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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거절의 기술
데이먼 자하리아데스 지음, 권은현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가 제공한 책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책에 소개된 생소한 용어부터 살펴보자.
'FOMO' 그냥 포모라고 번역됐고 내용상 한글로 인용됐는데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다.
그냥 이해하려면 막연할 내용을 품은 단어지만
거절이란 주제와 연관지으면 다소 이해하기에 편할거다.
저자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의
여러 이유들 중 하나에 포모(FOMO}를 올려놓았다.
사전상 정의는 단순 놓칠까봐 생긴 두려움이지만
이 책 안에서는 거절로 인해 놓칠지 모를
막연한 기시감이 만들어 낸 불안정도로 쓰였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여러 사유들 중
포모가 관련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거절로 인해 혹시나 이룰 수 있을
뭔가가 빠져나듯 놓치게 되는게 싫어서라는 해석.
이걸 불이익으로 봤을 때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이익을
거절함으로써 놓칠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
이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포모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시키기도 한 내용이다.
그러나 포모로 정의될 수 있는 감정의 '원인'을
스스로 정확히 해석해보지 않은채 받아들였다면,
막연한 불안감에 기인된 거절 못한 심리란
'Yes'를 해버림으로써 떨져낸 잘못된 판단인거고
이걸 일종의 포모로 보고있는 것.
사실 막연한 모든 기대가 불안을 내포했다거나
상당수 포모로 보기는 어렵다.
나름의 계산섞인 기대가 만든 출발이니까.
그러나 저자는 이를 단순화해
기대가 거절이란 걸 어렵게 만든다는 논리를
일차원적인 출발로 활용해서 포모와 거절을 연결해 봄으로써,
일단 포모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여
거절을 막는 이유가 타당한지 불합리 한지를
스스로 잘 결정하라는 조언이란게 중요하겠다.
기회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언뜻 좋은 시도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선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게 될거고
최종적으로 그 선택이 틀릴 수도 있다.
모든 선택엔 이런 기회비용이 불가피하게 생기지만
저자는 이런 망설임으로 인해 불의한 누군가에게
이용당하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라 가르친다.
즉 이용하는 사람을 '거절'로써 차단하라는 것.
2번째 소개할 키워드는 낮은 자존감으로,
앞선 포모와 마찬가지로 타인의 요청에 거절하는 행동을
방해할 수 있는 심리기저일 수 있어서 소개된 내용이다.
낮은 자아상이란 정의에 저자는
나의 시간을 타인의 시간보다 가치없게 본다는
자의적 전제부터 깔았다.
그렇기에 내 목표나 관심사는 타인 누군가의 것보다
덜 중요하단 인식을 만들 수 있어 거절해도 된다는 것.
여기선 약간 이질적인 요소도 함께 소개되는데
부탁을 거절해보면 실제 자기효능감이
향상될 수 있다는 시각이 추가된 점이다.
상대의 의지를 거절해 봄으로써
자신을 향한 시간투자와 노력, 열망 등을
의외로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는 것.
타인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하거나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피플 플레져'라고 부르는데,
여기서는 이 용어가 사용되진 않았지만
피플 플레져라 지칭될 만한 심성들을 낮은 자존감으로 보고
이걸 거절불능의 한가지 이유로
낮은 자존감에 응용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여기서 거절의 필요함이란,
자신만의 목적의식을 갖고
타인에게 단호하면서 합리적으로 행한게 거절이며,
신념을 굽히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까지가
거절로써 얻을 수 있는 보너스란 내용.
그렇기에 낮은 자존감을 가진 이의 거절은 상당부분 용기이고
이게 자기효용과 연결되기도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간추린 2가지 이외에도
총 47가지의 거절 상황들이 있다.
이 2가지만 공감되서 올린 건 아니지만
개중 가장 내실있던 내용이라 특별히 소개해 봤다.
만일 이 책이 거절만을 위한 책이었다면
매우 수준낮은 내용만이 들어있었을 책이 됐을거 같다.
그냥, 내가 더 중요하다거나
무조건 단호하게 거절의사표시를 하라 정도만 됐을테니.
하지만 저자는 거절과 여러 키워드들을 연결시켜 놓음으로써
말하고자 하는 거절이 단순 호의베품의 셀프차단이 아님부터 이해시켰다.
거절 못하는 이유로써의 죄책감,
거절 못해서 끌려다니는 고통,
의도치않게 호구처럼 취급받는 상황,
누군가의 해피 메이커가 되버린 인생 등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심리파악 전반이 주된 내용들이라
단순 거절이 주는 희열이나 유용함만을 전파하는
단수한 내용들이 결코 아니었다.
다소 쉽게 씌어진 편이라 이게 장단점은 있지만
공유하고자 한 의미는 충분히 전달된다.
포모나 낮은 자존감은 내가 고른 키워드들이었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또다른 키워드들이 보일 것이다.
그 키워드들이 47가지 안에 존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