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 정상 영업합니다 - 끝내기 실책 같은 상황이어도
쌍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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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 정상 영업합니다
끝내기 실책 같은 상황이어도
쌍딸 (지은이) 알에이치코리아(RHK) 2023-03-31

야구든 인생이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랍니다. ㅋ 재미있습니다. 뭔가 인생의 가르침을 좋아하는 야구에 빚대어 멋진 비유를 하거나 역전의 묘미를 알려줄 것같았습니다. 야근을 하는 것을 연장전이나, 프로젝트의 성공을 게임 중반이나 위기상황으로 연결하지 않을까. 혹은 하루키처럼 야구경기를 보다가 책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자신의 미래를 찾는걸까 했는데 그런 거 일절 없습니다.

그냥 평범한 우리 옆의 야구 좋아하는 직장인의 애환입니다. 그런데 웃깁니다. 진지하게 써나간 글조차 웃음으로 끝납니다. 특히 컴퓨터에 스캔되어 있는 문서 출력하여 다시 스캔하는 이야기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빵 터졌습니다. 왜 있음직한, 들어본 듯한 느낌일까요. 분명 저런 인간들이 회사에 꼭 있습니다.

참담한 생각을 해서 눈물이 난 게 아닌데, 그냥 눈물이 터진 건데, 눈물이 흐르고 나니까 참담한 생각이 나는 게 아주 신기했다. 인과관계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이 눈물의 뿌리는 어디일까. 찾아가다 보니 결국 일이었다. 행복하자고 돈 버는 건데, 돈 버는 일이 불행해요.
27p.
이건 뭐 심리학의 법칙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어느 대목은 읽고나면 그 절절한 심정을 인생의 경험에서 꺼낼 수가 있습니다. 편하게 앉아서 글로 읽으니 슬픈 과거가 떠오르며 온몸이 긴장됩니다.

야구와 우리 인생. 둘 다 알 수 없습니다. 맨날 아직 모른다면서 9회 말까지 핏발선 눈으로 보는 게 야구 아닙니까. 맨날 오늘은 확실하게 이겼다면서 여유롭게 보다가 결국 입술 뜯으며 보는 게 야구 아닙니까. 야구는 영화와 달라서 아무도 그 결말을 알 수 없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결말을 알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순간은 뜨겁고, 어떤 순간은 처절하며, 어떤 순간은 울고, 어떤 순간은 웃는 것입니다.
73p.
야구와 인생은 영화와 달라 결말을 모른다. 기가막힌 표현입니다.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대목인데, 9회말 핏발선 눈이라든가, 입술뜯으며 본다는 말이 웃깁니다.

이런 식으로 그래 나도 그랬지, 이건 누구 이야기와 같아, 똑같아... 계속 공감이 되게 그 느낌과 기분을 실감나게 표현합니다. 게다가 진지하지 않아 더 좋습니다. 사실 책으로 내놓으면 아름다운 표현에 가르치려고 들면 십여 페이지 읽고 피곤해져버립니다. 가르치는게 아니라 나 심각해, 망했어, 하지만 아직 살아있잖아 하고 아둥바둥하는 모습에 또 응원하게 되고 공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헤라클레스 비디오가 있었다. 이걸 엄마가 사준 적이 있었나? 자세히 보니까 대여점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미친, 이게 얼마나 연체가 된 거야. 최소 20년 연체였다. 이제껏 살면서 나름 그럭저럭 지켜왔던 윤리의식이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196-197p
표현이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큰일났습니다. 비디오대여점은 정말 언제적 이야기입니까. 다행히 해결은 되지만 같이 벌벌 떨면서 읽습니다.

다시 게임을 시작한 딸내미를 보고 우리 집 여사님께서는 혀를 차셨다. 저거 게임 다시 시작했구나. 허리나 좀 펴라. 어머니, 제가 안 그래도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좀 아파서 30만원 주고 게이밍 의자를 샀습니다. 인생사 마음대로 되는 것 하나도 없다는데 그건 틀렸습니다. 이 의자의 등받이 각도는 마음대로 조절됩니다. 감동적입니다. 별점 5점줬어요.
184p.
웃기죠. 인생끝난 것같이 퇴사하는 모습에 안타까웠는데 금새 게임으로 행복을 찾습니다. 뭔가 웹소설의 주인공마냥 시련, 행복, 고난, 극복으로 전환됩니다. 작가로 성공하고 인세 많이 벌어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순식간에 다 읽을 수가 있습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재미있습니다. 중간중간 웃긴 이야기가 떠올라 다시 또 찾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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