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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소리 내어 웃는다)
어쩌면! 바야흐로 이제부터 어떤 일이 네게 닥쳐올는지 넌 거의 모르고 있잖아. 나는 너의 보잘것없는 운명을 결정하고 너의 버릇을 길들이는 타타르인이야!  - P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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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2-08 17: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날씨가 영상이긴 한데, 오늘은 조금 차가운 느낌이 들어요.
따뜻한 하루 보내시고, 좋은 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2-12-08 18:03   좋아요 2 | URL
예~~
서니데이님두요~~

서니데이 2022-12-15 1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알라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합니다.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좋은 일들 가득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2-12-17 1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7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율리시스』를 읽고 있다. 26만 단어가 넘고 3만 개의 어휘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1904616일 목요일 하루 동안 여러 등장인물들이 더블린에서 경험하는 여러 일들을 싣고 있다. 그들의 여로를 따라 바닷가와 더블린 시내를 걷고, 그들의 문학과 철학에 관한 대화를 듣고, 그들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어떤 것이 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실제로 일어나는 일인지 모호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조이스는 독자들이 자신의 작품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둔다고 했지만, 오랜 시간을 통해 연재되었던 이 작품의 스키마, 사건의 동시성, 곳곳에 배어있는 아일랜드 역사에 대한 작가의 생각, 풍자를 위한 의도적인 언어의 유희 등은 작품 전체를 조감하고 숨겨진 상징을 읽어내는 능력을 요구한다. 또한 성서, 호머, 셰익스피어, 밀턴, 토마스 아퀴나스, 아리스토텔레스, 단테, 니체, 괴테, 모차르트, 바그너 등의 신학, 철학, 문학, 예술과 아일랜드 민속음악, 유럽의 역사, 신화에 걸친 방대한 지식이 담겨있다. 이러한 내용이 주인공의 의식을 차지하고 있어 의식의 흐름을 쫓아가다가 자주 장애를 만난다.


율리시스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읽은 책은 제임스 조이스의 삶을 다룬 그래픽 노블이다. 알폰소 자피코의 제임스 조이스. 제임스 조이스의 아버지 존 조이스와 어머니 머리의 만남과 결혼, 그리고 제임스 조이스의 유년시절로 시작한다. 그 시절 아일랜드의 정치 외교 경제적 상황에 대해 알 수 있다. 청년 조이스에게 영향을 주었던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아일랜드의 정치인, 친구들, 연인들 그들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파리 유학시절의 경험은 모친상을 당해 아일랜드로 돌아왔던 그가 다시 떠나기로 결심하게 한다. 결혼과 함께 아일랜드를 떠나 스위스, 이탈리아, 파리에 체류하며 다시는 더블린에 가지 않았지만 그의 작품은 항상 더블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더블린은 그의 애증의 대상이다. 작품에서 그가 더블린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그곳이 그의 존재의 뿌리가 되고, 동시에 그의 존재를 부정하기 때문이다.

술로 인해 더욱 심해지는 녹내장을 앓으면서, 작품을 써내는 열정을 보이기도 하고, 의기소침해져서 기행을 일삼기도 했다. 조이스의 죄의식을 만들어냈던 사건들을 엿보게 되고, 그 죄의식과 욕망의 충돌 사이에서 글을 쓰는 행위가 그에게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조이스를 아는 가까운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읽고 오히려 칼 융과 만날 것을 권유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만큼 조이스의 작품에 그의 깊은 내면의 자아들을 잘 묘사되어 있다는 뜻이다. 율리시즈의 스티븐과 블룸은 조이스의 자아다.


동서문화사에서 출판된율리시스로 시작했다. 각 장마다 잘 요약된 줄거리는 더블린이라는 미로 속으로 들어갈 독자에게 아리아드네의 실이다. 동서문화사의 율리시스는 너무 친절한 번역 때문에 오히려 작가의 문체와 의도를 놓치게 된다. 아일랜드어나 그리스어 원문을 번역해놓아서 작가가 이 단어를 통해 던지는 중의적 의미라든지 계속해서 나타나는 이 단어가 내포하는 암시라든지, 언어유희를 통한비판 등을 놓치게 된다

나보코프가 말하듯, 조이스는 온갖 종류의 언어트릭,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말장난, 단어의 치환, 언어의 되풀이, 동사를 기괴한 한 쌍으로 만들기, 소리 흉내(508p 나보코프 문학 강의)” 등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천재적 작가다

동서문화사와 범우사 번역본과 원서를 비교하며 읽었다. (원서는 책으로 읽다가 조이스 프로젝트를 알게 되어 그 사이트를 이용해서 읽었다. 이 사이트에는 조이스 연구서와 비평, 역사, 인물들에 대한 많은 자료가 들어 있다. http://dh.aks.ac.kr/~red/wiki/index.php/The_Joyce_Project주석의 방향이나 정보의 상세성에서도 두 번역에 차이가 있다. 김종건 교수의 율리시스는 언뜻 보면 어려운 듯하지만 의역보다는 더 이해하기 쉽다. 불행히도 범우사에서 출판 당시 따로 펴냈던 주석본을 갖고 있지 않아서, 어문학사에서 다시 출간된 김종건 역 율리시스를 샀다. 어문학사 율리시스는 현대적이 어투로 조금씩 수정이 되어있고, 주석 번호는 범우사의 것과 일치한다. 어문학사 주석부분을 펴놓고 범우사 책에 마음껏 줄 긋고 메모해가며 읽고 있다. 방대한 주석 분량 때문에 한 페이지 넘어가기가 시간이 걸렸지만, 3장과 10, 11장에 이르면서 의도된 동시성, 시각을 통한 의식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문장과 부호들, 청각을 통한 음악적 구성들을 만나면서 조이스의 탁월함을 깨닫게 된다. 그의 세계의 일부는 선명하게 일부는 모호한 채로 경이롭게 다가온다. 조이스를 칭송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처음에 도움을 받은 책은 김종건 교수의 제임스 조이스 문학 읽기. 이 책은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들 시, 산문, 희곡들을 소개하고 각 작품마다 내용과 해석을 담고 있다. 특별히 조이스 연구자들의 다양한 비평과 해석을 소개하고 있다율리시스각 장의 내용을 요약하고 분석하고 있다.

 

가장 많이 도움을 받고 있는 책은 김종건 교수의 율리시즈 연구1,2. 1995년에 출판된 책이다. 책 제목 그대로 본격적인 율리시즈 연구다. 각 장마다 더블린 거리의 지도와 주인공들이 지나간 출발점과 조우한 장소, 도착점을 상세하게 그려넣었다. 실제로 김종건 교수는 더블린에 체류하며 이 지역을 탐색했음을 곳곳에서 밝히고 있다

각 장의 문체와 주제, 상징, 그들을 이끌어가는 이미지와 지각들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개안이라고 해야하나, 모호했던 세계가 밝아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김종건 교수의 율리시즈와 제임스 조이스에 관한 34년간의 연구는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언제 다시 볼까 싶어서 도서관 대출로 읽다가 결국은 다 구매했다. 2권은 아직 오고 있는 중이다. 이 연구서를 읽다보면 한 문장 한 문장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의미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조이스는 자신의 작품을 가볍게 읽을 것을 독자들에게 권했지만, 그의 의식은 그렇게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이것이 조이스의 작품을 대하는 독자의 아이러니다.


이렇게 여러 권 읽고 나면 나보코프 문학 강의』 제임스 조이스 편은 가볍게 리마인드하는 책으로 좋다. 만약 율리시스 읽기를 포기했던 경험이 있고,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면 나보코프 문학 강의』'제임스 조이스' 편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위의 연구서와 달리 장벽을 느끼지 않도록 각 장에 대한 요약과 해석을 가볍게 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본문을 읽기 전에는 무슨 뜻인지 잘 모를 수도 있다. 특별히 나보코프는 독자가 율리시스에서 간과하게 되는 장면과 의미를 짚어준다. 아니 여기 그런게 있었어? 하고 놀라게 된다. 나보코프에 의하면 두 번째 정도 읽는 몇몇 독자들은 눈치채는 내용이라고 하니 첫 번째 읽으면서는 좀처럼 발견할 수 없는 것들이다. 전체적인 조감을 한 후에야 알게되는 상징이다. 그 내용들은 조이스의 천재성을 확신하게 한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다보면젊은 예술가의 초상』이나더블린 사람들의 인물과 사건이 다시 반복되거나 회상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율리시스를 읽다가 잠시 더블린 사람들의 단편들을 찾아보는 것도 내용을 기억하는 좋은 방법이다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너무 오래 전에 어렵게 읽었었던 기억만 남아있는데 이 기회에 다시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일랜드의 역사는 보통 영국의 역사에 포함되어 출간된 책만 갖고 있다. 서점에서도 따로 자료를 찾을 수가 없어서 검색과 영국사를 참고했다. 이 기회에 아일랜드 배경인 청소년 소설슬픈 아일랜드』을 읽었다. '아일랜드 감자 대기근'때 굶주림과 이산, 전염병을 피해 여행하는 형제들 이야기다. 감자역병이 대기근의 원인이라는 기존 관점과 달리, 아일랜드에서 이루어진 식량수탈도 그 원인이라는 사실을 소설 곳곳에 배치해 놓았다. 아이들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찾아내도록 할 수 있다. 함께 아일랜드의 간략한 역사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하는 율리시스읽기는 12월에 마친다. 함께 읽지 않았으면 못 읽었을 책이었다. 함께 읽기를 잘했다. 조이스의 역작이자 실패작인 피네간의 경야는 도전하게 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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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1-28 1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스 읽기 안내서 역할을 하는 글이네요. 항상 위시리스트 목록에는 들어있는 책인데 엄두가 안나서 도전을 못하고 있는데 언젠가 읽게 된다면 그레이스님 요 글을 참고로 하고 싶습니다. 그나저나 김종건님의 1995년 작은 여전히 책이 나온다는게 놀랍네요. 그만큼 많이 참고하는 책이라는 방증이네요^^

그레이스 2022-11-28 10:13   좋아요 3 | URL
제가 알기로는 국내에 이렇게 오랬동안 연구하신 분이 없는걸로 보이고 책의 소개에 의하면 감히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과장인지 모르겠지만...^^
이 연구서를 읽다 보면 정말 조이스에 천착한 시간들이 느껴집니다.^^

페크pek0501 2022-11-28 1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스가 방대한 분량이군요. 그래서 더 유명한가 봅니다.
더블린 사람들은 읽었는데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라는 것만 기억해요.ㅋ
사진 속 책의 두께를 보니 열공하는 그레이스 님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그레이스 2022-11-28 10:55   좋아요 3 | URL
ㅎㅎ
헤매다 보니 저도 모르게 이렇게 쌓여 있네요.
다 소화할지 자신없지만 이번 기회에 다 읽어보려고 합니다^^

stella.K 2022-11-28 12: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그야말로 공부하시듯 읽으셨군요.
오래 전 저의 싸부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더랬죠.
이것저것 읽기보다 한 우물을 파보라고.
전 공부머리가 없어서인지 이것저것 건드리기도 힘들던데. ㅋ 벌써
한 해를 마치는 싯점에서 뿌듯하시겠어요. 부럽습니다.

그레이스 2022-11-28 12:26   좋아요 3 | URL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예요
내년에는 푸르스트를 읽으려고 합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읽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Falstaff 2022-11-28 1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독수리 문장紋章의 금속활자본 범우사 판으로 읽었는데요, 그레이스 님처럼 우물 판 건 아니고, 그저 열일곱 중단편과 하나의 희곡을 감상하는 것처럼 읽었습니다. ㅋㅋㅋ 그러니까 읽어지더라고요.
지금 보니까, 제가 다니는 도서관에 <피네간의 경야>가 있는 겁니다. 거의 새 책으로 말입니다. 그래 미리 독후감 한 달치 정도를 쓰고 난 다음에, 한 달을 기한으로 함 읽어볼까 궁리 중입니다. 근데요, 아마 안 읽을 거 같아요. 책 읽을 시간이 얼마나 더 있다고 구태여 골치 아플 일을 만들겠는가 싶더라고요. 즐길 것도 무궁무진한데 말입지요.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11-28 19:11   좋아요 3 | URL
복원된 ‘피네간의 경야‘는 장식용으로, 읽으려면 정선된 얇은 책으로 읽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ㅎㅎ

서니데이 2022-11-28 2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즈 관련 책을 여러권 가지고 계시군요. 그 책은 원서도 읽기가 편한 책은 아니니까 번역본도 어려운 점이 있을 것 같긴 한데 분량부터 적지 않아서 시작하기가 부담되는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좋은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2-11-28 21:15   좋아요 3 | URL

이제는 그 부담을 떨쳐버릴때가 된듯하여 시작했습니다^^
서니데이님도 따뜻한 밤 되세요

scott 2022-11-28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딩때 완독하고
두툼한 원서 정복했지만

조이스옹의 최애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
<피네간의 경야> ㅎㅎㅎ

그레이스님 저 책 탑 전부 정복 하시고 나면
흑맥주+감튀 드시기 롱 ^^

그레이스 2022-11-28 23:40   좋아요 2 | URL
아!
아무래도 피네간의 경야 읽어봐야겠네요
ㅎㅎ

새파랑 2022-11-29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스는 보기만 해도 어려운거 같아요. 저 첫페이지 읽다가 그냥 나중에 휴가내서 읽어야지 하고 접었습니다 ㅎㅎ

책탑이 완전 위압적이네요 ㅋ

독서괭 2022-11-29 1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후아.. 그레이스님, 뭘 했다 하시면 제대로 파들어가시는 분이군요! 원서까지 비교해가며 읽으시다니 대단합니다. 저는 조이스 <죽은 사람들> 읽고 재미있어서 읽겠다고 <더블린 사람들> 사놓고 세편 정도 읽고 중단되어 버렸네요;; 재미없었던 건 아닌데.. 뭐에 밀렸나 봅니다..아이코. 끝까지 완독 응원할게요!

그레이스 2022-11-29 12:04   좋아요 3 | URL
저도 그렇게 잊혀진 책들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독서괭님 독서 응원합니다~~!

꼬마요정 2022-11-29 14: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율리시즈 동서문화사 2권짜리 사서 모셔두고 있어요 ㅎㅎ <애러비> 가 너무 좋아서 <더블린 사람들>을 집었는데 다 읽지는 못했죠. 언젠가는 읽을 수 있을까요? 제임스 조이스 하면 이제 그레이스님이 떠오를 거예요^^

그레이스 2022-11-29 14:09   좋아요 3 | URL
아!
영광입니다.
지금 잠시 틈이 나서 <젊은 예술가의 초상> 읽고 있는데, 완전 새롭네요.
전에 무엇을 읽었던 것일까요?^^;;

mini74 2022-11-29 2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더블린 표지는 너무너무 읽고싶게 생겼어요~ 같이 읽으면 그래도 힘날 것 같다하다가 아래 쌓인 책 보고 헉 ! 했어요 그레이스님 ㅎㅎ

그레이스 2022-11-29 22:37   좋아요 2 | URL
더블린은 문예출판 전자책으로 있는데, 민음사로 사야하나 고민중입니다.
^^;;;;

서니데이 2022-11-30 19: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날씨가 많이 춥네요. 갑자기 가을에서 겨울이 된 것 같았어요.
오늘까지 11월, 내일부터 12월입니다.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1-30 22:24   좋아요 2 | URL
예~
서니데이님도
추운데 감기조심하세요~~

서니데이 2022-12-03 1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원서가 외국어인 책은 원서와 여러 번역본을 비교해서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대부분 비슷하게 번역이 되기는 하는데, 조금 더 나은 번역이라거나 이해하기 좋은 문장이 있기도 해서요.
12월이 되면서 날씨가 너무 많이 추워졌어요.
내일 아침 기온이 많이 내려갈 거라고 하니,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2-03 23:02   좋아요 2 | URL
읽을때는 고생하면서 읽어도 읽고나면 성취감이 있긴 해요 ㅎㅎ
서니데이님도 건강한 주말 되세요

서니데이 2022-12-08 18: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2-08 18:5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따뜻하고 행복한 저녁 되세요

yamoo 2022-12-09 1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스...이거 읽다가 잠든다는 그 유명한 책이잖아요! 번역에 대한 말두 많았는데...전 율리시스 쳐다도 안 볼 겁니다. 집에 책이 범우사판으로 있는데 진짜 읽이 싫어요..ㅎㅎ

조이스의 책은 이상하게 죄다 지루합니다. 물론 저한테요..ㅎㅎ

그레이스 2022-12-09 17:25   좋아요 1 | URL
ㅎㅎ
맞아요
읽었다는데 의미를 두게 되는 류의 책이기 쉬워요
다 읽어가는데 힘들게 읽고 있어요 ㅎㅎ
방금 전까지 졸았습니다.ㅋㅋ

얄라알라 2022-12-13 0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후아!! 그레이스님께서는 한 주제를 잡기 시작하시면 촘촘히, 깊게 3차원 지도를 그려서 이렇게 공유해주시니
넙죽넙죽 받아갑니다.....

라고

인사 드렸으면서도

마음은 그래픽 노블 <제임스 조이스>를 1착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ㅎ

그레이스 2022-12-13 08:14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 책이 첫번째로 좋습니다^^
그러고 나면 젊은 예술가의 초상, 더블린사람들, 율리시스, 피네간의 경야 순으로 읽으시면 좋으실듯요.
그래픽노블 읽고 나시면 초상과 더블린은 쉽게 읽히실거예요.

2022-12-15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2-12-15 13:5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제임스조이스 오늘 끝냈어요^^
그러느라 이렇게 댓글 인사만 받고 북플에 댓글 남기는걸 게을리했네요
다시 글도 쓰고 다른분들 글도 읽어봐야겠습니다.
^^
얄라알라님 즐독하시길 바래요~~

얄라알라 2022-12-13 0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당선작 인사드리러 왔다가, 다른 이야기만 하고 갈 뻔했어요

그레이스님,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12-13 08:14   좋아요 2 | URL
^^;;
감사합니다
얄라알라님도 축하드려요

희선 2022-12-13 04: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조이스 이름만 알고 책은 하나도 못 봤네요 예전에 시만 읽어봤어요 거기에서 제임스 조이스가 아일랜드로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는 거 보기도 했는데... 율리시스 책을 보시는 데 다른 책도 많이 보셨군요 그레이스 님은 이렇게 읽으셔서 더 깊게 보시는군요

그레이스 님 축하합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12-13 08:16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깊게 보고 싶은데, 제게 좋은 드릴이 없어요.

희선 2022-12-16 0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서재 달인 축하합니다 2022년 남은 날 잘 보내시고 2023년 즐겁게 맞이하세요 한해가 가서 아쉽지만, 가면 보내줘야겠지요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는... 별로 붙잡고 싶지 않지만...

그레이스 님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그레이스 2022-12-16 10:30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
앰블럼 하나 추가됐네요~♡

사실 저도 해가 바뀌는 것에 무덤덤해졌습니다.
하던거 계속하면 되니까요~~
가끔씩 반성해보고, 새로운 시도도 하면서요^^

희선님도 축하드려요~ 2023년에도 건강하세요~

하나의책장 2022-12-17 0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2022 서재의 달인 그리고 북플 마니아에 선정되신 것, 축하드려요♥
아! 당선작 선정되신 것도요ㅎㅎ

그레이스 2022-12-17 12: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하나의 책장님도 축하드려요~~~

책읽는나무 2022-12-17 0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율리시스 책탑!!^^
전 나보코프 문학 강의에서 율리시스 내용을 읽고 응? 이런 내용의 책이었어? 읽어봐야겠다!! 생각만 했던 기억만 떠오릅니다. 근데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네요?ㅋㅋㅋ 그레이스님의 글이 읽어봐~ 읽어봐~ 유혹하는 듯 합니다^^
당선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2-12-17 12:49   좋아요 1 | URL
ㅎㅎ
올해 숙제 끝마친 것처럼 후련합니다.
이제 리뷰할 것들이 쌓였는데...!
감사합니다 ~
책읽는 나무님도 축하드려요

단발머리 2022-12-17 14: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생에 도전할 책 중에서 <율리시스>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책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도 만약 읽게 된다면 그레이스님의 이 페이퍼를 출력해서 옆에 놓고 읽고 싶어지네요.
좋은 글,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12-17 15:12   좋아요 0 | URL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 무거운 모래톱은 조수와 바람이 쌓아올린 하나의 언어이다. 그리고 저쪽에는 죽은 건축자가 쌓아올린 돌둑이, 족제비쥐들의 사육장이 되어 있는 암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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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의 삶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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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라자크 구르나는 전작들 낙원』 『바닷가에서보다 여인들의 삶을 더 구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아샤와 아피야의 서사를 통해, 재산권, 교육, 결혼, 출산 등으로 아프리카의 이슬람 여인들의 지위와 삶을 환유한다. 강력한 가부장제 아래서, 우탐시티리(‘숨기다’ ‘보호하다는 뜻의 스와힐리어.)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상속권을 박탈하고, 교육받는 것을 금하며, 가부장의 이익을 위한 결혼을 하고, 생명을 건 출산을 하게 되는 여성의 지위는 소유물에 불과하다


그녀들의 이야기가 특별하게도 안타깝게도 읽히지 않아서 이상했다. 너무나 많은 책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나에게도 굳은살이 박힌 것일까? 아피야의 유년시절은 레미제라블의 코제트를 연상케 하고, 아샤는 결이 다르긴 해도 토지의 서희를 연상케 한다. 누군가에게 구출되어야 하고, 잔뜩 독기를 품고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주민 역사와 수탈과 전쟁이라는 큰 범주의 이야기는 왠지 그녀들의 인생에서는 겉도는 것처럼 느껴진다. 작가의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그녀들을 둘러싼 장막이 두텁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맞다! 논제를 작성하고 토론을 마친 후에도 지금까지 리뷰를 쓸 수 없었던 것은 일리아스나 함자와 같은 남자들과 달리 그녀들 인생이 당대 아프리카 상황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변화 없이 이전 시대를 답습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남자들이 겪는 사건에 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는 여성들의 삶과 전쟁과 혼란의 역사를 몸으로 통과한 남성들의 삶, 두 줄기로 읽어내게 된다.

 

탕가니카(탄자니아 본토) 지역은 1885~1916년 동안 독일 보호령 하에 있었다.

1차 세계대전 발발 후 독일령 동아프리카 방위대는 연합군과 전투를 벌였다. 동아프리카에서 독일군과 더불어 싸웠던 아스카리에게는 훗날 바이마르 공화국 및 서독일로부터 연금이 지급되었다.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독일령 동아프리카는 벨기에, 포르투갈, 영국에 분할되었고, 1916년 영국군의 탕가니카 점령 후 이 지역은 1919~1961년간 영국 위임통치령이 되었다. 이 소설은 독일과 영국군의 전쟁부터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립이전까지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독일의 동아프리카 지역 지배 모습은 일제 강점기 문화 통치와 닮았다. 잇따른 봉기로 독일인들은 폭력만으로 식민지를 제압해 생산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진료소를 만들고, 말라리아와 콜레라 퇴치 캠페인을 시작했다. 학교는 소수의 순종적인 엘리트만을 학생으로 받았었으나, 피지배인을 위한 기초 교육을 목적으로 개방했다.

 

지금이야 누구나 명랑의 반의어가 우울이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일테지만, ...1990년대 이전까지 명랑은 지금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그 기원은 1930년대 총독부의 명랑화정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총독부가 내세운 도시 명랑화의 경우, 이때 명랑의 반의어는 불결, 불량, 오염, 범죄, 퇴락, 퇴보등이 될 것이다. 그런데 1930년대에 명랑의 반의어로 사용된 말은 그 외에도 더 있다. ‘불온 지대 명랑화소리판을 명랑케, 난잡을 배격과 같이, 이시기 명랑과 함께 자주 등장했던 말에는 저급, 퇴폐, 난잡, 침울, 불온등과 같은 말도 있었다. 즉 이시기 총독부가 내세운 명랑은 건전의 동의어로서 체제에 저항하는 것들은 억압하고 체제가 요구하는 인간만을 양성하기 위한 규율 담론이었던 것이다.(소래섭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70)”

 

이 시기, 서구 문명에 매료된 모던보이가 등장한다. 유럽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그 문명을 동경하게 되는 일리아스와 같은 사람들이다. 문명을 식민지배에 사용할 때 사람들은 위치와 처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반응한다.

 

1, 2차 세계 대전으로 이 대륙에서도 전투가 벌어지고, 독일의 지배에 저항하는 항쟁이 여러 번 일어났는데도 그것은 그저 들려오는 소식이다. 물론 일리아스와 함자의 경우 독일군으로 참전한다. 어쩔 수 없이 밀려들어간 것이라, 이 전쟁의 의미에 대해 자각하지 못한다.

 

일리아스가 자신도 모르게 제복과 군악대의 행진에 이끌려 독일군에 들어가게 된 것처럼, 문명의 겉모습은 동경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꿈꾸게 한다. 독일군에서의 경험은 그 생각을 키울 뿐, 전쟁의 실상에 대해서는 눈이 가려진다. 다시 영국과 독일의 전쟁이 일어났을 때 독일군에 입대하려는 그에게 이 전쟁의 본질은 두 침략자의 싸움일 뿐(70p)”이라고 하는 칼리파의 충고에 귀를 닫는다.

난 독일인들한테서 친절함 말고는 겪어본 적이 없어요.(71p)”

그의 경험은 용병대의 잔인함이나 전쟁의 본질 따위를 무시하게 만든다. 전쟁이 끝나고 바다를 건너 독일로 간 그는, 자신이 역사의 어떤 지점에 서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나치를 위해 열렬히 깃발을 흔든다. 그 결말을 보지 못했기에 그는 후회조차 남기지 않고 생을 마감한다. 이들에게 역사를 통찰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우리가 지나치게 역사라는 매트릭스 안에 갇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함자는 낙원의 유수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이 탄자니아 지역을 식민지배하기 직전, 군대가 마을로 진군해 들어오는 장면을 바라보는 유수프의 복잡한 정체성과 불안한 동아프리카의 상황을 그리면서 이야기는 끝이 났었다. 함자(유수프)는 자신을 향해 문이 닫힌 상인의 집을 떠나 독일군대에 들어간다. 가족으로부터, 동족으로부터 배척당한 자들이 생존을 위해 향하는 유일한 집단이다. 여전히 눈에 띄는 외모로 인해 오해와 수모를 겪지만, 그가 군대생활에 적응해 가는 모습은 군대라는 집단 문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예상치 못했지만, 그는 집단의 일원이 되어 살인적인 일과를 보내고 피로해져 함께 투덜거리는 것이, 명령에 노련하게 반응할 만큼 강해진 자신의 몸이 또한 지휘관이 요구하는 대로 정확하게 행군할 수 있게 된 능력이 자랑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기진맥진해 잠든 사람들의 몸과 그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스의 퀴퀴한 냄새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농담은 야만적이었지만, 그야 모두가 겪는 것이었다. 함자는 튀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자기 몫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웠다. 작전을 수행하러 나가기 시작했을 때 그는 아스카리가 도착하면 마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보았으며, 그들의 두려움에 짜릿하게 번지는 기쁨을 억누를 수 없었다.(98p)”

 

아스카리 부대에서 함자는 편견, 조롱, 폭행, 폭력에 시달린다. 그러기에 조용히 몸을 숨기는 법을 배워야 했다. 오벌로이트난트(중위)가 함자를 가까이 두고 보호하는 방식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 펠트베벨은 함자를 공격했고, 함자는 부상을 입는다. 독일군의 패색이 짙어지고, 부상당한 함자를 독일 선교사에게 맡기고 떠나면서 오벌로이트난트는 함자에게 실러의 1789년 문학연감을 남긴다. 독일인 목사는 함자가 그런 책을 갖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여기고 전해주지 않는다. 나중에야 돌려주며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고 고백한다. 타인이 누리는 것들이 그에게 합당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받는 사회보장에 대해 혈세를 운운하는 말들을 듣곤 한다. 우리의 도처에 그런 시선들이 존재한다.

 

봉건적 사유, 식민지의 정체성, 전쟁과 같은 폭력은 개인의 삶에 비극을 만든다. 칼리파, 아샤, 함자, 아피야, 일리아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살아갔던 인물들이다. 그들은 결혼, 가족, 친인척으로 묶여 있으나 모래알처럼 흩어진다.

 

일리아스는 역사의 희생자일까? 아니면 무사유에 대한 책임이 있을까? 그리고 함자에게서 산후(産後)의 점액으로 뒤덮인 비겁 (낙원)”은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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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0-14 09: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치 시절에 전쟁으로 잃은
영토들에 대한 회복과 동시
에 재식민화 운동이 활발하
게 전개되었다는 점이 흥미
롭더라구요.

너무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
들이 담겨 있어서 읽는 재미
가 쏠쏠했답니다.

그레이스 2022-10-14 09:39   좋아요 3 | URL

저도 그랬어요
쓰려니 정리가 안되서,
오래 묵혔더니,
이 주제들만 남았네요.^

거리의화가 2022-10-14 11: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상황이 일제 시기와 비슷한 면이 많네요. 여성에 대한 묘사는 새로울 게 없을 것 같다는 말씀에 어느 정도 동의하게 됩니다. 새로울 게 없어서 무던해지면 어쩌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흠...
올해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마당인데 올라오는 주제들을 보니 저는 구르나를 읽어봐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그레이스 2022-10-14 11:12   좋아요 3 | URL
읽는 내내 일제강점기를 떠올렸습니다^^
뭐 제국주의 통치를 유럽에서 배웠을테니...!

아니 에르노 읽고 있는데
읽은지 한달이 지난 이 책 빨리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겨우 올렸네요 ^^

거리의화가 2022-10-14 11:13   좋아요 3 | URL
저는 이러다가 에르노를 내년에 읽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ㅎㅎㅎ
암튼 올려주신 리뷰 감사합니다. 덕분에 구르나 작품들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레이스 2022-10-14 11:14   좋아요 3 | URL
저도 감사해요
화가님~~♡

얄라알라 2022-10-14 14: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키야~~그레이스님이야 말로 통섭의 글쓰기, 얼마나 읽으시면, 생각 깊이하시면 이렇게 연결해서 쓰실 수 있으신 걸까...부럽 침 뚝뚝^^ㅎ

제가 아직 선명히 기억하고 있는 “비겁 산후(産後)의 점액으로 뒤덮인 비겁˝으로 마무리 해주셨네요^^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 읽고 모던 보이만 기억했지, ‘명랑‘의 함의는 기억조차 못해요(약간 ‘계몽‘ 뉘앙스로 이해해도 되는지요?^^). 인용해주신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넘 재밌겠네요. 탄자니아의 모던보이, 그곳의 명랑화정책은 어떤 것일까? + 출산 중 사망율이 높은 이유가 책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나오는지도 넘 궁금하고요....아, 읽어야 할 책은 많아지는데 ㅎ
이를 어쩌나요


그레이스 2022-10-14 14:10   좋아요 3 | URL
과찬의 말씀이세요.
상황이 비슷해서 연결이 되네요.
저도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 읽었어요 <불온한 경성은 명랑하라>와 함께. 둘다 재밌는 책이었어요.
실제로 총독부의 명랑정책과 관련된 조항들이 있었어요. 도시청결사업도 그중에 해당되요, 일종의 정화사업과 가벼운 문화를 공급하는 정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겁‘이 두번 들어간 건 오타였습니다.

고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10-14 14: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보면 이 책이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작품 중 젤 재미있을거 같아보여요 ^^
지금이야 한발짝 멀리서 보니 일리아스의 행위가 잘못된건지 알지만, 역사속에 있던 일리아스는 잘못인지를 모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레이스 2022-10-14 14:14   좋아요 4 | URL
이 책이 제일 쉽게 읽혔어요.
그래서 넘 정성들여 읽지않아서 그런지 리뷰 쓸때 생각을 모으기가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토론할 주제는 많았어요.

예! 저도 일리아스에 대해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해방전후사에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상황들이 많았으니까요. 어디까지를 그 한계로 해야할지 모호한 인물들도 많구요.

희선 2022-10-15 0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타인이 누리는 것들이 그에게 합당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는 말 기억에 남네요 세상이 어지러우면 이런저런 사람이 있겠지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야겠군요 가만히 지켜보는 사람은 그게 아닌데 하는 생각한다 해도, 자신이 그런 형편에 놓인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10-15 07:52   좋아요 1 | URL
희선님 역시 그 문장에 꽂히시는군요^^
희선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저도 그 생각을 많이 했어요.

mini74 2022-10-20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리의 역사와 닮은 점들이 보이네요. 우리의 도처에 그런 시선들이 존재한다는 그레이스님의 글에 공감하며 씁쓸하기도 합니다 ㅠㅠ

그레이스 2022-10-20 22:02   좋아요 1 | URL

가끔 제게도 그런 시선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화들짝 합니다.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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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숲 (상실의 시대)』 후기에서 밝혔듯이, 작가는 성적인 상황이 더욱 해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행위로서 해방되어야 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시점(時點)으로서 (느낌으로서)라는 측면이 강하다. 그러므로 섹스를 완전히 자유롭게 만들라고 말하고 있는 게 아니라, 능동적인 하나의 표현 행태로 파악하는 시점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468p 노르웨이 숲)”라고 한다. 외설적으로 표현되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한다.

 

잘 알지 못하는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음에도 관계를 하는 모습은 그저 그런 통속적인 스토리로 보여질 수도 있다. 작가는 여인이 홀로 집으로 가기 싫었다는 말에서 외로움의 흔적을 보여준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외된 관계를 담담히 말하는 장면과 나중에 보내온 그녀의 단카집 가사들에서 그 외로움은 차츰 죽음의 심연에까지 다다른다. 헤어지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에게는 말과 생각은 전부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리고, 오직 여인은 단카의 가사로만 남았다.

오후 내 /쏟아지는 /빗줄기에 섞여

이름도 없는 도끼가 /황혼의 목을 베다(23p)”

 

하루끼가 표현하는 성적인 묘사들은 외로움이나 소외와 관련 있다.

 

숨막힐 듯 밀도 높았던 하루끼의 글들이 이 단편집에 와서는 조금 느슨해졌다는 느낌이다. 작가의 나이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경험을 회상하며 쓴 소설이기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어떤 단편은 습작이나 일기 같다. 하지만 결말 부분에서 주는 한 번의 강한 획은 각성시키는 메시지가 있다. 유연함을 지닌 고수의 연주라고 할까?

 

이 단편집에는 작가가 심취했던 재즈와 클래식, 비틀즈 등을 소재로 한 음악애호가다운 작품들이 실려 있다. <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 <위드 더 비틀즈>, <사육제>가 그렇다. 이 세 작품과 함께 <크림>,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은 환상적 요소가 섞여 있다. 작가가 말했듯이 우리의 삶에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그것이 불쾌하거나 불행한 사건일 경우 시간이 지나가도록 내버려두는 삶의 지혜로운 태도를 말한다. 얼굴이 못생긴 여인들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사육제>는 박민규 작가의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를 떠올리게 하는 소재다. 또한 박민규 작가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소환하는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은 꼴찌 야구팀이라는 소재와 이기는 법이 아닌 지는 법을 즐기는 의 태도, 환원주의에 대한 비판 등 주제까지 비슷하다. 단지 하루끼는 조금 더 여유롭고 즐기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 단편집의 백미는 단연코 <일인칭 단수>. 명품 브랜드 슈트차림으로 책을 들고 외출을 하는 는 바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위화감을 느낀다. 그 위화감과 낯섦의 정체는 그 바를 찾은 여인과의 대화와 반응에서 드러난다. '그렇게 하면 멋져 보일 것 같으냐'는 느닷없는 질문과 옷이 빌린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아냥도 담담히 듣고 있던 그가 삼 년 전 어느 물가에서 어떤 여자에게 저지른 고약한 짓(231p)”을 부끄러운 줄 알라는 말에 일어나 나와 버린다. 그녀가 말하는 사람이 자신인지, 정말 삼년 전 어느 물가에서 고약한 짓을 했는지, 알려고 하지도 시비를 가리려는 어떤 시도도 않은 채, 그 바를 나와 버린다. 자신을 쫓는 여자의 시선을 느끼면서.

길고 날카로운 바늘에 찔린 듯한 그 감촉은 폴 스미스 슈트의 고급 원단을 뚫고 내 등에 깊은 상처로 남았다.(230p)”

 

가 아무말없이 나오는 순간은 이 소설에서 압권이다. ‘는 고급 슈트를 입는 낯선 차림을 하며, 자신의 지성과 사회적 성취를 떠올리며 그 겉도는 듯한 차림을 애써 긍정한다. 모든 선택의 결과로서 거울 앞에 서있는 일인칭 단수’! 하지만 그렇게 낯선 차림은 오히려 평소에 보지 못했던 스스로를 직면하게 된다. 거울 앞에서 느낀 께름칙함을 머금은 위화감(220p)”은 자신 안에 숨어있던 수치심을 수면 위로 떠올린다. 그러기에 그 여인의 말에 자리를 피하고 만 것이다. 계속 이야기를 하게 되면, 삼 년 전 자신이 저지른 고약한 짓의 내용이 밝혀질지 모른다는, 그리고 또한 그 안에 있는 자신이 관지 關知하지 못한 무언가가, 그녀에 의해 눈에 보이는 장소로 끌려 나올지도 모른다는 사실(231p)”이 두려웠던 것이다. 이 반응은 그의 실체를 폭로한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시간, 어느 공간에서 부끄러운 짓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존재다. 그리고 누군가의 시선의 권력에 노예가 되는 존재다. 자신의 적나라한 모습을 직면한 후, 그는 이전의 존재가 아니다

 

계단을 다 올라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 계절을 더 이상 봄이 아니었다. 하늘의 달도 사라졌다. 그곳은 더이상 내가 알던 원래의 거리가 아니었다. 가로수도 낯설었다.(232p)”

 

인간은 주관적 사건에 의해서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다르게 인식하는 종속적인 존재다. 개별자로서 자유롭고 싶지만 어떤 형태로든 권력의 지배를 받는다.

““부끄러운 줄 알아요라고 그 여자는 말했다.(233p)”

마지막 문장은 시선은 권력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여러 가지 형태의 시선(권력)대타적 존재로 회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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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0-12 21: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이 책 리뷰 반갑네요
사두고 아직 안 읽은 책입니다. 얇으니 어서 읽어야겠어요 ^^

그레이스 2022-10-12 21:24   좋아요 4 | URL
몇시간이면 다 읽으실듯요^^
짧은 단편이어도 메시지는 강했어요~♡

책읽는나무 2022-10-12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민규 작가의 소설과 비슷한 단편도 있군요?
황녀 책은 읽다가 포기했었고, 삼미 슈퍼스타즈 책은 진짜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전 삼미 슈퍼스타 그 책 읽으면서 오쿠다 히데오 작가 책 읽는 느낌이었는데 하루키 단편 중에도 비슷한 느낌이 있다니? 새롭네요.
나중에 이 책도!! 아~바쁘다, 바빠!!!ㅋㅋ

그레이스 2022-10-12 21:26   좋아요 2 | URL
저도 놀랐어요
같은 소재에 같은 메시지~!
서로 통하는게 있을까요?
아님...?
암튼 이쪽이 훨씬 여유로운건 사실이예요

새파랑 2022-10-13 0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키 단편집 좋게 읽었었는데 북플하기 전이어서 리뷰를 안남겼네요 ㅋ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레이스님 리뷰보니 생각이 날듯말듯 합니다 ㅋ 전 <시나가와 원숭이>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

그레이스 2022-10-13 08:02   좋아요 2 | URL
<시나가와 원숭이>
이렇게 보는 관점이 다르네요^^
저도 흥미롭게 느꼈어요. 다신교인 일본인들 문화에서는 백퍼센트 공감할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했거든요^^

레삭매냐 2022-10-13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춘수샘 책도 정리해야
하나요.

부러 독립서점 에디션으로
샀었는데...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나 봅니다.

그레이스 2022-10-13 18:01   좋아요 1 | URL
애먼 사람 잡나보다 싶기도 해서 걱정이 됩니다..@@ 그런데 매냐님 춘수샘은 누군가요?;;;^^;;;

서니데이 2022-10-13 21:23   좋아요 1 | URL
무라카미 하루키를 한자로 쓰면 村上春樹 일거예요.
아마 레삭매냐님은 한자로 말씀하신 것 같은데요.

그레이스 2022-10-13 22:05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일본어를 모르니 ...^^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님!

그런데 왜요?
레삭매냐님?

scott 2022-10-14 11:53   좋아요 1 | URL
무라카미 하루키 むらかみ はるき (村上春樹)를 풀어 쓰면 村 마을 촌. 上 윗 상. 春 봄 춘. 樹 나무 수.
춘수옹
하루키옹 ^^

그레이스 2022-10-14 12:10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한자는 한자일뿐 일어로 가면 영 다른 말이 되버려서, 사전을 의지하지 않고는...^^
막내 아라비아어 배울때 옆에서 들여다보단 느낌!ㅋㅋ

레삭매냐 2022-10-14 13:46   좋아요 1 | URL
스캇트님이 너무 친절하게도
설명을 해주셨네요.

하루키 샘의 책도 정리해야
하나 어쩌나 싶네요.

희선 2022-10-14 0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인칭 단수에서 그 사람은 세해 전에 고약한 짓을 했을지... 이 말 보니 미투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뭔가 찔리는 일이 있었을지... 그런 말에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2-10-14 06:35   좋아요 2 | URL
그 심리를 소재로 잘 사용했다는 생각입니다.^^

scott 2022-10-14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옹 장편이 슬슬 출간 될 때가 되었는데 ㅎㅎ

이 책에 수록 된 단편들
부분 부분 문예지에 실릴 때 마다

제 🖐으로 발번역을 했었습니다

일본어 실력 일취 월장 하게 만든 하루키 옹 ^^

그레이스 2022-10-14 12:06   좋아요 2 | URL
부러워요
일본어는 입도 뻥끗 못하는데...^^;;

mini74 2022-10-20 2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책 속 성적묘사는 야하단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레이스님 말씀처럼 외로움 소외된 관계가 담겨서.. 건조하고 쓸쓸한거 같아요. 오호. 춘수옹이군요 ㅎㅎ

그레이스 2022-10-20 22:01   좋아요 1 | URL
^^
춘수옹
낯설어서 자꾸 잊어버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