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을 거닐다가 그냥 지나칠 책들도 누군가와의 대화 속에서 거론되었던 것이라면 걸음을 멈추고 다시 보게 된다. 그 책은 다른 무수한 책들 가운데에서 빛을 발하며 말을 건다. 펼쳐 읽으라고... 어거스틴이 들었던 노래처럼.

그 책을 소개한 사람이 어떻게 소개했는가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그저 ‘**가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더라혹은 요즈음 베스트셀러라고 하더라보다는, ‘이 책을 읽어봤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새워 읽었다고 하거나, ‘책을 읽고 흥분돼서 잠을 못 이뤘다고 소개하면 아마 확실히 책을 뽑아 첫 페이지를 넘기고 작가소개를 읽고 목차를 살피고 한줄 서평들을 읽어 내려갈 것이다, 여기서 확신이 들면 가격을 확인하고 사게 된다. 책을 만나고 데려오는 흥분은 그 어떤 명품 백을 사는 기쁨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요즈음은 인터넷 서점을 이용한다. 장바구니에는 20권이 넘는 책들이 담겨 있다. 중고책 알림은 50권쯤 등록되어 있고 읽고 싶은 책 목록은 더 많다. 다 내가 이용하는 서재 이웃들이 추천한 것이거나, 읽고 있던 책과 연관 된 검색으로 알게 된 책들이다. 실물을 보지 못하고 서평이나 리뷰만을 보고 살 때 가끔 실패할 때가 있긴 하다. 그래서 내가 쓰는 리뷰도 조심스러울 때가 많다.

 

얼마 전 서점에 나갔다가 표지가 예뻐서 무작정 구입한 책이 있다. 책 덕후가 되는 몇 가지 항목 중에 표지가 예뻐서 있는 책 또 산 적이 있다라는 항목이 있었는데, 요즘 가끔 그러고 있다. ‘옷을 팔아 책을 사라라는 말이 있다. 나는 책이 입은 옷 때문에 있는 책을 또 사고 있으니 . 그냥 출판사에 낚인 책 덕후?


 

A Passion For Books라는 책에서 ‘Book Evangelist’라는 재미있는 단어를 찾아냈다

어떤 책이 자신을 감동시켰을 때 그는 모든 사람들의 주머니에 그것을 넣어주고 싶어 한다고. (Each man has a bit of the evangelist in him, and when a book moves me I want to put it into everyone’s pocket.) 


그럼 나도 책 전도사’? 책 얘기하고 책을 권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니까. 그냥 권하는 것보다 선물할 때 마음이 더 설렌다. 모든 사람들의 주머니에 그 책을 넣어주고 싶은 마음! 그래서 책을 선물한다. 내가 그 책을 왜 좋아하는지 알아주는 사람이라면 기쁨은 배가 된다. 그 예쁜 책을 선물했다.

 

그리고 오늘 나도 다른 분에게서 책 선물을 받았다. 그 분은 전화해서 필요한 책을 골라서 문자로 보내라고 하신다. 우리 집에 책이 많으니 아마도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한 뜻이셨던 것 같다. 오늘 하루 종일 살까?’나중에 사도 돼사이에서 갈등하며 알라딘을 들락날락 하던 중이었는데. 너무 감사하고 반가운 선물이다

책을 선물하고 받으며그 기쁨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해서 너무 좋다덕후 보다는 책전도사.




실물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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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18 00: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드디어 이런 책이 눈 앞에! 소세키,소세키, 에세이,편지 까지 전부 읽어버린 저를 위한 이책 찜!👆👆👆👆👆장바구니로~@@@@!

그레이스 2021-07-18 00:26   좋아요 4 | URL
가라타니 고진이 일본에서는 유명한 비평가라고...^^
저도 본격적으로 읽어보려구요.

새파랑 2021-07-18 11: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선물은 책선물이 제일 좋은거 같아요 😊

그레이스 2021-07-18 16:55   좋아요 1 | URL
맞아요^^
아시죠?!

페크pek0501 2021-07-18 1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쓰메 소세키 론. 그의 작품을 많이 읽은 독자에게 꽤 좋은 책이 될 것 같군요. 저는 두 개 정도 읽었네요.
<끝내주는 괴물들>을 읽고 있는데 아쉬운 건 제가 읽은 책이 많지 않아 덜 흥미롭다는 거예요.
제가 읽은 것에 대한 얘기는 아주 흥미롭더군요. 거기에 들어 있는 작품들을 하나씩 읽어 보는 계획도 괜찮을 듯합니다. 소세키 론도 마찬가지로.

그레이스 2021-07-18 14:01   좋아요 0 | URL
나쓰메 소세키는 행인 하나 읽고 좋아서 다 모았어요
이제 시작하려구요

mini74 2021-07-18 13: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예뻐서 ㅎㅎㅎ 뜨끔했어요. 표지가 예뻐서. 지금 안 사면 절판되지 않을까 해서. 가격이 오를 거 같아서.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서. 책 살 이유는 무궁무진하지요. 그레이스님 책 전도사. 이 말 참 좋아요 *^^*

그레이스 2021-07-18 14:04   좋아요 4 | URL
전에 북플 시작하고 얼마 안돼서 어느 플친님이 책덕후 조항 올려주셨을때 저는 이 항목 제외하고 다 해당이었어요
그런데 이젠 all clear 네요^^

고양이라디오 2021-07-19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ook Evangelis

재미있는 단어네요. 저도 종종 그럴 때가 있어요. 너무나 좋은 책을 만났을 때 그 책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읽히고 싶다는ㅠㅠ

저도 책 전도사인가봐요ㅎㅎ

그레이스 2021-07-19 11:24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럼 고양이라디오님도 책전도사 시네요^^
모든 사람이 책을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니 책 좋아하시는 분들을 만나는 건 행운이라 생각됩니다.
여기 서재 회원분들도...!^^~♡

서니데이 2021-07-19 2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을 고를 때, 여러가지 읽어보고 사도, 그리고 오프라인 서점에서 잠깐 실물을 보고 사더라도 마음에 드는 책을 찾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자주 실패하고 다시 도전합니다.
그레이스님, 오늘도 더운 하루입니다. 시원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1-07-19 20:43   좋아요 1 | URL
예~
맞아요
그렇게 실패하면서 책을 보는 눈을 갖게 되는것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평안하세요~

희선 2021-07-20 0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한테 책을 선물하고 그레이스 님은 다른 분한테 받으셨군요 다른 사람한테 책을 받는 것뿐 아니라 주는 것도 다 기쁜 일이죠


희선

그레이스 2021-07-22 16:07   좋아요 1 | URL
책더미속에 살아도 책이 들어오는건 신나는 일이죠^^
 


 

이행대. 가슴 뛰는 은유를 얻었다. 작가는 인생의 과도기를 이행대라고 은유한다.

 

이행대(ecotone)는 그리스어에서 온 말로, 집을 뜻하는 오이코스oikos’와 탄성을 뜻하는 토노스tonos’를 합친 말이다. 따라서 이행대는 생태학적 긴장의 공간이다. 무용수가 힘차고 우아하게 공간을 누빌 때 특히나 몸을 탄력 있게 움직이는 것처럼 이행대는 특별한 생태적 탄력을 띤다. 이행대는 두 지대를 잇는 다리처럼 경계지대의 식물들로 하여금 서로 교류하게 한다.

-40p

이러한 생태적 이행대를 바라보는 창조적인 시각은 인생의 이행기, 즉 과도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은유를 제시하고 있다. 탄생을 위한 임신과 출산, 성인으로 이행하는 사춘기, 노년으로 나아가는 갱년기, 상실을 받아들이기 위한 애도, 죽음의 준비와 같은 인생의 과도기를 생태적 이행으로 은유하며 철학적 단상들을 써내려 가고 있다. 은유가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우리는 인생의 과도기를 맞이할 때 예측할 수 없음으로 인한 불안을 경험한다. 최선의 선택을 하지만 항상 최선의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이 인생의 새로운 국면들에서 우리는 때로 상처를 입기도 한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탄생과 관련된 작가 자신의 경험담이었다.

작가는 제왕절개로 태어났다고 한다. 작가의 엄마 배에는 수술자국이 남아있다. 그 작은 절개부분을 통해 엄마 배속에서 나왔다고, 그때 아기는 너무 예쁜 신생아였다고 말해주는 엄마에게서 깊은 유대감과 자부심을 느꼈다. 어느 날 친구 엄마가 자연분만을 하지 못한 것은 인생에서 중요한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 말에 깊은 충격을 받는다. 이 말을 전해들은 작가의 엄마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고 한다. “나는 그런 경험을 기꺼이 포기했단다!”라고.

 

나중에 엄마는 출산을 무슨 즐거운 행사가 아니며, 엄마와 아기에게 몹시 힘든 일이라고 일러 주었다. 제왕절개가 아니었다면 나는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면서 말이다. 아이가 어떻게 태어났든 간에 건강한 아이를 품에 안을 수 있다면 기뻐해야 하는 거라고 했다. 또한 어떤 출산 경험을 미화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사회가 불어넣은 좋은 엄마상에 자연분만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 듯하다고 했다. 피할 수 없었던 고통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 그 고통을 받아들이기가 더 쉬울 거라고도 했다.

- 68 p

 

이 말을 듣고 작가는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한다.

 

공감을 많이 한 내용이기도 하고 속 시원함을 느낀 내용이다. 아이들 셋을 제왕절개 수술로 낳았던 때, 당시 TV에서는 자연분만에 대한 다큐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첫아이를 수술로 낳고 뭔가 실패했다는 느낌으로 우울했었다. 군대 갔다 온 남자들이 방위, 면제받은 사람들 앞에서 자랑하듯, 자연분만 후기와 함께 너는 그거 모르지?’ 하던 말을 들으며 웃고 말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례한 말이었음에도 반박할 수 없게 하는 사회적 통념의 힘이 있었다.

 

스스로를 특정 기준에 부합해야 하는 산물처럼 생각하는 것은 우리 삶을 힘들게 만든다. 사회는 좋은 엄마의 표준을 제시하고 임신했을 때부터 모든 여성들은 자신이 그 기준에 못 미치는 것 때문에 전전긍긍한다.(마더쇼크) 중요한 과도기적 국면에서 시금석이 제시되는 것은 개인을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 우리가 스스로와 다른 사람을 열린 시선으로 존중하며 사는가, 한 번뿐인 자기 인생을 기꺼이 받아들이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춘기든 중년의 위기든 갱년기든 간에 모든 과도기는 탄생의 형태를 내포한다. 우리는 익숙한 것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향하는 문턱을 넘는다. 명백하게 정의된 역할과 삶의 상황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어떻게든 표준에 맞추면서 안전성을 보장받고자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는 더 불안해져만 간다.- 72p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

 

이 책의 이 부분을 떠올리게 된 것은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를 읽으면서다. 자폐라는 진단명이 생기면서 자폐의 원인을 밝혀내려는 노력들이 있었다. 연구 초기 단계에서 그 원인을 엄마들에게서 찾으려 했다는 기록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이 책의 탄생 장이 겹쳐졌다.

 


처음 아기를 보았을 때 사랑스럽다는 감정을 느꼈나요?”

글쎄, 그게 사실은리타가 입을 뗐다. 진실을 인정하는 게 중요해요.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뭔가 효과가 있기를 간절히 바랐기에 솔직해지기로 했다. 아이가 닭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귀찮고 힘들었어요. 그녀는 인정했다.……

진실을 똑바로 마주하기는 고통스러웠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그녀는 아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보여주지 못했을지도 몰랐다.……

유일한 희망은 책임을 온전히 인정하고, 헌신적으로 치료에 전념하여 엄마로서 실패했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교정하는 것이었다. 아이는 조금이라도 좋아질 수 있을까?

-127p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위험하고 잔인한 질문이었다. 한 존재를 죽음과도 같은 절망과 죄의식에 빠뜨리는. 그렇게 그녀들은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았고,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도록 종용을 받았다. 자폐아 엄마들의 모임에 나가서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작업을 한다. 인생의 이행대인 임신과 출산이 불행한 결과의 원인을 밝혀야 할 죄책감의 가시덤불이 된 것이다.

부모는 자녀들이 불행한 일을 겪을 때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으며 죄의식에 휩싸인다. 장성한 자녀가 아파도 내가 잘못한 것이 있었을까하고 어린 시절을 되짚어 가며 가슴을 누른다.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의 저자 나탈리 크납은 불행한 일들조차 창조적인 이행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최초의 자폐아 도널드의 부모는 사회가 규정한 진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아들을 위한 최선의 삶을 찾아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모임이 생성되었다. 주변 사람들이 열린 마음으로 그를 받아들임으로 새로운 행복한 사람이 탄생했다. 창조적이고 탄력적인 시선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행대는 계속해서 의미를 생성하는 장소이다.

 

이런 과도기를 다루는 비법은 없다. 모든 삶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작가는 우리 자신을 위해, 우리 삶의 반경과 우리가 사는 세계를 위해, 더 나은 을 개발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한다.

 

군대가 쳐들어오는 것은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생각이 쳐들어오면 도저히 저항할 길이 없다.”

-빅토르 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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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8117 2021-07-06 23: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그레이스 2021-07-07 07:4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볼빨간레몬 2021-07-06 23: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의 글을 읽으니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이 읽고 싶어지네요. 늘 불확실한 날들 속에 살면서도 남을 비난하는 것엔 확신을 가지는 모습들을 보며 많은 걸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그레이스 2021-07-06 23:48   좋아요 4 | URL
확실한 해답보다는 은유가 더 큰 메세지를 전달할 때가 있죠.
감사합니다~^^

청아 2021-07-06 23: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왕절개로 세상에 나왔어요. 이행대라...마음에 담아갑니다😉

그레이스 2021-07-06 23:51   좋아요 6 | URL
^^
이행대라는 말이 계속 남았어요.
저도 인생의 이행대를 지나는 중이라 생각되어서.

서니데이 2021-07-07 00:1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사람마다 서로 다른 입장이 되는데, 어떤 것만이 맞고 어떤 경험만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요즘엔 매일의 날들이 불확실한 느낌을 담고 가는 것 같은데, 그 안에도 좋은 것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레이스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1-07-07 06:47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밤인사를 놓쳤네요^^
밤사이 비가 내려 습기로 가득합니다.
마음만은 화창하고 시원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희선 2021-07-07 01: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가 아닐지도 모를 텐데, 아이를 기르면서 엄마가 되어간다고도 하잖아요 세상은 처음부터 엄마이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를 어떻게 낳는가 그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닐 텐데, 어쩌다 어떤 게 좋다고 말하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수술을 하게 돼서 엄마와 아이가 죽는 일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희선

그레이스 2021-07-07 06:50   좋아요 4 | URL
어떤 자리나 마찬가지겠지만 모성 역시 강요된 부분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07-07 07: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행대라는 단어 처음들어봤는데 멋진 말 같아요~!! 인생은 항상 과도기 인거 같아 😐
빅토르 위고의 마지막 말은 정말 멋지네요~!!

그레이스 2021-07-07 07:29   좋아요 4 | URL
참 멋진 말이고 의미가 계속 생성되는 단어라고 생각됩니다.
어제 이 글 올리고 잤는데 일어나서 다시 생각이 이어지네요.^^
감사합니다 ~

페크pek0501 2021-07-07 12: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위고의 말이 가슴에 콱 와닿네요. 한 번 생각이 박히면 생각의 노예가 되는 것 같아요.

어머니의 죄책감. 저도 그런 걸 느껴 본 적이 있어요. 지금 생각하면 별일 아닌데
그땐 그렇더라고요. ㅋ

그레이스 2021-07-07 12:56   좋아요 4 | URL
^^

그레이스 2021-07-07 17:38   좋아요 2 | URL
저는 지금도 가끔 그런 생각을 떨쳐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부모라 그런가봐요.^^

mini74 2021-07-07 1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묘하게 자연분만에 대한 우월감 느끼는 이들이 있지요. 저는 시어머니가 네가 무슨 에미냐고 ㅠㅠ 목숨걸고 낳았는데 순식간에 나쁜 엄마 취급에 퉁퉁 붓도록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쒸. 지금같음 막 받아치고 그럴텐데 그땐 제가 숫기가 없어서 ㅎㅎㅎㅎ 그레이스님 글 오늘 제게 정말 위로가 되네요 ㅎㅎ

그레이스 2021-07-07 17:34   좋아요 2 | URL
거의 신앙같았죠 자연분만해야 애가 똑똑하다고 수중분만 그네분만 소개하면서 미국 유럽 일본까지 소개하는 다큐때문에 의기소침했죠.
오죽하면 자연분만 모유수유가 개그의 소재가 되었겠어요? ㅠ
좋은 거는 동의 하지만 건강하게 태어나는게 중요한데.
가슴앓이 한 미니님! 토닥토닥.
저도 토닥토닥.
ㅎㅎ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 노정태 옮김 / 부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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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내내 찜찜한 기분이었다. 뭔가 새로운 사실을 전달하고 설득이 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반박하고 질문하고 싶은 내용들이 있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까닭에 제대로 반론을 펼칠 수 없는 답답함을 안고 읽어갔다. 리뷰를 쓰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잘 알지를 못하니.

 

환경과학 분야의 멜서스주의자와 기술만능주의자 사이에서 의견 차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온 갈등의 역사를 갖고 있다. 멜서스주의자들은 지구자원은 한계에 다다를 것이고 지속가능하지 못함을 주장한다. , 기술만능주의자(Cornucopian)들은 기술의 발전이 풍요를 가져다 줄 것이고 이런 환경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일단, 이 책의 부제에 대한 의견부터 쓰고 싶다. 부제는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라고 되어 있다. 아마도 이 책의 원제 ‘Apocalypse Never’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붙인 것이라 짐작한다. 절대로 지구 종말은 오지 않는다는 뜻이리라.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은 실제로 환경과 지구 자원은 한계에 다다랐으며, 어느 지점을 지나면 절대로 회복 불가능하고, 멸망을 향해 점점 가속도가 붙을 것이고, 지구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주장한다.

나의 문제의식은 이 책의 저자가 모든 환경의 쟁점이 되는 사항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러 단계에서 사항마다 입장을 달리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극단으로 몰아놓고 해야 반론을 펼치기도 쉽고, 효과적이긴 하다. 이런 논리는 상대편의 의견을 단순화 시켜서 사람들을 호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지구 종말의 모습은 콩고민주공화국 사람들의 삶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환경보다 개발을 더 원하고 있고 경제발전이 더 시급하다고 한다. 너무나 비참한 삶을 살고 있어서 야생동물 보호보다는 그 동물들이 농작물들을 망치는 것에 더 분개하고 있다고 한다. 멀리서 야생동물보호를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은 그 콩고 사람들의 생존을 막는 행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방글라데시의 사람들이 생명을 잃거나 해를 입는 것은 낙후된 환경 때문이지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아마존 밀림이 소를 키우거나 콩을 경작하는 농민들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비판하는 것도 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브라질의 숲은 증가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부분적으로 과학적 근거가 있고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아마존이 파괴되면서 그 안에 사는 다양한 생태의 계층을 이루는 생물계의 멸종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다. 또한 브라질에서 조림으로 숲이나 녹지가 늘었다고 하는데 인위적인 것으로 오랫동안 생태의 균형을 이뤄온 밀림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것을 면적으로만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 단순한 논리인 것이다. 또한 그들이 마음껏 아마존 경계의 숲을 밀어버리고 경작하고 목축하는 것을 하게 한다고 해서 경제상황이 나아진다고 보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가 비판하는 강대국의 제국주의적인 논리는 나도 공감한다. 그렇다고 기후와 환경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자들의 소리를 그저 양치기에 비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호각은 환경파괴에 대한 경계심을 갖게 해준 효과가 있다.

 

탄소연료보다 원전이 환경적이고 핵폐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나라의 신고리 원전을 예로 든다. 잠깐 멈칫했다. 독일의 탈원전 정책을 예로 들면서 재생에너지가 그 전력소모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 부족한 부분을 탄소에너지가 감당하게 되면서 환경공해가 더 심해졌다고 한다. 예로 든 풍력발전이 조류의 생태에 위협이 된다는 설명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슈피겔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재생에너지는 탄소에너지를 넘어섰다고 한다. 결국 기술발전에 대한 투자를 어디에 하는가에 따라 재생에너지냐 원자력이냐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계속 개발해가면서 그 단점들을 보완해 가는 투자를 해야 한다. 그는 그 경제적 실효성을 주장하는데, 지금까지 투자해오고 개발해왔던 기간이 길었던 것이 지금당장은 경제적 효과가 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는 핵폐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데, 근거가 될 만한 실험이나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어서 의혹이 생긴다.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에서 유출된 방사선의 수치는 그리 치명적이지 않았고, 후쿠시마에서 사람들을 탈출하게 한 것은 잘못된 조치였다고 주장한다. 공포심을 조장해서 원전을 더욱 두려운 대상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는 증거가 필요한데 그의 주장으로 끝나고 있어 더욱 걱정스럽다.

 

작가가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이 있다. 비판하고 있는 환경단체들이 석유회사나 어떤 이익집단의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과학이나 학문적 글이 아니라 음모론이 되고 만다. 서로 이런 비판을 하게 되면 논리와 진실은 가려지고 서로 극단에서 돌아올 수가 없다. 어느 단체나 연구나 활동을 위해서는 지원을 받게 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검은돈인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작가 자신도 이런 음모론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삼가고 정확한 진실과 과학적 사실만 주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작가는 이 책을 쓴 목표를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보편적 풍요를 누리게끔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낙후된 지역의 사람들이 환경보호라는 명목으로 풍요로운 삶에서 제외되면 안 된다는 것인데, 근본적인 원인이 환경보호에 있는가는 생각해볼 일이다. 이렇게 반박하면서 나도 너무 무지하기 때문에 이 작가의 단순화주장을 답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하다. 그래서 반대편의 입장도 찾아보게 되었다.

 

피터 글릭의 비판

https://yaleclimateconnections.org/2020/07/review-bad-science-and-bad-arguments-abound-in-apocalypse-never/

https://newspeppermint.com/2021/05/10/m-apocalypse1/

 

암튼 아쉬움이 많은 책이었다.

두꺼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읽어야 할지를 망설였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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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6-30 17: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문득 극단적인 비건 주의자가
물고기도 고통을 느낀다며
수산물을 취급하는 레스토랑
에 가서 항의를 했다는 기사
가 떠올랐습니다.

자신이 하는 건 갠춘하지만,
왠지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
게도 강요하는 건 참 그렇더
군요.

그레이스 2021-06-30 17:53   좋아요 4 | URL
극단주의는 분열만 양산하죠
상대방을 극단주의로 몰아가는 것은 몰이해를 드러낼 뿐 해결점을 찾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mini74 2021-06-30 17: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글 읽으니 이 작가분도 작가가 비난하는 환경단체만큼이나 극단적이고 편파적인것 같은데요 내 맘과 다른 책은 읽어내기 힘든데 ㅠㅠ 고생하셨어요

그레이스 2021-06-30 18:05   좋아요 5 | URL
감사합니다 ^^
맘고생 조금 있었어요 ㅋ

새파랑 2021-06-30 17: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계속 읽기를 망설이면서도 완독하신건 대단한거 같아요~! 이런 장르의 책을 안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작가가 자신의 주장을 위해 극단적인 글을 쓴것처럼 보이는군요 ㅜㅜ

그레이스 2021-06-30 18:07   좋아요 3 | URL
제가 편파적일까봐 걱정도 했습니다.ㅠ

청아 2021-06-30 18:0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이런 얘기인줄 모르고 구입했다가 프롤로그 읽었는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바로 팔았어요. 시청자 우롱하는 뉴스같은 느낌.😔

그레이스 2021-06-30 18:06   좋아요 4 | URL
그러셨군요
제 맘 같았다니 반갑고 든든합니다 ^^

그레이스 2021-06-30 20:42   좋아요 3 | URL
저는 줄을 하도 많이 그어서 팔지도 못해요^^
잘 안읽히는 책은 읽으려고 줄을 더 많이 긋고, 여백에 질문이랑 반론, 근거 이런 것들을 적어놔서^^
‘why?‘ ‘So what?‘ ... 등등^^

청아 2021-06-30 21:19   좋아요 3 | URL
헉~멋져요!!! 그레이스님 보니 읽어보고 팔껄 아쉬워요. 그런 식으로 제대로 잘못된걸 집고 넘어가는게 더 필요하다 생각되요.👍👍

초란공 2021-06-30 21:2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애쓰셨내요^^ 무엇보다 이 책 추천사 쓴 사람들 책은 보다 의심해서 읽게될 듯 합니다. 스티븐 핑커와 리처드 로즈, 올리버 스톤 감독을 비롯한 유명인들 말이죠. 어쩌면 이 책이 거대한 백인 원전주위자 카르텔을 수면 위로 불러온 역할을 한 책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 그런 의미에서 올리버 스톤 감독이 쓴 미국 현대사도 의심의 눈으로 읽어봐야겠요.

그레이스 2021-06-30 21:25   좋아요 4 | URL
전문적인 지식과 관련되어 쟁점이 있는 지식은 어느 편의 주장이든 그대로 받아들이기 조심스럽죠^^
감사합니다 ~♡

희선 2021-07-01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안 봤지만, 이 책을 보고 쓴 글을 보고 그걸 믿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했습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으면서 맞다고 하기도 어려운... 과학이 발전해서 지구가 안 좋아진 건 맞기도 한데...


희선

그레이스 2021-07-01 07:05   좋아요 0 | URL
예쁜 보자기에 쌓인 가짜 꿀 같다고나 할까요? 과학적사실도 있고 논리적으로 맞는 말도 있어요. ^^

공쟝쟝 2021-07-01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꼼꼼히 읽었어요! ㅇㅣ 책 읽어보고 싶었거든요… 음모론이라고 하시니까 갑자기 신뢰가 딱…. 전형적인 환경운동이 브루주아운동이라 깎아 내리는 뭐랄까 발전옹호좌파(?)냄시가 나는…. 안 읽어보고 뭐라고 하긴 그렇지만요… 휴..휴머니스트시네요… 아이참..

그레이스 2021-07-01 22:45   좋아요 1 | URL
꼼꼼히 읽으셨다니 겁이 나네요
제대로 비판한건지 두려워서요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1-07-02 00:46   좋아요 1 | URL
겁내지마세여 ㅋㅋ 그레이스님 글 읽구 다른 책읽기로 ㅋㅋㅋ 호호 ㅋㅋㅋ
 
두 번째 지구는 없다
타일러 라쉬 지음, 이영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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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으로 독서토론을 할 때였다. 2017년 당시 이슈가 되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와 관련된 기사를 논제로 사용하면서, 고등학교 토론반 아이들의 탈원전에 대한 토론을 예로 들었었다. 회원 중 한 분에게서 어린 학생들이 원전에 대해서 뭘 알겠냐는 반문이 돌아왔다. 나는 과연 우리는 모르기 때문에 이 문제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진행자로서 부드럽게 끌고 가야했기 때문에 반론은 하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은 그분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료를 보면 명료하게 나오는 결론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정치적 경제적 계산법이 깔리면 풀기 어려운 문제가 돼 버린다. 아마 그분도 어린 학생들이 이런 문제까지 어떻게 알겠냐는 의미로 던진 질문이었을 것이다. 논점을 흐리는 반문이다. 환경문제를 가지고 토론하고 있는데 다른 문제들을 결부시켜서 해법을 복잡하게 한다. 의미의 오용일지 모르겠지만, ‘오캄의 면도날로 논점을 단순화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분이 원전 공론화 위원회나 고등학생들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토론이 무의미하다는 뜻으로 반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전문성을 논하기 전에 이런 토론의 자리는 양측의 자료와 주장을 수집하고 분석, 평가해서 토론함으로 모두의 관심과 생각을 이끌어내자는 취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환경 전문가가 아니라 할지라도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자료와 정보를 얻고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상황을 상세하게 알 수 있고 어쩌면 전문가들보다 설득력 있는 논리를 펼친다.

그 예가 레이첼 카슨이나 타일러 라쉬와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명료한 진실을 복잡하게 에둘러 이야기하지 않고, 정직하게 상황을 보고 말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들이 제시하는 자료들은 전문성이 있다.

 

타일러 라쉬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 방송인이다. 처음에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읽고 한국말을 잘하는 것은 알지만,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얼마만큼 잘 전달할까? 생각했다. 전문가들의 책을 번역한 책들을 읽어보면 전문용어를 쉽게 표현하지 못하거나, 학적인 내용을 그대로 번역할 경우 독자들이 난독을 경험한다. 이 책은 그런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어서 잘 읽힌다. 누구나 읽어도 이해 할 수 있다. 쉽다고 해서 문장이 유치하지도 않다. 외국인이 썼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설득력 있는 주제들과 내용들이 인상을 남긴다. 그의 설명들을 읽고 있으면 환경의 위급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용어 사용의 문제점 지적도 적절하고 모두에게 설득력이 있다.

 

근래에는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우리가 처한 실제 위기 상황을 드러내지 않는다며 기후위기 climate Crisis라는 표현을 쓰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나도 기후변화보다 현실의 심각도를 드러내고 꾸밈없는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87p

 

미세먼지라는 용어도 잘 못 사용하는 예 중에 하나라고 한다. 단지 먼지가 아니라 몸에 해로운 물질을 함유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용어에 있어서도 위기의 심각성을 전달하는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타일러는 환경문제에 있어서 왜 개인이 깨어있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미국의 트럼프 정부를 예로 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리기후변화연합 탈퇴는 러시아와의 유착관계와, 국내 정치와 경제의 계산법에 따른 작용한 정부의 선택이라고 한다. 집권당은 언제든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환경문제와 관련한 정책을 바꿀 수 있다. 이익과 입장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환경문제를 국가의 손에만 맡겨둘 수 없다. 계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것이다.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채식주의자의 삶이 불편하지 않아야 하며, 재생에너지의 사용, 멸종위기의 동물들만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가 균형을 이루는 넓은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전반부를 마무리하며, 개인이 환경을 위해 할 작은 실천을 이야기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 책은 환경을 위해 잉크 사용을 최소화하였고, 친환경 콩기름 잉크로 인쇄하였습니다.

-표지

 

그는 이 책 후반부에서 미국 버몬트에서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한다. 심한 알러지로 생명에 위협을 받았던 어린 시절과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안에서 책을 읽으며 지냈던 시간들, 그 때 창밖으로 보았던 풍경들과 야생동물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는 자연의 일부였다. 오로라, 토네이도, 밤하늘, 눈 덮인 산 등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외감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왜 이런 이야기를 덧붙일까 궁금했다. 환경운동을 하게 된 동기를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편집부의 요구였을까? 자신의 생각이었을까?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은 왜 이런 일을 하게 됐느냐는, 동기에 대한 질문을 할까?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에 더 설득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그가 하는 일이 얼마나 영향력 있고 소중한 일인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타일러는 그저 버몬트의 경관과 생활을 이야기하고 버몬트 주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만을 이야기 할 뿐이다. 그저 젖어있는 것이다. 자기가 태어나고 속해 있던 자연에. 자신이 자연의 일부였고, 자연이 자신이었던 그 시절이 그의 동기이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말한다면,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 있다면, 지금 옷을 더럽힐지 모른다거나, 약속시간에 늦을지 모른다거나, 심지어 자신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게 된다.

 

환경문제는 이제 다른 그 무엇보다도 긴급하고 중요해서 다른 결부되어 있는 문제들을 제거하고 오직 그 주제만을 가지고 논의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정치적인 계산, 이념적인 갈등, 경제적 손익계산은 이제 고려의 대상이 아닌 단계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창포가 피어있는 하천변. 보행자를 위한 탄성재료 바닥 포장, 자전거 도로, 인공수로 등 지자체마다 하천변 모습에도 트랜드가 있다. 생태적인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예쁘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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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24 21: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문가가 아니면 토론을 못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하고 말하는건 참 고역이더라구요. 벽과 이야기하는 기분? ㅎ 자기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피하는게 상책입니다~! 저도 요새 환경문제에 관심이 가더라구요. 근데 이게 당장 눈에 안보이는 위협이다보니 와닿지 않는 측면이 있는거 같아요 ㅜㅜ

타일러가 누군지 몰라서 찾아봤어요 ㅎㅎ

그레이스 2021-05-24 21:47   좋아요 5 | URL
요새는 가끔 유튜브 동영상 사이 광고에도 나오던데요^^

붕붕툐툐 2021-05-24 22: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아는 그 타일러가 맞는 거 같은데 이런 책을 냈는지 몰랐네요~ 저도 환경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완전 관심이 갑니다~~

그레이스 2021-05-24 22:35   좋아요 3 | URL
2016년부터 WWF(세계자연기금)홍보대사로 활동중이라네요.
전에 TV나와서도 환경에 대한 얘기 하는거 들은적 있어요.
이런 사람에게 ‘너희 나라에나 가라‘는 댓글도 단다고 해요.ㅠ

bookholic 2021-05-24 22: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미세먼지 경보 발령 문자가 왔네요..ㅠㅠ

그레이스 2021-05-24 22:09   좋아요 3 | URL
예 저도 받았어요.
다들 건강 조심하세요~

mini74 2021-05-24 2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타일러가 그 타일러군요. 한국말 정말 잘하던데 책까지 냈군요 책 종이도 돌가루 등을 넣어 광택나게 한다던데, 우리도 좀 가볍고 더 친환경적인 그래서 가격도 좀 더 저렴한 책들도 나오면 좋겠어요.*^^*

그레이스 2021-05-24 22:34   좋아요 3 | URL
돌가루 넣은 종이
갑자기 슥 하고 손을 베던 기억이...소름!
우리주변에 사소한 것 하나에도 민감해야할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1-05-24 23: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제목이 거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것 같아요~~
산책하면서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편안하고 푹신한 길과 아름답고 인공적인 자연에 얼마나 많은 인력과 자금이 동원되며 또 자연의 훼손은?
이런 생각하며 걸을때가 많아요^^

그레이스 2021-05-24 23:34   좋아요 4 | URL
내일 새벽에는 대기오염때문에 그 길도 못 걷겠어요.

2021-05-24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24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noomy 2021-05-25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예를 든 그 분은 전형적인 엘리트주의자네요. 소수의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사안이나 정책에 대해 모든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태도 말이에요. 저도 예전에는 그런 생각에 가까웠는데 요즘은 많이 바뀌었어요. 전문가들도 당연히 틀릴 수 있고 일반인이 전문가보다 어떤 문제에 대해 더 잘 알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집단 지성의 힘 말이에요. 특히 민주적 의사 결정 방식은 효율은 떨어질 수 있으나 모든 사람이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두서 없지만 여하튼 글 잘 읽었습니다~^^

그레이스 2021-05-25 12:2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가성비, 효율 이런 자본주의적 방식이 말씀하신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을 어렵고 더 지체되게 하는 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1-05-27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록잎과 하천, 그리고 옆의 길이 보이는 사진이 예뻐요.
시원해보이고, 공기도 좋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잘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좋은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1-05-27 23:1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평안한 밤 되세요
 
사이보그가 되다
김초엽.김원영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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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자신의 상황을 직접 설명해야만 하는 타자들이 있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시스템이나 물리적 환경이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지만, 어떤 소수의 집단에게는 여전히 불평등과 불편함이 존재한다. 이러한 불편을 이해시키기 위해 그들은 직접 설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직은 먼저 알아서 그 불편함을 해소해줄 수 있는 지식과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타자의 불편을 오랫동안 반복해서 세심히 듣는 것을 힘들어 한다. 나 역시 그런 피곤함을 느꼈던 때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항상 부끄러웠다.

 

이 책에는 새롭고 흥미로운, 나의 무지를 깨우치는 지식이 있다. 자신들의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모습은 마음을 누르지 않았고, 정보 전달자로서 당당하게 다가왔다. 책이 끝날 때쯤 몸에 대한 그들의 시각은 나의 몸에 대한 시각으로 확장되었고, 우리 사회 전체가 갖고 있는 전근대적인 몸에 대한 신화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청각 장애인 김초엽 작가와 휠체어 장애인 김원영 변호사. 앞의 수식어가 붙지 않으면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한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함께 몸에 대해 쓰기로 했다. 상실되거나 비틀어진 몸, 손상된 몸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 몸들은 과학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그 기능을 보조하거나 대신할 기계를 몸에 결합했다. 그들은 이 몸을 사이보그라고 한다. 기계와 유기체라는 점에서 사이보그적인존재로 본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 책에서 사이보그라는 상징을 통해 자신들의 경험과 정체성을 반추해보며, 장애에 관한 주된 과학기술 담론이 얼마간 어떤 존재들을 더 소외시키거나 그저 소비한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취약한 사람들의 연대와 의존에 있어 과학기술의 의미와, 그 기술이 누구의 주도와 누구를 위해서 개발되고 보급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하기로 한다. 이것은 장애를 위한 과학기술이 그들의 의사와 상황과는 별개로 이루어지는 지점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보청기는 웨어러블 보조기계 중 소형이고 첨단이다. 보청기는 작아지고 눈에 띄지 않게 귓속형으로 발전되어 왔다. 사실 외부로 수신기가 돌출되어 있는 것이 성능은 더 좋다. 보청기를 감추려는 의도된 디자인은 장애인을 위한 것인지 묻게 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보청기를 장착하면 편하게 모든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기계에 의해 증폭된 소리를 듣기 때문에 더 불편할 수도 있다. 수어로 대화하고 정보를 문자로 바꿔주는 기기가 더 편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첨단 보청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은 청각장애인을 비장애인의 활동 기준에 맞추려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휠체어는 여러 가지 성능을 장착하게 되면서 점점 커지고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발전되어왔다. 어떤 활동을 하는가에 따라 디자인과 크기도 다양하다. 스포츠를 위한 것부터 각종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전동휠체어까지. 휠체어장애인의 이동을 위한 심리스 공간 개발과 이동보조기계는 많은 발전을 해 왔으나 여전히 턱이 많다.

 

그들은 기술의 발전이 장애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테크노 에이블리즘이나 장애를 종식시키는 미래를 약속하는 트랜스휴머니즘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이것은 기술낙관론에 기반한 비장애인중심주의이다. 과학기술을 미래의 장애종식 약속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역시 현재를 살고 있는 장애인을 부조리 상황가운데로 몰아내는 것이다. 농인 및 청각장애인이 첨단 기술로 그의 목소리를 재현해내는 광고영상의 메시지는 따뜻한 기술을 홍보하고 있지만 전형적인 청능주의Audism’이다. 가족들이 수어를 배워 소통하는 것 보다 장애인이 말을 하고 듣기바란다. 따뜻한 기술은 그 수혜자인 장애인에게 정말 따뜻한가를 물어야 한다.


장애인의 더 나은 삶은 손상의 제거치료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현재 그들의 필요에 과학기술이 응답하고 접목하는 방식이 되어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위대한 성취를 이루어낸 장애인에 대한 기사에서 보이는 영웅주의적 시각에 대해도 비판한다. 첨단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휠체어의 이용에 있어서도 스티븐 호킹이나 상위의 지적 노동을 하는 장애인과 장애인권 활동가인 장애인에 대한 불평등한 잣대를 지적한다.

 

그들의 몸에 대한 사유는 아름다움에까지 이른다. 탄소섬유의족을 한 에이미 멀린스의 우아한 몸매와, 치타의족을 한 육상선수 피스토리우스가 보여주는 강인함은 에너지 넘치고, 에로틱하고, 혁신적인 하이브리드적 존재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에는 테크노페티시즘적인 시선과 상업주의가 자리 잡고 있음을 지적한다.

 

실용적인 몸에서 예술적인 몸으로 미학화 과정의 변증법은 현대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우리의 몸이 물질적 대상으로서 육체(körper)가 아니라 살아서 움직이며 세계와 소통하는 몸(Lieb)이라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김종갑,근대적인 몸과 탈근대적 증상)

 

김원영씨는 자신의 작아진 몸을 좀 더 보기 좋게 할 사지연장술에 대한 고민을 떠올리며, 비표준적인 인간으로 있기로 결정하기까지의 사유를 이야기한다. 이제 그는 휠체어 바운드가 된 몸에서 안정을 얻는 존재이다. 취약한 신체에 자긍심을 가지기위해서 얼마나 강한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궁극적으로 강한 상태란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한다. ‘덜컹거림을 감수하는 것이다. 단일하고 매끄러운 경험보다는 이질적인 것들과의 큰 단차를 경험하는 데서 강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차를 운전해서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학생회관에서 밥을 먹고 초록색 엑센트를 세워둔 곳에 가서, 차에 키를 꽂아 오른쪽으로 돌려 문을 연다. 휠체어에서 운전석으로 옮겨 앉는다. 좌석 시트 아래에 있는 레버형 스위치를 위로 당기면서 시트를 뒤로 눕힌다. 휠체어 위에 놓인 방석과 뒤에 걸어둔 가방을 차 안에 싣고 휠체어를 반으로 접는다. 몸을 운전석 시트에 비스듬히 눕힌 자세에서 휠체어 뒷바퀴와 앞바퀴 쪽의 프레임을 잡고 살짝 들어 대각선 방향의 뒷좌석으로 넘긴다. 시트 등받이를 원래대로 하고 똑바로 앉는다. 자동차 문을 닫는다. 운전대 옆에 키를 꽂아 시동을 건다. (마침내) 출발한다. 13초 정도 운전해서 도착한 도서관 앞에 주차를 한 후 13초 전에 했던 동작부터 거꾸로 반복한다.233-234p

이 글은 내가 마치 보고 있는 듯, 아니 내가 직접 행위자가 되어 시뮬레이션을 하게 한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휠체어를 뒷좌석으로 넘길 때의 근육의 당김과 이 여러 단계의 순서가 잘못 되어서 다시 반복할 때의 낭패감, 각 단계 이음새 사이의 숨소리까지…… 너무 생생하게 그 덜컹거림이 경험되었다.


 

김원영씨가 연예인들이 한가득 모이는 공중파 방송의 시상식에서 자신의 몸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했던 순간은 나를 소름끼치게 했다.


만약 가능하다면 최첨단 기술력이 동원된 고가의 휠체어를 타거나, 아예 휠체어에서 내려 기어가면 어떨까 하는 고민도 했다. 176p

만약 최첨단 휠체어를 타고 갔다면 테크노페티시즘적 시각에서 한 발도 더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아예 휠체어를 버리고 기어서 계단을 올라갔다면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기이하게 보였을 것이고, 또 다른 어떤 사람들에게는 기껏해야 장애가 있는 몸으로 역경을 극복한 전형적인 이미지로 환원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앞에 했던 모든 서술을 이해하게 하는 그림이었다. 무심히 방임한 생각의 흐름과 느낌의 기반을 전복시키는 사건이었다.

 

김초엽과 김원영이 보청기와 휠체어에 대한 생각이 다르듯이, 장애에도 종류와 정도에 따라 다양성이 존재한다. 장애의 가시성과 비가시성, 장애 당사자가 그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어디까지 드러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아주 복잡하다. 예를 들어, 휠체어 장애인들을 위한 심리스 공간은 시각 장애인들에게는 위험한 공간이다. 그러므로 그들 자신이 지식 생산의 주체가 되어, 장애 중심적 디자인을 하고 장애 정의와 접근성 실현을 중심에서 제외시키지 않아야 한다.

 

그들은 묻는다. 보조기를 장착한 장애인의 몸을 어디까지로 인정해야 하는가?

 

내가 온전한내 몸으로 춤을 춘다면 그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인공 보철로 다리를 보완해 춤을 추는 무용수 쪽일까요, 아니면 바닥에서 두 팔로만 춤을 추는 데이비드 툴 쪽일까요? 둘 다 온전한제 모습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도달할 수 있는 내 몸의 가장 자유롭고 좋은모습은 무엇일까요?-352p

다음 작업으로 이어질 고민이라고 김원영은 말한다.

 

그들의 몸에 대한 사유는 나와 현대인의 몸으로 확장된다. 매끄럽고 강인하고 우아한 몸매는 현대사회가 욕망하는 몸이고 그 몸은 자본으로 환원된다. 수치나 이미지로 제시된 몸을 우리는 욕망하고 있다. 자유롭고 좋은모습은 무엇인지 나 자신에게도 묻는다.

 

나는 이 글을 조금 불안해하면서 쓰고 있다. 혹시 내가 쓰는 단어나 문장이 비하하는 듯한 뉘앙스를 조금이라도 전달할까봐. 그만큼 그동안 무지했고, 감수성이 낮았다는 증거라는 생각으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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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5-13 22: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며 저의 무지에 대해 부끄러웠어요. 그러면서 정상인에 가까워지라는 은연중의 사회적 압박 또한 그들에겐 폭력일수 있다는 것도 알게됐고요. 그래이스님 리뷰 읽으니 다시금 생각하게 되네요. *^^*

그레이스 2021-05-13 22:42   좋아요 5 | URL
다 읽은지 오랜데 리뷰쓰기 어렵고 자신없는 책이었습니다.
공감해주시니 감사해요~♡

scott 2021-05-14 0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를 읽고 저의 무지에 대해 반성하며 부끄러움에 ㅜ.ㅜ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사회적 인식 뿐만 아니라 시선과 언어 까지 폭력이 될수 있다는 것....

그레이스님 리뷰가 아니였다면 평소에는 물론 이런 생각 전혀 안하고 살고 있었네요

그레이스 2021-05-14 10:35   좋아요 3 | URL
예! 맞아요
글쓰면서 용어가 적합한가? 찾아보고 확인했어요.
이 책에 대해 딸과 이야기 하다가 버릇처럼 수화 라고 했다가 지적당했어요.^^
순간 용어에서부터 문제가 있는 저에 대해 반성했어요.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용어를 무심히 사용하지 않았나 하고.

바람돌이 2021-05-14 01: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장애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장애를 이해하기는 정말 어려운것 같아요. 사실은 모든 사람이 다 어느정도 어딘가에 충분치 못한 무언가를 다 가지고 있잖아요. 저도 이 책을 읽고 좀 더 장애에 대해 공감지수를 높여야 겠다는 생각이 막막 드는 리뷰였습니다. ^^

그레이스 2021-05-14 10:36   좋아요 3 | URL
노년에 이르러 청력 시력에 장애가 오고, 이동장애를 경험하는 예를 들더라구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몸의 상태요
올리버 색스가 교통사고로 병상에 있을때 환자로서의 경험을 이야기했던 것들도 생각나고...
어느정도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레이스 2021-05-14 13:56   좋아요 1 | URL
우리모두 장래에는 사이보그가 될 가능성이 있는 몸을 지니고 있죠.

고양이라디오 2021-05-14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연년세세>에 대한 리뷰에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뭔가 저만 소설을 잘못 읽었나 싶었는데 위안이 많이 되고 그레이스님 댓글에도 공감이 많이 됩니다^^

고양이라디오 2021-05-14 18: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어보면 많은 사유를 하게 될 책이군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05-14 18:2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식사하고 조금있다가 연년세세 리뷰 카피해서 올려보려구요

붕붕툐툐 2021-05-14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원영님의 책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너무 감명깊게 읽었던 지라 이 책도 너무 기대가 되네요!!🙆

그레이스 2021-05-14 23:32   좋아요 3 | URL
예 그책도 좋은데 그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좋아요

scott 2021-06-04 2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예감 적중 함요 ㅎㅎ
그레이스님의 진솔한 리뷰!!
이달의 당선작!
추카~추카~~

그레이스 2021-06-04 20:25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scott님 글은 당연 당선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scoot님도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1-06-04 21:22   좋아요 3 | URL
완전 축하드려요 그레이스님! (스콧님 따라다니는 중 ㅎㅎ)

그레이스 2021-06-04 21:24   좋아요 3 | URL
밖에 나와있어서 노트북으로 볼수가 없어서... 그런데 제가 찾아보는 것보다 scott님 따라다니는게 더 빨라요 ㅎㅎ

scott 2021-06-04 21:26   좋아요 3 | URL
우리모두 쟁이~쟁이~
( ◜◡‾)◜◡‾)◜◡‾)◜◡‾)◜◡‾)₎⁾⁾

페넬로페 2021-06-04 23:48   좋아요 2 | URL
저는 scott님, 그레이스님, 새파랑님!
다 따라 다닙니다.

물감 2021-06-04 22: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그레이스님도 당선되셨구나!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1-06-04 22:39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모나리자 2021-06-04 23: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그레이스님~~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6-05 06:43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모나리자님도 행복한 주말 되세요

페넬로페 2021-06-04 23: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의 글을 읽고 이 책을 읽어야지 하면서도 아직입니다. ㅎㅎ
이해하시죠? 그리고 누군가에게 받은 오늘 아침의 전화가 생각나네요~~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그리고 2관왕 되신것도요**

그레이스 2021-06-05 06:46   좋아요 2 | URL
ㅎㅎ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도 축하드려요
밖에 나와 있어서 어제 책도 안올리고 잤는데 새벽에 이런 댓글들 보니 기분 좋네요
감사합니다

bookholic 2021-06-05 05: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그레이스 2021-06-05 06:47   좋아요 1 | URL
예 감사합니다.
북홀릭님도 행복한 시간되시길....

초란공 2021-06-05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좋아요‘로 응원해주시는 그레이스님~ 2관왕 축하드립니다.^^
저도 <잠수종과 나비>를 읽고 몸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하고 있네요.
즐건 주말 보내시길요~

그레이스 2021-06-05 12:1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얼른 책 검색해봐야겠어요^^
잠수종과 나비!

초딩 2021-06-05 18: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김초엽 작가님이 눈에 많이 띄던데
서평 보고 바로 위시 리스트에 넣었습니다. 오디오북도 있네요 ^^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1-06-05 18:52   좋아요 2 | URL
예 감사합니다
김초엽작가때문에 이 책 선택했는데 김원영씨에게 매력을 느꼈죠.
정말 좋았어요

초딩 2021-06-05 19:32   좋아요 2 | URL
좀 많이 기대되요~
광기와 우연의 역사 거의다 들었는데
끝나면 바로 들을래요 ㅎㅎ
아 그리고 광기 우연 ㅜㅜ 추바이크 진짜 넘 좋은 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1-06-05 19:35   좋아요 2 | URL

제가 오래 전에 처음 읽었던 츠바이크 작품이예요~
넘 훌륭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