기분으로 읽어봐도 좋겠고,

접해보면 분명 저마다 남을게 있을 책이라 본다.

상속 및 증여에 관해 매우 잘 정리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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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 - 삶을 소진시키는 습관에서 탈출하는 법
그램 데이비 지음, 정신아 옮김 / 세이지(世利知)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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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백과사전식으로 다루려 노력한 책이다.

특정 불안을 파고들듯이 다룬 책이라기 보단

이유없이 불안해 하고 걱정을 키우는 습관을 지닌

불특정 불안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 

좀더 집중하고 들여다보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걱정을 근본적으로 다루는 책이지만

결국 그 정서의 바탕으로 불안을 우선적으로 꼽는다.

그렇기에 불안한 사람으로 크는 

아주 오래전 환경까지도 들여다 보는데,

이 부분에선 존 볼비의 애착이론을 소개하면서

양육환경이 줄 수 있는 불안의 이유를 살펴보는 동시에,

결론으로써 누구나 완벽한 양육환경은 없다는

그 점에 대해, 불행했던 양육환경의 이유는

예기치 않았을 부모 자식 관계의 운명같은 맺어짐으로써

탓할 꺼리로만 여겨선 안된다며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애착부분의 내용 중에 보통의 책들과는

약간 다르게 소개한 부분도 있었다.

보통은 불안정 애착과 회피형 애착을 기본으로 다루는데,

이 책에선 위와 같은 사항들에 추가해

역기능 가정과 가족관계 속 밀착까지 다뤘다.

역기는 가정은 말 그대로 

부모와 자식의 역할이 바뀐 것으로

어릴 적부터 집안에 벌어질지 모를 만일의 사건들을 걱정하면서

어른처럼 지념하고 대처하는 생활이 익숙해져버려

성인이 되서도 일정수준 이상의 불안을 안고 사는 

강박성향의 걱정과 불안습관을 보여준다고 보았고,

밀착에 관해서는 보편적인 대중 심리학 서적에선 

더 잘 안 다루는 내용이기도 한데,

부모의 성공과 기쁨이 자식 스스로 본인의 것처럼 느껴져

그런 태도나 삶에 대한 대리인처럼의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게 되며

오히려 그걸 버거워 하기 보다는 타인의 요구에 민감함이 

자신의 욕구보다 우선시 하는게 당연하고 

때론 그런 상황을 자초하는 태도로 일관된 삶을 살아가기에

그것으로 본인의 인생이 무거워진다는 게 문제였다.

이런 성향의 경우, 누군가의 요청에 앞서 타인의 고민을 덜어주려 하고

타인의 감정에 민감한 태도를 취하며 읽는듯 추측하는게 익숙해져

안 껴안아도 될 타인의 여러 고민들과 걱정들을

자신의 것인냥 끌어안는 모습에서 비극이 느껴진다고 보였다.


앞서 말했지만, 이런 애착과 관련된 불안을 다룸에 있어서도

결코 부모의 미성숙과 책임을 논하는 것으로 

애착문제의 원인을 전가하거나 찾는데 주목하진 않았다.

오히려, 분명 불운한 관계의 시작이었던 건 맞겠으나

부모 스스로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고

그 부모 또한 살아온 환경에 문제가 있었기에

자연스레 그 자손에게까지 잉태된 문제들로 보인다면,

아랫 세대로 이어진 불안이나 과한 걱정같은 심리적 문제들은

결코 부모를 원망하거나 거기서 이유를 찾는 것에

집중되어서 만은 안 될것이라는 우려를 매우 강하게 적고 있다.


책은 불안을 없애는 방법면에 지면을 할애하려 한 바가 크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안으로 고통받는 누군가가

반드시 걱정에 무뎌져야 함이 동반될텐데

종이에 자신의 고민습관과 내용을 적어내려가는 훈련이 

참 많이 활용될 수 있구나란 장면들이 많았다.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사고방식을 바꿔감에 있어 

180도가 아닌 90도 정도만 바꿔도 충분하다는

완벽이 아닌 완곡의 수정방식이 불안을 줄이는데 추천되었기에

불안으로부터 완벽한 탈출만을 꿈꾸지 말고

정도를 낮추며 중간만 가자는 식을 우선 추천하고 있다.


적어보는 훈련은 여러모로 요긴해 보여

대강의 예를 한번 들어보겠다.


우선, 하나의 주제를 고른다.

그리고 그 주제에 관해 계속 문답식 걱정을 적어간다.

예를 들어, 집을 떠난다면 어떨거 같냐로 시작했다면,

집을 떠나 외롭겠죠라 재차 질문한다 치자.

외로우면 어떤데요라 재차 묻고

외로우면 힘들거 같네요 라고 답을 했다면,

힘들면 어떤데요라고 다시 스스로에게 물어가며

그 밑에 질문을 양산해가며 또 묻고 묻는 단계적 질문의 연속.

그러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 멈추게 되냐도 

계속 적어가다 보면 스스로 체크해 보게 되고,

그렇게 하나하나 늘려가면서 적어나간 질문의 갯수도 

최종 몇개인지 체크해 보면서 만약에 

12개 정도를 넘어섰다면 본인은 

걱정하는 습관이 있음을 자각해 볼 수 

생각구조라 봐야한다고 설명해 주고있다.


걱정은 불특정과 특정이 있다.

그냥 막연한 불특정 불안과 

고민 할만한 주제에나 사건발생에 대한 

구체적인 불안이 존재한다.

이 책은 막연한 불안습관에 많이 주목했지만

읽으면서 불안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고

그 방향대로라도 정리해나가다 보면

불안에 대한 각자의 인식변화와 지식적인 대처법들이

어떤 식으로든 필요한 사람들에겐 도움을 주리라 생각됐다.

가볍게 읽을만하고 친절한 내용으로 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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