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이드 게임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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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권의 책으로 단번에 매니아가 될 정도로 이케이도 준의 소설은 넘 재밌다. 단순히 재밌는 걸 넘어서 다루는 주제에 대한 깊이도 있고, 현실적 상황과도 많이 매치가 되어 있어서 공감이 많이 간다.

이번에 따끈따끈한 신간 소식과 함께, 더 빠르게 만나볼 수 있는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어서 몇 달 만에 다시 이케이도 준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기쁨을 누려보았다.

 

이번에 다루고 있는 내용은 다소 생소한 럭비를 소재로 하고 있는 스포츠 소설이다.

자동차 대기업 소속의 럭비팀인 '아스트로스' 는 기존의 명문 실업팀이라는 자리에서, 최근 저조한 성적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는데, 설상가상으로 이 팀의 제너럴 매니저 GM(일명 단장) 으로 부임된 사람은, 럭비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는 기미시마라는 인물이다.

본사에서 탄탄한 자리에서 일하던 그는 회사의 대형인수합병 프로젝트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서고 결국 그 합병이 무산되면서, 윗선의 미움을 받고 공장 총무부장으로 좌천되고 만 인물이다.

 

그 근무처의 오래된 전통이 바로 총무부장이 럭비팀의 GM 도 맡아야 하는 것인만큼 처음에는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이 상황을 부담스러워하고, 달갑게 생각하지 않지만 점차 그만의 뛰어난 경영분석을 통해 현재 아스트로스 팀이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저조한 성적과 무관심한 스포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럭비를 좀 더 대중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발벗고 나선다. 그리고 더 나아가 럭비협회의 부당하고 안일한 시스템에까지 반기를 들게 된다.

 

이 소설의 매력은, 이야기가 흐르면서 단순히 럭비 스포츠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이케이도 준의 소설에서 만났던 것처럼 기업 내의 승진을 향한 음모와 배신, 조직의 이면성 등 기업의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가 이 럭비와 적절히 어우러지면서 자칫 스포츠 소설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뻔한 스토리와 감동이 아닌 다소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선사한다는 점이다.

찾아보니 2017년에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나왔었나보다. 원작 재밌었는데 요 드라마도 함 찾아봐야겠다.

 

 

 

 

 

 

 

[ 인플루엔셜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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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그게 맞아?
이진송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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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작년에 독특하면서도 인상깊었던 에세이 < 어제 그거 봤어? > 라는 책이 떠올랐다. 그 책도 역시 상상출판에서 출간된 책이었는데 그 책이 대중문화를 대부분 여성주의 관점에서 바라봤다고 한다면, 이번 책은 좀 더 폭넓은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비판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유상철 감독님이 돌아가셨을 당시 박지성 이사장이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관계로 빈소에 조문을 못간 사실에 대해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비난이 이어졌던 사실에 대해, 저자 또한 특정한 날 특정 해시태그를 달지 않았다는 이유로 타인으로부터 비방의 메세지를 받았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현대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인증샷의 부조리함, 개인의 슬픔까지 대중에게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현대사회의 병폐를 콕 찝어 비판한다.

 

< 가족 오락관 > 에서 시작된 이후 오락 프로그램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게임, 즉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헤드폰을 쓰고 옆 사람이 말한 글자를 전달하는 게임, 실제로 안 좋은 사건 이후 고막이 터져 난청이 심한 김종민의 이러한 장애가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바보'의 캐릭터로 이용된 점, 눈 감고 상자 속 물건 만져서 맞히기 등의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서, 대중들이 그저 웃으며 즐기는 그 장면들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큰 아픔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한 편의 추리영화를 보는 듯 묘한 공포감을 조성하며 계속 보게 만드는, 그래서 은근 매니아가 많은 < 그것이 알고 싶다 >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분명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임에는 분명하지만 아무래도 대중성을 무시할 수 없기에 적정 수준의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는 점. 그렇기에 누군가에게는 두렵고 아픈 사건이고 현실일 수 있음에도 과장되게 충격적이고 공포스럽게 연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을 빼놓지 않는다.

 

이 책에서 특히나 인상깊었던 내용들을 꼽아봤는데, 그 외에도 < 시맨틱 에러 > < 사이코지만 괜찮아 > < 슈퍼맨이 돌아왔다 > 등 다양한 드라마나 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그 속에서 대부분 간과하고 지나가는 부분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비판한다.

 

점점 더 자극적이고, 더 유치하고, 더 노골적이고 선정적이어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주목을 받는 현대사회의 대중문화를, 시청자들이 얼만큼 똑똑하고 날카롭게 바라보고 지적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중문화가 좀 더 수준높게 발전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가능성의 초석이 될꺼라고 생각한다.

 

' 재미를 위해 착취되고 희생되는 존재가 없는, 그럼에도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괴상한 작품이 잔뜩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는 저자의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면서도 공감이 간다. 이 책의 전체를 대변하는 한 문장인 듯 싶다.

건전하고 건강한 비판의 시각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다.

 



 

[ 상상출판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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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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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라면 말할 필요 없겠죠. 두께도 두꺼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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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의 나라 - 문화의 경계에 놓인 한 아이에 관한 기록
앤 패디먼 지음, 이한중 옮김 / 반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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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8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몽족 아기인 리아를 둘러싼 난민가족과 의료진들간의 문화적 충돌로 인한 비극을 9년동안 취재한 논픽션이다. 미국에서 최악의 의료분쟁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사례를 다룬 이 책은 미국 의대 필수교양도서로 채택될 만큼 우수한 책이고 , 우리나라에는 2010년 첫 출간된 이후 좋은 평을 받았지만 대중적 인기에는 성공하지 못해 절판되었다가, 독자들의 꾸준한 재출간 요청에 의해 15주년 개정판으로 이번에 반비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리아는 생후 3개월만에 뇌전증,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간질 증상으로 미국 병원의 문을 두드린 이후부터 총 17번의 입원과 100번도 넘는 통원 그리고 3번의 굿이 이루어졌다. 언어소통의 부재로 처음에는 '기관지염 초기' 라는 오진단이 내려지기도 하고, 뇌전증이라는 병명으로 확정된 이후에는 뇌전증은 '코 다 페이' 즉 ' 영혼에 붙들린 병' 으로 간주되고 있는 몽족인들의 의식에 의해 리아의 부모는 병원의 현대의료법보다는 전통치료법을 고집한다.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의료진은 복용양의 종류와 수량을 늘리고, 영어를 모르는 리아의 부모는 그 수많은 약을 제때 제대로 먹이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의사에 대한 불신 자체로 인해 의도적으로 약 복용을 어기기도 한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급기야는 의료진들이 아동학대로 신고하면서 부모로부터 리아를 빼앗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의료진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져만 간다.

 

생후 3개월부터 4살까지 이러한 양측 간의 소통의 부재로 소중한 치료의 시간을 허비한 결과, 리아는 결국 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식물인간이 되어버리고 그렇게 병원의 치료는 막을 내리게 된다.

식물인간이 되어 부모의 곁에서 부모의 보호 아래 살게 된 리아는 그러나 놀랍게도 통상의 생존기간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남았고, 2012년 서른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문화소통의 부재, 언어소통의 부재로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리아가 떠안게 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 의료진도, 리아의 부모도 그 누구에게도 탓을 돌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의료진들도 그 특수한 상황에서 리아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리아의 부모로서도 몽족만의 뿌리깊은 전통의식을 벗어난 현대의학을 받아들여야만 했던 만큼 엄청난 두려움과 마음의 고통이 뒤따랐을 거라 생각한다.

 

자칫 현대의학의 치료법을 잘 따르지 않은 난민가족의 비극으로 끝날 수 있었던 이 사례는, 저자의 탁월한 글솜씨와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이고 객관적인 접근으로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양쪽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이끈다.

또한, 리아와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몽족이라는 민족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히 소개되고 있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있고 폭넓은 책이었다.

 

저자의 < 서재 결혼시키키 > 가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나는데, 그 때 받았던 저자의 인상보다 훨씬 더 깊이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저자가 쓴 작품은 그것이 소설이든 르포든간에 주저하지 않고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이라는 단어가 어색할 정도로, 국제결혼도 대폭 증가하고 있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도 상당히 증가하는 추세인만큼, 우리에게도 이 문화적 소통, 언어적 소통이 굉장이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고, 그렇기에 바로 이런 책이 더 많이 읽혔음 하는 바램이다.

 

 

 

[ 반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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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말들 - 인생에 질문이 찾아온 순간, 그림이 들려준 이야기
태지원 지음 / 클랩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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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 이라는 책이 참 좋았던 기억에, 저자의 신간 소식을 듣고 책검색도 생략하고 바로 서평단 신청해서 이렇게 두 번째 만남을 가져보게 되었다.

이번 책도 역시 좋다. 조곤조곤 들려주는 저자의 내면의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만나면서 독자로 하여금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함과 많은 공감을 불어 넣어준다.

 

너무 감성적이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고,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을 고민에 대해, 그리고 어쩌면 들키고 싶지 않은 자신의 단점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 인생에 질문이 찾아온 순간, 그림이 들려준 이야기 ' 라는 부제가 딱 맘에 든다.

그런데 나는 저자의 이야기가 참 술술 잘 읽혀서인지 굳이 그림과 연관을 짓지 않아도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흥미롭다. 물론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그림까지 곁들여져 있으니 일석이조 !!!!

 

처음 책을 출간했을 때 온라인 서점에 표시되는 판매지수, 서평 등에 몹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혹평에는 마음의 상처도 받고, 억울함에 변명하고픈 마음도 생겼다고 한다. SNS 공간에서는 '좋아요' '구독자수' 등의 숫자에 휘둘려 글 쓰는게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취미생활로 활동하고 있는 개인 인스타의 경우에도 이런 숫자에 민감한데 하물며 공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타인의 관심과 시선이 나에게 쏠리는 것 같아 왠지 부담스러웠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소개하는 작품은 < 추락하는 이카로스가 있는 풍경 > 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이 그림에서 제목의 주인공인 이카로스는 숨은 그림 찾기로 찾아야할 정도로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 추락한 이카로스의 주변인들의 무심함이 언뜻 냉정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은 나를 향하지 않는다는 사실, 사람들은 타인의 일은 쉽게 잊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이 외에도 자존감, 인간관계, 타인의 삶과 비교하지 않는 방법, 고정관념 등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더욱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는 책이다.

다음에는 또 어떤 내용과 그림들도 따스함과 공감을 불러일으킬지...3편이 기다려진다.

 


 

 

[ 클랩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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