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스 스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5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레드브레스트], [네미시스]를 읽으면서 단련이 된 건지이번 작품은 전작들보다 훨씬 읽기 수월했다. 전작들도 엄청 재밌었지만, 왠지 진도가 잘 안 빠졌다. 근데 [데빌스 스타]는 후딱 읽어버렸다. 근래 이렇게 빨리 읽어치운 책이 없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심플하거나 분량이 작은 것도 아니다. 근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쭈욱쭉~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이라 감회가 새롭다. (나이 먹어서 책이 잘 안 읽히나 살짝 걱정하는 중이었거든) 수월하게 읽어서 긍가 완성도는 엇비슷한거 같은데, 만족도는 전작들보다 확실히 크다. 역시 이런 스릴러는 시원한 맥주, 아니 콜라 원샷 때리듯이 삘 받았을 때 쭉쭉 읽어버리는게 제맛이다.


앞선 얘기랑 같은 맥락인데, 전작들도 스릴 넘치는 작품이었지만, 범인을 추리하는 재미는 so-so였다. 범행 동기도 잘 이해 안 갔고그런데 [데빌스 스타]는 악마의 별, 팬타그램 살인마는 누굴까, 범행 동기는 뭘까 고민해 보는 재미가 상당했다. 비록 범인을 맞추는데에는 실패했지만, 해리 홀레 형사가 되어 단서를 곱씹으며 용의자 하나하나를 의심해 보는 재미는 참으로 쏠쏠했다.


본격 추리소설인양 씨부렸지만, 쫄깃쫄깃한 스릴도 전작들 못지 않다. 무엇보다 본 작에는 끝내주게 설계된 트릭과 액션 장면이 있다. 드디어 해리와 숙적 프린스의 최후 대결이 펼쳐치기 때문이다.


삘 받은 김에 해리 홀레 시리즈나 쭉 밀어(읽어) 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적정한 삶
김경일 지음 / 진성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경일 교수의 강연이 유튜브에 시리즈로 올라와 있어 재밌게 봤다. 세바시, 사피엔스 스튜디오 등에 올라온 그의 강의를 봤다면, 책과 많은 내용이 겹친다는 걸 알 수 있다. 유튜브 강의만 쭉 봐도 책의 절반은 읽은 셈이지만, 유튜브 강의를 다 보고도 김경일 교수의 심리학 강의와 조분조분한 입담이 더 듣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김경일 교수의 강의 스타일이 그렇듯이, 쉽고 술술 읽힌다. 심리학 책이라기 보다 김경일 교수의 적정한 삶을 위한 조언, 에세이에 가깝다.


불안하고 답답한 코로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잃어버린 심리적인 안정과 일상의 행복, 다시 말해 적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책 제목이 적당한 삶이 아니라 적정한 삶인 건 분명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혼의 미로 1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엄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 만에 읽은 신작이네요. 맘에 드는 책을 쟁여놨다 시간 날 때 짬짬이 읽다보니, 신작을 출간하자마자 바로 읽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말입니다. 그만큼 기대가 컸고, 오래 기다렸던 작품이라는 얘기겠죠.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스페인 작가죠? 그의 작품 세계는 문학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사랑, 미스터리, 스릴등이 찰지게 버무려져 있는데, 스페인 문학이라 그런지 굉장히 낭만적입니다. 넓게보면 환상문학에도 들어갈 수 있겠네요. 물론 본격 판타지는 아니고 분위기만 살짝 뭍어나는 수준이지만요.


[영혼의 미로] [바람의 그림자], [천사의 게임], [천국의 수인]에서 이어지는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의 완결편입니다. 사폰의 유작이기도 하고요. 완결편이라 그런지 분량이 엄청나요. 양장으로 분권했는데도 각권의 무게가 상당합니다


잊힌 책들의 묘지 시리즈를 접한 건, 그러니까 시리즈 1 [바람의 그림자]를 읽은 건 20대 후반이었어요. 당시에도 가슴 한켠을 뜨겁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만약 중고딩 때 읽었다면, 아니면 대학교 졸업 전에 읽었더라면 아마도 더 가슴 뛰었을사춘기 시절 첫사랑의 열병같은 그런 애틋함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크게 봐서 사랑 이야기로 읽었지만, 멜로 뿐만 아니라 추리/미스테리물로써도 수준급이라 밤을 꼴딱 새서 읽었더랬지요. 그런 시리즈의 마지막을 읽고나니, 만감이 교차하네요.


완결이 난 시점에서 시리즈를 되돌아 보면각각의 작품들이 다 재미있고 노스텔지어를 자극하지만, 역시 1[바람의 그림자]가 젤로 재미지네요. 아직 시리즈를 접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바람의 그림자] 정도는 꼭 읽어 보는 걸 추천합니다. 재미로만 따진다면 단연 시리즈 탑이예요. 2 [천사의 게임]1편과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구성이 살짝 헐겁고... 번역문제인지, 좀 들쭉날쭉하고 1편과 세계관도 잘 안 맞는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읽은 지 하도 오래라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요 ㅎ) 대신 1편과 독립적으로 읽어도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3 [천국의 수인]은 전편들과 4편의 가교역할을 하는 작품인데, 재미나 완성도보다 마지막 4편으로 가기 전 시리즈 전체의 밸런스를 재조정하는 작품 같았어요.


그리고 1~3편을 아우르며 잊힌 책들의 묘지 시리즈의 장대한 서사를 완성하는 4 [영혼의 미로], 개인적으로 사폰과 이 시리즈에 기대했던 모든 것을 기대 이상으로 성취해 낸 작품입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사폰 문학의 정점이라고 할까요?


문학적으로 완벽한 작품은 아닐 겁니다. 매력적인 주인공 알리시아와 전편의 주역들 대부분이 등장해서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는 흥미진진하지만 한편으론 번잡스럽고, 시리즈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하려는 작가의 야심에서 다소 무리수가 느껴지기도 해요. 신파적인 느낌도 여전하고요. 하지만 독자들이 완벽한 문학성을 기대하며 사폰의 작품을 읽는 건 아닐겁니다. (적어도 저는 아니예요. ) 3대에 걸친 사랑과 배신, 스페인 역사의 아픔과 정치적 혼란 등을 다루면서 이야기가 폭주하지 않기란 애초에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시리즈의 마무리로도, 개별 작품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입니다. 너무나 뻬어난 1편에 가려 전체 시리즈에서 다소 이질적인 작품으로 남을 것만 같던 2편을, 전체 시리즈의 한 서사로 훌륭하게 보듬어 낸 점에서 +@까지 주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일즈 보르코시건 : 마일즈의 유혹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5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창규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마일즈의 유혹]이라마일즈가 유혹을 한다는 건지, 유혹을 당한다는 건지첫사랑 엘레나한테 버림받고 드뎌 다른 사랑을 만나게 되는 것인가? 그것도 세타간다인이랑…? 앙숙인 바라야와 세타간다 제국 사이에서 피어난 금지된 사랑이라이건 [명예의 조각들]에서 봤던 마일즈 엄빠들의 러브 스토리랑 판박인데…?


보로코시건 시리즈는 가뜩이나 세계관이 복잡한데, 호트니 겜이니 하는 세타간다 문화는 바랴야나 베타행성의 그것과는 또 완전히 다르다. 게다가 스토리는 또 엄청 복잡하고 등장인물도 적지가 않다. 모르긴 몰라도 복잡하기로는 시리즈 중 탑급일 듯... 덕분에 전작들에 비해 짧은 분량이었지만, 읽기는 훨 힘들었다. 이건 거의 정치스릴러 수준인데… ah~, 맞다. 보로코시건 시리즈는 원래 정치 SF였지.


원제는 바라야처럼 제국의 이름인 “Cetaganda”인데, 번역본 제목은 [마일즈의 유혹]이다. 다 읽고 나니, 세타간다라는 심플한 제목을 [마일즈의 유혹]이라는 멜로드라마틱한 제목으로 바꾸기까지의 의사결정과정이 사뭇 궁금해진다. 일단 번역가의 의견은 아닐 듯같은 번역가는 아니지만 전작인 [바라야 내전]의 원제도 그냥 [Barrayar] 였거든번역의 통일성을 고려했으면 이번 작의 제목은 세타간다 내전혹은 세타간다 반란정도가 됐을텐데... 각설하고, “마일즈의 유혹이란 제목은 내용적으로도, 마케팅적으로도 정말 아니올시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랜트 선장의 아이들 1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11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항해 중 재미삼아 잡아올린 상어의 배 속에서 구조요청 문서가 담긴 유리병이 발견된다. 문서는 조난 후 실종된 그랜트 선장의 것으로, 이를 발견한 글래나번 일행은 덩컨호를 타고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지로 그랜트 선장을 찾기 위한 탐사에 나선다.


분량이 상당하다. 열림원의 쥘 베른 걸작선중에서 전 3권으로 분권한 작품은 본작과 [신비의 섬] 두 작품뿐이다. 그리고 권말 해설을 보고 안 사실인데, [그랜트 선장의 아이들]에어턴이라는 등장인물을 매개로 네모 선장이 등장하는 [해저 2만리], [신비의 섬]과 느슨하게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단다. 물론 읽은지 하세월이라, [신비의 섬] 어디짝에 에어턴이 나왔었는지는 기억이 1g도 안 난다만


방대한 분량에 걸맞게 탐험지역 마다 색다른 모험과 난관이 이어진다. 다채로운 모험은 물론 처음부터 기대했던 부분이고, 쥘 베른 작품의 핵심 중에서도 핵심이라 불평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근데 문제는, 모험 중간중간 지리, 역사, 인물, 생태 등등 각 지역의 배경설명이 지나치게 장황하고 빈번해서, 파가넬(본작의 설명충 캐릭터)의 역사, 지리학 강의만 시작되면 급박했던 전개가 급루즈해 지고만다. 설명이 장황하다 보니 주석도 많아져 읽기 거슬린다. 열림원의 쥘 베른 시리즈 중 역자의 주석이 이렇게 빈번한 작품이 또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인데, 현대의 관점에서는 이런 세밀한 배경설명과 작가의 지식자랑은 지나친 감이 있다. 파가넬의 강의파트를 적당히 적당히 들어내고 (아예 캐릭터를 빼버려도 됐을 거 같은데…?) 2권 분량으로 압축했으면, 읽기도 훨 수월하고 깔끔하지 않았을까...?


- 이하 스포일러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지에서 그랜트 선장을 찾기위한 글래나번 탐사대의 노력은 깡그리 실패하고 만다. 정작 그랜트 선장은 탐사대가 개고생에 피폐해진 심신으로 귀향하던 중 에어턴을 떨구기 위해 잠시 들른 무인도에서 얌전히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작품 자체가 워낙 고전이라 거의 예상이 됐던 결말이긴 한데, 중간중간 쳐지는 전개에 비하면 간결한 결말과 담백한 에필로그야말로 본 작의 가장 큰 미덕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