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은 장날입니다 - 전국 오일장에 담긴 맛있는 사계절 김진영의 장날 시리즈
김진영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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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출판의 맛깔스러운 ' 오일장 시리즈 ' < 가는 날이 제철입니다 > < 오는 날이 장날입니다 다 > 에 이어 마지막 편 < 제철 맞은 장날입니다 > 가 출간되었다. 제목부터 푸근하고 정겨운 이 느낌 !!!

28년 차 식품 MD 가 제철 식재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자 허영만 화백이 강력 추천하는 시리즈이이다.

 

이런 책을 읽다보면 가끔은 외국 재래시장을 거닐면서 생전 처음 보는 과일이나 채소 등을 만났을 때의 그런 생소하고 신기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분명 우리나라에서 나는 것임에도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 허다하니 말이다. 생강과의 식물이라는 '양하', 제피나물, 망치, 쎄미, 아로니 등등.

듣도보도 못한 음식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비지 비빔밥, 양장구 비빔밥, 꿩탕, 어탕국수, 농어간국, 참게수제비 등등 익숙하지 않은 음식은 잘 먹지 못하는 나에게도 일단 사진 비주얼만 보면 완전 맛있게 보이긴 한다. 가끔은 이렇게 아무거나 새로운 것도 잘 먹는 사람이 참 부럽기만 하다.

 



 

 

제목만 보면 지방의 제철 음식과 향토 음식점 같은 곳만 소개할 꺼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누구나 아는 지역 대표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는 점이 오히려 식상하지 않아 좋다.

 

고령 감자 고로케, 함안 불빵, 성주 참외 마들렌, 참외 마카롱, 곡성 토란빵, 진도 대파빵, 대파스콘 같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해서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빵 등과 함께 맛있는 빵집도 마구마구 소개해주고 있어서, 빵순이인 나한테는 아주 반가운 정보였다. 이러한 점이 이 책의 최대 매력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간단한 빵과 커피로 브런치를 먹고 있는데, 점점 빵과 커피는 맛이 없어지고 대신 책 속에 가득한 전통음식 시골밥상이 너무너무 먹고 싶어졌다. 이 아침부터...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부여의 < 신사와 호박 > 이라는 음식점이다. 저자가 2008년에 정말 우연히 들어갔던 곳인데, 현재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밥도 주문이 들어오면 그 인원수만큼 바로 한다고 하니 밥만 먹어도 정말 맛있을 것 같다. 게다가 밥하는 사이에 찬을 무치고 생선을 굽는다고 하니 집밥이 따로 없구나!! 단, 인원수만큼 밥을 하는만큼 공기밥 추가!! 는 불가능하다는 점이 함정이긴 하지만..

빠르게 생겨나고 순식간에 없어지는 한국 외식 사업의 분위기에서 이런 곳이 정말 많이 살아남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행 가면 이런 오일장을 방문하는 재미가 솔솔한데 점점 없어지고 있어서 아쉽기만 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소중하고 의미있는 오일장 시리즈라는 생각도 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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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뷰
존 르 카레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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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소설의 대가인 존 르 카레라는 작가는 실제 영국 첩보원으로 활약했었다고 한다. 스파이 소설은 많이 읽어보질 않아서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이긴 한데 그의 작품 가운데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 는 게리 올드먼 주연의 영화로 만나본 적이 있다. 사실 그 영화를 볼 때도 원작소설의 작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기에 이번 작가 소개에서 이 작품명을 발견하고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비록 내 기억 속 그 영화는 굉장히 정적이고 흔히 생각했던 스파이 영화가 아니었지만...그리고 이번 존 르 카레의 유작인 < 실버뷰 > 를 만나본 소감도 그와 비슷하다.

 

아무래도 첩보소설을 생각하면 딱 떠오르는 게 킹스맨, 007, 미션 임파서블 같은 역동적이고 행동으로 보여지는게 대다수이지만, 나서서 임무를 수행하기보다는 이번 소설처럼 숨어서 조용히 감시하고 위협하고 쫓고 쫓기는 것도 암암리에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과거에 스파이로 일했던 주인공 에드워드라는 인물에 가장 관심이 많이 간다.

에드워드는 유산 덕에 그저 이상을 쫓아 서점을 운영하는 줄리언이라는 젊은이에게 다가간 이후 실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줄리언의 마음을 사고, 줄리언은 점차 에드워드에게 의지하게 되면서 에드워드의 부인과 딸과도 친분을 쌓아가게 되고 그의 비밀임무도 수행하게 된다.

 

에드워드라는 인물설정부터 왠지 작가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스토리 전체를 완벽히 이해하기에는 좀 역부족이었지만 이렇게 인물에 비중을 두고 읽어내려가는 재미는 있었던 작품이다.

희한하게도 이 소설을 읽고 나니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 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분명 그 영화도 내게는 친절하지 않았고 쉽지 않았음에도 두번째 본다면 느낌이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이 소설의 영향이지 않을까?

참, 작가의 대표작인 <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 도 꼭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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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언 고닉 선집 2
비비언 고닉 지음, 박경선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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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 대한 애증이 너무도 리얼하게 묻어나는 내용의 에세이 < 사나운 애착 > 으로 처음 알게 된 비비언 고닉은, 미국의 대표 페미니스트이자 작가들의 작가라 불리울만큼 뛰어난 필력을 자랑하는 작가이자 비평가이다. 특히나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들은 회고록의 부흥을 일으킬 정도로 대단한 센세이션을 불러왔다고 한다.

 

이번에 읽은 < 짝 없는 여자와 도시 > 라는 에세이는 < 사나운 애착 > 발표 이후 30년만에 내놓은 회고록인데, 평생 뉴욕에 머물고 있는 작가답게 두 에세이 모두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다만 전작이 어머니에 대한 애증에 관한 회고록이라면, 이번 작품은 그보다는 더 넓은 인간관계, 친구, 이웃, 그리고 역시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게이 친구 레너드이다. 일주일에 1번은 꼭 만날 정도로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데, 내가 생각할 때 작가 주변인 중에서 유일하게 작가의 시니컬함과 냉소를 뛰어넘는 인물인 것 같다. 또한, 서른 다섯이 되기 전에 결혼과 이혼을 두번씩 경험한 작가에게 친구 레너드는 서로의 외로움과 사회적 냉소의 눈길을 서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유일한 친구가 아닐까 싶다. 이성이면서 동시에 동성이기에 이렇게 사심없이 오랜 세월 친구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부럽기만 하다.

 

비비언 고닉은 사람의 마음 속에 담겨져 있는 감정들을 참 적절하게 끄집어내고 표현할 줄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많은 문장들에 공감이 가고 가끔은 블랙 코미디를 연상케 하는 시니컬함을 종종 만나볼 수 있지만 그 또한 작가만의 매력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뉴욕이라는 도시의 민낯을 살짝 엿본 듯한 느낌도 들고, 저자가 오늘도 뉴욕 거리를 걸으며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절로 연상이 되기도 한다.

 

저자의 다른 에세이도 꼭 만나보고 싶다. 또 어떤 이야기로 독자의 마음을 끌어당길지 !!

 

 

p.s : < 사나운 애착 > 을 읽을 때도 느낀 부분인데, 개인적으로 책의 단락의 맞춤에 있어서 무척이나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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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피 페이지터너스
이렌 네미롭스키 지음, 이상해 옮김 / 빛소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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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빛소굴이라는 이름의 출판사와 '페이지터너스' 라는 이름의 흥미로운 시리즈를 처음 알게 되어서 반갑다.

무엇보다 '이렌 네미롭스키' 라는 작가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기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이 작가의 작품을 앞으로 많이 만나지 못할거라는 안타까움이 공존한다. 저자는 나치 시대 때 겨우 39살의 나이에 강제수용소에 보내진 지 2주만에 사망했고, 이 작품은 작가가 소설 초안과 원고들을 다른 곳에 보관해 둔 덕분에 사후 60년이 지난 후에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160여페이지의 얇은 분량에 금새 읽힐 꺼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긴 호흡이 필요했고 여운이 꽤나 많이 남는 책이었다.

쉬운 듯 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색깔이 담겨 있고 사랑에 관한 인간의 본성을 굉장히 리얼하게 파헤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 홀로 살아가는 외로운 남자 실비오. 그를 찾아오는 유일한 벗은 사촌 엘렌과 그의 남편 프랑수아, 그리고 조카 콜레트 뿐이다. 엘렌의 이복언니가 입양해서 키운 딸 브리지트는 돈많고 나이차 많이 나는 남편과 살면서 행동이 꽤나 자유분방하고 방탕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데, 이들 가족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사이이다. 어느 날 콜레트의 새신랑이 사고로 죽는 비극이 벌어지고, 몇 년 후 우연히 이 사고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이들 모두의 관계가 드러나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처음 잔잔한 분위기로 시작하다가 중간에 사고가 나면서 그 사고와 연관지을 수 있는 치정이 언급되면서 살짝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보여주다가, 뒤로 갈수록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소설에서는 욕정, 욕망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랑이 여럿 등장한다. 그리고 타오르는 불꽃처럼 한순간에 피어올랐다가 또 한순간에 사그라드는 사랑도 등장하고, 오랜 세월 은은하게 이어가는 사랑도 등장한다. 나이 들어 고독한 남자 실비오도, 한눈에 반해 결국 결혼에 성공하고 나이 들어서까지 서로를 아껴주는 엘렌과 프랑수아 부부도, 항상 밝고 정숙한 콜레트도, 그리고 그녀와는 반대인 브리지트도...색깔과 강도는 달라도 각자가 경험했고 어쩌면 죽을 때까지 비밀로 간직할 수도 있었던 사랑과 욕망에 대한 비밀들이 점차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 어느 쪽이든 사랑이라는 감정 안에는 ' 뜨거운 피 '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한 것 같다.

 

이 ' 페이지터너스 ' 시리즈 꽤 매력적인 것 같다. 출간된 나머지 시리즈도 급 관심 가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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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
에이미 하먼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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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고 그래서 자주 읽게 되는 장르 가운데 하나인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미국 서부개척시대와 관련된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분위기가 굉장히 생소하면서도 신선하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이 책의 남자 주인공인 존 라우리가 인디언 어머니와 백인인 아버지를 둔 혼혈인으로써, 작가 남편의 5대 조부님이라는 점과그 외의 몇명의 인물도 실존인물이라는 점이, 이 소설이 결코 소설로만 다가오지 않는 이유이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인 나오미라는 여성은 스무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은 후 부모님을 따라 캘리포니아로의 이주행렬에 나서게 된다. 2천 마일이라는 엄청난 거리를 오로지 말과 노새, 마차, 때로는 두 다리에 의존해야 하고, 언제 맞닥뜨릴지 모르는 폭풍우, 콜레라, 탈수증 게다가 원주민의 공격까지..이들이 거쳐가야 하는 그 여정은 척박하고 험난하기 그지 없다.

 

이러한 죽음과 공포, 고통으로 가득찬 이 대이동 속에서 나오미와 존의 서로에 대한 사랑은 그 어떤 것보다 더 큰 힘과 용기를 심어준다. 특히, 굉장히 강인하고 솔직하고 희생적인 나오미를 보면서 그 시대의 여성들의 강인함이 절로 느껴지곤 한다. 그렇게 강인하지 못하면 그 대열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병으로든 사고로든 일찌감치 낙오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 !

 

이 소설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원주민과 이주민들간의 대립과 갈등을 보면서 두려움을 안고 미지의 세계로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미국 이주민과, 그들로 인해 자신들의 땅에서 자꾸만 밀려갈 수 밖에 없었던 원주민들의 희생을 보면서 양쪽이 다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원주민의 입장에서는 이주민이 침략자로밖에 여겨지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런 이주민을 돕는 추장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놀랍기만 하다.

실존인물인 이 와샤키 추장은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자신의 영토를 보유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원주민 추장 중 한 명이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후세에 책으로 쓸 것이라고도 예언했다고 할 정도로 굉장히 뛰어난 인물이었던 것 같다.

 

이렇듯 실존 인물을 배경으로 실제했던 역사를 다룬 소설이라는 점에서 한 편의 대서사극을 만난 느낌이다.

이 책을 통해 무지했던 서부개척시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더 자세한 역사물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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