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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디 발렌타인 - My Bloody Valentine 3-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특히나 '공포영화'축에 속한 개봉작이라면
어떤 타 장르 보다도 관객의 높은 기대치란 것에 시달리는 듯도 싶고
밑도 끝도 없는 악평을 받아내야 하는 운명을 지닌 장르처럼도 보여진다.
이번 2009년 여름, 극장 공포물의 시작을 제대로 연 '블러디 발렌타인'도
이젠 개봉과 동시에 호평과 악평 사이를 왔다갔다 해야 할텐데
직접 본 소감으론 이제껏 어떤 극장용 공포영화 보다도
가장 잘 만들어졌다는 쪽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동안의 여타 공포시리즈물(주온, 여고괴담, 나이트 메어, 무서운 영화 등)들이
'다른듯 비슷한' 오싹하게 또는 소름끼치고 간담서늘한 공포를 주로 전달코자 했었다면
이 영화는 공포와 액션을 빠르게 넘나들며 독특한 자신만의 호러스타일로써
잘하면 몇편의 시리즈까지도 갈 수 있을 듯한 새로운 시도의 공포영화를 보여준다.
초반, 영화의 모티브가 되는 '5번 갱도'의 사고와 연쇄살인 소개 또한
스파이더 맨이나 헐크에서 보여주던 '마블'만화 속 히어로들의 초반부에 이용된 시퀀스처럼
만화 한컷한컷을 보여주는 기법을 이용, 유사하고 빠른 기본 스토리 설명에 이용한다.
이에 바로 이어지는 장면에선, 1년간 식물인간 상태였다 병원에서 깨어난 유일한 생존자가
발렌타인-D에 깨어나 22명의 목숨을 또다시 잔인하게 뺏는 스토리로 논스톱 전개된다.
피가 낭자한 끔찍한 장면들 모두 리얼하게 묘사되고 있음은 물론,
진행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공포를 공포라 느낄 겨를도 없이
블록버스터인지 공포물인지 모를 긴장감이 잔뜩 고조된다.
이후 보여지는 스토리 만으로는 보통의 공포물과 유사하게
긴장과 이완이 줬다 풀어짐을 반복하며 진행되지만,
'입체'영화임을 내세운 영화답게 화면 하나하나 끔찍하지만 현실감과 생동감 넘치고
유명 미드의 주연급 배우들로 채웠다는 소개 그대로
출연진 대부분이 눈에 익어 영화 자체가 낯설지 않아 보였다는 점도
이 영화를 친숙하고 재밌게 보게 만드는 또다른 1등 공신 중 하나다 싶었다.
사고난 갱도에서 다시 벌어진 살육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말하자면 모두 주인공들인데
그중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았다가 돌아온 탄광소유주의 아들이 살인마인지,
아님 과거의 사건의 범인이자 사라졌던 그 전설의 살인광부가 환생해 벌어진 일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또다른 생존자 중 하나였던 현재 마을의 보안관이 범인인지
영화 후반부까지 끝끝내 관객의 추리본능을 얄밉도록 자극해 간다.
더 이상의 내용소개는 스포일러가 될듯 해 이쯤하고,
이 영화에 대한 악평들을 조금 집고 넘어가 보고 싶다.
B급 호러물로 유명한 '존 카펜터'의 작품들과 비교해
비슷하면서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영화라 평하는 분들도 있고,
4D란 생동감만 없으면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영화라 평한 평도 본 듯 싶다.
나보다 더 많은 영화를 본 분들의 전문적인 평일 수도 있었을테고,
이도저도 필요없이 그냥 자신의 감상취향만을 기준으로 평했을 평일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좋게 본 나도 영화를 보기 전엔 도리어 이런 평들을 더 찾아 읽어본 후
무시하지 않고 고려한 후에야 극장을 찾았으니 악평 자체를 여타부타 할 입장은 못된다.
하지만, 미리 실망을 했던 아니던 직접 보고 느껴보리라 찾은 나같은 관객들과
악평들로 볼 영화가 못된다고 보길 접은 여타 안본 관객들로 나눠 봤을 때,
적어도 악평을 믿고 영화를 놓치기 보단 직접 봐봤으면 싶다.
근래에 킹콩을 들다도, 거북이 달린다도, Queen 몬트리올 Live도
그리고 여타 많은 영화들을 보았다.
위에 말한 영화들이 준 느낌들은 제각각 달랐으나 모두 재밌게 본 영화였단 공통점이 있다.
말하고 싶은건 나에겐 이 '블러디 발렌타인'도 재밌게 본 영화에 속한다는 말과,
타인의 평 때문에 직접 볼 기회를 놓치지 말란 것이다.
재미있는데 남들이 아니라고 해서 놓치면 억울하지 않나?
내 경우엔 예전 '8월의 크리스마스'를 그렇게 극장에서 놓쳐봐서 안다 그 속상함을...
'블러디 발렌타인'은 직접 보고 평가해 볼 만한,
독특하고 speedy하고 그리고 '재밌는 공포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