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미스터리
김종태 지음 / 렛츠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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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천체가 '달'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어릴적부터 달에는 토끼가 살고있다고 들었고, 휘엉청 둥근 보름달은 우리의 소원을 이뤄준다고 믿었다. 이렇듯 친근한 달에 대해 기본적인 과학지식 외에는 정작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거의 없었다. 미우주선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디딘 후, 이를 계기로 달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줄 것처럼 인식되어졌으나 정작 4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때와 별로 달라진게 없음을 깨달았다. 김종태님의 <달의 미스터리>를 보면서 내가 그동안 알지 못한 달의 참모습과 새로운 우주시대를 맞았음에도 의문투성이인 달과 관련된 수많은 미스터리를 제대로 알려줄 것 같았다.

이 책 <달의 미스터리>는 대중들의 뇌리에 심어진 달에 대한 허상을 지우고 우주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갖추게 해주는 것과 동시에 달에 대한 기존인식을 지우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작가는 달의 표면에 자연적 현상이라고 보기 힘든 이상한 현상들과 인공 구조물 등의 다양한 외계문명흔적을 찾았으나 정작 NASA에서는 자료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거나 논평자체를 거부하는 등의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사실을 비판하면서, NASA가 국가간의 무한 경쟁 속에서 획득한 정보와 연구결과를 최대한 지키려는 그 이유는 무엇이며, 종교 혹은 국가들의 내부 혼란 등의 이유에도 불구하고 정보공개에 대한 전향적 태도를 취하길 촉구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총11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달의 미스터리를 알리는 수많은 인공구조물과 수많은 거주자들의 흔적, 그리고 UFO 출현들과 같은 달에 얽힌 미스터리의 실상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하여, 달 탐사와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게 했던 천문대, 미국의 달 탐사의 준비단계이었던 Lunar Orbiter, 그리고 달 착륙에 성공을 이끌어낸 아폴로호 이야기가 순서대로 나오고 있다. 또한 출저와 촬영시기가 명확하지 않았던 의문이 남는 달의 증거사진들과 달 분화구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분화구인 코페르니쿠스 분화구에 대한 설명도 함께 수많은 사진들과 함께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자료조작의 증거자료를 보여주고, 이데올로기 냉전시대 본격적인 정찰 목적으로 경쟁했던 소련을 포함한 중국, 일본, 인도, 유럽연합들의 현재 달 탐사 진행상황과 함께 이들 역시도 달 탐사를 시작함으로 새롭게 발견한 사실들도 추가로 보여주고 있다. 그와 더불어 현재 달의 대기와 환경, 달에서 발견된 다양하고 유용한 광물들도 소개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달지하에 밀도가 매우 높은 물질인 매스코와 달의 자기장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실려있다.

사실 과학에 대한 관심이 없진 않았지만, 그동안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달에 대한 수많은 미스터리를 듣게 되면서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움과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었다. 탑이나 성, 피라미드 모양 등의 다양한 형태는 물론 그 크기마저도 압도할 만한 거대한 기계시설의 인공 구조물들, 기체를 배출하는 연기기둥과 흔적들, 수많은 형태의 무수히 발견되는 UFO등은 지구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었고, 그것들에 대한 사실에 대한 설명은 어쩌면 지구의 현대기술로는 설명할 수 없음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개골과 유기체의 흔적과 초목지대와 유사한 모습의 대지들과 도시를 연상케하는 불빛들은 외계인이 살고 있음을 인정해야할 상황이 멀지 않는 시기에 도래할 수 있겠다는 인식도 하게 되었다. 생방송 중계중에 포착된 달 화면에 피라미드 건축물이 조작된게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하니 그 또한 의문이 아닐 수 없었고, 유명한 아폴로13호의 조작설 역시도 미국이 궁극적으로 감추고자 하는 비밀의 진실이 무엇인지가 더욱더 궁금하게 되었다.

이 책의 작가가 예측하고 있는 사실은 그의 예상처럼 나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NASA는 비밀주의에서 벗어나 모든 인류가 알아할 달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해야 할 것이며 이는 새로운 우주시대에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라는 것은 나 역시도 공감하게 되었다.


읽을수록 사실을 인식하고 알아갈수록 놀랍고도 신비로웠으며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되었다. 실제 책에서 보여준 수많은 사진들과 더불어 책 속에 담긴 QR코드를 통해 본 좀 더 높은 화상도의 달의 사진은 작가의 설명에 신빈성을 높여주었고, 나 역시도 의아스럽고 작가 주장에 대한 공감도 하게 되었다. 조작된 증거들이나 그것을 제대로 찾아낼 수 있는 과학자들의 뛰어난 안목에도 감탄을 하게되었고, 이런 소중한 자료와 지식들을 나같이 책 한권으로 편하게 정보를 습득할 수 독자에게는 그저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들게 되기도 했다.

집에 들이자마자 가족모두가 관심을 보인 책이다. 연령구분 없이 모두가 봐도 좋은 책으로 보인다. 달이라는 천체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정보는 <달의 미스터리>, 이 한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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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허밍버드 클래식 M 5
찰스 디킨스 지음, 김소영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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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의 작가 찰스 디킨스의 명작으로, 지금까지 2억 부가 판매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책 중 하나인 <두 도시 이야기>가 우리가 사랑하는 뮤지컬과 오페라들 중에서 그 감동과 재미를 더해줄 원작 문학 시리즈를 선별하여 '허밍버드클래식M'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작가 스스로도 '내가 썼던 작품 중 최고의 이야기'라고 칭할만큼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하는 감동 대작으로 꼽히는 유명한 책인지라, 너무도 오래 전에 읽어 기억에서마저도 희미해져버린 <두 도시 이야기>를 다시 만난다는 설레임이 더해진다.

작품의 서문에서 언급한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혁명전과 혁명이 일어나는 기간동안 프랑스 시민들의 믿을만한 증인들을 내세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었던지라, 그 끔찍했던 시절에 대한 이해를 돕는 대중적이면서도 생생한 매체에 뭔가 보탬이 되길 희망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는 작가의 말이 개인적으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 책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의 두 도시를 넘나들며 정치와 경제적인 격동기의 혼란한 사회상과 이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개인의 삶과 사랑이 기반이 된 감동대작이다. 사랑하는 여성 루시 마네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목숨까지도 기꺼이 희생한 시드니 카턴의 이야기를 보며 도대체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이길래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치게 되는지라는 생각과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없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한편으로는 또 경외감까지도 들게 되었다.

의사인 마네트박사는 바스티유 감옥에서 구두수선 일을 하면서 후작 에브레몽드의 실상을 파헤친 글을 굴뚝 벽안에 써 몰래 보관을 한다. 10년째 수감생활을 하다 텔슨 은행원 로리의 도움으로 딸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온다. 아름다운 그의 딸 루시 마네트는 결혼 정령기에 접어들고 스트라이버와 시드니 카터의 구애를 받기도 하지만 결국 찰스 다네이의 청혼을 받아들이게 된다. 결혼식 전날 찰스 다네이는 루시의 아버지 마네트 박사에게 자신이 프랑스인들이 그토록 증오하고 경멸한 생 에브레몽드 후작의 조카이며, 자신은 영국으로 이주하며 유산도 포기하고 평민들에게 모든 재산을 나눠준 후 더이상 에브레몽드 가문의 이름으로 살지 않기로 결심한 그간의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한편 그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시민혁명이 일어나고 망명자를 도와주었다고 재판에 소환되었다는 가벨의 편지를 받고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에 그를 도와주러 프랑스로 떠나게 되는 찰스다네이는 그 곳에서 결국 체포되고, 재수감 끝에 사형선고를 언도받게 된다. 가족모두 그를 도와주려 가지만 에브레몽드 후작의 횡포에 희생된 자신의 가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 드파르주 부인은 자신의 원수의 가족들을 궁지에 더욱더 몰아가기에 이른다. 결국 찰스 다네이와 너무도 닮은 외모를 지닌, 한때 루시를 너무도 사랑했던 시드니 카턴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나서는데 결국 마네트 가족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귀족계층을 대표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생 에브레몽드 후작의 악랄함과 잔혹성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하기 힘든 일들조차도 서슴치 않고 자행한다. 그러면서도 일말의 죄의식은 커녕 자신이 행하는 횡포를 마음껏 누리며 즐기기까지 한다. 책 속에 나타난 그의 행동들은 시민들이 주도가 된 당시 상류계층을 향한 일반시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여실히 알 수 있기에 충분했다. 수많은 귀족들의 목이 잘리고 심지어 루이 14세의 목이 광장에 내걸리는 상황으로 알 수 있는 시민들의 분노는 수백년에 걸쳐 축적된 분노가 짧은 시간에 최후의 일격의 가하는 모습으로 드러내며 끝을 모른채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위태위태한 모습으로 비춰졌다. 그렇게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또 다른 희생자를 낳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우면서도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고백을 했으나 거절당하는 일에도 쿨하게 받아들이는 스트라이버나 그토록 사랑하지만 제대로된 고백조차 하지 못했던 시드니 카턴,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까지 하게 되는 찰스 다네이까지 같은 사람을 향한 너무도 다른 사랑을 향한 다양한 모습들은 시대가 비록 다르긴 했지만 내 눈에는 비슷한 모습으로 비춰졌다. 자신과 닮은 외모의 찰스 다네이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도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속마음을 잔잔히 되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게 다가왔다.

슬프고 슬프게도 태양은 떠올랐다, 좋은 재능과 감정을 가졌지만 사용할 수 없이 썩히고 있는 한 남자는, 자기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고 행복을 만들어갈 수도 없는 그 남자는 스스로의 우울한 그림자를 의식하고 있었지만, 그저 그것이 자신을 좀먹어 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p.169 시드니 카턴의 마음)

찰스 다네이에게 그의 아내 루시가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왔다고 하면서 자신과 옷을 바꿔입고 그를 보고 감옥에서 나가라고 한다. 시드니 카턴은 과거에 자신이 그녀를 좋아했었던 것을 기억해달라는 말을 되뇌이는 편지를 건넨다.

당신이 만약 우리가 옛날에 나눴던 말들을 기억한다면, 이 편지를 보고 바로 무슨 뜻인지 알겁니다. 당신은 기억할 겁니다. 나는 알아요. 당신이 이런걸 잊을 사람이 아니니까요.

(p.641)

마지막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그는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어떤 사람들보다 평온하고 숭고한 표정이었다니 도대체 사랑이라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지에 대한 마지막까지도 의문이 들게 했다.

내가 한 일은 내가 이제까지 한 모든 일보다 훨씬, 훨씬 더 좋은 일이다. 그리고 내가 취하는 휴식은 내가 이제까지 알아온 모든 것보다 훨씬, 훨씬 더 좋은 휴식이다.

(p.686)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보니 더욱 리얼하고 감동적이었다.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며 새롭고 희망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희생과 삶, 그 속에 드러난 담담하지만 특별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랑이야기까지 함께 해 대중성과 예술성이 모두 내재된 작품이라 읽고나서도 내내 여운이 남아 너무도 슬프고 벅찬 감동을 받았다. 700여 페이지의 긴 호흡이 필요하지만 단숨에 읽게 되는 찰스디킨스만의 매력을 한껏 맛볼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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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위의 세계사
올댓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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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유독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이 그랬다. <침대 위의 세계사>라는 제목을 본 지인은 야릇한 시선을 한 채 내게 장난스런 말을 건네며 지나갔다. 이렇듯 '침대'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면서 음지의 단어로 인식이 되어 있고, 지인이 생각했던 것처럼 이 책 <침대 위의 세계사>는 세계적인 권력자들의 성과 사랑이 이루어졌던 은밀한 공간으로서의 침대이야기일 거라는 생각이 주류를 이루는 듯 보였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머리말에서 잠깐 언급된 여지껏 수많은 서적들 가운데 침대와 관련된 제대로 된 역사기록을 거의 찾기 어려운 데다, 우리 인간의 탄생에서 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하는 수천년을 걸쳐 진화와 발전을 거듭한 순수한 침대역사와 그와 관련된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책이라서였다.

이 책 <침대 위의 세계사>는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오래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동굴에서부터 현대적 모습으로서의 침대가 갖춰지기까지의 침대의 역사를 시작으로, 인간의 3분의 1이라는 시간을 소비하는 수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는 시기를 발판으로 점차 산업화되는 과정이 소개되고 있다. 또한 결혼과 성에 관련된 침대의 역할, 출산과 죽음에 관련된 침대의 역사와 그 의미의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흥미롭게 다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여행을 통해 혹은 빈대와 같은 해충이나 애완동물과 함께 공유하는 역할로서의 침대, 전쟁이나 정복을 위해 이동을 해야 할 상황에서의 다양한 침대, 정치 무대로서의 침대가 했던 역할들이 소개되고 있다. 지극히 사적이고 은밀한 개인의 프라이버시 공간으로 들어가게 된 현대적 의미의 침대이야기와 앞으로 변화될 미래의 첨단과학적 침대이야기까지 총망라해 다뤄지고 있다.

나뭇가지나 풀더미, 짐승털가죽으로 시작된 원시시대 침대가 중세후기에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침대의 형태가 갖춰졌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잠을 자는 상태가 죽음을 연상시켜 네델란드 화가 람브란트를 포함한 당시 사람들은 반쯤 앉은 상태로 잠을 잤다는 사실은 다소 의아했다. 또한 베개는 여성적인 것을 치부해 남자들은 잠을 잘 때 머리 통나무를 대고 잤다고 하며, 보온 기능 외에 악마나 마녀를 쫓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캐노피를 사용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된 사실이었다.

마녀가 활동하기 좋은 새벽 시간인 'watching hour'에 여자가 돌아다니면 처형을 했다거나 여성을 낮춰보는 시대적 관념탓에 고대 그리스에서 동성애가 흔했다는 사실, 산후 사망원인이 의사의 손에 의해 옮겨진 박테리아가 원인인 패혈증 때문이 아니라 여성의 잘못된 행실탓이나 산욕열로 인해 사망했다고 본 역사적 사실들은 당시 얼마나 여자들의 지위가 어떠했으며, 얼마나 불평등한 사회였음을 짐작할 수 있었던 상황들이었던지라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세계의 다양한 임종침대와 장례의식들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빅토리아 여왕이 아들 알버트 죽음을 기리기 위해 40년동안 검은 상복을 입었다는 사실도 그렇고, 죽은 사람에게 화려한 장례를 치르기 위해 몇년간 부패한 시신을 보관했고, 부패하더라도 아픈사람 대하듯 음식이나 커피를 정성껏 차려주었으며, 장례후에도 시신을 3년에 한번씩 꺼내 씻어 다시 묻는 인도네시아 토리자이야기는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엘리자베스1세나 루이14세의 화려하고 장엄한 침대부터 인도의 차르포이와 같은 소박하고 간단한 침대 이야기도 읽는 내내 머릿 속으로 상상을 하게 되었다. 독립된 공간으로서의 각자의 개인 침실이 생긴 것이 19세기 들어서였다는 사실은 제법 놀라운 일이었고, 1인 가구 천만시대를 맞아 공동주택에 적합한 머피침대나 공간거주적합성과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로오틱가구, 최적의 수면조건에 안락함에 슬립트랙커까지 갖춰진 침구나 현재도 개발중인 미래의 침구인 캡슐침구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된 모습의 침대가 우리 삶에 자리매김할지가 기대가 되었다.

이 책 <침대 위의 세계사>를 통해 집 안의 침대가 있는 나만의 독립된 침실이 어떻게 발전되었지를 알고나니 더 특별한 공간으로 여겨졌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소중함을 여느 때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요즘, 침대형 좌석공간이 있는 퍼스트클래식이 있는 비행기나 침대차가 있는 철도여행은 당장 바라지도 않는다. 침낭하나 담요하나 들고서라도 자연을 벗삼아 잠시 잠깐 캠핑이라도 다녀오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진짜 침대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 <침대 위의 세계사>를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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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바리 부인 펭귄클래식 에디션 레드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봉지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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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문학의 선두주자인 펭귄클래식코리아에서 [펭귄 클래식 에드션 레드]편이 기획특집편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 2권을 포함한 6편의 작품 을 총 7권으로 묶은 세트시리즈로, '레드'라는 색깔이 주는 강렬한 인상처럼 '외설'과 '문학'사이의 논쟁을 불러 일으키며, 당시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과 냉엄한 질타를 동시에 받았던 에로시티즘의 결정체인 이 걸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만으로 그저 설레고 행복했다. 이 시리즈 중 처음으로 내가 고른 것은 낭만적 사랑과 환상의 이면에 병적인 집착과 욕망을 다뤄 '보바리즘'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탄생시킨 바로 그 책, <보바리 부인>이다.

프랑스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은 1857년 출간당시 '대중적이고 종교적인 윤리와 미풍양속에 대한 위반'이라는 죄목으로 기소되어 출간당시부터도 유명세를 탄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의 주배경무대인 루앙지방의 신문에 기고된 '간통녀'이야기에서 모티브로 해 실존인물의 특징과 작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적절히 융화하여 썼으며, 작품 속에서 간통을 미화한다고 하여 당시 엄청난 대중적 공격을 받았던 작품이라고 해설에서 소개되고 있다. 당시 낭만주의 작품들이 지배적이였던 문학기조에 주인공 보바리 부인인 엠마가 꿈꾸는 환상과 잔혹한 현실을 완벽하게 대조시킴으로서 사실주의 문학이라는 새로운 문학의 대표작품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책 <보바리 부인>의 주인공인 아름다운 눈과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엠마 보바리는 사랑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보냈던 수녀원과 아버지 루오와의 시골농장의 답답한 생활에서 벗어나는 길은 샤를 보바르와 결혼을 하는 것이고, 그와의 결혼생활을 통해 책에서 만났던 환상적이고 황홀한 사랑을 꿈꾸게 된다. 깜깜한 자정에 횃불을 밝힌 채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결혼식을 상상한 그녀의 꿈은 단박에 거절당하고, 현실의 술취한 하객들과 난장판이 된 결혼식에서부터 그녀의 기대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행복할 줄만 알았던 샤를과의 결혼생활은 점점 더 무료하기만 하고 결국 그녀는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정신질환 판정까지 받게된다. 그녀의 치료를 위해 샤를은 큰 병원이 있는 루앙으로 이사를 결심하고, 엠마는 거기서 만난 애인 로돌프를 통해 자신이 꿈꿨던 낭만적인 환상을 실현하려 애쓴다. 너무도 매력적이고 열렬한 사랑을 약속했던 로돌프 역시 그녀의 끝없는 욕망과 과도한 집착에 점차 싫증을 느끼게 되고 결국 그녀가 제안한 프랑스로의 도피계획에 편지한통을 남기고 그녀를 떠나버린다. 사랑에 대한 회의와 실망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녀에게 과거에 고백조차 못하고 떠나버린 레옹이 다시 나타나 그녀의 밀월게획은 실현하는가 했지만 결국 그마저도 잔인하게 그녀를 배신하게 된다. 영원할 거라고 믿었던 사랑은 실망과 회의만을 남겨준채 사랑과 욕망사이에서 엠마의 삶은 점점 더 파멸로 치닫기에 이른다.

사실 <보바리 부인> 속 그녀가 배웠던 사랑은 수녀원에서 읽었던 소설 속이었고,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낭만적이며 황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지는 아래글을 읽어보면 알 수있다.

결혼전, 그녀는 사랑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사랑에 응당 따라야 할 행복이 오지 않으니 자기가 잘못 생각한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엠마는 책에서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던 희열이니 정열이니 황홀이니 하는 것들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싶었다.

(p.56)

그녀는 사물로부터 반드시 뭔가 개인적인 이득을 얻어내야 했으며 즉각적으로 감정적인 만족을 주지 않는 것은 무엇이든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했다. 화가니 예술적이기보다는 감상적인 기질이어서 고요한 풍경 감상보다는 뭉클한 감동을 원했기 대문이다.

(p.59)

사랑이란, 천둥번개처럼 갑작스럽고 요란하게 엄습하는 것이라고 그녀는 믿고 있었다. 그것이 인생이라는 대지를 덮치고 헤집는 하늘의 폭풍이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의지는 나뭇잎처럼 뜯겨나가고 마음은 송두리째 심연 속으로 가라앉고 만다. 하지만 그녀는 빗물받이 홈통이 막히면 집 안의 테라스가 연못을 이룬다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그녀는 내내 안심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벽에 금이 간 것을 발견한 것이다.

(p.143-144)

하지만 이렇듯 낭만적이며 황홀한 사랑이 자신의 삶의 전부였던 엠마에게 일상적인 평범한 생활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으며 이로인해 그녀는 내면의 갈등은 커져만 갔고, 남편에게 만족을 할 수 없었던 그녀는 주변에서 만나게 되는 남자들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조차도 그녀의 이 욕망을 만족시켜줄 수는 없었고 그녀는 자신을 점점 더 궁지로 몰아내며 파멸을 자초해갔다. 그녀와 행복했다고 믿었던 추억의 시간들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알게된 남편 샤를 역시도 그녀와의 시간을 절망감으로 기억하게 된다.

그는 이렇게 사라져버린 지난 날의 모든 행복을 떠올렸다. 그녀의 태도, 그녀의 몸짓, 그녀의 목소리를 오랫동안 하나하나 되씹었다. 하나의 절망 뒤에는 또 하나의 절망이 범람하는 밀물처럼 끝없이 밀려왔다.

(p.465)

작품을 읽다보면 소설 속 엠마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순수하기만 한 철부지 소녀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전부로 알고 사랑을 위해 그 결과를 예견하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그녀의 마음이 요즘같은 현실 속에서는 가히 상상하기 어려워 한편으로는 답답하면서도 짠하고 또 안타깝게 느껴졌다. 작가는 결국 엠마의 죽음마저도 너무도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이 작품을 '낭만주의에 대한 잔혹한 패러디'라고 말하는 뜻을 제대로 실감하게 되는 장면으로 기억되었다.

사랑과 욕망의 결정체 <보바리 부인>, 개인적으로 선택한 레드시리즈의 첫번째 책으로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단숨에 읽어내리만큼 몰입도도 있고 대중적 관심을 주기에 충분한 주제에 내용의 재미도 더해져 좋은 기억으로 읽을 수 있었다. 금기시 된 어른들의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야기를 읽고 싶은 이들이라면 2021년 새해, [펭귄 클래식 에디션 레드]시리즈를 한 권씩 독파해보기를 추천해본다. 이 시리즈의 두번째로 읽을 책 <퀴어>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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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과 삶 - 융의 성격 유형론으로 깊이를 더하는
김창윤 지음 / 북캠퍼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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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MBTI 성격분석이 한창 유행을 했었다. 16가지 성격유형을 통해 들여다본 나에 대한 성격분석을 보면 평상시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여 신기하면서도 흥미로웠고, 동시에 같은 상황에서도 타인은 전혀 다른 관점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던 기억이 있다. 이렇듯 나와 다른 생각과 사고를 지닌 상대방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어느 누구보다 강한 강점이 될 수 있음은 이론상으로는 알고는 있지만, 최근 나에게 일어난 직장상사와의 다소 불편해진 관계의 해결법은 막상 찾아내려드니 그저 어렵다는 생각 뿐 그 방법을 몰라 한참을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정신의학과 교수이자 상담분야의 전문가인 김창윤교수님의 <성격과 삶>이라는 책의 출간소식을 듣고 찾아서 읽게 되었다.

이 책 <성격과 삶>은 칼 구스타프 융의 성격유형론을 바탕으로 각 사람마다 성격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전제를 두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인간의 심리와 삶의 방향에 대한 전반적인 통찰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각 성격유형론의 이론 뿐만 아니라 실제 교수님이 만났던 정신질환 환자들의 다양한 정신질환과 그 치료법에 대한 안내로서로서의 역할도 함께 해주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 성격 - 성격을 알면 사람이 보인다'에서는 학자별 다양한 성격유형론의 이론을 우선 설명하면서, 그 중 가장 실증적 접근법에 가까운 자기실현과 개성화과정을 강조한 융의 성격유형론을 중심으로 개별성격의 차이를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감각, 직관, 사고, 감정의 4가지 보조기능을 토대로 개인의 주된 관심의 방향을 내향적인 태도와 외향적인 태도로 나누었으며, 이를 중심으로 어떻게 적절한 대인관계를 맺고 사회생활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법제시와 함께 자신 및 타인의 성격 이해를 토대로 한 다양한 갈등요소를 해결하는 방법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다양한 영화나 문학작품, 세계적인 유명인물은 물론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에서 만날수 있는 일반인들에 대한 현실감이 느껴지는 다양한 예시를 만나볼 수 있으며, 융의 성격유형론을 토대로 만들어진 마이어스 브릭스의 MBTI의 성격유형도 소개되고 있다.

'2부 삶 - 어떻게 살 것인가'는 평소 일반 환자들을 진료하며 자주하던 이야기를 묶어 정리한 것으로, 융의 성격유형론을 실생활에 적용한 구체적인 예시들을 위주로 구성하고 있다. 콤플렉스와 열등감의 해결방법,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게 되는 적절한 인간관계의 방향, 더불어 가까워서 더 힘든 가족관계에 대한 문제해결법, 선하게 살기, 슬기롭게 화내기, 공감을 통한 의사소통의 걸림돌 이해하기, 삶의 의미 찾는 방법과 적절한 취미와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쉬어가기 등 모두 우리 일상생활과 관련해 힘들거나 고민되는 부분들에 대한 적절한 예와 그에 대한 조언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마지막 '3부 마음의 병'에서는 정신질환의 의미부터 공항장애, 강박증, 우울증, 조울별, 조현병, 자살충동, 인격장애 등에 대한 다양한 정신질환에 대한 이론적 설명과 치료법이 소개되고 있으며, 사회적 편견과 오해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한 자신에게 맞는 심리치료법들도 함께 제시해주고 있다.

융의 성격유형론을 나에게 대입해 분석해본 결과 나는 눈에 보이는 구체적 사실과 수치를 중시하는 현실주의적인 성향의 '외향적 직관형'과 나이가 들다보니 아무래도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상대방을 욕구를 헤아리고 배려하는 '외향적 감각형'의 성격이 함께 있는것으로 여겨졌다. 작가의 말처럼 어느 하나의 유형으로 편향되기보다는 여러 유형들이 같이 내재해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말이 확실히 공감이 되었다. 또한 나의 내면의 내재된 고민인 상사과의 갈등 역시도 내 성격탓을 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의사소통의 공감능력에 부족인 상호적관계의 문제로 인식되어 앞으로의 대처부분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코로나로 여러가지로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은 한 해였지만 적절한 취미나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잘 쉬는 방법과 슬기롭게 화낼 줄 아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던 시간이었다. 의지문제이고 생각의 문제로 치부했던 우울증이나 다양한 정신질환 역시도 실은 뇌신경세포의 분비문제로 연결되어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면서 그저 피하고 감추기 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로 가족과 사회가 함께 도와가야 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성격을 알면 사람이 보인다'는 말이 김창윤교수님의 이 책, <성격과 삶>을 읽고 나니 바로 나오게 되는 말이었으며, 나와 우리 가족, 그리고 내 주변사람들에 대해 많이 생각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성격을 알면 사람이 보인다

<성격과 삶> 김창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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