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 - 세상을 움직이는 도시가 들려주는 색다른 미국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김봉중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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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하고 공부하기 좋은 책이다. 도시의 형성, 발전, 또는 쇠락과 관련된 인물, 사건, 배경이 담겨있다. 함께 중요한 미국사, 지리를 찾아 참고하고 있다. 내용을 많이 담은 것보다 요점정리를 좋아하는 청소년들에게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성인인 나도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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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4-24 2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십개도시 ㄷㄷㄷ 미국이 크긴 크네요!

그레이스 2023-04-24 20:04   좋아요 0 | URL
30개 도시로 보는 일본사도 있어요^^

서곡 2023-04-24 2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헠 하긴 우리 나라도 삼십개 도시 충분히 추릴 수 있겠죠? ㅎㅎ

그레이스 2023-04-24 20:06   좋아요 1 | URL
크기가 문제는 아닌듯요
가능할듯요^^

페크pek0501 2023-04-27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의 면적이 세계3위이니 이야기도 무궁무진하게 많겠지요. 탐나는 책입니다.^^

그레이스 2023-04-27 16:16   좋아요 0 | URL
예~
저도 배우는게 많아요.
 
코스타리카 라 알퀴미아 #4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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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열면서 풍겨나오는 내가 좋아하는 향, 함께 온 책에도 배었으면. 조바심내며 드립한 후, 한모금. 산미가 있다고 해서 망설였는데, 부드럽고 신선하다. 입안에 남는 체리 감미, 잔향때문에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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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허클베리 핀 -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깊이 읽기 주석 달린 시리즈 (현대문학) 1
마크 트웨인 지음, 마이클 패트릭 히언 엮음, 박중서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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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페이지에 지나칠 수 없는 경고문이 있다. 그런데 이 주석 달린 책은 버젓이, 사륙배판의 9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해설과 주석으로 채우고 있다. 각 페이지 마다 소설 본문보다 더 많은 주석이 달려 있다. 삽화, 신문기사, 당시 풍속, 작가노트, 비평가들의 해석 등. 이렇게 많은 의미들을 생산해내는 소설 맨 앞부분에 이런 경고문을 써놓은 트웨인의 유머가 더 빛난다. 어쨌든 이 정도 분량의 주석에 인용된 글을 쓴 사람들은 모두 총살감이다.^^


재미있게 이야기하듯이 쓰려했다는게 작가의 말이지만, 독자는 이전까지는 문학에 사용되지 않던 흑인 노예들의 언어, 비속어들, 사투리들을 담아서 구현하려 했던 미국사회를 읽게 된다. 물론 번역본에서는 이러한 뜻을 알기 어렵지만, 이 주석책에서는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헤밍웨이는 현대 미국 문학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했다. 1982년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워싱턴 대학에서 강연하는 조건으로 허클베리 핀의 저자의 고향인 해니벌에 들를 수 있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는 미시시피 강이야말로 마크 트웨인이 지닌 힘의 원천(206p)”이라고 했다. 이 기념비적인 소설을, 나는 너무 일찍 가볍게 읽었었다.

 

아버지의 학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체벌, 복수 등 폭력이 당연시 되고 있는 사회다. 헉을 문명인으로 만들려는 시도와 훈육은 당시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권력을 보여주고 있다. 술주정뱅이 아빠의 폭력과 과부댁의 과보호로부터 도망가는 헉과 다른 곳으로 팔려갈 처지로부터 탈주하는 짐은 잭슨 섬에서 우연히 만나 미시시피 강을 따라 여행을 한다. 미성년자와 도망친 노예의 뗏목 여행,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여행에서 오히려 헉은 관찰자이자 화자가 되어 그들이 들르는 마을과 사람들을 서술하고 있다. 헉의 시선으로 당시 미국 사회의 부조리와 폭력성을 고발하고 있다

 

몬태규와 캐플릿가를 연상하게 되는 오래된 숙원(宿怨)’ 관계인 두 집안의 폭력을 목격한 헉은 뗏목으로 돌아오며 나는 그놈의 숙원에서 결국 떠나올 수 있어서 너무나 기뻤다(509p)”고 말한다. 그리고 뗏목이 얼마나 자유롭고 느긋하며 편안한 장소(509p)”인지를 역설한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사람들도 역시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뗏목 여행 중 만나게 된 자칭 왕 과 공작이라는 두 사기꾼과 동행은 그들의 여행을 더욱 위태한 모험가운데로 몰아간다. 그들에게 속는 사람들의 어리석음과 욕망을 보게 된다.

 

이 여행의 결말을 위해 톰 소여가 등장한다. 정말 우연한 조우다. 아마도 그래서 트웨인은 이 이야기에서 어떤 플롯을 찾으려고 하는 자는 총살할 것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하고 웃었다. 짐에게 자유를 주고, 헉을 폭력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작가의 방법이다.

 

트웨인은 이 작품을 가리켜 자연의 건전한 '마음'(heart)과 잘못 훈련된 사회의 병든 양심’(conscience) 사이의 갈등이라고 했다. 실제로 헉은 도망노예인 짐과 동행하는 것은 과부댁의 소유물을 훔친 배은망덕이라는 생각에 양심의 가책을 받는다. 사회로부터 오염된 양심을 가짐으로 얼마나 인간다움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이 사회로부터 멀어지면서 헉은 그 절도행위 때문에 벌을 받는다면 지옥에라도 가겠다고 결심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두 사람의 여행 중 백인 소년과 도망 노예라는 권력관계와 사고의 전복이 이루어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물살에 휩쓸려 서로 헤어진 후, 걱정하고 있는 짐을 속인 헉에게 짐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 보인다.

 

이것이 무엇을 나타내느냐고? 내가 말해주고말고. 내가 애써 노를 젓느라고, 그리고 너를 찾느라고 힘이 들어서 잠이 들었을 때만 해도 내 가슴은 아주 찢어지는 것 같았는데, 그건 네가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 더 이상 내가, 그리고 이 뗏목이 어떻게 될지 도무지 몰랐으니까. 근데 내가 잠에서 깨어나보니 네가 돌아와 있고, 그것도 안 다치고 멀쩡하니 어찌나 감사한지 눈물이 다 날 정도였고, 여차하면 무릎 꿇고 너의 발에다가 입이라도 맞추고도 남을 마음이었지. 근데 네가 기껏 생각한 거는 어떻게 하면 거짓말로 이 짐 영감을 놀려먹을까 하는 궁리였다 이거지. 여기 위에 있는 건 쓰레기. 뭐가 쓰레기인고 하니, 자기 친구의 머리에다가 흙을 끼얹어서 친구를 창피하게 만드는 놈들이 쓰레기란 말이야.(443p)”

 

헉은 어찌나 민망한 마음이던지라고 하지만, 통렬한 교훈을 얻는다. 노예도 감정과 존엄이 있는 존재임을. 헉은 움막으로 가서 짐에게 몸을 낮춘다. 신분여하를 막론하고 진심 앞에서는 그 누구도 맥을 못 춘다. 짐이 마음을 드러냄으로서 헉은 짐에 대한 태도를 바꾸게 된다.

 

이 여행은 짐에게 자유를 주기 위한 여정이다. 노예해방이 선언되었어도 여전히 미국 아프리카인들은 그 신분을 벗어날 수 없었다헉에게는 생체권력으로부터의 탈주다자유를 향하는 존재를 억압하는 권력이 그 힘을 키워가고 있었다. 질서가 존재하는 사회 안에 반드시 정의가 구현된 것은 아니다.

 

여행은 끝이 났다.

보르헤스는 미시시피 강가에 앉아 흐르는 강물에 자기 손가락을 담그고 말했다.

, 이제 여행은 끝났습니다.(2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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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4-14 0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청소년 도서 느낌이 들어서 손이 안가던데 그레이스님이 쓴 글을 보니 제가 잘못판단한거 같아요 ㅋ 주석달린 친절한 책으로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레이스 2023-04-14 06:29   좋아요 3 | URL

저는 이번이 세번째 읽는 건데요,
청소년 시절 청소년 책으로, 한 6~7년 전에 민음사 판으로, 그리고 이번에.
민음사 판은 짐의 말투를 충청도 사투리로 번역해 놔서 좀 적응하기 힘들었구요.
이 책이 번역도 좋았어요^^
그리고 주석도 좋았습니다.

바람돌이 2023-04-14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허클베리핀을 이 주석판으로 다시 읽어야 할거 같은 느낌이네요. 지금 읽으면 저도 그레이스님처럼 더 깊게 읽을 수 있겠지요? ^^

그레이스 2023-04-14 14:58   좋아요 0 | URL
그럼요!
바람돌이님이신데요.^^
이 주석판 두껍고 비싸긴 한데, 나름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주석으로 읽는 셜록 홈즈>도 있어요^^

cyrus 2023-04-16 1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석 달린’ 책 시리즈를 사는 게 애서가로서의 저의 목표 중 하나에요. 절판된 게 아쉬운 책이에요. ^^;;

그레이스 2023-04-16 14:59   좋아요 0 | URL
절판되었나요? 몰랐어요
얼마전에 이터널 저니에서도 봤는데...ㅠ

고양이라디오 2023-05-08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석판도 있군요. 두께가ㅎㄷㄷ하네요. 전 마크 트웨인 책 중에서 <톰 소여의 아프리카 모험> 을 제일 재밌게 읽었어요. 진짜 배꼽잡으면서 읽었다는^^ㅎ

그레이스 2023-05-08 16:47   좋아요 1 | URL
아더왕과 코네티컷 양키도 재밌대요.
둘다 있는데 저는 또 미뤄놨네요.^^
트웨인 참 재밌게 잘쓰는 것 같아요^^~♡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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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권을 전부 들고 갈지 한 권만 들고 갈지 잠시 고민하다 세 권만 가방에 담았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사인을 아버지의 해방일지한 권만 받을까, 아님 세권 다 받을까, 고민했다. 많은 사람들 사인해주려면 피곤할텐데 하는 걱정과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고 책들을 계속 사서 읽었던 흥분 사이에서. 결국 나는 세권을 내놓으며 한권만 해주셔도 되요라는 소심한 부탁을 했고, “세 권 다 해드려야죠” “빨치산의 딸두 권은 염치가 없어서 못 가져 왔어요” “염치라뇨. 읽어주셔서 제가 감사하죠라는 대화를 나누며, 세권의 책에 작가 사인을 받았다.

 

작가는 구례에 내려간 계기와 그곳 생활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시골 정착기를 소재로 한 단편 문학박사 정지아의 집즐거운 나의 집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떠올랐다.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내려간 고향 마을사람들은 두 모녀를 수시로 방문하며 이것저것 가져다주신다고 한다. 그래 뵈도 마음은 ‘city girl’인 작가는 불편했다고 한다. 빨치산 부모님 덕에 타인에 대한 경계가 몸에 배어서 그것이 성격을 형성했다고, 지금도 여전히 한 사람을 삶에 들일 때 오랜 시간이 든다고. 구례에서 산 시간동안 그 긴장과 경계가 조금은 희미해진 듯 보였다. 빨치산의 딸이후 작품들이 종종 그곳 사람들의 삶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빨치산의 딸은 소설이 아니고 실록이라고 작가는 강조한다.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증언을 기록함으로 자신이 누구의 딸인가에 대한 정체성을 찾는 것에 치열함이 느껴진다. 작가가 고백하듯, 그 때는 자신이 누구의 딸인가(아버지의 해방일지224p)”가 중요했던 시기였다는 생각이다.

 

세상을 이해하는 철학을 공부하고 우리 민족의 근대사를 알게 되면서 나는 빨치산의 딸이라는 카인의 표지가 부끄러운 것도 죄스러운 것도 아님을 깨달았다. 부모님은 오히려 내게 가장 순결한 이름을 물려준 것이었다. 친일파의 딸도 아니고 제국주의를 등에 업은 매판자본가의 딸도 아니라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었다. 나는 대부분의 여성이 봉건적 인습에 묶여 있을 때 떨쳐 일어나 빨치산이 되었던 어머니의 딸이었다. 나의 지리산, 내 이름처럼 나는 가장 깨끗하고 건강한 핏줄을 이어받은 민중의 딸이었다. 나는 비로소 이승만 이래의 독재정권이 부모님에게 덧씌운 허물을 벗겨내고 부모님을 사랑할 수 있었다. 단순히 혈연적인 정뿐만이 아니었다. 평범한 사람에서 조국의 아들딸로 부모님을 일떠나게 했던 시대의 모순들은 자식인 내 시대에 와서 오히려 심화된 채 여전히 남아 있었다. 내가 하는 고민들을 내 부모 역시 했으려니 하는 생각은 혈육 이상의 애정으로 부모와 나를 결속시켰다.(빨치산의 딸163-64p)”

 

작가는 구례라는 곳에서 변화하고 가벼워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주제를 아버지의 해방일지로 가볍게 풀어낼 수 있었던 이유도 그곳의 생활에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라는 인상적인 짧은 문장으로 시작되고, 딸의 기억 속에 드문드문 남아있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화는 너무 진지해서 헛웃음을 웃게 한다.

 

자네, 지리산서 멋을 위해 목심을 걸었능가? 민중을 위해서 아니었능가? 저이가 바로 자네가 목숨 걸고 지킬라 했던 민중이여, 민중!(13p)”


그들의 대화는 종종 혁명과 민중에서 맺어진다. 그렇게 웃고 넘어가지만, 그 에피소드에 감춰진 노혁명가가 붙들고 있는 신념을 얼핏 보게 되어 마음 아프다. 그러기에 화자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블랙 코미디(244p)”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질게 뻔한 싸움인 줄 알면서도 지는 편에서 싸웠다. 그리고 목숨을 건 자신들의 투쟁이 무의미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기에 진지일색인 아버지의 말은 블랙코미디처럼 들린다. 웃기지만 슬프고, 가볍지만 무겁다.

 

구례는 아버지의 고향이자 전장이다. 패한 전쟁터. 그 전쟁과 패배는 그녀에게 빨치산의 딸이라는 굴레를 안겨주었다. 방황하던 고등학생 시절, 하루 동안의 가출을 기억한다. 무작정 집을 나와 걸으면서, 구례를 점점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벼워지는 것만 같았었다. 그런 그녀를 쫓아온 작은 아버지가 고만 가자저 질이 암만 가도 끝나들 안 해야.(209p)” 하던 몇 마디는, 작은 아버지도 떠나고 싶어서 그 길을 걸었고, 떠나지 못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두 사람은 아무 실랑이도 없이 되돌아간다. “워쩌겄냐. 가야제(208p)”하며 가야할 곳, 그래서 돌아설 수밖에 없던 장면이 어느 인생에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딸에게 구례는 기이하고 오랜 인연들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인 작은 감옥(163p)”이었다. 이 감옥같던 인연들은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것이고 아버지 자신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모여든 사람들, 바로 그 인연들로 인해 그녀는 젊은 시절부터 노년까지 자신이 알지 못했던 순간의 아버지를 만난다. 장례식장을 찾은 빨치산 시절의 동지들, 죽은 동지들의 자녀들, 좌파와 우파 친구들, 교도소에서 만난 사람들, 다문화 가정의 모녀, 그리고 전쟁 때 살려준 순경, 베트남 파병 상이(傷痍)군인 노인 등,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촘촘한 그물망(239p)”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영정 속의 아버지가 꿈틀꿈틀 삼차원의 입체감을 갖는 듯했다. 살아서의 아버지는 뜨문뜨문, 클럽의 명멸하는 조명 속에 순간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지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죽은 아버지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살아서의 모든 순간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자신의 부고를 듣고는 헤쳐 모여를 하듯 모여들어 거대하고도 뚜렷한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아빠. 그 뚜렷한 존재를 나도 모르게 소리 내어 불렀다.(181p)”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동창생부터 철물점 사장, 과일 가게 사장, 지물포 사장 등의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아버지의 어릴 적 친구 박선생이 하루에 몇 번씩 들락거리며 데리고 왔다. 조선일보 애독자 박선생과 매일 만나 투닥거리면서도 왜 만나냐는 핀잔에 그래도 사램은 갸가 젤 낫아야.(47p)”라고 아버지는 대답했었다.

 

신우형, 복례누이, 복희누이, 상욱아. 총을 쏠 때마다 손이 떨려 방아쇠를 당길 수가 없네. 총구를 하늘로 겨눠도 재수 없으면 떨어지는 내 총알에 누군가 죽을지 모르는 일 아닌가. 그 누구도 내 총에 죽는 일만 없기를 날마다 기도한다네. 부디 살아서 돌아오시게. 살아서, 꼭 살아서, 다시 만나세.(48p)”

 

빨치산 형제자매 친구들에게 미군식량과 함께 남긴 박선생의 편지는 가슴 아픈 우리의 현대사를 시사하고 있다. 더불어 사람은 그가 제일 낫다고 했던 아버지의 말을 납득하게 된다. 장례식장을 찾아오는 사람들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이 현대사와 연결되어있고, 사람이니 실수를 하고 사람이니 배신을 하고 사람이니 살인도 하고 사람이니 용서도 하기에, 아버지가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이다.

 

허구한 날 술에 취해 있고, 남 탓만 하던 작은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딸은 아버지의 말이 이해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게, 아버지의 사정은 아버지의 사정이고, 작은아버지의 사정은 작은아버지의 사정이지, 그러나 사람이란 누군가의 알 수 없는 사정을 들여다보려 애쓰는 것 아닌가(42p)” 하고.

 

뼛속까지 사회주의자였던 아버지를 보내는 장례식장에서 그녀는 사회주의자 아닌 아버지를 전혀 알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봉건잔재 극복과 구습 타파와 혁명을 논하던 아버지는 산이 아닌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사람을 사랑했다. 아버지는 사상 때문이 아니라 사람의 도리를 잊은 세상과 권력에 대항해 떨쳐 일어났던 것이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지난 세월에 대한 통렬한 반성(266p)”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화자 고아리는 아버지 장례식 마지막 밤 그동안 누구의 딸인지가 중요했고, “어떤 딸인지, 어떤 딸이어야 하는지생각해보지 않았음을 자각하며 눈물 흘린다. 아버지가 수감된 시간, 잃어버린 그 6년 동안 자신이 그 이전의 삶을 사무치게 그리워했단 것만 생각했다. 그러나 사무치게라는 말은 감옥에 갇힌 긴긴밤을 그리워하며 보냈던 아버지에게 어울리는 말이라는 사실을 그제야 깨닫는다.

 

작가는 이 소설을 가볍게 쓰기 위해 여러 번 고쳐 썼다고 했다. 무게를 덜어내도 덜어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오늘 하루의 삶이 밥 먹고 사람을 만나고 농담을 주고받는 가벼운 일상이어도, 그 일상을 둘러싼 시대가 슬프면, 눈물이 서리게 마련이다. 세상은 이미 훌쩍 한계를 넘었지만, 여전히 해방 전후의 한계와 맞서 싸우는 중인 아버지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둔 자식의 통렬한 반성이다. 가볍게 쓴다고 해서 그것이 가볍게 읽혀지겠는가.

 

왜 나는 자식으로서가 아니라 부모로서 이 책을 읽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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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4-03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이창래 작가에게
사인 받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답니다.

사인을 다 받고 싶었으나...
다 욕심이지 - 그래도 두 권은
받았으니 다행이지요.

오오 가볍게 쓰기 ! 그렇지 않
아도 저희 독서 모임에서도 비
슷한 이야기를 했답니다. 역시!

그레이스 2023-04-03 20:02   좋아요 1 | URL
ㅎㅎ
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 공감하실거라 생각했습니다.
^^

서니데이 2023-04-03 1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 사인 받으셨군요. 다 가지고 가셔도 아마 좋아하셨을거예요.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전에 나온 책들도 재출간되는 것 같더라구요.
잘 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좋은하루되세요.^^

그레이스 2023-04-03 20:04   좋아요 3 | URL

소재에 대한 질문했었습니다.
아주 좋은 대답을 들었구요~^^
서니데이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cyrus 2023-04-03 20: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대구 올해의 책 열 권 중 한 권에 선정됐어요.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대구가 보수의 성지로 악명 높지만, 근현대사로 되돌아보면 빨치산들이 활동했고, 그들이 억울하게 희생당한 지역이기도 하죠.

그레이스 2023-04-03 21:0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정말 시간이 많이 지나니까 세상도 변하긴 하죠. 더디게 느껴지지만...!
정지아 작가 책이 뜬다고 하니, 구례분들은 오히려 빨갱이 얘기가 팔리다니 무슨일인가 하신대요.

새파랑 2023-04-03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인본 멋지네요~!! 세권을 가지고 지하철을 타고가서 사인을 받는 그레이스님의 열정이 너무 멋집니다 ^^ 요새 이 책이 핫하군요.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그레이스 2023-04-04 05:15   좋아요 1 | URL
아마 좋으실거예요
핫 한데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4-06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버지의 해방일지> 저도 재밌게 읽었습니다^^b

그레이스 2023-04-06 13:55   좋아요 1 | URL

다들 그러신듯요
여러 입장에서 여러 의미를 얻게 되는 책입니다.

서니데이 2023-04-09 2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오늘은 부활절입니다. 부활을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3-04-09 22:27   좋아요 2 | URL
북플이 계속 안들어가지더니 로그아웃되고 다시 로그인 해서 들어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3-04-16 0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아버지의 해방일지] 못 읽었는데 그레이스님의 친필 사인본을 3개나 눈으로 음미하는 호강을 미리 하네요
[~해방일지] 읽을 때 그레이스님, 페이퍼가 생각 날 것 같아요.

부모로 읽다/자식으로서 읽다가 어떤 뉘앙스의 말씀이신지 직접 읽어보고 느껴봐야겠습니다.

그레이스 2023-04-16 20:1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얄라알라님의 리뷰 기대할께요.~♡

임승수 2023-05-30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작가 임승수라고 합니다. 이번에 제가 쓴 인문에세이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출간 소식을 전하기 위해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진심을 담아서 한 글자 한 글자 열심히 썼지만 딱히 홍보할 방법이 없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저자가 이렇게 직접 나서게 되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책 여러 권을 가방에 넣고 무작정 지하철에 올라 승객분들에게 직접 육성으로 알리고 싶은 심정입니다(그래서는 안 되겠지만요). 갑작스러운 댓글에 불편하셨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여러 일로 바쁘시겠지만 1분 정도만 시간을 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문득 제 신간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의 내용이 <아버지의 해방일지> 21세기 실사판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 속 아버지가 빨치산 출신 사회주의자로서 신념을 버리지 않고 살아오면서 생긴 독특한 인간관계와 에피소드가 있듯이, 두 딸의 아빠이자 반백살의 남성인 저도 30년째 사회주의자로 살아오면서 그런 삶을 견지했을 때만 경험할 수 있는 평범하지 않은 사건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학생 때 사회주의자가 된 이후 인생이라는 여행의 경로가 대폭 변경되었습니다. 가치관이 바뀌다 보니 갈림길에서 예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인데요. 글치였던 공대생 출신이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서는 느닷없이 마르크스주의 책을 쓰는 작가가 되고, 선거 날 투표할 때면 지지율이 1%도 안 되는 후보에게 거침없이 한 표를 행사하고, 뜬금없이 와인에 홀딱 빠져서는 대한민국 검사뿐만 아니라 노동 조합 간부들을 대상으로 와인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인생 경로는 명승지 투어 같이 잘 차려진 패키지 여행과는 결이 달라서, 오지 탐험에서나 맞닥뜨릴 돌발 장면들이 순간순간 펼쳐졌습니다.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에는 제가 사회주의자라는 여행 경로를 선택하게 된 이유, 그리고 이 경로를 선택했을 때만 접할 수 있는 풍경, 경험할 수 있는 사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여전히 이 여행이 제법 맘에 들어서 설사 구부러질지언정 부러지지 않고 사회주의자로 살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 이야기에 공감하리라 기대한다면 과욕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오지 탐험 여행서 같은 흥미진진함을 제공하리라 작은 기대를 해봅니다.

이 책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쓴 건 아닙니다. 그저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삶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썼습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재밌게 읽으셨다면 제 책도 ‘실사판’으로서 무척 흥미롭게 읽으시리라 확신합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권의 여행서를 읽는다는 느낌으로 읽어주기를 바랍니다. 아래에는 출판사의 책소개 일부를 발췌해서 옮깁니다. 귀중한 시간 할애해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인터넷서점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9181643

”우리는 과연 사회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실 사회주의는 생각보다 훨씬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에 스며들어있다. 일례로 전 세계가 주목한 코로나19 감염병 대처 방식도 지극히 사회주의식이었다. 국가가 앞장서서 공공 재원과 행정력을 동원해 감염병에 대처했으며 코로나 진단 검사와 치료를 누구나 무상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보건 의료 정책과 더불어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공립학교, 국공립어린이집, 무상 급식, 공공 임대 주택, 부자 증세 등등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복지 및 재분배 정책은 모두 사회주의적 성격을 가졌다. 그런데 복지를 확대하길 원하면서도 왜 사회주의에는 유독 반감을 가질까?

저자는 사람들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사회주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본격적으로 해소한다. 이를 위해 자본주의가 대세이면서 동시에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30년 차 사회주의자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아낌없이 들려준다. 또한 자본주의의 은폐된 착취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를 해설하고, 역사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태생과 최후를 통찰한다.

사회주의로의 강요는 없다. 다만 질문이 시작될 뿐이다. 최악의 빈부 격차, 극심한 이윤 지상주의, 유례없는 환경 파괴, 만연한 생명 경시 풍조가 지배하고 있는 이 땅에서 우리는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며 지켜나갈 것인지. 증오와 배척, 불평등와 불공정 너머의 세계를 꿈꾸며, 우리 삶의 지표에 진중한 화두를 던진다“

2023-05-30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땡이 2023-11-07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고 저도 딱 글쓴이님 제목처럼 평을 하고 다녔었는데 친구들 선물사러 들어왔다가 댓글보고 100% 똑같은 마음에 댓글남기고 갑니다. 가볍지만 무겁고, 웃기지만 슬프고. 거기에 더해 멀리서보면 희극. 가까이서보면 비극인 듯한 이 가벼운 책이 얼마나 무겁게 마음에 남는지... 빨치산의 딸도 나중에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그레이스 2023-11-07 10:38   좋아요 0 | URL
예~
같은 마음이시라니 반갑네요~
감사합니다
 

오에 겐자부로의 별세 소식을 이제야 보고, 펼쳐든 이 책의 첫페이지에 ˝책을 쓴 작가는 죽습니다˝ ˝저도 그런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노작가 입니다˝라는 문장이 들어온다.

읽어야할 책이 쌓여있지만 오늘은 이 책이 읽고 싶다.








저의 책 《책이여, 안녕!>의 제목은 러시아의 소설가 나보코프가 발표한 대표작 《선물》에서 인용한 구절입니다. 책 속 주인공은 영원히 살지만(작중에서는 죽는다고 해도), 책을 쓴 작가는 죽습니다. 죽기 전 자기가 쓴 책에게 이별을 고하게 되지요.
저도 그런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노작가입니다. 게다가 저처럼독서가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간은 제가 읽어온 책에게도 마음을 다해 "안녕"이라고 말하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제 인생의 책‘이라 할 만한 이런저런 책들과 이별하는, 그러면서 가능하면 여러분께 그 책을 건네드리는 그런 의식을 치러보고자 합니다.  - P9

우리는 예술을 통해 시공을 초월하고 상실을 상대화하여 살아남고자 합니다(제 경우는 문학 혹은 소설을 통해서라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겠죠).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이미 지나간 것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그 괴롭고 무거운 의미에 대해서도 늘 인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년에 이르러 소설을 구상하고, 젊은 동료로부터 악의가 뻔히들여다보이는 조롱을 받으면서, 그래도 초고를 써나가는 제 옆에는이미 상실하기 시작한 것들과, 과거가 되어가는 것들의 참으로 강렬한 찰나적 실재감이 있어요. 그리고 그것은 세상을 떠난 동시대예술가, 사상가, 아울러 더 가까운 친구들, 그리고 거의 끝나가는 저의 시대를, ‘과거의 파토스‘로서 진중하고 깊이 있게 와 닿도록 하는것이기도 합니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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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3-28 01: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에 겐자부로는 어머니가 준 마크 트웨인 책 《허클베리핀》을 읽고 또 읽었다는 말이 여기에 있어요 아홉살에 그 책을 보고 자신이 어떻게 살지 생각하다니, 정말 그때 마음대로 살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에 겐자부로 책은 이 책 한권만 본 것 같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3-03-28 06:39   좋아요 1 | URL
우연히도 마크 트웨인 재독 중이었습니다.^^

서곡 2023-03-28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뇌의 이상을 갖고 태어난 큰아이...염려와 격려하는 마음을 안고 눈 감으셨겠지요. 명복을 빕니다.

그레이스 2023-03-28 09:51   좋아요 1 | URL
ㅠㅠ
작가가 남겨놓은 책을 읽는 것으로 추모를 대신합니다.

베터라이프 2023-04-06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본 제국주의가 저지른 참혹한 역사에 대해서 아주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었던 분이 오에 겐자부로였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정상인이 별로 없는 일본 지성사회에서 저런 분이 다 있구나 싶었죠. 그나저나 그레이스님의 이 글을 보니 문득 구해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들어가보니 절판된 모양이네요 ㅜㅜ

그레이스 2023-04-06 18:34   좋아요 2 | URL

그렇더라구요.
가끔 중고 책방에 올라오긴 하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