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우니까 여름이라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이런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된다.
왜 가을과 봄이 더 길면 안 되는 것인가!!
여름과 겨울은 한 달 정도씩만 하고 나머지는 봄과 가을이었으면 좋겠다.
곡식이 여물어야 할 시간도 필요하다면 봄, 여름, 겨울은 짧고 가을은 길었으면 한다.
같은 쨍쨍한 햇빛이라도 습하지 않고, 바람도 시원하고, 그늘에 있으면 시원할 수 있도록.

 

 

만약, 여름이 사람이었다면 지금쯤 엄청난 항의 전화를 받고 있을 것이다.
더워도 인간적으로 너~무 덥고, 너~무 습하고
게다가 낮에도 더웠는데 밤에도 더우면 어쩌자는 것인가.
이 정도면 식물들도 생장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게다가 요 며칠 더운 바람이 불 때 깜짝 놀랐다.
어라. 이거 익숙해!! 겨울의 히터 바람이었어!! 이러면서.

 

 

그래서 펼쳤다. 겨울 책들을.
그냥 보아도 좋지만 여름에 보면 더 좋은 겨울 풍경들!!
여기에 얼음이나 아이스크림까지 미리 준비해두면 금상첨화다.
일단 보이는 풍경에 눈이 시원하다.
그리고 시각에 의한 자극 때문에 기분도 한층 좋아진다.
내가 지금 주인공이다~라는 마음으로 상상력을 펼쳐 몰입해볼 것.
한여름의 시간 위에서 겨울을 바라보는 것도 꽤 매력이 있으며 재미가 쏠쏠하다.

 

 

 

 

 

1. 저거 봐, 마디타, 눈이 와!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글, 일론 비클란드 그림


숲속에 눈이 온다면 이런 느낌이구나, 한겨울의 눈 내린 풍경은 이런 것이구나를 제대로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언니인 마디타와 동생 리사벳은 눈밭에서 하루 종일 즐겁게 논다. 하지만 다음 날 열이 나서 침대에 누워있게 된 마디타.
원래는 하녀와 리사벳과 함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가기로 했는데 마디타는 못 가게 된다.
그런데 시내에서 하녀가 잠깐 기다리라고 했는데도 리사벳은  안데르손의 썰매 뒤에 매달렸다가 점점 시내에서 멀어지게 되는데...


리사벳의 엉뚱한 호기심과 행동 때문에 깜짝 놀랐지만
이야기는 다행히 리사벳이 무사히 돌아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무엇보다 이 그림책은 숲의 겨울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시원함이 그대로 전해져서
너무나 좋았다.

 

 

 

 

 

 

 

2. 책 읽는 아이 테오 - 에이미 헤스트 글, 로렌 카스틸로 그림


빨간 눈썰매에 주황색 가방을 올려놓고 강아지 브라우니와 함께 언덕을 오르는 테오.
언덕이 높아 썰매 끌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힘을 내는 테오가 무척 대견했다.
언덕에 오른 뒤에는 가방 속에서 따뜻한 코코아와 빵을 꺼내서 먹는가 하면, 집에서 가져온 책도 꺼내서 읽는다.
테오와 브라우니의 사이좋은 두 친구 모습에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3. 눈 오는 날의 기적 - 샘 어셔


아침에 일어나 보니 펑펑 눈이 오고 있을 때!
아이들을 설레게 하는 것 중 하나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오직 이 생각만이 자리 잡는다.
밖에 나가서 놀아야 한다는 생각,
아무도 밟지 않은 눈에 자신이 첫 발자국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
추위가 무슨 대수랴. 온 세상에 눈이 왔다는 것만이 최대 관심사다.

 


이 그림책은 아이의 그런 마음을 잘 보여준다.
아이는 아침에 눈이 온 것을 발견하고는 서둘러 옷을 입고, 이를 닦고 세수하며 공원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준비가 아직이시다.
누가 첫 발자국을 찍기 전에 내가 먼저 저 하얀 곳에 발자국을 찍어야 하건만, 할아버지는 느긋하시다.
당연히 첫 발자국은 다른 아이에게 빼앗겼다.
게다가 다른 아이들도 우르르 뒤이어 지나간다. 아이는 마음이 급하지만 그래도 할아버지를 기다린다.

 


준비를 마친 할아버지와 드디어 공원으로 출발하는 아이.
아이와 할아버지는 많은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눈놀이를 한다.
첫 발자국을 못 찍으면 뭐 어떠한가.
이 그림책은 어떤 일들은 꾹 참고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4. 눈보라 치던 날 - 셀리나 쇤츠


눈 내리는 작은 마을, 며칠 후면 아이들의 썰매 축제가 있다.
낡은 썰매를 꾸미기 위해서는 새롭게 색을 칠해야 하고 장식도 해야 하므로 오빠 우즐리는 동생 플루리나에게 실 잣는 할머니한테 가서 털실 뭉치를 구해오라 말한다.
하지만 그곳은 너무 멀었고 날도 추운데 눈까지 오는 중이다.
깜깜한 밤, 동생이 돌아오지 않자 우즐리는 실을 구해오라고 한 것을 후회하며 동생을 찾아 나선다.


눈폭풍 때문에 거인 나무가 부러질 정도다.

나중에 아이들이 거인 나무에게 은혜를 갚자고 하는 말이라든가,
그리고는 실제로 봄이 되어 나무를 심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장면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5. 눈사람 아저씨 - 레이먼드 브릭스


밖에 만들어둔 눈사람이 밤이 되자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눈사람 아저씨』는 색연필로 그린 듯한 느낌으로
포근한 색감이 돋보이는 글 없는 그림책이다.
집안에서 함께 노는 장면도 재미있고 밖으로 나가 하늘로 날아오르며 밤새 이곳저곳을 다니는 장면도 재미있다.
눈사람 아저씨와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유쾌한지 아이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글자는 없지만 그림으로 충분히 내용 전달이 되면서 상상력을 자극했던 책으로 눈사람과 함께 놀 수 있었던 아이가 살짝 부럽기도 했던 책이다.

 

 

 

 

 

 

 

6. 눈사람 아저씨와 눈강아지 - 레이먼드 브리그스


『눈사람 아저씨』 그 두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글자가 있는 그림책이다.
새로운 집에 이사를 온 빌리와 바둑이. 그러나 바둑이는 나이가 많아 몇 달 후 죽고 만다.
빌리는 마루 밑에서 작은 상자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예전에 이 집에 살던 아이가 눈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게 되는데...
빌리는 눈사람 아저씨와 눈강아지를 만든다.
그랬더니 쨔잔~빛이 나며 살아움직이는 게 아닌가.
빌리는 함께 북극으로 가서 많은 눈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눈사람 스키 대회에도 참가한다.
1등은 무려 산타 할아버지가 직접 선물을 준다는 점!
그림책을 보고 있으니 어쩐지 눈사람을 만들고 싶어진다.
이 그림책처럼 큼직하게 눈사람 아저씨를 말이다.

 

 

 

 

 

 

 

7. 겨울을 만났어요 -  이미애 글, 이종미 그림


이 그림책에서 아이는 겨울을 친구처럼 여긴다.
자신이 걸으면 옆에서 함께 걷는 겨울이라든가, 연을 띄우자 겨울바람이 더 높이 올려준다고 말한다.
아이가 가는 곳을 함께 다니는 겨울.
날이 어두워져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고, 겨울 역시 아이에게 내일 또 만나서 놀자고 말한다.
달빛 아래의 은은하게 빛나는 겨울 세상.
푹신푹신한 눈의 느낌을 잘 살려내었기에 그 눈 속에 누워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8. 선 - 이수지


하얀 종이는 순식간에 빙판이 된다.
그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이곳저곳을 누비는 소녀.
작가는 스케이트가 지나간 자리를 선으로 표현했는데,
선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자유롭고 속도감을 자아낼 수 있음에 감탄하게 되었다.
그리고 점프하다가 넘어져 좌절할 수 있는 상황도 또 다른 누군가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바뀌게 되는데
마치 그림책은 괜찮아, 얼마든지 그럴 수 있어! 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어느새 빙판 위에서는 저마다 다양하게 겨울놀이를 즐기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종이와 연필 하나를 준비해볼까 한다.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마음껏 선이라도 그려보게 말이다.
 

 

 

 

 

 

 

9. 폭설 - 존 로코


키만큼 쌓이게 된 눈, 곧바로 제설차가 오지 못할 정도로 눈으로 뒤덮인 마을.
아이는 집안에 음식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발에 테니스 라켓을 묶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가게를 찾아간다.
그런데 이 그림책은 작가가 열 살 때 진짜로 있었던 폭설의 상황이며,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눈이 너무 많이 오면 걱정도 되고 무서웠을 텐데, 용기 있게 나선 어린 시절의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본다.

 

 

 

 

 

 

 

10. 안녕 겨울 - 케나드 박


책을 펼치면 늦가을의 풍경이 우리를 맞이한다.
가을의 모습과 하나하나 인사를 하다 보면 어느새 눈 내리는 겨울이 시작된다.
 

 

"안녕. 우리가 새하얀 눈안개를 드리우며 소복소복 내리면
네 주변의 모든 소리가 점점 잠잠해질 거야."

 

차분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분위기. 예쁜 그림과 글이 어우러져 감성을 자극한다.

 

 

 

 

 

 

 

11. 눈의 음악 - 린 레이 퍼킨스


그림도 그림이지만, 이 책은 눈 내리는 겨울 풍경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들을 추천해준다.
그림과 음악의 컬래버레이션!
각 장면과 어울리는 클래식 곡들은 따로 정리가 잘 되어 있고, 그림책은 그림책대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눈 내리는 날, 현관문을 열자 검둥이가 뛰쳐나간다.
아이는 검둥이를 찾기 이곳저곳을 다니는데
눈 위를 지나가는 동물들 발소리, 자동차와 트럭이 지나가는 소리 등 여러 의성어들이 등장해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그림책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게 스노 볼(snow ball) 안의 세상이었음을 보여주는 그림 한 장!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우와~멋지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12.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 - 잰 브렛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흥얼흥얼~ 자동적으로 멜로디가 나오게 되는 곰 세 마리.

 

이 책은 북극을 배경으로, 소녀 알루키가 떠다니는 빙하에 떠내려가는 썰매개를 찾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편 아침 먹을 준비를 하던 북극곰 가족은 수프가 식을 때까지 잠시 산책을 다녀오기로 한다.
그다음부터는 우리가 잘 아는 내용이다.
소녀가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 음식을 먹기도 하고 침대에서 잠이 들기도 하는데, 이 그림책은 북극곰들의 황당해하는 표정이 압권이다.

 


잰 브렛은 <초록 우산>의 그림책에서 세밀한 일러스트로 마침 기억하고 있던 작가다.
그리고 가운데 중심의 큰 화면에서 이야기를 진행시키면서 양쪽 가장자리에도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는데 거기에서도 나름 장면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구성은 <초록 우산> 때도 그러했는데, 덕분에 독자 입장에서는 많은 그림을 구경할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13. 눈토끼 - 카미유 가로쉬


이 그림책은 보고 있으면 마법 같은 스토리와 더불어 입체적이고 예쁜 일러스트가 인상 깊게 다가온다.
작가는 직접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그것으로 장면을 만들어 사진을 찍었다.
따라서 평면에 그림을 그려서 표현하는 원근감과는 또 다른 매력의 공간적 원근감으로 팝업북은 아니지만 언뜻 비슷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눈이 내린다.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던 소녀들 중 한 명이 밖으로 나와 눈으로 토끼를 만든다.
집 안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소녀에게 가져다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따뜻한 실내에서는 눈토끼가 조금씩 녹게 되자 두 소녀는 눈 토끼를 들고 밖으로 나오는데...
 

 

카미유 가로쉬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겨울. 앞으로도 기대되는 작가이다.
 

 

 

 

 

 

 

14. 힐링 썰매 - 조은


썰매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좋아하고 신나하는 놀이다. 바로 이 그림책처럼. 
이 책은 작가가 '조선 선비 이경전 할아버지가 벗들과 한강에서 썰매놀이를 한 뒤 남긴 글을 어린이들이 읽기 쉽도록 만든 것'으로 '그날의 썰매놀이는 『노호승설마기』라는 글에 담겨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썰매는 거침없이 달립니다.
이경전 할아버지는 몇 날 며칠 자신을 짓누르던 우울함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놀이에
취해 있었어요. '이젠 영락없는 늙은이구나!'하고 한탄하던 할아버지의 눈이 총명한
아이의 눈처럼 반짝거렸죠.(p.35)

 


한강 위를 신나게 달렸을 썰매라니 진짜 재미있을 것 같다.
이경전 할아버지의 우울함을 날려준 썰매!
무엇보다 달밤의 썰매라니. 아, 그림 속으로 들어가 밤새 썰매를 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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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 나이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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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모토 바나나가 건네는 치유와 위로의 문장. 그리고 기분 좋은 에너지들.
책을 읽는 내내 선하고 부드러운 빛 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도 편안하고 따스한 여운들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더불어 밝은 기운과 정겨움이 몸속 어딘가에서 퐁퐁 샘솟는 듯한 느낌이다.

 


  『서커스 나이트』. 주인공 사야카는 남편 사토루가 죽은 후 어린 딸 미치루와 함께 시부모님 집 2층에서 지내는 중이다. 그러던 초여름의 어느 날, 이상한 부탁이 담긴 편지를 받고 깜짝 놀라게 된다. 편지를 쓴 사람이 다름 아닌 자신의 옛 연인이었고 첫사랑이었던 이치로였던 것. 이치로 입장에서는 그 집에 사야카가 사는지 전혀 몰랐겠지만, 어쨌든 그녀로서도 헤어진 연인을 이런 식으로 마주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놀라움도 잠시, 사야카는 당시에 있었던 어떤 사건을 떠올리며 굽은 채 펴지지 않는 자신의 왼손 엄지손가락이 욱신거림을 감지한다.

 

 

  흔히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그녀 역시 시간의 숙성을 통해 자신의 힘겨웠던 일들을 보듬고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야카를 보며 알게 되었다.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에 새살이 돋게 하려면 단순히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스스로부터 자신과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점을.
  사야카는 과거 사건을 두고 자신의 대응했던 행동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누가 뭐라 해도 그것이 최선이었고 누군가를 구하는 동시에 자신을 위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변의 악의적인 소문이나 이치로 가족들의 과도한 반응에 마음이 더 다치기 전,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발리로 떠난 일에 대해서도 어쩐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다른 사람들을 우선시해서 그대로 일본에 남았더라면 아무리 시간이 흐르더라도 그녀의 상처는 여전했을지 모른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곁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남편은 죽고 없지만, 사야카에게 있어 사토루는 그녀의 인생은 온전히 그녀의 것이라 인정해준 사람이었다. 그리고 시부모님은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분들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부러웠던 점이 바로 이 부분이기도 했다. 사토루의 부모님들은 어떤 관계의 틀에 매여 책임과 의무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사야카를 그저 한 인간으로 대하고 존중해주는 분들이다. 그리하여 사야카는 시어머니께 자신의 상처를 털어놓게 되는데, 그녀는 시어머니로부터 그때 필요했던 말들, 그렇게나 듣고 싶었던 말들을 들으며 펑펑 울게 된다. 어쩌면 사야카가 조금씩 슬픔과 아픔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어떤 판단이나 편견 없이 무엇이든 그녀의 입장에서 헤아려주며 그녀를 가장 먼저 생각해주는 시어머니 같은 존재 덕분이 아닐까.

 

 

  요시모토 바나나는 이 소설을 통해 보여준다. ‘지금’이라는 순간이 얼마나 눈부시며 반짝거리는지. 소박한 일상이라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한다면 그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며 감사한 일인지 말이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서로 영향을 미치며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야 하겠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갖가지 좋은 일들에 가닿으며 꽃을 활짝 피우게 될 일이다. 

 

모두가 조금씩 내놓고, 기운도 주고받고, 움직이고 또 쉬고. 마치 세포처럼. 자연과 사람과 그 외의 모든 것이 다 함께 춤을 추는 것처럼. 사람은 저마다 많은 사람들과 이어져 있고, 그 사이를 오가며 조금씩 바퀴를 돌린다. 그것도 자연의 섭리의 일부다. (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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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냄비에 물 가득 + 큰 멸치 적당히 + 간장 적당히 + 굵은소금 조금 + 설탕 한 스푼 + 고추 조금

 

다시마가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안 넣어도 좋다.

무는 있길래 얇게 썰어서 같이 끓였다. 나중에 건지지 않고 그냥 같이 먹으면 된다.

펄펄 끓인 뒤 맛이 우러나오면 식혀서 냉장고에 보관.

멸치를 많이 넣으면 비릴 수 있지만 적당히 넣으면 차갑게 먹어도 비리지 않다.

 

 

요즘에는 마트에 동치미 육수나 멸치 육수를 싸게 팔기도 하지만

멸치가 있으면 만들어봐도 좋다. 

(갈아 놓은 멸치가루가 있다면 물의 양에 따라 한 스푼에서 두 스푼 사이.)

 

 

그리고 소면 삶아서 시원하게 만든 멸치 육수에 퐁당~

여름에 시원시원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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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8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7-18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7-18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과 땅의 경계가 붉게 물든다.
손톱 가득 봉숭아 꽃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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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는 밤이었다.
저쪽엔 청록색 별,
또 다른 한쪽엔 금별,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은빛을 뽐내는 별.

 


도심의 하늘이라
평소에는 몇 개 보이지도 않던 별들이
오늘따라 두루두루 곳곳에 떠있는 게 아닌가.
하나 둘 개수를 세보다 제법 많은 양에 깜짝 놀랐다.
그 모습은 마치 삼삼오오 모여 이 세상 구경나온 것 같기도 하여
뭐야, 무슨 일 있나?라며 덩달아 주변을 살피게 되는 것이다.

 


밤하늘 어딘가에 재미난 일이라도 벌어졌다든가
이곳 세상처럼 무슨 축제라든가 잔치라든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달은 바쁜 모양인지 참석하지 못했다.
하늘은 온통 별들뿐, 별들만이 반짝거리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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