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방 열린책들 세계문학 28
E. M. 포스터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E.M.포스터라는 작가의 이름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데 정작 그의 작품은 내가 읽어본 적이 있었나 긴가민가..

지금 보니 아마도 책은 이번이 첫만남인 듯 싶고, 예전에 재밌게 봤던 영화 ' 모리스 ' 가 바로 이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포스터의 초기 걸작 중 하나라는 이 < 전망 좋은 방 > 은 조금 무겁지 않을까 하는 예상과는 달리 로맨스의 분위기를 다소 경쾌하고 가볍게 표현하고 있는데 또 이상하게도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한편으로는 문장이나 대화가 얼핏 느끼기에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곤 한다.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자신과 비슷한 계급의 남자와 다른 계급의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자신조차 자신의 마음을 잘 모르고 부정하려고 애쓰다, 결국에는 마음이 이끄는 쪽으로 한 쪽을 택하게 되는 한 젊은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 속에서 전개되는 주인공의 심리며 상황들이 아주 옛스럽다는 느낌도 없지 않고 결말도 가장 일반적인 마무리로 매듭짓고 있지만, 빽빽히 담겨 있는 문장, 문구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천천히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에는 실제로 포스터의 주변인물을 모델로 한 경우도 있고, 원래 구상했던 결말은 비극이었다고 하는데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비극보다는 이처럼 단순하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좋다.

중간 중간 작가가 소설 속에 나레이터 식으로 등장해서 소설의 진행을 독자에게 설명하는 식의 전개방식도 상당히 독특하고 재미있다.

또한, 뒷부분에는 부록을, 작가가 이 작품을 쓰고 50년이 지난 후 덧붙인 이야기로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50년 후의 이야기도 작가의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는데 이 부분도 꽤 흥미롭다.


포스터의 작품을 영상화한 걸 좀 찾아보니 딱 내 취향일세 !!!!

하워즈 엔드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원작의 분위기를 어떤 식으로 표현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천지혜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맨스 소설계의 거장 작가가 쓴 에세이라는 소개글을 보고, 남녀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일꺼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색깔의 사랑이다.

마음에 와 닿는 문장들도 참 많고 힘이 되는 문장들도 참 많아 그 부분들은 읽고 읽고 또 읽게 된다.

 

항상 좋은 면만 생각하고 표현하는 친구에 대한 이야기.

햇살이 좋고, 하늘이 멋지고, 바람이 신선해 기분 좋고, 들꽃이 예쁘고..

곁에서 이런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하면 자연스럽게 감염이 되는가보다. 이런 감염이라면 백번 천번 감염되도 좋을 것 같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

가족과의 불화를 경험하고, 부모형제와 갈등을 겪고 가족이 나의 세계를 간섭하는 건 정말 싫으면서도 나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

가족이 없었다면 얼마나 외로웠을지..

저자는 가족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참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다.

 



 

 

 

나를 싫어하는 상대에 대해..신경쓰지 말자고 다짐해도 자꾸 눈치를 보게 되고 주눅들고 나에게서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상대에게 있다고..왜 나를 싫어하는지를 생각하는 것 대신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자고 말한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도 읽어서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나는데 또 어느샌가 잊고 지내온 것 같다. 지금 다시 공감플러스 !!

 

나조차도 나를 알지 못할 때가 많은데 그 마음을 이 책에서 콕 집어 이야기해준다.

일기에도 진심을 털어놓지 못하고, 자신에게도 솔직하지 못해 힘들 때가 있다고..나를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솔직해지는 연습을 하자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사람의 이중적인 면을 잘 표현해주고 있는 ' 평범' 이라는 제목의 이야기.

특별해지고 싶고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고 중심에 서고 싶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지극히 평범해지고 싶은 마음. 남들만큼만 살고 싶고, 별일 없이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표현한다.

대부분 이런 두 가지 마음이 항상 공존하고 있지는 않은지..

 

글과 함께 곁들여진 분위기 있는 사진들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글의 내용을 음미하는 시간이 될 수 있어서, 또한 나 자신을 다독이고 내 주변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두 번째, 런던에 가다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 이터널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편은 주인공의 첫 작품이 출간되면서 큰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 아주 이례적으로 청구서보다 영수증이 더 많아졌다" 고 할 정도로 주머니 사정은 좋아진다. 책의 출간으로 런던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야기의 배경은 자연스럽게 런던으로 이동되는데 1편보다 더 재치있고 빵빵 터지는 유머가 상당히 재밌다. 좌충우돌 사건은 여전하다.

 

집에서 일하던 요리사가 드디어 떠나게 되는데, 떠나기 직전 갑자기 예전에는 한번도 선보인 적 없던 요리솜씨를 뽐낸다고 한다. 주인네로 하여금 자신같은 인재를 잃는 것이 굉장한 손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려는 듯..

새 가정교사한테 여행가방을 닫으려고 위에 앉아달라고 부탁하고, 다른 일을 하다 몇 시간이 지난 후에 돌아와보니 여전히 그는 가방 위에 앉아 있다고 !!!! 무슨 시트콤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소소한 웃음으로 독자를 즐겁게 한다.

 

휴가 때 아이들을 맡아줄 가정교사와의 면접 후 상대가 돌아서려는 찰나, 일명 면접비용을 얼마나 드려야 하는지 깜빡 잊는 장면이 있다. 저자는 그 비용을 묻는 것에 대해 ' 소소하고도 민망한 문제 ' 라고 표현하는데, 정말 이런 금액을 묻는 것 자체가 적은 액수라 묻기도 그렇고 안 묻고 그냥 맘대로 주기도 그런 문제인데, 이런 심리나 상황에 딱 맞는 문구를 어쩜 이리도 잘 표현해내는지 읽으면서 자주 감탄하게 된다. (결론은 상대는 예상외의 비용을 요구하는 바람에 아무렇지 않은 듯 돈을 지불하지만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는 차를 마실 수 없게 되었다고 ㅋㅋ)

 

남편이나 아이들 없이 어떤 목적으로든 어딘가에 혼자 가는 건 확실히 기분 좋은 일이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100년 전의 상황에 이렇게 100%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만 하다. 게다가 문득 드는 이런 생각이 너무도 부자연스러운 생각이라 스스로 경악하는 저자의 마음은, 흔히 우리들이 이런 자유감을 느끼면서도 내심 그런 마음 드는 것 자체가 살짝 미안하기도 한 그런 마음의 표현인 것 같다. 부모는 누구나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만 누구나 자식을 자랑스러워하는 건 아니라는 문구도 꽤나 인상적이다.

 

이 시대의 여성 패션의 중심은 아마도 모자인가 보다. 저자는 새 모자를 구입하면 자신감이 높아진다고 언급했고, 런던 카페에서 모자도 쓰지 않고 담배를 피우는 젊은 여성들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여성회 저녁모임에서 소개받은 여자들의 패션에 대해 펠트모자가 빠지지 않고 여러 모임에도 모자가 언급되고 있다.

그 외에도 전화기 소독 서비스, 창문 청소부 등 그 시대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글쓰는 데 전념하기 위해 런던에 장시간 머물게 되면서 (그렇게 장기간도 아닌 듯 하지만 아마도 주인공 부부는 이렇게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듯) 그 무뚝뚝한 남편이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을 향해 '보고 싶었다' 고 딱 한마디 말하는 장면이나, 모임에서 주인공인 아내가 입었던 드레스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그 이유를 계속 물으니 남편 로버트는 그 옷을 입으면 야해 보인다고 한다. 아내한테 그닥 애정도 없고 관심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남편이 2편에서는 그런 속내를 살짝 살짝 비추기도 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이 부부 사랑스럽다.

 

3편은 아마도 미국을 배경으로 펼쳐질 것 같다.

영국 여인의 미국 좌충우돌 이야기..아마도 더 극적인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게 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 이터널북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겉표지의 감촉부터 디자인까지 일단 처음 보자마자 독자로 하여금 무조건 읽고 싶게 만들 정도로 너무 예쁘다.

1930년대의 영국 여인이 쓴 일기라는데 여기서 이 영국여인은 아마도 저자 자신의 모습이 많이 반영된 듯 싶다.

1929년부터 매주 일기 형식으로 써 내려간 이 자전적 소설을 읽으면서 100년이나 지금이나, 영국이나 한국이나 여인네의 삶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삶은 거기서 거기.다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너무 가까운 현대의 이야기처럼 다가와서 깜짝 놀랐기도 하고..

 

읽기 전에는 우아한 영국 귀족여인의 일상을 들려주나보다 싶었는데, 이 일기의 주인공은 소도시에 사는 중산층 대열이다. 남편은 귀족집안의 토지관리인이고 무뚝뚝하기 그지없다. 매일 여유롭지 못한 생활비를 신경써야 하고 사춘기 아이들도 챙겨야 하고, 주변인물에 대해 경쟁심도 느끼지만 친목도 무시할 수 없고, 집안의 하인의 눈치도 봐야 하고, 하루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뭔가 바쁘다.

매일이 소소한 사건의 연속인 것 같고 주인공의 삶 자체가 무척 통통 튄다. 목석 남편과는 아주 대조를 이루는..

 

훔쳐보는 일기만큼 재미난 것은 없는 것 같다. 살짝 미안한 맘도 들긴 하지만 말이다.

그만큼 이 일기는 속내가 아주 리얼하게 담겨 있고 주저리 주저리 하소연도 많다. 이 일기를 쓰는 주인공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읽게 된다.

 

지역 의원 부부와의 점심 후 커피와 함께 나온 커다란 각설탕 한 조각을 몰래 핸드백에 쑤셔 넣었다가 나오는 길에 핸드백을 놓쳐서 그만...각설탕이 떨어져 버리는 사건 !!!

이게 만약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 근데 그 상황을 상상만 해도 너무 웃기는걸 어째...

동시에 그 당시만 해도 이 각설탕이 쉽게 구하기 힘들고 비싼 사치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쉽고 재미있게 읽는 가운데 그 당시의 생활상, 분위기 등을 자연스럽게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 이 일기의 매력이다.

2편 런던 일기도 빨리 읽어봐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익명 작가
알렉산드라 앤드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네 !!!

이 소설을 읽으면서 딱 드는 생각이었다. 누가 기는 놈이고 누가 나는 놈인지는 소설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다.

이런 분위기의 소설 완전 좋다. 잔인하지 않지만 은근 마음 졸이며 읽게 되는..일종의 심리 스릴러 같은 느낌도 들고, 예측할 수 있을 듯 하면서 허를 찌르는 반전 굿 !!

 

작가가 되고픈 욕심만 있을 뿐 현실은 그저 그렇고, 모두 자신보다 잘났고 잘 나간다는 열등감과 초라함에 매일매일이 우울한 플로렌스는 그나마 다니던 회사도 직장상사와의 하룻밤 정사를 덜미로 큰 욕심을 부리다 쫓겨나기까지 하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은행잔고를 신경써야만 하는 추락인생을 맞이하게 된 그녀에게 어느 날 믿기지 않은 행운이 굴러들어오게 된다.

바로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의 조수로 채용이 된 것 !! 익명작가로 은둔하며 오로지 단 한명만이 그 작가의 실체를 알고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이 수수께끼인 작가. 비밀에 쌓인 작가를 가장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이 기회를 플로렌스는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부여잡게 되는데...

 

그 후로 플로렌스에게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과 그 후의 상황들을 보면서 플로렌스가 어떻게 대처할지가 대충 감이 오긴 하는데, 아무리 예측이 가능하다고는 해도 그녀가 취하는 행동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어설프고 즉흥적이어서 이 무대책의 플로렌스를 어찌하면 좋을지 대략난감이기도 하고, 자꾸 수렁에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는 안스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예측할 수 있을 듯 하면서 의외의 내용이 전개되기에 아주 흥미롭게 읽힌다.

 

은근 가슴 졸이며 읽게 되는데 마지막 마무리도 맘에 들고 전체적으로 페이지 터너 소설로 추천 !!!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화로 결정됐다고 하는데 이런 내용이라면 당연히 영화로 나와야겠지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