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비밀 - 김밥 파는 CEO, 부자의 탄생을 말하다
김승호 지음 / 황금사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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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동안 김승호 회장의 책을 읽었습니다.  몇 년 전에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을 먼저 읽었죠... 그 책은 작년엔가 개정판이 나온 거 같고... 이번에 읽은 김승호 회장의 책은 [생각의 비밀]입니다. 이 책이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보다 먼저 나왔고, 더 유명하기도 한 거 같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이런 자기개발 류 경제서적은 잘 읽지도 않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하는 얘기들이 좀 뻔하고, 사짜 느낌도 많이 나서리... 김승호 회장의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을 읽게 된 건... 자기가 존경하는 분의 책이라고... 책 읽고 감동 받았다고 지인 분이 선물해 주신 책이라... 면전에서 거절할 수가.... ㅎ 받아놓고 1-2년 묵혀 놨다가 읽은 거 같네요...

 

선물로 받은 김에 나중에 같이 읽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김승호 회장의 전작 [생각의 비밀]도 알라딘 중고로 미리 구입해 놓았었죠... 요 근래 재택근무다 뭐다 밖에 나갈 일도 없고, 주말에는 소일거리가 더더욱 마땅찮은 터라… 쟁여 놓았던 책들 중 [생각의 비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 다 읽고, 내친 김에 김승호 회장의 유명 강의도 유튜브로 다시 정주행을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pFnzuHnT_4 – 돈의 속성. 요 강의죠… ㅎ

 

그런데... 제가 원채 사회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사회부적응 히끼꼬모리라 그런지.. 여전히 사짜 느낌이 가시질 않네요. 책에 좋은 말 많고, 강의도 진정성 있게 하시는 거 같은데... 좀 마뜩찬은 부분이 있는게... 저 분이 정말 4000억대 재산가가 맞는지... 정말 저런 마인드를 갖추면 거부가 될 수 있는지... 그러면서도 진정 행복할 수 있는 건지...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네요.

 

가장 먼저 의아한 건, 책에는 자기 사업체에 대한 얘기가 별로 없어요... 그렇게 사업을 크게 일궜으면 자잘한 에피소드는 물론, 고비가 있을 때마다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는지 등등... 떠들 얘기가 무궁무진할 텐데... 그런 실무적인 경험적 내용은 별로 없거든요...? 대부분 사업가의 자세, 부자 마인드를 갖자는 내용이예요.

 

외식 사업으로 성공을 했으면 외식 사업 얘기 또는 회사 경영에 대한 얘기를 하면 되는데... 왜 굳이 부자 마인드에 대해서 얘기를 할까요...? 더군다나 이 분은 대학원에서 강의까지 하면서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 이런 식으로 포장이 돼 있는데... 딱히 책에서도 강연에서도, 경영 또는 사업체에 대한 얘기는 별로 없는 거 같거든요...? 예를 들어, 백종원 같은 경우, 물론 사업 마인드 얘기도 많이 하지만... 기본적으로 외식 사업에 대해, 식당 관리에 대해, 맛과 비용절감 등에 대해 얘기를 하잖아요... 상식적으로 그게 맞지 않나요...? 이게 한국에서 외식업으로 성공한 사업가와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의 차이인건가요? 아니면 책과 방송 미디어의 차이일까요?

 

이 분 사업체 스노우폭스가 저희 사무실 인근 시청 SFC 건물 지하에도 하나 있어서 가끔 들러보는데... 책에는 스노우폭스가 쇼비즈라고...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즉석에서 구입해 즐기는 ‘grab and go’ 도시락 컨셉이라고 설명하는데... SFC에 있는 매장은 일반 편의점보다도 작은 크기에 도시락 몇 개 진열해 놓은 게 전부예요... 맞이 어떤가 한 번 먹어 보려고 했지만 진열돼 있는 상품들도 별로 없고… 가격대, 분위기나 뭐나 매리트가 별로 없어 보여서 지금까지 3-4번 들어갔다가 한 번도 먹어보지 않고 다시 나오기만 했는데.... 경쟁력 있는 외식 브랜드가 맞는 건지…? 주력 매장은 강남에 있다고 하던데.... 강남 매장들은 사정이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시청역 SFC 매장 운영 상태로만 봤을 때는 저렇게 방만하게 운영해서 슈퍼리치가 될 수 있는지 항상 의문이었어요...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에는 김승호 회장이 4000억대 재산가라고 써 있는데... 그 이전 책인 [생각의 비밀]에도 4000억대 재산가라고 써 있어요... 4000억 정도의 슈퍼리치라면.... 일 년만 지나도 재산이 크게 요동칠텐데.... 몇 년 전이나 후나 계속 4000억대 재산가라고 떠벌리는 것도 좀 이상해요. 이 부분은 유튜브 강의 처음에... 춟판사에서 마케팅용으로 집어넣은 건데.... 나중에 정정하려했지만 늦어서 그냥 뒀다고 해명을 하기는 합니다... 근데 또 김승호 회장의 다른 인터뷰 영상에서는 자기 재산이 얼마인지 자기도 모른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돈을 벌다보면 자기 재산이 얼마인지 가늠할 수 없는 시기가 오고, 그래야 정말 부자라고 자기는 생각한다고 말하는데... 부자라면 자신의 재산규모나 자산흐름을 아주 정확하게는 몰라도,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래퍼 도끼가 얘기했었나...? “나는 돈을 다 써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더 많은 돈을 벌 거니까...” (정확한 말은 기억나지 않음… ) 이딴 말이랑 김승호 회장 얘기랑 느낌이 좀 비슷해요. 얼핏 들으면 멋진데... 되새겨 보면 괘변인 거죠…

 

책 읽고 기분이 좀 싸해서 다시 찾아 본 김승호 회장의 유튜브 특강 ‘돈의 특성’은 더 괴랄해요... 특강을 요약하면... 돈은 중력이 있다. 돈은 인격체다, 일정한 돈은 불규칙한 돈보다 세다. 남의 돈을 내 돈처럼 대해라... 뭐 이 정도인데.... 제가 슈퍼리치는 고사하고 부자 근처에도 못가는 빈민+소시오패스라 그런지... 이 얘기들도 하나같이 괘변으로 들려요.

 

1. 돈은 중력이 있다 – 유튜브 특강에서 그나마 가장 신빙성 있다고 생각하는 돈의 특성이예요. 작은 돈은 모여서 큰 돈이 되려는 성질이 있다는 거죠. ‘돈=중력’ 식으로 돈을 물리학에 비유한 건 좀 위험하다고 보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는 바이기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의미는 살짝 다르지만 ‘띠끌모아 태산’도 유사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겠죠.

 

2. 돈은 인격체다 - 문제는 여기 부터인데... 김승호 회장이 돈은 감정이 있고 어쩌고 저쩌고... 열변을 토하지만... 암만 생각해도 이건 멍멍이 소리라고 생각이 드네요... 거의 [시크릿]에서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 요 따구 만큼이나 참으로 멍멍이 소리 같아요. ㅜㅜ

 

돈이 왜 인격이 있나요? 돈이 인격이 있으면, 부자는 인격이 많은, 다시 말해 부자는 인격자인가요? 돈은 인격 따위 안 가리고, 그냥 자기 좋아하는 사람, 자기를 끌어 모으는 사람한테 가는 성질이 있는 거 아닌가요? 김승호 회장의 말 뜻은, 돈을 아끼고 존중할 줄 알아야 돈도 모인다라는 말이다... 라고 풀어서 이해할수도 있지만... 그걸 돈은 인격이 있다는 식으로 말해 버리면 ‘돈=인격’과 동격이 되어 버립니다. 인격에는 좋은 인격만 있는게 아니다... 인격 중에는 추한 인격도 있다... 라고 또 풀어서 이해할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말할거면 돈을 인격에 비유하면 안 되지요. 인격이 있다는 건 뭐가 옳고 그른지, 뭐가 높고 낮은지 수준차이를 안다는 뜻이 잖아요... 

 

정말 돈에 인격이 있다면... 사람을 가려서, 좋은 사람 내지는 좋은 목적에 쓰일 곳으로 모여야겠지요. 하지만 그런가요? 오히려 돈은 인격자보다 탐욕이 큰 사람, 밝은 곳보다 범죄나 어두운 곳으로 더 많이 모이죠. 돈에 인격이 있다면 그건 정말 이기적이고 탐욕스런 인격일 거고, 그 말은 김승호 회장이 얘기하는 돈은 인격체라는 말과는 다시 상충되는 말입니다. 차라리 ‘개처럼 모아 정승처럼 써라’라는 속담이 돈과 사람의 인격을 더 잘 비교하는 말 같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돈의 특성이랍시고 그럴듯한 말로 포장한 거로 밖에 들리지가 않아요.

 

3. 일정하게 들어오는 돈은 불규칙한 돈보다 힘이 세다 - 이것도 저는 생각이 다른데...  월급쟁이 주제에 이런 얘기 해도 되나 싶지만... 기본적으로 비슷한 금액이라면 정기적으로 얻는 수입이 한 번에 얻는 목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를 합니다. ‘매월 100만원 > 일 년에 한 번 1200만원’ 이라는 김승호 회장 말에 수긍하는 거죠. 그만큼 정기적인 현금 흐름은 중요 하잖아요. 그래서 우리 모두 회사생활 정년까지 버티는 거고요... 김승호 회장은 비가 규칙적으로 조금씩 오지 않고, 일 년치가 한 번에 와버리면 홍수가 나버린다... 라고 돈을 강우량에 비유를 하지만... 그건 홍수에 대비가 안 되어 있을 때 문제인 거고.... 돈으로 치면 재미로 산 로또가 대박이 터졌다거나.... 그런 우연한 상황이 문제인 거지... 자기 힘으로 일궈낸 큰 수입도 결국에는 홍수처럼 큰 피혜를 입히게 될까요? 진짜로…?

 

만약 ‘매월 100만원 > 일 년에 한 번 1200만원’ 이라면....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한 번에 들어오는 수입이 정기적으로 나누어 들어오는 수입보다 2배 크다면.... 다시 말해 매 월 100만원과 일 년에 한 번 2400만원 중 선택을 한다면... 여전히 매월 100만원을 받는 게 더 힘이 셀 까요? 그럼 일 년에 한 번 받는 돈이 3600만원이면 어떨까요...? 여전히 매 달 100만원 수입을 택해야 할까요? 김승호 회장은 여전히 한 번에 3000 만원보다 매월 100만원이 더 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거기에 동의할 수 없네요. 정기적인 수입보다 한 번에 얻는 수입이 월등히 크다면, 저는 후자를 택하는 게 현명하다고 봅니다. 이게 슈퍼리치랑 월급쟁이의 마인드 차이라고 치부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냥 논리적으로 생각해 볼 때, 꼭 정기적인 현금 흐름만 중요하게 볼 근거는 없지 않나요…?

 

이 두 종류의 수입을 비교함에 있어서 간과하면 안 될게, 정기적인 수입을 안겨주는 현금파이프도 영원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는 점입니다. 매 달 100만원씩 들어오다가 어느 순간 멈추게 될 수도 있다는 거지요... 그런 상황이 되면 정기적인 수입에만 의존한 현금 흐름은 당장 돈 줄이 막혀 버립니다. 김승호 회장이 우려하는 홍수가 아니라, 반대로 가뭄이 올 수 있는 거지요. 만약 월 100만원씩 받다가 2년 차 되면서 그 수입이 끊겨버린다면... 매월 100만원 받는 거 보다 일 년에 한 번 2400만원, 혹은 3600만원을 선택한 게 더 현명했을 수 있다는 거죠. 나아가, 정기적인 수입과 한 번에 얻는 수입의 차가 2배를 넘어 3배, 5배 이렇게 차이가 난다면... 그 차이가 클 수록 저는 정기적인 수입보다 한 번의 큰 수입을 선택하는 게 훠~훨씬 현명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그 한 번의 수입을 은행에 넣어 놓고, 한 달에 100만원씩 생활비 계좌로 이체시켜 놓으면... 결과적으로 매 달 100만원씩 받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렇게 해 놓으면 잔고가 있는한 돈 걱정은 안 해도 될 테고... 그러는 사이 다른 곳을 통해 다시 정기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직업 또는 투자를 준비하면 되잖아요... 이런 발전 가능성을 무시하고 왜 미련맞게 정기적인 현금흐름에만 집착해야 한다는 거죠? 정기적인 수입의 위력을 무시해선 안 되지만 비정기적인 큰 수입도 함께 거둬야 돈이 모인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이 생활비, 이자, 보험 등의 지출로 빠져나가는 정기적이 수입보다, 비정기적 큰 수입이야 말로 자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아마도 김승호 회장은 꾸준한 현금 파이프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 같습니다. 큰 맥락에서 공감하기에 너무 논리를 들이댈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김승호 회장의 주장은 월급쟁이들이 노력해서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거나 또는 재테크나 투자를 통해 부를 늘린 분들이 할만한 이야기지, 사업을 통해 단 기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부를 창출한 분이 강조할 만한 얘기는 아닌 거 같아요. 월급쟁이에게 정기적인 수입은 특히 중요하죠. 하지만 돈이 돈을 벌고, 큰 돈이 더 큰 돈을 불러들이는 사업의 영역에서... 이처럼 정기적인 현금흐름만을 강조하는 건.... 제가 경험하기로는 상당히 드문 케이스 같습니다. 이 부분은 특히 김승호 회장이 앞서 얘기한... 돈은 중력이 있다라는 특성과도 상충되는 거 같아 더 꺼림칙 합니다.


4. 남의 돈을 대하는 태도가 내 돈을 대하는 태도의 근본 - 이쯤되면 이 분은 부자되는 법을 강의하는 건지, 아니면 인격자가 되기 위한 행복론 강의를 하는 건지 헷갈립니다… 김승호 회장이 자기가 썼지만, 자기도 말로 설명하면 어렵다는 수각이론...? 책 대필 하신 건가요? 자기가 쓴 내용들도 대부분 기억이 안 나신다니... 수각이론은 쉽게 말해… 자기가 부자가 못 되면, 결국 그릇이 작아서 그렇다는 얘기랑 진배 없잖아요…?

 

그 외 이런저런 공자님 말씀 많이 하시는데... 더 이상 까는 건 무의마할 거 같아 이만 줄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분들의 책이나 강의, 신화적 성공담을 별로 믿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편이라... 감히 김승호 회장의 돈에 대한 철학을 좀 까 봤습니다… 팬이 많으신 분이던데... 혹시 이런 얘기가 불편하셨을 라나요? 그랬담 정말 죄송합니다... ㅜㅜ 죄송한 마음 담아, 다음엔 백종원을 까 보도록 하겠습니다.... 백종원은 너무 거물인가…? 그럼 좀 더 만만한 사람을 물색해 보도록 하지요.... ㅋ

 

김승호 회장이 정말 수퍼리치인지, 세간의 평처럼 대단한 사람인지 어쩐지는 잘 모르고 솔직히 별로 관심도 없지만... 이 분 철학은 저랑은 좀 안 맞는 듯 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직 부자가 아닌 가 봅니다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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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로 환상문학전집 3
메리 도리아 러셀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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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들이 다른 행성에 선교하러 갔다 벌어진 사건을 다룬 [스패로]는 개인의 종교적 가치관을 초월하여, “SF에 기독교가 왠 말이냐싶은 독자들까지도 포용해 결국 눈물 흘리게 할 보편적인 감동을 안겨주는 걸작 SF.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찾아 떠나기까지의 과학적 상상력, 그리고 퍼스트 컨택 이후에 벌어지는 탐험과 모험은 거의 아서 클라크 급 순수 SF의 절정이며, 그러면서도 아서 클라크의 작품들이 놓치고 있는 캐릭터의 개성과 매력을 제대로 살린 작가의 필력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게다가 본 작이 데뷔작!). 보통 이 같은 하이-컨셉트 SF는 캐릭터가 소재에 묻히는 경우가 빈번한데, 본 작의 경우 등장인물들 하나하나 자신만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부여 받고 있으며, 적지 않은 등장인물에도 불구하고 구성이 산만하지 않고, 기능적으로 소모되는 캐릭터들 또한 최소화하고 있다. 거기다 신학, 인류학, 물리학, 생물학 등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쌓아올린 촘촘한 네러티브와 종교적 주제의식, 외계 문명에 대한 세밀한 묘사는일반적으로 장르문학은 문학성이 떨어진다는 세간의 통념을 반증하는 예로 당당히 들이대고 싶을 정도.

 

후속작의 발간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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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보르코시건 : 전사 견습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3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이지연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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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읽기 SF총서 [마일즈의 전쟁]으로 일독한 작품인데, 씨앗을 뿌리는 사람에서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전작을 출간한다고 하여, 시리즈 1권부터 읽고 있다. (판매량이 저조해 한 10권쯤 나오고 출간이 멈춘것 같기는 하다만…) 김상훈 번역으로 읽었던 3[전사 견습], 4[보르 게임]은 그냥 스킵할까도 고민했지만, 번역도 새로 했겠다무엇보다 시리즈물은 처음부터 쭉 달리는 맛 아니겠어…? (요세는 이렇게 복간되거나 새번역이 나온 경우가 아니면, 일독한 책을 재독하는 경우는 점점 드물어지는 것 같다. 갈수록 책을 사는 속도와 읽는 속도의 갭이 벌어져 버리는걸 워쩌겠어...?)

 

재독 역시 즐거웠지만, [마일즈의 전쟁] 때 만큼은 아니었다. 단순히 재독이라 감흥이 덜한 건지, 아니면 번역과 편집의 차이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1권과 2권을 읽으면서 번역이 거슬린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음에도(오탈자는 많은데 전체적인 가독성은 괜찮았다), 유독 [전사 견습]의 재독이 그 옛날 김상훈 번역본 일독 시 보다 재미와 속도감이 훨씬 덜했던 점은 번역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서는 설명이 불가능할 것 같다. 전편들은 김창규, 최세진 두 SF 전문 번역가가 맡았던데 반해, 3[전사 견습]의 이지연 역자는 SF 전문 번역가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애매하다. (“SF는 김상훈 번역이 제맛~!”이라는 생각을 솔까 전혀 안 하는 건 아니지만) 김상훈 번역본은 가독성이 매우 뛰어났고 유머도 맛깔스러웠다. 그에 반해 새 번역본 [전사 견습]은 가독성도, 유머도, 문장구성력도 상당히 떨어지는 느낌이다. 각 권마다 역자를 바꿔가며 출간한 덕에 발행 속도는 경이로웠지만, 시리즈 전체의 통일성이나 번역 퀄리티면에서는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 (그리고 표지 디자인도….)

 

같은 책을 여러 판본으로 소유하길 참 싫어하는데, 부득이 보르코시건 시리즈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 판본 외에도 행복한 책읽기의 김상훈 번역본을 함께 소장해야 할 것 같다. (절판인데 왜 굳이 팔았을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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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의 성공학 - 운명을 만드는, 증보판
미즈노 남보쿠 지음, 류건 엮음, 권세진 옮김 / 바람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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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사주, 관상학자 미즈노 남보쿠 선생이 말하는 인생의 성공학... 그의 성공 키워드는 절제”, 그 중에서도 먹는 거

 

놀랍다. 신기하다. 모든 삶의 길흉화복이 음식에 대한 절제 or 무절제로 완벽하게 설명이 된다니 참으로 신통방통하다. 머털도사, 무천도사, 배추도사, 무도사 다 만나 봤지만, 도사도 이런 도사가 없다. 해법이 하나로 집약되니 단순명쾌 이해가 쉽고, 하늘의 뜻을 깨치는 길이 멀리 있지 않음에 안도하게 된다. 허나, 우리의 인생이 비록 남루하고 뚜렷한 업적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손 치더라도, 고작 하나 혹은 둘, 셋 정도의 키워드, 또는 해법만으로 전부 설명이 가능할 만큼 천편일률, 단순평이한 것인가? 정말로…? 참말로…?

 

삶이 팍팍하고 인간관계가 복잡해져 갈수록 사람들은 단순한 해법을 갈구하게 되는 것 같다. 솔까 먹고 사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답을 찾는 과정마저 복잡다난해 버리면, 아무리 건설적, 발전적인 행위일지라도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버릴 테니격무에 시달리다 퇴근해 영화라도 한 편 때리면서 쉴라치면복잡한 스릴러, 골때리는 미스터리보다 머리를 비우고 볼 수 있는 코미디나 액션 영화가 왠지 더 땡기는 심리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처세, 자기개발 관련 책들의 다수가 마데 인 재팬 made in Japan”이다. 기발하고 다양한 주제의 책들이 끊임없이 출간되는 일본의 출판시장이 부러운건 사실이지만, 한편으론 일본산 자기개발, 건강, 처세 관련 책들은 일단 구매리스트에서 제외하는게 상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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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뇌 - 뇌는 승리의 쾌감을 기억한다
이안 로버트슨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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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발서인줄 알았더니, 뇌과학, 사회심리학에 가까운 책이로다. 승자란 권력을 가진 자, 권력은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정치적인 권력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항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사례와 논리적인 구성으로 딱딱하지 않은 교양서인데, 이상하게 진도가 안 나가 독파하는데 한 달 남짓 걸렸다. 인제 소설 한 권 읽고 다시 인문학 책 읽어야지

 

P 22

당신이 여태껏 인생을 살면서 거두었던 성공 혹은 성공하지 못함에 대해서 생각해보기 바란다. 당신이 성공한(혹은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믿는가? 만일 당신이 권력을 가진(혹은 가지지 못한) 어떤 지위에 있다면, 그 영광을(혹은 비극을) 어디에 돌리고 싶은가? 이 질문에 우리가 대답하는 방식이 바로 우리가 나중에 승자가 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본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P 176

술을 마시는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은 술 중독자가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런저런 관습의 규제를 받고, 취한 상태보다는 맛에 초첨을 맞추며, 또 술을 마실 때 다른 음식을 함께 먹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구속들이 사라지고 그저 취하기 위해서 많은 양의 술을 마실 때 중독은 시작된다. 이러한 현상은 정치권력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민주적인 규제와 절차 속에서 권력이 행사될 때, 권력이 국가 지도자의 혈액 속으로 스며드는 일은 저지되고 중독 현상은 차단된다. 하지만 권력이라는 거칠고 독한 술이 누군가의 혈관을 강한 권리욕으로 때릴 때 커다란 문제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강한 권력욕에 물든 뇌가 실제 현실에서 권력에 지나치게 많이 노출될 때 이런저런 문제들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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