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 기분에 지지 않고 삶의 통제력을 되찾는 몸 중심 심리연습
미셸 블룸 지음, 동현민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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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추구하는 방향은 몸을 일깨워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다.

그 방법은 소메틱으로써 얼핏 들을 땐

요가나 명상, 마인드풀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불안과 공포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있다.

넘쳐나는 심리학책들 중에서 내용면으로만 보면

이 책의 완성도는 매우 높은 축에 속한다.

근데 책 제목만의 느낌상으로만 보면 

너무 단순한 책 같이 보인다, 그게 아쉽다.

그러니, 직접 읽으며 판단해보지 않는다면

익숙한 불안이란 소재를 다룸에도 

왜 다른 느낌을 주는지 알순 없을 것이다.

단순히 이 책의 성격만을 간단히 답해야 될 땐

앞서 말한 것처럼 소메틱 관련 책이라고 설명될 테지만,

이 책만의 진짜 가치는, 

심리적 부분에 설명된 암묵기억과

신체의 각성과 노력의 콜라보에 있기도 하다.


암묵기억.


암묵적이란 말을 알고 암묵지라는 용어도 알고 있다면

암묵기억에 대한 느낌은 더 잘 와닿을 것 같다.

저자는 개인별로 스스로는 기억을 못하지만 

현재의 불안이 있다면 그건 일종의 고통이고 공포로 보며,

당장의 눈에 보이는 불안을 안겨줬다 생각하는 그 현상이 아닌 

사람마다 이전에 겪은 일들로 인해 

외부자극을 해석하는 본인만의 패턴이 존재케 하는

암묵기억이란 존재에 주목하는 바가 크다.


책에 실린 예를 들어 저자의 논리전개를 따라가 보겠다.


한 주부가 있다.

전업주부이기 이전에 직업을 가졌던 사람으로써

현재는 집안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으나

왠지 현생활을 힘들게 하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이 여자의 암묵기억을 찾아가는 작업은 시작됐고

당사자와 같이 저자가 그 여정에 동참한다.

그렇다면 암묵기억이란 무의식과도 같지 않은지

의문을 가질 법 한데 비슷한 듯 둘은 다른게 있다.

무의식은 그저 의식자체에 숨어있는 무언가가

자신의 현재에 작용하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면,

암묵기억은 몸에 흔적을 남긴 흉터와 같이 취급된다.

꼭 어릴 때라고만 단정할 수도 없다.

어떤 사고패턴을 만든 내면의 흉터는 

무의식과 같은 무형이 아닌 존재가 분명하게 인지된다.


사람마다 특유의 사고방식과 정서와 당시의 환경이 결합돼,

만일 어릴적 아이로써의 기억저장이 암묵기억을 만들었다면

어른이 된 지금의 시점에선 그렇게 판단되지 않을 만한 일에도

당시의 어린감성으로 간직한 기억과 판단이

어른이 된 자신에게 판단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사례 속 여성의 경우,

직장을 다니지 않고 전적으로 남편에게 의지하된 이후

양심상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방식의 생각에 암묵기억이 큰 역할을 했다.


그녀는 어릴 적 책임감이 주어지길 원했고

뭔가를 부양자에게 받은 만큼 

본인도 댓가를 지불하고자 하는 

순수하며 여린 마음을 가졌었다.

자신은 어렸기에 받을 수 있는 처지라 생각하며 

스스로 편하게 생각할 수 있는 정서적 환경이 안 됐었다.

어렀지만 그녀 자신에게도 양육자에게

자신도 뭐라도 해줄수 있는게 있기를 바랬다.

뭐라도 시켜만 준다면 하고자하는 어린 아이.

자신을 억누르는 미안함은 그래야 상쇄될거란 무의식적 바램이 있었다.


과연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자랐을 때

왜 현재 불안과 연결된다는 것일까?


그건, 현재 남편에게 경제력을 의탁한 채 살아가고 있는 자신에게

현재의 생활 자체가 어릴 적 그때와 비슷한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것.

누군가 너도 밥값을 하라고 강요한 바 없지만

타고난 성정과 어렸을 때 각인된 스스로 정한 바람직한 모습들은

현재 자신의 일도 완벽하게 해내야 성에 차는 완벽주의적인 모습까지 더해져

자기 몫을 해내는 건 당연한 것이며,

주는게 아닌 받는게 불편했던 어린 그때처럼

지금 본인의 처지를 매우 미안하고 불편하게만 받아들이기에,

본인도 모르게 어린시절 그때의 눈으로 현재를 재단하고

그런 미안함은 불안으로 드러나 해소되지 않는 외양을 띄게 되었던 것.


사실, 책에선 훨씬 한편의 소설처럼 극적인 느낌까지 들 정도로

깊고 섬세하게 내담자의 사연들을 터치하고 있다.

많은 심리학책을 읽어왔음에도 이런 느낌의 접근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번역서임에도 이런 느낌을 나게 하는 건

원문을 한글처럼 잘 번역한 번역자의 능력도 가미됐다고 본다.


결국 불안은 일종의 고통이자 공포였다.

불안은 모두가 살아가면서 다 느낄만한 것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그걸 고통과 공포란 말로 들여다보면 매우 다른 느낌을 준다.

저마다의 해석으로 일종의 공포나 고통이

불안으로 표출된다고 저자는 보고,

이를 위한 최선의 해결방법은 몸을 통한 각성이라 일깨워주려 한다.

자신 스스로 몸의 감각을 구석구석 되돌아보고

반사적인 숨쉬기가 아닌 인식되는 숨쉬기를 하며 

그렇게 내면을 되돌아보며 가만히 자신을 응시할 때 

알아서 본인 스스로가 답을 보여주는 시퀀스.


굉장히 잘 쓴 책이다.

특히, 몸을 통한 본격적인 치유로 들어가기 전의

처한 상황들에 관한 해석 부분들은 특히 더 뛰어났다.

정신적인 부분과 몸의 융합적인 치유과정을 꿈꾸기에

제대로만 접근해 간다면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

자신을 발견할 길을 분명히 보여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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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려치는 안녕
전우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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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참 재밌는 소설을 만났다.

교훈도 있고.

여운도 있는.


교회의 부조리를 밝히는 스토리인가도 싶다가 한편으론

이중성을 가진 목사와 기독교인이 되길 거부한 웃픈 초능력자 간의

엎치락 뒷치락 펼치는 영화 대본같은 요소를 숨긴 

환타지 소설인가도 싶었다.

그러다 펼쳐놓은 얘기들이 마무리로 접어 들때 쯤

예전 소설 '향수'에서 읽었던 장면과 비슷한 플롯 등장해

대중이 미쳐돌아가는 장면이 비현실적으로 끼어들면서

다시 이게 무슨 장치인가 싶었다가 

이내 냉정하게 마무리짓는 작가의 균형감있는 마무리에서 

확실히 잘쓴 소설임을 반복하며 읽어갔던거 같다.


진실을 부르는 따귀란 묘한 초능력을 가진 자,

어릴 적 자신을 낳고 산후휴유증처럼 돌아가신 모친 탓에

아버지에게 모진 구박과 천대를 받으며 자라던 손병삼.

그가 스토리의 중심이고 초능력자다.

구체적으로 그 초능력이란 

그에게 세차게 뺨을 맞으면 맞은 사람은 

순식간에 가면을 벗고 회개모드에 빠진다는 것.

눈물을 흘리며 동시에 자신의 모든 잘못을 읊조리게 된다.

보통 어떤 식으로든 초능력이 있다면 

현실에선 그 능력을 쓰고 싶어질 수 있을텐데

주인공 병삼은 자신의 초능력으로 살아가진 않는다.

단순한 성격이고 고민이 적으며

자신만의 공간을 좋아해 택기기사로 운전석을 택했던 그.

구수한 사투리를 써가며 독립적인 생활을 즐긴다.

그러다, 마음에 내키면 모르는 사람에게 한번씩 손을 휘둘러

정리 불가능할 주변의 불란들을 종식시킨다. 

그냥 지나가는 행인처럼 굴다가 말이다.


그 능력으로 인연이 된 2명의 사회친구들이 있다.

한명은 진짜 학교 친구였던 정일심.

또한명은 정의로운듯 사기치던 여자 트레이너 보라.

이 2명은 다 각자 개인사 자체도

책의 배경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면서,

결론에 이르러선 병삼이 중심으로 해결되기 어려워진

복잡하던 논란들도 하나둘 제자리를 찾게 크게 돕는다.


어쨌든, 초능력을 가진 병삼은 참 특이한 인물이다.

돈에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유자적하고

악의없는 선의가 때론 악의처럼 보여 

어이없는 웃음도 유발하는 독특한 캐릭터니까.

정의의 사도가 되겠다고 굳이 마음먹지도 않으며

남의 불행에 크게 동요되지도 않는 보통의 딱 우리다.

그러나 나설 줄도 아는 인물이란게

내가 읽고 있는 책이 가상의 소설임을 또 일깨워 주고.

소설 속에서 어쩌면 가장 선악구분이 모호한 인물일 수 있다.

어쩌다 그런 스스로 주변만 맴돌던 그가 중심이 되어가고

사소한 악처럼도 보이던 그가 선으로 비춰져 가는건

단순한 그의 성격이 한몫했다고 본다.

당하더라도 정신을 크게 차리지도 않고 앙심을 품지 않는 그,

선한 이들의 호의를 받더라도 크게 고마워 않는 그.

그만이 그려갈 수 있는 스토리 자체일지도.

그냥 자신의 천성으로 살아갈 뿐

그냥저냥 흘러가는데 어쩌다보니 점점 정의로워 보인다.


50 언저리인 그가 의사결정에 좌충우돌하고 

아이같은 의사결정을 보였기에,

진정한 부처의 모습은 동자승에게서 찾을 수 있다는 말처럼

천진무구함에 약간의 세상때 몇방울을 묻친

그의 모습과 결정 안에서 독자는 그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분명 저자가 의도한 바이겠지만.


다른 2명의 인물도 짧게 소개해본다.


정일심.

절에 버려진 아이로써 영험한 지네를 먹고 살아나

소림무술을 익히고 조직폭력배가 됐다가

교회의 분위기에 정을 느끼고 목사가 된 인물.

쓰면서도 참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영화같은 삶처럼 살아간 또하나의 소설속의 주요인물이다.

어찌보면 가장 많고 다사다난한 불행을 겪은 사람은

정일심이 최고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가장 마지막까지

소설의 스토리를 이끌 수 있는 자격이 

그에게 주어졌는지 모르겠고.


보라는

태권도 4단 실력의 반 사기꾼 같은 인물인데

병삼 때문에 타의로 개과천선하여

그들의 그룹에 끼게 되 조연같아 보였지만

결국 이 소설을 끝을 맺는 인물은

결정적으로 보라였기도 했다.


소설 스토리의 2/3까진

병삼의 초능력이 어떻게 큰 역할을 할지

크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그저 재미를 쫓으며 읽을 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당하는 쪽이 계속 밀리는 묘한 스토리로 인해

재미는 점점 의구심으로 바뀌다

결국 종잡을 수 없는 스토리구조는 깨끗이 마무리 되어간다.


일단 재밌고 특이한 건 책에 대사체가 없다.

따옴표도 그 흔한 등장인물별 줄구분도 없다.

저자의 친필원고 초고를 먼저 읽는 기분으로 읽어도 좋을 듯 싶은.

그냥 소재만 보고 어떨 것이다 예측하지 말고

저자가 공들여 펼쳐놓은 재밌는 한국식 판타지를 느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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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공주의 불안강박은 극복된다
꼴통공주(박현진)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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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가 화사하다.

하얀 여백이 있어서 좋고.

이런것 까지 저자가 관여했으리라 보진 않지만,

불안과 초조로 비롯된 강박과 공황을 겪은 

본인의 치유과정을 엮어 책으로 냈기에, 

변화를 위한 변화를 위해 가장 필요했을 듯한 

생각의 비움이 책표지의 부드러운 그림과 오버랩 되어,

저자의 머리속에서도 이와 같은 하얀 공간들과

필요했을 생각의 여백이 만들어 졌으리란 추측을,

독자로써 책표지와 주인공의 상황을 결부시켜

이런 상상도 해보게 됐던거 같다. 


불안극복의 과정이 매우 상세한 편이지만

왜 불안이 생겼는지 그 실질적인 사건에 대해선 

악화되어 간 과정설명 만큼 상세하진 않았다.


이에 대해선 본인이 밝혔지만,

실제사실이나 묘사 그 자체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게 

맞지 않다고 생각한 바도 있는거 같고,

무엇보다 좋지않은 얘기나 상상을

너무 정확하게 묘사해 싣는게 안좋을거 같단 판단을 했단다.

어느 정도 이런 판단이 이해되는 이유는

'공격적 강박'이 당시 오랫동안 고통을 줬던 주된 증상인데

그 공격적 강박이란게 상상의 내용을 뜻하는 것으로,

주위사람 등을 향해 이유없는 공격적인 상상을

강박적으로 반복했던 것이라 설명하면서,

그 상상을 구체적으로 글로 옮겼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 할만한 정도의 상상이라

내용 자체는 비공개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상상의 내용부분들은 제외하고

좀더 이런 개인적인 극복기에서 듣고 싶었던 건,

왜 그 정도의 불안과 강박 및 

계속 묻어뒀을 법한 본인도 희미했던 무의식을 

아딴 계기나 사건으로 의식하게 됐는지에 대한 

저자만의 스토리일 수 있었는데 그게 적었다.

아마 그런 내용들이 좀더 오픈됐다면

독자로써 저자와 많은 내용들에 대해

공감되거나 비공감 될 개인적인 판단들을 이해해 보면서

필명 꼴통공주의 사연과 내면을 독자로써

좀더 가까이 공감해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거 같았다.


이제 내용을 보자면,

치료를 위해 애쓰던 시기부터 책은 시작된다.

처음 들렸던 정신과에 기대를 갖고 도움을 받고자 했을 때

예상외로 매우 거리감 느껴지는 답을 받았음을 회상한다.

그때 의사는, 타인을 향한 끔찍한 생각에 심각하게 불안하다면

병원에 입원하는 절차를 알려줄테니 고려해 보라고 한 것에

저자는 큰 좌절을 느꼈던 거 같다.

아마도 좀더 따뜻한 접근과 심리적 해결방안을 기대했을 

당시의 입장에선 이 입원절차의 우선적 안내 정도는

매우 불쾌하고 낙담을 가중시켰다 느끼게 했을 

타인으로 받은 차가운 대응이었을 것이다.

그 후, 실제 도움을 받게 됐다고 설명한 병원은 

의외로 한의원이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계속 치료나 완치를 향해 희망을 놓치않게 하면서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한의원에선 약 자체로써는 차도가 없었고

다만 그런 인간적인 관계에서 그때나 그 이후로도

심적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느낀다고 전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고통스럽게 묘사한 부분은

공격적 강박사고일 것이다.

그 공격적 강박사고를 설명하기 위해 

침투적 사고나 재앙사고들을 많은 부분 다루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보며 얼마전 읽었던

독일 상담사가 쓴 책에 실린

자식에 대해 성적인 욕구를 느낌으로써 

굉장한 죄책감이 든다던 한 남성의 사례가 떠오르기도 했다.

전혀 그럴 마음도 없는데 강박적으로 

자신의 아이를 향해 성적인 생각이 반복되니 괴로웠던 남성.

이 독일인의 생각을 그 책에선 공격적 강박이란 표현은 안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그 사람의 강박사고도

일종의 아이를 향한 공격일 수 있겠다 싶었다.


일단 자신과 아이간에 거리를 두고 

자신을 수치스럽게 만드는 강박을 치료하고자 한

독일남성 강박장애 극복기에선,

웃기는 상상으로 아이의 안전한 상황을 떠올려 보면서

본인의 죄책감도 덜고 아이도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는 

다른 사고로의 확장을 치료에 썼었는데,

외국의 이 사례와는 강박내용 자체는 다른 듯 했지만

이 책에서 치료에 도움 받았다는 라벨링이나 신경끄기 등

원론적인 부분과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타인에게 해가 될 수 있는 공격적인 강박이란게 생소했기에

떠오르는 다른 책에서 공통적이라 할 부분을

사례면에서 비교 겸 실어보았다.


일단, 저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극복됐다하니 그 자체에 정말 축하하게 된다.

그리고 극복해 나간 단계별 증상들을 들어보니

완전한 극복의 단계에서 조차 초조나 불안감은 

어느 정도 존재했던 순간순간들이었다.

아마, 이어지는 삶에 있어서 

초조와 불안으로부터의 완전한 결별이 아닌

인지하고 감쇄시킬 수 있는 능력의 

향상 그 자체로써가 마지막 단계의 의미로 다가왔다.


앞서 말했듯 개인적인 사연은 많이 생략됐으나

본인의 치료단계시 느낀 감정들을 읽으며,

비슷한 고통을 겪는 누군가에게도

진짜 자신과 같은 치유가 일어나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느낌은 많이 받을 수 있던 글이었다.


어쩌면 전문적이고 지식이 담긴 불안관련 책들보단

누군가에겐 극복수기와 같은 이같은 내용의 책이

더 힘이 돼 줄수도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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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이 의존성 성격 장애일 때 - 숨 막히는 집착에서 벗어나 나를 지키고 그를 돕는 법
우도 라우흐플라이슈 지음, 장혜경 옮김 / 심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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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얘기하는 '의존'의 필요한 정의로부터 

이 책의 내용은 출발한다.

의존이라 함은 보통, 알콜이나 담배, 성 등

중독성을 보이는 대상에 붙여 쓰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의존성은 

인간관계 속에서 논의하므로,

비슷한 듯 다른 의존에 대한 단어적 차이도 설명하고

인간 사이에서 통용되는 상황상의

의존이란 그 특이함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앞서 말한, 알콜이나 담배의 예는

의존 그 자체가 가시적이라 말하며

그렇기에 의존을 인식하기가 편하다고 본다.

즉, 스스로 알아챌 수 있는 의존대상이 존재하고

평가해 줄 타인도 그 의존대상이 명확히 판단되는

의존자와 의존대상이란 객체가 

확실히 느껴지는 의존관계란 예시다.


하지만, 인간관계상에서의 의존이란 건?

 

안타깝게 의존대상과 의존자는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본질을 모를수도 

알아채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기에, 불합리하에 이어진 인간끼리의 어떤 의존성은

도와주기도 도움받기도 쉽지 않은게

바로 이 책에서 다루고자하는 인간관계에서의 의존이다.


큰 틀에선 3가지 분류된 책내용은

의존당하는 피해자, 의존자의 인적환경, 의존자 본인으로 나눴다.

그걸 다시 상세분류한 총12장의 내용이 실렸는데

그중 간단하고 중요한 2개의 주제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공의존과 캥거루족.


먼저, 캥거루 족에선 좀 상상을 뛰어넘는 면이 있는데,

부모에게 의존하는 자식을 묘사하는 것이자

자식과 헤어지고 싶어하는 부모라 느낄 수도 있지만,

부모와 자식간에 사이가 좋은 것을 빌미로

그 상황을 만족스럽게 여기는 자식쪽에서

부모와의 분리를 원하지 않는 스토리쪽에

이 책은 주로 촛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능력이 없어 부모를 못 떠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능력이 있음에도 본인의 편의상

부모와의 동거를 유지하려는 부류의 자녀들을

캥거루족으로 주로 얘기한다.


이런 류의 캥거루 자녀들의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살아가는데 최적화 된 그 환경을 못버리는 것.

부모는 해주고 자식은 받고.

책에선 이런 의존관계의 가장 우선시 되는 해결법은

부모에게만 부과된 책임과 일을 자식과 분담하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얻혀사는 느낌의 모든 자식들을 캥거루족이라 생각했고

그 근본엔 경제력이 부족한 사정이 원인일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얻혀사는 캥거루 자녀들의 각자 사정과 별도로

동거인 중 한사람으로써 자신의 일을 하지 않는

그 사실에 좀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만일, 어느 가족내에서 캥거루족으로 불릴만한 자식이 있는데

집안일을 모두 하고 집안대소사를 해결하며

부모와 가정일에 몰두하고 있다면?

이는 캥거루족이기에 앞서 

어쩌면 '공의존' 문제로 다뤄야 할 듯 싶었다.

한마디로 캥거루족의 외양을 띤 공의존일수 있다고.

이 말을 꺼낸 건, 다음 소개해 볼 주제가 

바로 공의존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공의존은 의존이란 단어 앞에 

'Co-'라는 접두사가 들어가는 단어의 형태이다.

즉, 의존의 대상이 서로가 된다는 뜻.

공의존에선 부모와 자식을 떠올리며 이해해보기 보단

일단 책에 소개된 남녀커플의 예로 설명하는게 좀더 이해가 쉽겠다.


사랑으로 맺어진거 같은 남녀 커플을 상상해보자.

그러나 둘 사이엔 누구도 모를 심리적 역학이 존재할 수 있다.

한명은 의존하여 불안을 해소하려 하고

다른 상대는 의존하는 상대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욕구가 결합됐을 때

서로가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서로는 몰입된다.

일단, 의존하는 대상은 의존자가 분명하다.

하지만 여기서 의존을 받아주는 상대방 역시 

의존자로 설명되는게 공의존의 핵심이다.

즉, 둘은 서로에게 의존하는 각자가 '공의존' 존재들인 것.

상대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자 

필사적인 사람의 심리를 살펴볼 땐,

그런 행위를 하고 도움이 되어줌으로써 

도움을 바라는 상대에게 힘이 되어줌으로써

스스로도 의존하고 있는 결핍에 주목한다.


책에서는 또하나의 예로써

부모와 자식간의 공의존 관계를 들며

성장과정 중 의존하는 부모에 길들여 진

의존대상이 되버린 자식의 아픈 현실이 등장한다.

어떤 식으로든 결국, 잘못 채워진 공의존의 시작은

타의적으로 공의존의 해체가 이루어진다면

그 여운은 부정적인 면에서 클 수 있다.

자신의 처지를 인지하지 못한채 관계만이 끝났으므로. 

그렇다고 공의존에 길들여진 상황을 인지한다는 사실이

그렇게 만든 주된 원인을 제공한 상대방을 향해

원망이 되어서도 안된다고 책은 가르친다.

누군가를 공의존으로 만든 그 사람도 결국

이전에 누군가의 영향이나 성장과정 중

환경상 그리 됐을테니란 연민이 작용되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므로, 공의존을 진정 벗어난다는 건

자신의 상황과 성향, 환경 전부를 인식하는 그 자체에 더해

상대에 대한 이해가 결부된 통찰이 됐을 때에서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이 가능해진다 설명한다.


인간관계 속 의존성 장애를 다루는 책이기에

겉돌지 않고 읽을 수 있을 것이며

상상하고 공감될 부분 또한 많을 수 밖에 없다.

본인과 주변을 하나씩 떠올려보며 읽다보면

많은 걸 해석할 수 있도록 충분히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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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 -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는 내려놓음의 기술
고미야 노보루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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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도망, 회피, 후회...

이런 주제들을 차례대로 읽어 나갔다.

그런데, 읽는 도중 뭣보다 먼저 찾을게 생겼다.

그건 이 책의 원제목이 과연 마흔을 위한 것인지 

원서제목 그 자체에 대한 궁금증.

책에도 나와있지 않아 대강 알아볼 수 밖에 없었지만,

확실한 건, 이 책 저자의 책들 중엔

40대를 위한 이름의 책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

번역본 제목은 40대를 위한 내용일거란 느낌으로 나왔지만

실제 이 책은 40대만을 위해 기획된 책이 아닌

그냥 몇몇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의미있는 삶의 태도를 탐구하고 독려하는 책이다.


그리고 굵은 주제들은, 

죽음의 인식, 불안, 회피, 가치관.


이 책의 가장 내밀한 첫 접근은 

죽음에 대한 저마다의 인식부분이다.

저자는 각자가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무의식적으로

예상하고 사는지가 삶에 대한 태도를 결정짓는다 보고

그것부터 숙고해 볼 걸 권하고 있다.

해당되는 각자의 죽음에 대한 인식의 예들은

의외로 생활과 밀접하고 의미심장한 부분들이기도 하다.


당신들은 살아오면서 혹시 

이런 느낌을 받은 적 없냐고 물어오는 것들은,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은연중에 고민하고 있을 때

왠지 설명하기 어려운 공포감은 없었는지,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낄 때 단순히 아쉬움을 넘어

무엇에 쫓기는 듯 불편함은 없었는지,

때론 하는 업무에 중독된냥 의욕을 불태우고자 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건강과 외모에 무척이나 의미를 두고

몰두하고 젊음을 추구하진 않는지 등등.

이 모든 것을 저자는 '죽음'과 연관시켜 설명하고자 한다.

대학졸업을 앞둔 이라면 상식적으로 

충분히 불편한 마음이 들 수 있겠지만,

그런 상식을 좀더 멀리 확장시켜 봤을 때 

불편함의 의미는 무언가 시작의 초입에 서있는 느낌이라기 보단

마치 반환점을 돌아서 가진 시간의 총량 중

올 시간보다 점점 쓰여진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는 

자각에서 오는 두려움일 수 있다는 것이며,

일중독적인 성향과 건강추구 등도 일종의 회피본능으로써

본능적으로 시간관념이 각자의 두려움을 

불러일으킨 자각으로써 이해시키려 한다.


시간의 유한함에서 다루려는 죽음이지

죽음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루진 않는다.

다만, 누구에게나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그 사실을

공포로써가 아닌 자연섭리로 더 확실히 받아 들일수록,

삶을 대하는 태도가 성숙해지고 그로인해

마음 속 고민의 갯수가 줄어든다는 설명으로 연결했다.


죽음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소개된 건 가치관.

이는 활력을 잃은 삶이나 알수 없는 공허감에 대해

숨은 답을 찾고자 이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13가지 항목에 대한 설문형식을 바탕으로

가장 소중한 가치관 1개로 좁혀가는

디마티니 벨류 시트를 이용해 찾는 방법을 도구로써 실어놓았다.

이런 도구 없이 중요하니 꼭 찾으라는 정도로 격려했다면

어쩌면 죽음보다 더 어려운 답찾기는 가치관일지 모르겠다. 

가치관이 소중한 이유는, 

자신이 무엇에 가장 꽂힌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스스로 느껴보도록 찾는 과정에도 있다.

결국 그 답은,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 있고, 

경제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 모두 자신만의 답을 주관식으로 찾는 것이니

답찾기 과성에서 부정하기 어려운 

내면의 숨겨왔던 답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몇몇의 주제를 파고 들어가는 형식이라 

스토리가 있는 책이 아닌데도 몰입도가 상당했고,

그로인해 읽는 속도 또한 매우 빨라지는 내용들이었다.

워낙 군더더기가 없는 내용이라

몇번이고 다시 읽어야겠다 욕심도 계속 생겼고.

40대만이 아닌 모든 연령층이 읽어도

저마다 처지에 맞게 다가올 내용들로 보는게 맞다.

매우 좋은 관점으로 굉장히 잘 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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