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 상 스티븐 킹 걸작선 7
스티븐 킹 지음, 정진영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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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 봤을 때는 원작이 이렇게 대작인줄 몰랐다. 영화가 두 편으로 나와서 원작도 두 권쯤 되는 줄 알고 ’, ‘만 구입했었거든. 나중에 이 있다는 걸 알고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이게 과연 3권까지 분권할만한 이야기였나 의구심도 들었고하지만 읽고 보니, 스티븐 킹 정도 되는 이야기꾼에게 3권짜리 썰은 일도 아니었군 생각하게 됐다.


중간중간 지루했으며, 전체적으로 너무 장황하다는 느낌인건 좀 아쉽지만, 스티븐 킹의 대표작 중 하나인 만큼 영화를 먼저 봤더라도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때깔은 좋지만 결국 테마파크식 헐리우드 팝콘영화였던 영화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지하고 섬뜩한 미지의 공포(후반부는 거의 코스믹 호러급이다), 소위 말하는 원작의 아우라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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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보르코시건 : 남자의 나라 아토스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6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최세진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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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라야, 세타간다에 이어 이번엔 아토스 행성이다.


책제목 대로 아토스는 남자들만 사는 행성이다. 남자들만 우글대는 행성이라니 바라야, 스파르타 뺩치는 마초, 전체주의 국가일 것 같지만, 유머충만 로이스 여사가 그리는 아토스는 무척 여성적이고 검소하며 가족적인 사회이다. 선조(아버지)들이 여자는 만악의 근원이라는 종교적인 신념으로 개척한 곳이 아토스라는 설정인데, (아직 시리즈를 다 읽지는 못했지만) 보르코시건 시리즈 세계관에서 가장 평화롭고 유토피아적인 행성이 아닐까 추측한다. 물론 여자가 없으니 출산과 인구수 유지는 국가적인 어젠다이고,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된다.


마일즈가 빠진 보르코시건 시리즈. 마일즈 대신 전편에서 얼굴에 큰 부상을 입었다 수술을 받고 용병대에 복귀한 엘리 퀸이 자리를 메우지만, 어디까지나 조연이다. 주연은 아토스 출신 에단 박사, 그리고 그는 남자의 나라 아토스 출신답게 당연히게이(gay).


스케일은 작아졌지만, 재미는 줄지 않았다. 지금까지 보로코시건 시리즈 중 가장 밝고 희망적이다. 그래서 좀 가벼워진 감이 있지만, 외전작임을 감안하면 큰 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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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젤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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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읽었을까? 일단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집이라서 읽었겠고다른 하나는, [아시모프의 과학소설 창작백과 ([Gold)]에 아자젤 단편이 하나 실려 있었는데, 당시엔 아자젤이라는 캐릭터가 흥미로웠고 나름 위트 있는 단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겠다. 허나 아자젤의 깨방정과 블랙유머 약빨은 딱 거기까지였던 듯똑같은 구성, 똑같은 전개, 반복되는 해프닝을 온전한 한 권의 책으로 접하게 되면 얘기가 다를 수 있음을 깨달았다.


수백 권의 책을 낸 작가의 모든 작품이 걸작일 수는 없는 노릇. 역자 후기를 보면 나머지 아자젤 단편을 모은 작품집이 한 권 더 있는 것 같은데국내 출간된다 해도 더는 생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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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리스], [이욘 티히의 우주일지], [우주 순양함 무적호]


작년에는 현대문학에서 렘의 단편선을 발간했죠. 이번엔 민음사에서 발간을 하네요. 갑자기 렘의 작품들이 쏟아지니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살짝 당황스럽네요. 아직 단편집도 못 읽었는데, 렘의 장편이 또 나오다니... 행복한 고민이네요. 근데 디자인 센스가 개판이네요... 이런 커버를 보고 과연 "이 책은 분명 고품격SF겠군" 라고 생각이 들런지... 오멜라스의 렘 걸작선 디자인이 너무 뛰어났어서 더 크게 비교가 되네요. 오멜라스 렘 시리즈 양장본은 정말 고급스러웠죠.

렘의 대표작 [솔라리스]를 제외하면, [이욘 티히의 우주일지], [우주 순양함 무적호]는 국내 초역이네요. 이 두 작품도 오멜라스가 망하기 전 발간하기로 했던 작품인 거 같은데... [이욘 티히의 우주일지]는 확실히 오멜라스 발간 예정 리스트에 있었고(책 날개에 발간 예정작으로 인쇄돼 있었어서 기억해요), [우주 순양함 무적호]는 확실치 않네요.

국내 처음 소개되는  [이욘 티히의 우주일지], [우주 순양함 무적호]는 그렇다 치고, [솔라리스]를 또 발간할 필요가 있었을까 생각이 되지만... 출판사 입장에서는 대표작 [솔라리스]를 빼놓고 지명도가 극히 낮은 렘의 SF룰 발간하는 건 리스크가 컸을 거 같습니다. 야심차게 렘의 작품들을소개했다 망해버린 오멜라스 케이스도 있고... 그리고 렘의 작품은 작년에 발간된 단편선을 제외하면 모두 절판 상태라... 중고책으로 구하려고 해도 부르는 게 값이네요. 중고 SF 고전들의 높은 가격대를 보면... 부동산, 주식, 코인이 재태크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솔라리스]까지 재발간해 주는 건 감사한 일이죠. 더욱이 메이저 출판사에서 출간하니... 기존 판본들처럼 쉽게 절판 될 염려도 적을 거 같고요.

무엇보다 [솔라리스], [이욘 티히의 우주일지], [우주 순양함 무적호] 모두 폴란드어 직역이네요. 과거 렘의 작품들은 영어 중역이었는데... 렘의 대표작 [솔라리스]도 역시 영어 중역이었고요. 그 영어 번역조차도 폴란드어 번역이 아닌 프랑스어의 중역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발간한 현대문학의 렘 단편선이 폴란드어 직역이었던 걸로 아는데, 단편선이라는 한계가 있었고요. 이런 현실이니 렘의 대표 장편들을 직역한 이번 민음사 렘 걸작선에서 폴란드 직역을 키 셀링 포인트로 강조하는 건 당연한 일 같습니다.

근데 아직 책을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말하자면, 폴란드어 직역은 어떻게 보면 양날의 검일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물론 한 다리, 두 다리 건너 번역인 중역보다 직역이 훨씬 원작의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겠죠. 근데 장르물에서는 정확한 번역도 물론 중요하지만 읽는 재미나 전달력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난해한 SF 소설, 렘의 작품이라면 더욱 SF적이고 맛깔난 번역이 요구되겠지요. 번역이 시원찮으면 읽다 포기하기 딱 좋은 게 렘의 소설이라... 이번 민음사 번역진의 약력을 보면 번역 실력을 떠나, SF 쪽과는 거리가 있는 분들이신 것 같아 살짝 불안하네요. 어쩔 수 없죠. 아직까지 국내에 폴란드어 + SF 전문 번역가는 전무한 듯 하니까요. 이런 경우 SF전문 번역가가 감수를 해서 출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렘 작품들에는 감수자가 따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 살짝 흔들리지만, 믿고 구매를 해야겠죠. 그리고 SF전문 번역가가 아니라고 해서 폴란드 직역이라는 장점이 희석될 것도 전혀 아닙니다. 직역 시도는 칭찬할 일이지 걱정부터 할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혹시 모를 발번역(설마!?) 사태를 대비해... 기존 중역본도 아직은 소중히 간직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ㅎ

난해한 작품이 많은 SF소설 중에서도 렘의 작품은 그 난이도가 상급인데, 모쪼록 판매량이 잘 나와서 렘의 다른 작품들도 계속 발간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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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5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라리스와 우주 순양함 무적호부터 읽어봤는데 번역 문제는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Lestat 2022-06-15 22:06   좋아요 0 | URL
벌써 읽어 보셨군요 ㅎ 역시 번역 걱정은 기우였다는 걸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우주 순양함 무적호부터 읽어보려고요 ㅎㅎ
 
얼마나 닮았는가
김보영 지음 / 아작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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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의 신간 단편집 [얼마나 닮았는가]를 읽었다. 출간한지 1년이 넘었으니 엄밀히 얘기해 신간이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본인 기준 1년 정도면 쌔삥이다.


[저 이승의 선지자] 이후 오랜만에 읽은 김보영의 책이다. 물론 그 사이에도 [천국보다 성스러운]라는 작품이 나온걸로 알고, [미래로 가는 사람들], [당신에게 가고 있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로 구성된 스텔라 오딧세이 3부작 등이 출간된것 같다만, 왠지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아마도 선입견일 테지만) 읽지는 않았다. 대신 SF 소설은 아니지만, 김보영, 박상준 공저 [SF는 인류종말에 반대합니다]는 꽤 재밌게 있었고,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는 조만간 읽으려고 대기 중이다.


이전 단편집인 [멀리 가는 이야기], [진화신화]보다 더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작품집으로 읽었다. 좋게 말하면 섬세하고 트렌디한 SF라는 말이고, 반대로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SF로써 무게감이 살짝 떨어진다는 말인데... 이런 상반된 감상은, 당췌 뭔 소리인지 못 알아먹겠는 엽편 수준의 작품들 때문일 수도, 소재도 개성도 워낙에 강한 작품들의 모음이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SF라고 반드시 무게를 잡아야 하는건 아님을 안다. 알면서도 좋은 SF는 뭔가 고차원적이고 정갈해야 한다는 선입견은 쉽게 떨쳐질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닌가 보다.


전반적으로 좀 심심한 느낌이지만, 김보영 작가의 넓어진 스펙트럼을 다시금 느낄 수 있어 충분히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특히 표제작 [얼마나 닮았는가]는 취향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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