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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다루기 연습 - 임상심리학자가 알려주는 걱정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
벤 엑슈타인 지음, 김보미 옮김 / 센시오 / 2024년 6월
평점 :
˝걱정은 알면 알수록 작아진다˝로 시작합니다. 걱정에 대해 생각할수록 점점 커질 것같은데 그런 의미가 아닌가봅니다.
‘걱정‘과 ‘걱정하기‘를 구분합니다. 걱정은 의심과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으로 이를 생성하는 것은 우리의 뇌입니다. 그런데 뇌는 자동 반응으로 생각을 분석하거나 정제하지 않고 그저 쏟아내기만 합니다. ‘걱정하기‘는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상호작용하는 일이나 생각하고 분석하여 관여하는 행위입니다. 거기에는 내가 선택한다는 판단이 들어갑니다. 그러니 이 단계에서 통제하고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면 뇌에서 분출하는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한밤중에 (저는 주로 자기 전에 급격한 불안과 걱정에 휘둘립니다) 걱정을 하는데 거기서 한생각 돌이키면 편안해지고, 계속 집착하면 더욱 우울해집니다.
걱정해봐야 도움이 안되는 영역이 있습니다.
1. 반추, 고민
2. 정신적 검토 및 확인
3. 확실히 알려는 욕구, 정신적 시연
4. 재확신 추구
35-43p
도움이 안되는데 왜 설명을 하는거지 했는데 이 대목을 읽어보니 자신의 실수가 눈에 보입니다. 아. 그때 내가 몇일간 우울했던것이 걱정하기가 아니라 ‘반추‘ 과정이었구나 반성합니다.
걱정의 한 부분인 불안도 순기능으로는 잠재적인 위협을 경고하고 대응하며 안전을 지켜주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가스나 양초를 껐는지, 곰을 만났을 때의 불안의 정도는 급격하게 변화합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상관관계가 재미있습니다. 메인주의 이혼율이 1인당 마가린 소비량과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80페이지의 ‘걱정일지‘가 좋은 생각입니다. 막연히 쳇바퀴도는 걱정에 빠지지 말고 계기, 시간, 과정, 감정, 장소, 사람, 신체반응 등을 적어보는 겁니다. (당장 해봐야겠는데, 요즘은 걱정이 없는데... 왜 걱정이 없는지 걱정해봐야하나)
2장은 걱정과 관계맺기입니다. 걱정을 대하는 다섯 가지 반응 유형이 있습니다.
1. 긍정적 믿음 ; 무작정 잘 될 거라고 믿는 마음인데, 알코올 종독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2. 부정적 믿음 ; 걱정이 끝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인데, 돌이켜보면 걱정을 온종일 하지 않는다. 멈추는 순간에 집중한다.
3. 인지적 자신감 ; 가스를 껐는지에 대한 확인작업을 해보면 증거가 쌓여 믿음이 형성된다.
4. 생각 통제에 대한 믿음 ; 나에게 공이 날라온다고 하면 걱정이 없으면 공을 피한다. 걱정이 있는 사람은 모든 공을 자기 통제하에 잡아야 한다. 그러니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5. 인지적 자의식 ; 무의식에 코칭을 맡기는데 유용한지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95-107p
거기에 두세페이지마다 ˝오늘의 실천˝이 나옵니다. 괴롭히는 의심의 형성과정을 알아차리고, 가치목록을 만들고, 걱정 재료를 찾아보고, 해야 할 일을 걱정하지 말고 연습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이런 실천 방법이 좋습니다. 무작정 걱정을 하느니 방향을 바꿔봐야죠.
3장은 한걸음씩 연습입니다. 인식하고, 주의하고, 참여합니다.
흥미로운 관계가 나옵니다.
우리는 인식에는 저항하고, 주의에는 통제하고, 참여에는 허용을 합니다. 그럼 걱정을 끝도 없이 성장합니다.
인식에 허용을 하고, 주의에 통제를 하고, 참여에는 저항합니다. 말장난같지만 인식을 허용하면서 통제하는 것이 핵심이네요.
영화의 맥거핀MacGuffin을 설명합니다. ‘줄거리와 관련이 없거나 중요하지도 않으면서 등장인물들을 행동으로 이끄는 서술장치‘입니다. 펄프픽션의 서류가방, 스타워즈의 데스스타 설계도입니다. 맥거핀이 없으면 주인공은 항상 그자리에 있는거지요. 오호. 그럼 불안을 맥거핀으로 생각하고 해결해나가야 하는건가 생각하지만 아니랍니다.
맥거핀을 쫓을 필요는 없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날 필요도 없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불안을 사라지게 활 필요도 없고, 결심도 필요하지 않다. 맥거핀이 나타나서 행동을 자극한다면 그 상황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편이 좋다. 우리의 임무는 맥거핀이 유혹하더라도 쫓아가지 않고, 이야기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를 불확실성을 장엄하게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182-183p
그럼 왜 맥거핀을 소개한걸까. 그저 저자가 아는 것이 많아서? 불안과 걱정을 인식하는 과정을 맥거핀으로 만들라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다지 걱정따위는 하지 않아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내 생각의 대부분이 불안과 걱정이었습니다. 생각이고 미래에 대한 예측이라고 했던 것들이 걱정투성이였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그런 무의미한 ˝걱정˝과 생각을 분리하게 됩니다. 결국은 ˝뇌˝의 문제입니다. 한밤중에 느닷없이 생각나서 잠을 못이루게 만든 것들이 모두 뇌의 장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