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안하지만 스트레스가 아니라 겁이 난 겁니다 - 스트레스라고 부르지만 실상은 두려움이었던 감정에 대하여
베아타 코리오트 지음, 이은미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책제목 만으론 어떤 책인지 짐작이 갈까.
알고 읽은 책이지만 제목도 잘 지은 책이고
내용도 제목만큼 좋았던 책인데,
요가로 깨달음을 얻은 이의 책이라는 걸
제목으로 짐작하기에는 심리학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사실 호흡과 수련에 대해 논하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 책이 전하는 바는 심리적이 부분에
주로 집중된 내용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내용도 뇌와 고정관념 등 이미 입력된
삶의 방식과 생각방식 등의 오류를 많이 다루지만,
처음부터 중요하게 책에서 이끄는 방향은
스트레스는 고통이 아닌 일장일단의
양날의 검이며 오히려 깨달음의 과정이라는 점이다.
나는 동의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각자의 몫의 크기는
다르기에 만능의 관념이라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맞는 얘기이며, 나로써는 책 내용에 공감.
유명한 권투선수의 예 하나가 나온다.
그에게 링의 공포에 대해서 그 스트레스에 대해 물었을 때
답변이 어땠을거라 생각하나.
나오는 답변과 예상되는 답변의 비교도 재밌다고 생각하는데
읽기 전 상상의 답이라면, 그 또한 무섭다는 등의
표현으로 시작될 거 같다는 짐작을 했었는데,
실제 권투선수가 내놓은 답은 격돌의 두려움이 아닌
손과 배가 근질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는 식의 대답이었다.
맞고 고통을 즐긴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내가 이해한 느낌은, 그는 그 과정을
피할 수 있는 피하고 싶은 그런 상황으로써가 아닌
자신이 선택한 그냥 숨쉬고 내뱉는 일상의
자연스런 상황 중 하나처럼 느끼는 듯 했다.
일상에서 흔히 느껴지는 감각들이
이때의 느낌처럼 긴장감을 유발하진 않으나
그 느낌의 종류로써 설명되어선 안될 부분 같았다.
그저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고
받아들였기에 실력을 갖춘 선수가 될 수 있었고,
그런 과정의 결과들을 만들어내는 링위의 대결이란 상황들을
그저 잘 요리해내고 맞춰가면서 한고비씩을 넘어가는 듯 했다.
과거 미래 어느 쪽도 아닌 현실을 현명하게 살아내는 자.
이게 이 권투선수의 느낌 중 하나였다.
저자는 또 단언적으로 스트레스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썼기도 했는데, 이는 약간 동의할 순 없었다.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뜻은 아는데
있고 없고의 정의로 결론내어질 문제는 아닌듯 해서다.
책의 내용 중에 가장 인상적인 단 하나의 구절이 있다.
바로 의식에 대한 그녀의 짧았던 정의.
이 의식이 누군 있고 누군 없느냐로써
겁쟁이처럼 때론 착각 속에서 살아가느냐
아님 멍해진 자신을 깨우면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며 살아내느냐는 이 의식에 있다는 글귀.
내 느낌으로 그 글귀를 살려낸 것이라
실제 정확한 원문의 묘사는 아니겠지만,
이 의식 하나만으로도 나에겐 정서적 환기였다.
유명한 파워요가의 창시자게에 요가를 배운 독일인으로써
이 책이 첫 저서라는데 요가 수련서가 아닌
삶을 살아내는 철학을 논해보는 걸 첫 책으로 정했다는 점에서
저자의 수련정도를 높이 봐야할 거란 생각을 해봤다.
책제목보다 훨씬 부드럽고 포괄적인 내용들이다.
내가 읽었던 의식의 소유여부가
책이 전달하는 인생이란 방향키를 쥔
포인트로 난 느끼며 책을 마쳤다,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