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초병이 있는 겨울별장
박초이 지음 / 문이당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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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세계를 팬데믹으로 이끈 코로나는 우리의 삶에 너무도 많은 변화를 야기시키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치료제는 개발중에 있고, 언제 끝날지 알수 없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우리는 여전히 불안한 삶을 살고 있다. 2차세계대전으로 사망한 수보다 더 많은 이들이 현재 바이러스로 죽어가고 있고, 확진이나 확진자와의 밀접접촉으로 격리된 삶은 코로나 블루에 이어 코로나 레드나 코로나 블랙이라는 신종 우울병을 양상해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평범했던 과거의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그 때의 기억을 추억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 읽은 <보초병이 있는 겨울별장>은 이러한 코로나 바이러스와 이름만 조금 다른 치커바이러스로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하루 아침에 삶에 커다란 변화를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책 <보초병이 있는 겨울별장>의 도입부분에서 박초이작가님이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으나 온라인상으로 알고 지내며 작품으로 쓰기를 동의를 구해 허락을 받았다는 블로그 이웃의 비밀글을 토대로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다는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 분의 부고소식에 작가님이 받은 충격도 고스란히 전해들을 수 있었고, 코로나로 인해 삶은 물론이고 죽음조차도 배웅하지 못하게 된 우리 삶에 대해 나 역시도 쓸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책의 제목에서 조금은 힌트를 얻을 수 있듯이 이 책은 민간인들에게는 개방된 적이 없는 휴가철 장교들이 사용하는 용호별장에 양천지역의 부대로 채혈을 하러 나온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운전기사와 관리팀장 6명이 갇히며 고립되며 지낸 끔찍했던 겨울동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영미는 필리핀에서 발생한 치커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뒤덮고 있다는 뉴스를 보지만 정작 정부의 확진자 발표를 신뢰하지 못한다. 눈으로 고립된 양천지역으로 채혈을 나왔다가 용호별장에 머물러 잠시 들른 마트에서 만난 사람들의 발병징후를 보고 양천시 전체가 격리된 사실을 뒤늦게 직감하게 된다. 보안지역이라 외부와 단절된 채 그들 역시도 용호별장에 격리되고 그들 역시도 치커바이러스에 예외가 아님을 인지하면서 결국 관리팀장 최 역시도 바이러스로 사망하게 된다. 원형감옥처럼 별장을 얼음탑으로 쌓아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생활을 하면서 어느 누구도 대위의 명령에 거절할 수 없이 보낸 용호별장에서의 그녀들의 기억은 현실이라기에는 너무도 끔찍하고 처참했다. 그 겨울, 용호별장에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바이러스로 시작된 고립과 격리는 인간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어갔다. 정부의 신뢰할 수 없는 발표와 대응책들은 불안감과 공포를 더욱 조장시키는 느낌을 받았고, 시 전체가 고립되어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상황들은 우한이나 대구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사실 바이러스로 시작한 이야기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는 한 인간의 잘못된 성적 욕망의 비뚤어진 분출이 낳은 범죄가 중심이 된다 보여졌다. 수영장에서 유리의 목을 조이며 쾌감을 느끼는 몸짓이나 아무도 없는 새벽에 속옷을 훔치러 들어오는 숨겨진 욕망과 누구도 성취할 수 없는 게임을 소원성취게임이라 말하던 비논리적인 모순 등을 통해 본 이 이야기속 대위라는 인물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이슈화된 n번방사건의 바로 그 인물, 아니 그보다 더 잔인하고 파렴치한 인물로 비춰져 읽는 내내 화가나고 울분이 금할 길이 없었다. 또한 독특한 성장배경으로 본능대로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대해 대위와 동질감을 느꼈던 유리 역시도 우리 사회가 낳은 일종의 피해자 같은 느낌으로 비춰져 안타깝게 느껴졌다. 몸부림쳐도 사방이 바닥이고, 모든 순간들이 영원이 된다는 책에 인용된 방탄소년단의 '블랙스완'의 가사처럼 그곳에서의 아프고 힘겨웠던 기억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한다는 표현을 한 그녀들의 삶을 같은 인간으로서 응원하게 된 시간이었다. 아프고 슬프고 쓸쓸하고 가슴저리면서도, 순식간에 읽게 되는 책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야 했다.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한채 고독한 삶 속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그것이 치유의 길이 되기를 진심으로 영미는 빌었다.

(p,269)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져 있을거야. 나는 늘 그랬거든. 밤이 되면 어떻게 사냐 싶다가도 아침 해를 보면 다시 살아지고, 밤이 되면 두려움에 시달리다가 아침이 오면 언제 그랬냐 실고, 기억해. 자고 나고나면 다시 아침이 온다는 것을."

"아침이 제게도 올까요?"

"그럼. 아침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오지. 하지만 깨어있어야 해. 절대로 절망하지마."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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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비움 공부 -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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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코로나로 하고 있던 일에 깊은 좌절과 한숨이 나는 상황이 많이 생겼다. 여전히 내게 산재해있는 문제들은 해결할 길이 잘 안보여 까마득한 터널 속에 있는 듯 마음이 답답하고 속상해하고 있는 요즈음, 이런 내 마음을 미리 알기라는 한듯 내게 넌지시 손을 건네고 있는 <장자의 비움공부>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현실에 집착할 필요도 없고 성공을 강요하며 괴로운 삶이나 사회분위에서 벗어나 참된 비움의 과정을 통해 참된 자아를 찾고자 하는 마음이 지금 내게는 무엇보다도 절실하였기에 이 책을 통해 비움을 알아가고자 한다.

이 책 <장자의 비움공부>는 장자의 '만물제동'과 '물아일체'를 통해 나는 그대로 온전한 것이고, 세상만물 역시도 꿈에 불과하니, 인위를 버리고 성공을 강요하는 사회의 압박과 힘들고 어지러운 삶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의 본성에 순응하며 진정한 도를 찾아 참된 자유를 누리라는 철학이 담겨져 있다. 또한 그의 철학 사상의 핵심인 '비움'은 단순히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특징에 맞는 자신의 고유한 것을 발견해서 가꾸어 나가라는 것을 뜻하는 말로, 이 책의 장자의 내려놓음의 철학을 통해 심플라이프를 추구하며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감과 통찰력을 제공해줄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 장자, 비움의 공부'에서는 장자의 핵심철학 '비움'을 중심으로 한 그의 사상과 논리에 대한 이론위주의 설명이 주를 이룬다. 삶과 죽음, 인위와 무위, 운명과 천명, 도가 사상 등을 통해 그가 주장한 내려놓음의 철학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2부 장자, 비움의 통찰'에서는 앞서 말한 사상과 이론을 토대로 한 장자의 교훈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3부, 비움의 창작'은 2300년이 훨씬 지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장자의 교훈과 가르침을 통해 현대의 창작품으로 재해석된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자주 등장하는 공자와의 사상비교가 상당히 흥미로웠고, 두 철학자들의 사상이 얼마나 대조적이었던지를 확연한 차이를 구별해준 부분들도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삶과 죽음은 따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고 하나로 이어진 것이므로 죽음은 두려워하거나 슬퍼할 일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로 받아들이라는 말은 공감이 갔다. 또한 자신보다 귀한 것은 없으며 운명은 하늘이 정해준 것이니 도에 따라 변화의 흐름에 맞춰 자신을 바꿔나아가라는 말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든,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자신의 의지대로 산다면 당신도 자유로울 수 있다. 즉, 행복과 장에 이르는 비밀은 나의 의지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이다,(p.58)

실제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고,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 뿐이다. 하지만 자신을 바꾸면 주위 사람들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고 국가가 바뀌니까 세상을 바꿀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p.184-185)

반면 겸손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예를 든 두 추녀에 대한 예시는 2020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면 상당한 성차별적 논란의 여지가 있어보였고, 삶이 지닌 무게에 대해 고통과 기쁨이 공존하는 삶을 얘기하면서 현명하면 모함을 받는다는 표현이나 아내의 죽음에도 춤을 춘 장자의 이야기는 일정부분은 공감이 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도 여전히 사회의 고정관념에 얽매인 세속인이라서인지 무조건 옳다고 받아들이기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폐자재나 고철품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한 것이나 포스트잇, 비아그라, 표주박, 바퀴, 도넛 등을 장자의 사상과 연결지어 해석한 것은 상당히 신선하고 새로운 접근법으로 보여 흥미로웠다.

세상 일에 욕심을 버리고 마음 편히 삶의 진실에 다가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을 얻어가는 길이라는 장자의 한마디는 나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힘든 우리 모두가 마음깊이 새겨들어야 할 말로 느껴졌다. 눈 앞에 당장 보이는 이익이나 손해로 힘들어 하며 빠른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천천히 전체를 볼 수 있는 사고력과 안목을 키우라는 말은 이 책을 읽기 전 힘든 나를 위로해주는 말로 들려 이 책을 읽은 진정한 보람을 느껴졌다. '비워내기'와 '내려놓기'는 지금 내게 당면한 과제로 여기고 작은 변화부터 하나둘 실천해 나갈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현실적인 문제들로 삶에 위안이 필요한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 <장자의 비움공부>를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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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맛보다, 와인 치즈 빵
이수정 지음 / 팬앤펜(PAN n PEN)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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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이고, 한해를 정리하는 연말연시다. 올해는 코로나 거리두기로 평소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할 수는 없어 조금은 속상하지만, 사랑하는 나의 가족과 우리만의 조촐한 파티를 계획중이다. 파티에 와인이 함께 한다면 제법 근사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던 차 얼마전 연말특가로 놀랄만한 가격의 저렴하면서도 맛도 좋은 와인이 시중에 풀린다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와알못'(와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인지라 막상 와인을 구매하려니 무엇을 얼마에 주고 사야할지가 막막했었는데, 평소 자주 드나들던 독서카페에서 <인문학으로 맛보다 와인 치즈 빵>이라는 책이 소개되는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바로 읽게 되었다.

이 책 <인문학으로 맛보다 와인 치즈 빵>은 우연한 기회에 해외 여러 나라에서 살 기회를 갖게 된 작가 이수정씨가 서양음식의 기본인 와인, 치즈, 빵이라는 이 세가지 음식을 통해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며 그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되었고, 이 세가지 음식이 이러한 인문학적 접근법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된 사실을 작가특유의 색깔과 이야기로 풀어놓은 책이다. 작가가 강조한 말처럼 이 책은 와인, 치즈, 빵에 대한 전문 서적이 아니라 이 세 가지 음식이 함께 할 때 인간관계가 더 풍요롭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기도 하다. 즉 와인, 치즈, 빵의 기본적인 특징과 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물론 함께 먹으면 어울리는 음식도 같이 소개해주고 있다. 또한 이 세가지 음식과 얽힌 신화와 문학작품, 역사적 사건이나 사실. 그리고 관련 영화나 음악 등을 함께 소개하면서 그 음식에 대한 이해는 물론 그 나라의 언어, 문화, 역사는 물론 사람에 대한 이해까지도 함께 도와주고 있다.

이 책은 제목처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 맛, 와인'에서는 와인의 신 디오니소스를 시작으로 구세계에 속하는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의 유럽 와인과 신세계인 미국, 호주, 칠레의 와인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와인들을 소개하면서 그 와인과 관련된 역사나 문학작품들도 함께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다채로운 와인축제, 와인원산지 명칭보호정책에 따른 등급제도, 포도의 생산연도를 뜻하는 빈티지, 모임성격에 따른 초보자가 와인 고르는 방법 등 다양한 와인 상식도 소개하고 있다.

'두 번째 맛, 치즈'에서는 가공치즈를 뺀 자연적 발효로 숙성한 자연치즈만을 다루고 있다. 자연치즈 구분기준법에 따른 7가지 방법을 통해 만든 다양한 치즈를 소개하고 있다. 파마산 치즈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이름의 어원이 되었던 이탈리아 치즈의 왕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라비올리, 셰브르 산양 염소치즈, 고르곤졸라, 브리와 까망베르, 체더와 웨즐리데일과 우리 나라 임실치즈 등 그 외 다양한 치즈과 역사적 사건과 문학작품들 속 이야기와 함께 풀어가고 있으며, 치즈보관법이나 치즈와 어울리는 와인, 곰팡이 핀 치즈에 대한 대처법, 원산지 명칭보호정책 등과 같은 상식들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맛, 빵'에서는 빵의 역할, 빵의 역사, 빵과 얽힌 문학과 영화, 빵 때문에 삶이 바뀐 사람이야기도 함께 실려있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통해 본 인간계급의 격차와 불평등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하는 검고 딱딱한 빵과 하얗고 부드러운 빵, 빵 하나로 19년을 살았던 레 미제라블, 성탄절의 맛있는 케이크, 영화 속 카들렌과 시나몬 롤 이야기와 빵에 대한 기본 상식들이 함께 실려있다.

또한 책 속에 QR코드를 찍으면 관련작품이나 사진으로 바로 연결을 할 수 있어서 책 속의 정보나 자료에 대한 궁금증을 보다 자세히 해결해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와인과 치즈는 비싸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유럽인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내가 제대로 아는 것이 없기도 한 음식인 와인과 치즈, 빵이 사실은 만원대의 가격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들을 고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흡족했다. 따뜻하게 마시는 와인 '뱅쇼', 브르고뉴에서 생산되는 최고의 와인 '로마네 콩티', 샴페인의 상파뉴, 11월 셋째 목요일에 출시되어 빨리 마셔야 한다는 마케팅으로 싸구려 이미지 와인의 이미지를 벗은 '보졸레 누보' , 화이트 와인의 왕 '샤르도네, 그리고 1-2만원 아래로도 그 종류가 다양하면서 가장 대중적이어서 와인에 대해 1도 모르는 나도 들어본 칠레의 '카베르네 소비뇽' 등 다양한 이름의 와인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마주왕'이 마주 앉아 즐기는 와인이라는 순수 우리말이었고, 쥐들이 고양이보다 더 치즈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재미있는 실험결과와 임실치즈에 얽힌 벨기에인 성직자 지정환님의 스토리도 기억에 오래 남았다. 냄새와 달리 피자를 싫어하는 아이들까지도 잘 먹는 고르곤졸라의 마력은 공감이 갔고 작가가 권한 까망베르와 오징어채에 맥주한잔도 꼭 시도해보리라 행복한 생각도 했다.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라 책을 읽자마자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대표하는 둥근 돔의 파네토네나 크리스마스 장작모양의 부쉬드 노엘 케이크, 그리고 무엇보다 케이크 속에 반지를 넣어둔 스페인의 주현절 기념케이크 이야기를 들으니 굉장히 로맨틱한 케이크는 아니더라도 레드와인 카베르네 소비뇽이랑 케이크를 온라인으로 주문을 했고, 이것만으로도 작은 행복을 느끼게 되어 너무도 좋은 기억으로 남는 책이다. 이 책 <인문학을 맛보다 와인 치즈 빵>을 통해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잠시라도 힘든 요즈음을 잊고 잠시라도 이 세가지 음식으로 행복한 연말연시를 보내기를 기도해본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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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요리사
박수미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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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을 읽으며 시작된 아이의 판타지 소설의 사랑은 같은 장르의 책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내며 마스터해 나간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집착에 가까운 열광을 하게 되는 모습을 보게했다. 그런 와중에 무한한 상상력과 꿈과 희망을 꾸게 한다는 이러한 판타지 소설의 국내판을 찾아보다가 '제12회 건국대학교 창작동화상 대상'을 수상한 박수미 작가님의 <마녀의 요리사>를 추천받았다. 제목과 책커버에서 느껴지는 오묘하고도 신비로운 느낌 탓에 읽기 전부터 설레임과 기대감에 그저 엄마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된다.

이 책 <마녀의 요리사>에서는 전세계를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의 프로슈트 샌드위치, 프랑스의 스콘이랑 마카롱에 포도주, 독일의 바움쿠헨, 일본의 타코야키와 아카시야키, 지중해의 구겔호프, 한국의 비빔밥 외 다양한 전세계의 음식이 등장하고, 그 요리법이나 각 음식에 얽힌 재미있거나 유용한 정보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또한 이야기 속 캐릭터인 카룬이나 발더와 같은 인물들이 그리스신화와 북유럽신화 속 인물들과도 연계되어진 이름들이라 신화를 알고 있는 있는 아이들이라면 좀 더 그 인물의 특징과 역할들에 대해서도 이해와 관심이 더해져 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진다. 요리사의 책임을 보란듯이 보여주듯 1장 '오르되브르'는 프랑스어로 전채요리, 2장 '앙트레'는 주요리, 마지막 3장은 '디저트'라는 이름으로 각 장을 구성하고 있다.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이름에 대한 기억을 잃은 초등학교 6학년, 13살 핀 혹은 뢰브로 불리어지는 주인공은 카룬, 엠시콘, 발더와 같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지독하게 강하고 무시무시하지만 엄청나게 아름다운 마녀 '마라'가 살고 있는 저택으로 필연적인 운명에 이끌려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요리사로 일하도록 명을 받게 된다. 마라가 준 회중시계를 통해 푸른 빛 터널을 통과해 전세계를 여행하며 각종 식재료를 사러다니며 여행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사온 재료를 통해 나날이 발전하는 요리실력에다 그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마녀 마라를 보며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마라의 2층 저택에 절대로 열면 안되는 스물여덟번째방인 비밀의 방의 존재를 듣게 되고, 오직 핀의 눈에만 보이는 저택 밖 혼돈의 우물이 하루에 한 번씩 새로 생겨나는 균열이 생길 때마다 괴물들의 공격에 시달리게 되고, 그 균열은 하루가 다르게 점점 더 커지게 되면서 괴물들의 공격들 역시 더 강해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비밀의 방과 괴물들의 공격의 연관성을 직감하며, 핀의 이 방에 대한 호기심은 극에 달하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긴장감과 호기심을 자극해 책을 손에서 쉽사리 놓지 못한채 단숨에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하는 집중력을 갖게 하는 스토리였다. 책의 결말이 전혀 상상도 못한 전개였던지라 처음에는 다소 충격적이면서도 그 속에서도 진한 가족애와 감동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너무 마음에 들었다. 또한 다양한 음식 정보와 캐릭터들의 신화관련 네이밍, 탄탄한 스토리 구성 역시도 모두 마음에 들었고, 판타지 소설이 지녀야 할 엉뚱하면서도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미스테리한 사건들도 모두 재미와 흥미를 제공해주기에 충분해 보었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이 든다.

책 속에 기억에 남는 문구를 기록해본다.

- 세상에는 조화라는 게 있어, 핀. 아주 오랜 기간이 걸려서 만들어진 거지. 그리고 그 조화를 이루는 건 균형이야. (p.159)

- 사람들이 결함이 있는 인간에게서 무언가를 건네받으면 그 결함까지 함께 옮아온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단다. 한마디로 자기까지 덩달아 재수가 없어질까 봐 두려운거지. (p.233)

- 세상의 모든 이름은 그걸 붙여 부르는 사람만의 의미와 이유가 있어.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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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종합 속독법 - 국민 속독법 교과서
이금남 지음 / 성안당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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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못 읽어도 한달에 10권이상을 꾸준히 읽다보니 책을 읽는 속도가 제법 빠르다는 소리를 간간히 듣게 된다. 그러다보니 간사한 인간의 욕심이라는게 끝이 없다. 고도의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고,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 취향에 맞는 책을 찾아 선택적인 독서를 할 수 있는 것 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있을까라는 사고와 함께, 그 방법의 일환으로 제대로 된 속독이 해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이 책 <알기 쉬운 종합 속독법>은 나처럼 독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제한된 시간내에서 선택적 독서를 통해 보다 많은 책을 읽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속독·속해 기본과정 12주 프로젝트 특볊판'으로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국민 종합 속독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총 3개의 파트로 나누어져있다. Part1에서는 종합 속독법에 대한 이론을 중심으로 소개되고 있다. 속독법에 대한 의미와 효과, 효과적인 방법과 자세는 물론 독서와 지능의 상관관계를 들며 다양한 독서법도 소개하고 있으며, 매일 18분이상, 한 달에 25일 이상 독서를 생활화하자는 독서국민운동 1825프로젝트도 소개되고 있다.

Part2에서는 총12주에 걸쳐 시행하는 종합 속독법 훈련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속독법을 시행전에 검사해야 할 사항과 예비단계에 해당하는 정신력과 집중력을 훈련하는 기본 훈련편, 시각능력을 확대훈련하는 도입단계, 시·지각 능력을 확대훈련하는 발전단계와 인지능력을 확대 훈련하는 심화단계까지가 이 부분에서 소개되고 있다. 각 단계별 훈련법 소개는 물론 단계별에 맞춘 책에서 발취된 예문훈련과 이해력테스트문제들까지 함께 수록하고 있어서 훈련 후 문제를 푸는 재미 역시도 솔솔하다. 또한 각 속독법을 훈련하고 난 후 경험자들의 훈련 소감편도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어떠한 효과를 얻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서 그 부분도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 Part3에서는 영어 속독법에 대한 기본 지시과 훈련방법들이 Part2와 비슷한 형태로 소개되고 있다.

또한 부록에서 '찾아보기', '추천도서', '기관별 추천도서목록'외에, 초기에 매일 수시로 보면서 연습하라는 '집중력 응시 훈련표'도 추가로 별첨해두고 있다.

책을 훑어본 후 아직 12주까지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 결과를 장담하기는 일러보이지만 매일 집중력 응시 훈련표를 보고 한칸 한칸 줄을 따라 읽기 훈련을 해나가는 일이 신기하면서도 재미가 있다. 누구나 그렇듯 독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과거에 비해 다독과 속독의 중요성은 점차 약화되었다고는 하지만 빠르게 변화되는 정보화시대에 다독과 속독으로 내게 꼭 필요한 정보를 선별적으로 걸러내고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은 분명, 개인이 지닌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보인다. 나처럼 단순히 교양이나 취미로서의 독서 뿐 아니라 시험 준비나 각종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이들에게도 속독을 통해 다독과 정독을 선택적으로 취할 수 있다면 좀 더 현명하게 시간을 활용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점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아닌가 싶다. 오늘부터 좀 더 여유를 가지며 매일 조금씩 투자하며 속독 훈련을 도전해나갈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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