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1
에밀리 브론테 지음, 황유원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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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읽었을 때는 저자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게 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작가 에밀리 브론테에 대해서이다. 서른살에 요절한 사실도, 단 한 편의 소설만 남긴 것도, 제인에어로 유명한 샬롯 브론테와 자매인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수많은 영화나 뮤지컬, 연극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한마디로 뒤틀린 사랑의 광기와 복수를 표현하고 있다.

인생의 희노애락이나 애절한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하고 너무도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한 여성이 썼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만큼, 작품에서 느껴지는 힘이 대단하다.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애증을 이토록 강렬하게 묘사할 수 있었을까? ( 하긴 제인 오스틴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꼭 경험을 해야지만 위대한 작품이 탄생하는 것은 아닌 것 같긴 하다. )

 

책을 읽으면서 그 황량하면서도 음산한 워더링 하이츠를 머리속으로 상상하며, 지독히도 서로를 사랑했지만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참으로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10대 시절에 읽었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이렇게나 광기어린 복수극이라는 기억보다는 ' 지독한 사랑 ' 과 쓸쓸하고 황량한 배경에 더 초점을 두고 읽었던 것 같다.

 

사람이 어느 정도의 한이 맺혀야지만 히스클리프처럼 오로지 복수를 위한 인생을 살게 되는걸까? 자신의 아들마저 자신의 복수에 이용하고, 아무 잘못도 없음에도 그저 자신의 복수의 대상과 연관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학대하고 짓밟고, 자신에 대한 사랑을 이용해 상대여자를 철저히 유린하는 히스클리프는 악마의 화신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인생을 살고 마지막까지 쓸쓸했던 그가 조금 애처롭기도 하다. 이 복잡한 내면을 가진 히스클리프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그래도 소설의 마지막은 조금 희망이 보여서 암울했던 마음에 살짝 빛을 받으며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역시 고전은 다시 읽어도 좋다. 그리고, 고전을 완독했을 때의 괜한 뿌듯함이랄까?

다음에 만날 고전은 어떤 것이 될지..이번의 폭풍의 언덕의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다음번에는 밝은 내용의 고전이었으면 좋겠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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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 -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목한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김나연 외 지음 / 싱긋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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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라는 단어는 엄청 들어봤고 흔하게 쓰기도 하지만, 실제로 시대에 맞는 트렌드를 명확히 알지는 못하거니와 딱히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었다.

그래서 이번에 교유서가 11월 서포터즈책으로 이 책을 받았을 때 관심밖의 주제라 좀 따분하겠구나..싶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지금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나만 모른채 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걸 완전 실감하면서, MZ세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도 되었고, 오늘의 다양한 트렌드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쉽고 간결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나같은 마케팅 비전문가에게도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흥미로운 많은 내용들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을 몇 개 간추려보자면,

먼저 MZ의 주류문화이다. 개성이 강하고 힙한 콘텐츠를 추구하고 경험과 건강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은 술자리 문화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지는데, 이들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경험을 위해 술자리를 즐긴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영원히 주류의 톱을 차지할 꺼라 여겨졌던 맥주와 소주 대신, 위스키, 와인 같은 프리미엄 주류가 대세를 이루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편의점 등의 판매방향도 이런 주류쪽으로 바뀌고 있다.

 

MZ세대의 갓생 살기는 그 이전 세대가 흔히 실행해 왔던 1년 목표, 자기계발 목표와는 다르게, 구체적이고 작은 단위의 행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년에 책 100권 읽기 (이전 세대) => 책 5페이지 읽기 (MZ세대), 토익 만점 받기(이전 세대) => 영단어 8개 암기하기 (MZ세대) 이런 식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각종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하고, 목표 관리 서비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패셔너블 X세대 !!!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된 우리 세대를 이 항목에서는 굉장히 멋진 패션 트렌드의 주인공으로 소개하고 있다. 왠지 기분이 무척 좋아지면서 젤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한강의 기적' 고도성장기와 맞물려 경제적 혜택을 크게 누렸던 X세대는 40-50대 초반의 중년층이 된 지금도 획일화된 중년 이미지에서 탈피해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다. 따라서 패션시장은 이러한 X세대를 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한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4050 패션 앱이 정말로 많다. 패션은 돌고 돈다던데 우리 세대에 유행했던 패션이 요즘 다시 인기를 누리는 걸 보면서 굉장히 짜릿한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고, 요즘의 트렌드 문화도 이해할 수 있었고 뭔가 좀 더 젊어진 느낌도 든다. 새로운 걸 아는게 두려워지면 늙어가는 증거라 하던데, 자꾸자꾸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관심도 가지고..그래야겠다.

이런 책의 도움받기가 큰 힘이 되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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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수문장
권문현 지음 / 싱긋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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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틴조선호텔에서 36년 근무하고 정년퇴직한 후, 콘래드 호텔에서 제의가 들어와 다시 그 곳에서 지배인으로 8년째 근무하고 있는 67세 권문현 씨의 44년간 몸담고 있는 호텔리어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요즘에야 호텔리어라는 멋진 단어도 있고 호텔 관련학과도 많아 젊은이들의 로망이 될 수도 있는 직종이지만, 저자가 처음 근무하던 시절에는 호텔이라는 장소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고 그 곳에서 일하는 직업도 그렇고 대중적이진 못했다.

저자도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우연한 기회에 웨스틴조선호텔의 면접을 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순전히 건설현장의 일이 너무 힘들어서 호텔 임시직 벨보이로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우연히 시작하게 된 호텔에서 정사원으로 채용된 후 호텔의 도어맨으로 36년간, 콘래드에서 8년째 일하며 겪은 수많은 에피소드와 다양한 경험의 인생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니 그 피나는 노력과 투철한 직업관 앞에서 고개가 절로 숙여지면서, 이런 사람이야말로 한 분야의 전문가 중의 전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웨스틴조선호텔에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에서부터 정치인, 연예인, 해외 정치인들까지 각 업계에서 내놓라 하는 인물들이 주로 머무는 곳이었고 단골고객도 많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번호와 이름, 직함 외우는 것에서부터 차 문을 열고 닫는 타이밍,하물며 차문을 여닫는 세기까지도 고객의 기호에 맞추고, 외교관 차량의 경우에는 차에 꽂혀 있는 국기만 보고도 어느 나라의 외교관인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디테일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디에나 진상고객은 있기 마련인데 저자가 워낙 참을성 있고 정중하게 고객들을 대하다 보니 진상고객 전담요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들을 다루는 실력 또한 대단하다.

콘래드 호텔 면접 때 외국인 임원들도 혀를 내둘렀을 정도로 호텔 업계에서의 그의 이력은 가히 최고라고 할만하다.

그렇기에 정년퇴직한 후 그의 전문성이 인정되어 60대 후반의 나이에도 당당하게 그 업계에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아들보다 더 어린 나이의 직원들과 같이 일하는 장면을 읽으면서는 영화 '인턴' 이 문득 생각나기도 했다.

 

책을 읽고 나서 저자가 너무 궁금해 유튜브로 검색해 다시 만나보았는데, 44년간의 직업이 몸에 배어서인지 줄곧 몸을 숙여 인사하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자세가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요즘 젊은이들은 면접 때 조차 연락없이 안오는 경우도 허다하고, 반나절 근무하고 힘들면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시대가 변하고 직업의 환경 또한 변했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지켜야 하는 기본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 기본 ', 가장 쉬우면서도 실천하기는 너무도 힘든 그 기본을 저자의 44년 인생을 통해 새삼 다시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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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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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에서 진행되었던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어서 정말 오랜만에 읽게 된 위화의 신간 소설이다.

위화의 소설 가운데 뭐니뭐니해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 허삼관 매혈기 > 이지만, 그 외에 < 형제 > 도 재밌게 읽었고, 사실 많은 작품을 읽은 건 아니지만 소수의 작품만으로도 중국 작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손꼽고 싶다.

 

중국 서민의 순박하고 거친 인생 이야기를 날조없이 참으로 담담하게 그려내는 것이 위화 작품의 특징인 것 같은데 이번 작품 역시 그러한 느낌을 받는다. 다소 낯설기만 한 중국의 근현대사 분위기를 이런 소설로 쉽게 만나볼 수 있어서 참 좋다.

 

이 소설의 배경은 청나라에서 중화민국으로 넘어가는 1900년대 대격동기 시대로, 린샹푸라는 한 남자와 그의 인생에 어느 날 불쑥 들어왔다가 배신과 상처만 남기고 떠난 샤오메이라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배경도 출신도 아무것도 모르는 샤오메이라는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고 부부의 연을 맺지만 어느 순간 그의 금괴 일부를 훔쳐 달아난 샤오메이는 훌쩍 떠난 것처럼 어느 날 또 홀연히 그의 앞에 나타난다. 배 속에 그의 아이를 가진 채로..

자신의 핏줄을 생각해서 린샹푸는 다시 그녀를 받아들이게 되지만 출산 후 샤오메이는 또다시 자취를 감추게 되고, 린샹푸는 어린 딸을 안고 샤오메이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녀가 떠났다고 생각한 도시 '원청' 그러나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도시 '원청'. 책의 제목은 곧 이러한 미지의 도시 원청을 가리키고 있다.

 

원청을 찾아 헤매다 새로운 도시 '시진'에 정착한 후에도 하염없이 샤오메이의 흔적을 찾아 헤매는 린샹푸의 상황이 참 마음 아프고 그의 생각지도 못한 결말이 참으로 애석하기만 하다. 뒷부분에 이어진 샤오메이 자신의 이야기에서는 다시 생각지도 못했던 내용이 전개되면서 색다른 흥미를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주인공의 인생 전반에 걸친 이야기 속 중간중간에서는, 어지러운 시대에서 벌어지는 약탈, 납치, 관리들의 부정부패, 그 속에서도 인민들의 순수한 우정과 믿음, 그리고 강한 삶의 애착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1998년 본격 작업에 들어간 이후 무려 23년을 거쳐 이 세상에 나왔다고 하니 이 < 원청 > 에 담겨진 위화의 노력과 애정이 얼마나 큰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책소개에서 보니 그의 작품은 1950년대 배경인 < 인생> 1960년대 배경인 < 허삼관 매혈기 > 그 다음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 형제 > 그리고 마지막 마무리로 이번 작품인 < 원청 > 을 선보였다고 하니, 위화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왕이면 이 순서대로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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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네이트 (일반판) - Alternate
가토 시게아키 지음, 김현화 옮김, 반지수 일러스트 / ㈜소미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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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일반판과 노블판 << 얼터네이트 >> 는 3명의 고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며 그들만의 디지털 세계를 그리고 있다. 이 중심에는 '얼터네이트'라는 매칭앱이 자리하고 있는데, 고등학생만 가입가능하고 자신의 취향이나 성격 등에 맞는 상대를 골라주는 10대만의 앱이다.

요즘은 정말이지 별별 앱이 다 등장하는데 오호!! 이런 앱의 등장도 생각해볼 수 있구나!! 성인의 눈으로 봐도 신기한데 10대들에게는 필수앱으로 자리매김할 것 같은 예감? 요즘 애들은 인스타나 페북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먼저 알고 난 후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봐왔기에 이런 앱이 너무 얼토당토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모든 10대들이 절대적으로 이 앱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3명의 주인공 가운데 이루루는 예전에 익명의 이용자로부터 악플로 힘들었던 경험으로 인해 이 앱을 이용하지 않고, 고등학교를 중퇴하는 바람에 고등학생의 신분이 아니기에 이 앱을 이용할 수 없어 또래 사이에서 소외당하는 나오시가 있다.

이루루와는 반대로 나즈는 자신의 유전자를 제공함으로써 90% 이상의 매칭율 상대를 만나게 될 정도로 이 얼터네이트 앱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며 아예 빠져 산다.

 

그리고 이후 이 앱을 통한 각자의 심리적인 변화와 앱에 대한 기대치가 바뀌게 되는 상황이 흥미롭게 전개되는데, 3명의 이러한 상황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뜬금없지만 우리들이 즐겨 이용하는 넷플릭스나 왓챠 등에서 본인이 초기에 선택한 영화의 알고리즘에 의해 나에게 맞는 영화나 드라마가 자동추천되어지는데, 가끔 그닥 별로 맞지 않는 영화를 만난 경험이 생각나기도 하면서 말이다.

SNS의 장점과 단점을 보여줌으로써, 결국 좋다 나쁘다 라고 극과 극의 결론을 내릴 수 없고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그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점은 성인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겠지 !!

 

표지에서 느껴진 그 느낌 그대로, 질풍노도 10대들이 성장해가는 과정들이 어째 좀 불안불안하지만 섬세하면서도 밝게 그려지고 있어서,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기분이 좋은 소설이다. 이런 분위기, 일본 애니로 만나도 꽤 좋을 듯 하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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