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 에브리 도어 - 꿈꾸던 문 너머, 충격적인 욕망을 마주하다
라일리 세이거 지음, 오세영 옮김 / 혜지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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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전개가 너무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빠져 읽었다.

맨해튼가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비밀스러운 아파트 바솔로뮤에서 석달 간 빈 방을 지키는 보수는 한달에 무려 4천 달러 !!

그 시터 업무에 따른 규칙 3가지는 다소 이상할 수도 있지만 당장 돈이 너무도 절실한 줄스는 이 매력적인 제안을 도저히 거절할 수 없다.

 

그렇게 시작된 바솔로뮤 아파트의 시터일은 처음에는 호화로운 곳에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도무지 믿지 못할 행운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절친의 계속되는 이 곳에 대한 의심과 조언도 그렇고, 아래층 방의 시터인 인그리드가 ' 바솔로뮤는 무서운 곳' 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던진 후 이 곳에 대한 뭔가가 계속 맘에 걸린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인그리드의 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그 다음 날 인그리드가 행방불명되면서 인그리드를 찾아 나선 줄리에 의해 이 아파트가 품고 있는 기괴하고 음산한 비밀의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시종일관 이 바솔로뮤라는 곳은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를 비추는데 반해, 등장하는 입주민들은 하나같이 유명인이고 이 곳의 기괴한 소문에 전혀 신경쓰지도 않고 아무일 없이 잘 지내는 상황이 더 아이러니하고 궁금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이 곳에서 일하는 시터들은 왜 하나같이 이 곳이 무서운 곳이라고 하고, 괴소문까지 끊이지 않는 걸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인간의 욕망, 본능에 사로잡힌 이기적인 욕망은 얼마나 추한 것인지..소름이 다 돋는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감지하는 공포보다 거액의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오면서, 한없이 나약해질수밖에 없는 이 가여운 아파트 시터들의 존재들도 꽤나 인상적이다.

 

시작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더니 그 기괴한 바솔로뮤의 실체의 원인도 이상하게 흐르지 않아 좋았고 결말까지 맘에 든다.

솔직히 이런 설정은 다른 소설에서 한두번쯤은 만나볼 수 있어서 크게 기대를 안했었는데, 생각 외로 미스터리와 스릴러적인 요소가 적절히 잘 조합되면서 꽤나 만족스런 흥미를 안겨주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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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맨 -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끝없는 모험
커밋 패티슨 지음, 윤신영 옮김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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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제목만 보고 무슨 한 편의 스릴러물인줄 알았다.

그런데 다시 내용을 살펴보니 인류 화석에 대한 다큐 에세이이다. 오!! 내가 좋아하는 고고학 내용 !! 게다가 장장 700 페이지에 달하는 완벽한 벽돌책이라니 !!! 이런 고고학 내용은 정말이지 이 정도의 두께는 되어줘야 뭔가 깊이있게 읽었다 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스릴러물보다 갑자기 더 구미가 땡기는 책이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인류의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루시' 보다 100만년이나 앞선 화석이 존재하고 있다니..

이 책의 서두부터 놀라움의 시작이다. 그렇게나 인류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기록이 될만한 이 화석의 존재가 왜 세상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걸까? 혹시 나만 모르고 있었나?? (책을 읽고 나니 다행히 나만 모르는 것은 아닌걸로...)

 

이 책은 미국의 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가 이러한 화제의 화석인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아르디·Ardi)' 의 발굴과정을 마치 한 편의 영화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고 임팩트하게 그려낸 논픽션이자 한 편의 휴먼드라마이다.

처음 이 책을 구상할 때에는 ' 아르디' 의 존재는 겨우 한두페이지 정도로만 채울 생각이었는데 조사하면 할수록 흥미가 생겨 이 쪽 관련업자를 인터뷰하고 엄청난 양의 논문을 조사하고 실제로 발굴팀에도 몇 차례 합류하는 등 10년에 걸친 노력 끝에 이 '화석맨' 을 완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10년의 노력이 이 700페이지에 담긴 만큼 책의 내용은 아주 알차고 깊이가 있다. 영화에서나 가끔 만나봤던 '고인류학' 이라는 세계가 새삼 참 멋지다는 생각도 들고 심장을 뛰게 만드는 직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까지 정설이라고 믿었던 것보다 100만년이나 앞선 화석 '아르디'를 발굴했을 때의 발굴팀의 기분은 어땠을까?

 

이런 엄청난 발굴에도 불구하고, 발굴팀의 통상의 연구기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비공개적인 연구로 일관했던 탓에 대중에게는 늦게 알려졌고 현재에도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더 인지도가 높다.

아마도 교과서의 내용이 바뀌고 세대가 바뀌게 되면, 이 '아르디'의 존재는 아주 자연스럽게 인류의 가장 오랜 조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겠지..

 

이 발굴을 이끈 팀 화이트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극과 극을 이루는 평에 더욱 큰 호기심이 생겼는데 다른 무엇보다, 백인들의 파워가 셌던 기존의 발굴에서 벗어나 아프리카인들에게 힘을 실어준 배려가 인상적이다.

발굴과정과 함께 이러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 발굴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 등 다양한 주제가 매끄럽고 조화있게 전개되어서 지루할 틈 없이 읽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다.

이제 앞으로 또 얼만큼의 세월동안 이 '아르디' 가 우리 인류의 역사를 이끌어가게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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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집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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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리드비 출판사에서 출간된 일본 소설 < 이상한 집 >은 한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휩쓴 화제의 부동산 괴담을 소설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나이도 성별도 그 무엇 하나 밝혀진 것이 없는 베일에 싸인 한 남자가 운영하는 호러오컬트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한 출판사 관계자가 보고 바로 연락해서 출간 제의를 하게 되는데, 소설로 나오자마자 일본 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2021 일본 호러미스터리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의 도면이 많은 페이지를 장식하는데, 스토리에 따른 설명이 필요할 때 바로 도면으로 설명을 하고 있어서, 이해하기도 쉽고 대화체의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는데다가 폰트도 커서 읽는데 굉장히 수월했다. 앉은 자리에서 뚝딱 해버린 책 !!

 

정말 뜬금없는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또 그것이 독자의 눈길을 확 끄는 중요 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중문, 창문없는 방, 숨겨진 방, 증축한 방, 연결된 방 등등 끊임없이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장치로 인해 책장이 계속 넘어간다.

이 책에 나온 2군데의 집과, 그 곳에 살았던 가족들이 정말로 뭔가 엄청난 일을 저지르는 것은 아닌가..도대체 어떤 사연으로 아이까지 결탁이 되어진걸까...이런 저런 상상을 하면서 읽어내려갔는데 결말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쪽으로 흘러갔지만, 어느 정도는 일본의 문화에서 상상해볼 수 있는 스토리라는 생각도 든다.

 

집의 평면도가 이렇게나 무섭게 느껴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는데, 이 책 이후로 평면도를 볼 기회가 생긴다면 이 책이 생각나고 나도 모르게 자꾸 이상한 부분은 없나 살피게 될 것 같다.

오로지 평면도 하나 가지고 독자를 떨게 만들었던 참신한 공포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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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 미술사 수업 -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관점을 배우다
강은주 지음 / 이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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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랐던 관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 고 수강생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이화여자대학교 교양수업 < 여성과 예술 > 은 지금까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었는데 출판사의 오랜 노력 끝에 이렇게 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수업의 양이 많아 2권으로 구성되었다고 하는데 1편이 이번에 내가 읽은 책으로, 페미니즘 미술사 이론과 함께 고대부터 19세기까지의 미술의 역사를 다루고 있고, 2편은 현대미술의 역사를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미술가를 떠올려 보라고 하면 나의 경우에도 남성 예술가만 생각난다. 프리다 칼로 말고는 아는 여성 예술가는 한 명도 없다..이런...

오랜 기간 뿌리내려온 여성차별은 미술사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 어떤 세계보다 더 완벽한 남성만의 세계가 바로 이 미술의 세계가 아닐까?

 

이 책을 통해 여성이 주체가 되는 미술작품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지면서,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저자는, 누군가의 작품을 평가할 때 앞선 대가의 이름을 빌려 '누구누구의 스타일' 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 해당 미술가만의 고유한 기술이나 특성을 배재한 채, 대가의 이름을 빌려 특정한 사람의 스타일로 한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 공감가는 부분이다.

 


 

유명한 남성 화가의 작품인줄 알고 비싼 값에 구입을 했는데, 나중에 여성 화가의 작품이라고 판명이 난 후 보이는, 세계적으로 내놓라 하는 유명 미술관들의 반응은 정말 어처구니없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같은 경우에는 여성 미술가의 작품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작품의 가치가 터무니없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탓에, 25년동안 화가의 이름을 수정하지 않았고, 그 이후에는 여성 화가의 이름 대신 ' 무명의 프랑스 화가'라고 기재했다고 한다.

여성들이 화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을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같은 작품을 두고도 남성 화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했을 때의 평가와, 나중에 여성 화가의 작품이라고 판명이 났을 때 평가하는 내용도 극과 극을 이룬다. 어찌 보면 그 때나 지금이나, 진정한 작품성을 가지고 평가한 것이 아니라 화가의 명성 같은 보여지는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자크루이 다비드의 < 호라티우스가의 맹세 > 라는 작품은 수많은 미술 에세이에서 참 많이 다루었었는데, 이번처럼 구석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평가한 예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고야의 < 그리고, 그들은 맹수와 같다 > 라는 작품에서는 고야가 붙인 제목을 거론하면서 격렬하게 저항하는 여성들을 맹수와 같이 미개하고 야만적인 존재로 칭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내용들을 직접 작품을 보면서 수강한다면 훨씬 더 흥미롭고 귀에 쏙쏙 들어올 것 같다. 그래도 책 속의 문체가 딱딱하지 않고 구어체로 되어 있어서 읽기가 참 편하다. 각 내용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들은 아마도 페이지의 구성상 크게 싣지를 못한 것 같은데, 그 장의 마지막에서 '미술작품 다시 보기' 라는 제목으로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수록되어 있는 점도 참 좋다.

 

일전에 이봄 출판사의 < 꽃피는 미술관 > 이라는 미술에세이가 정말 예쁘고 소장가치 100% 일 정도로 내용도 알찼는데, 이번 책도 그에 못지 않다. 솔직히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가끔씩 왜곡되어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 조금의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이 들 새도 없이 오롯이 저자의 수업내용에 집중하며 작품을 새로운 관점으로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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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버 - 어느 평범한 학생의 기막힌 이야기
프리드리히 토어베르크 지음, 한미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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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무엇보다 나치 정부가 " 사제의 문제를 증오심에 가득 찬 왜곡된 형태로 그린 소설 " 로 판정해 금서가 된 작품이라는 점이 굉장히 궁금했다. 게다가 이미 오래전에 독일 문학사의 고전이 된 작품이라고 하니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똑똑하지만 성실하지는 않은 주인공 게르버. 타협할 줄 모르고 어쩌면 조금은 건방지게 보일 수도 있는 게르버를 교수들은 그 나이 또래의 반항으로 여기며 이해한다. 그러나 쿠퍼 신이라고 불리는 수학교수가 담임이 되면서 게르버의 고난과 비극은 시작된다.

교수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용납 못하는 쿠퍼 교수에게 게르버는 자신이 반드시 응징해야만 할 대상이다.

장래에 법학이나 철학 박사가 꿈인 게르버는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졸업시험' 을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지만 그 시험에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교수에게 찍힘으로써 엄청난 심적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이 작품은 바로 이러한 교육자로서, 또한 한 인간으로써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으로 행하는 쿠퍼 교수와 그에 대립하는 게르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실제로 프라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작가가 프라하의 권위주의적인 학교 안에서 경험했던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있다고 한다.

 

출간된 지 90여년이 지났음에도 현재의 우리 주변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하고, 그렇기에 공감을 하면서 읽게 된다.

자신의 권위를 이용해 약자의 위치에 있는 대상을 괴롭히고자 마음먹는다면 그 행패를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꺼라고 생각한다.

대학원생들이 교수 밑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행여나 추천서를 받지 못할까봐, 취직에 지장이 있을까봐 그 수난을 참고 견뎌야 하는 현 상황이 쿠퍼 교수와 게르버,그리고 모든 학생들의 상황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문체가 덤덤해서 차분하게 읽힌다. 이런 분위기의 소설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함에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오랜만에 맘에 쏙 드는 고전풍의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1981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었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검색이 안되서 아쉽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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