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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 세계 경제를 비추는 거울
도시마 이쓰오 지음, 김정환 옮김, 강호원 해제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금을 대신하게 된 현재의 돈...
그 돈의 가치란 어디까지나 '신용'을 근간으로 한다.
흔한 말로 '돈은 종이쪼가리에 불구하다'란 그 말이
물질만능으로만 치닫는 현세태를 지적함에도 쓰이겠지만,
신용 위에 존재해야 할 돈의 기본조건을 설명함에 있어서도
시의적절하게 쓰일 수 있는 말이란 느낌을 받는다.
'황금'이란 제목을 단 이 책을 보면서 나름 선입견이 있었다.
주제가 '금'이니 금을 매개로 하는 경제적 역사라던지,
지금보다도 높아질 미래의 금이 가지게 될 가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역설하는 책일거란 등의 예상들 말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지례짐작을 가지고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제나 저제나
자신이 예상한 그 '금'이야기가 나올 것을 기대할 독자라면
다소 허를 찔릴 수 있는 책이란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금과 살아온 커리어를 가진 일본인 저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설명하는 것으로 책을 시작해,
책 전체를 금 한부분에 집중해 설명하기 보단
금과 경제, 달러와 금, 부상하는 중국, 인도 등과 관련진 금,
그리고 광물자원으로써의 금채굴의 여러 악조건 등
금이 주가 아닌 '경제'를 조망하는
거시적 시각하에 모든 이야기의 촛점을 맞춘다.
금본위제 자체의 우수성을 피력하기 보단
금본위제나 달러중심이 경제와 연결지어 졌을때의
그 장단점을 비교분석 해놓거나,
유가에서 보이는 투기적 등락이나 관리의 어려움에 비해선
여러모로 투명성면에 우위에 있는 금시장이지만
단순히 언젠가 달러자리를 금이 대신할 거라던지
그게 시간문제일 뿐이란 등의 바램섞인 악담식의 견해는 없다.
어쩌면 국내가 아닌 세계적 경험을 지닌 저자의 글에
좁은 견해가 있기 어려울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책을 읽어가면서야 느꼈던 내가 처음부터 잘못이었을지 모른다.
금에 관한 폭넓은 이야기를 원하거나,
금만의 이야기를 넘어 달러나 현물자원과도 관련해
현경제가 보일 앞으로의 경제방향에 대해 좀더 알고 싶었던 이에게도
이 책 '황금'은 좋은 교과서가 되어 줄 수 있으리라 본다.
끝으로, 담겨있는 내용을 떠나 편집이나 번역에 대해서는
나름 아쉬움이 남아 몇자 남긴다.
일본저자 특유의 한자를 이용한 설명에 있어서
번역의 미흡함이 드문드문 눈에 띤다던지,
볼드체를 이용한 핵심단어 표기등이 거의 전무해
읽는 내내 어색했던 것들은 옥의 티라 할만 하다.
아마, 좋은 책을 빨리 펴내는데 중점을 둬
나름 시간이 촉박했던 탓은 아니였을까
스스로 답을 그려보는 것으로 이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