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작별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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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넨 미키토 작가의 책은 < 유리탑의 살인 > < 구원자의 손길 > 에 이어 세번 째 만나보는데 세 작품 다 분위기가 달라서 일본 장르소설에 아직 초보인 나로써는 작가의 이름을 모르고 읽었다면 분명 다 다른 작가의 작품이라고 여겼을 듯 !!!

이 작가님의 작품 색깔은 과연 어느쪽인지 살짝 헷갈리는데, 이렇게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작가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주인공인 고등학생 다케시는 ' 외계인 손 증후군 ' 혹은 ' 에일리언 핸드 신드롬 ' 이라는 증상을 앓고 있는데 이 단어만 보고 언뜻 SF소설인가 싶었는데 이런 증상이 실제로도 존재한다고 한다. 한 손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여 마치 손 자체가 의지를 가진 것처럼, 혹은 외부의 어떤 힘에 이끌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태라고 하는데, 주인공인 고등학생 다케시는 자신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로 인해 쌍둥이형을 잃고 난 후 이 증상에 시달린다. 왼손이 자기 맘대로 움직이는 것에서 더 발전해 다케시는 죽은 형 가이토의 목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도망치게 되는데, 그 후 우연히 살인사건 현장에 서게 되고 용의자로 오해받을까 도주하게 되고 범인을 잡겠다고 나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마약, 범죄조직, 형사의 정보원 등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상황에 계속 빠져들게 되는데 이 모든 상황에는 항상 왼손에 존재하는 형이 함께 한다.

 

형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다케시와 그러한 동생의 곁에서 든든한 조언자가 되어주고 끝까지 동생을 챙겨주는 죽은 형 가이토의 유대관계는 가슴뭉클함을 보여준다. 제목에서 어느 정도 결말을 나름 생각해봤는데 소설 속 결말 맘에 든다.

스피드한 전개와 설정도 독특해서 새로운 분위기의 추리미스터리를 찾는 독자들에게 제격일듯 !!!

 

그나저나, 현재 왕성히 활동중인 현직의사가 어떻게 이렇게 인기있는 소설을 꾸준히 내놓을 수 있는지..저자의 하루 24시간이 정말 궁금할 따름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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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지, 개미지옥
모치즈키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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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왠지 섬뜩함이 묻어나고 암울한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 듯한 불안한 예감 !!!!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하였으니 !!!! 일반적인 환경에서 자란 독자들이 읽으면서 참 마음 아프고 불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내용전개가 궁금하고 몰입하게 되는 소설이다.

 

흔히 말하는 가난의 되물림을 적나라하게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책의 인물들이 접하는 가난은 그저 단순한 가난이 아니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몸을 팔고, 자녀와 함께 거주하는 공간에서까지 이루어지는 성매매로 인해 자녀들은 갈 곳을 잃고 길거리 방황이 이어진다. 세습되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이들 역시 몸을 팔고, 범죄에 가담하면서도 특별한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호화롭기 그지없는 도쿄 대도시의 한구석 빈촌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어두운 이면이 너무도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다.

 

성매매를 하는 엄마의 방임으로 어릴 때부터 여동생을 혼자 지키면서 빚이란 빚은 다 감당하며 자라온 스에오와, 유복한 집안의 자제로 일류대학출신에 봉사활동까지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온갖 악덕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 쓰바오. 그리고 두 차례에 걸친 성매매 여성의 살인사건. 이렇게 정반대의 환경에서 자란 두 청년과 살인사건이 교묘하게 얽히고 설키며 그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게 되는데..

스에오라는 인물에 감정이입이 되고 왠지 인간적인 연민을 느끼게 되는 건 나만은 아닐 듯 하다.

 

' 누구나 알지만 모두가 못 본 척하는 빈곤과 폭력의 지옥도 ' 이 한 문장의 책소개가 참으로 맘에 콕 와 닿는다. 구멍뚫린 복지제도의 일면을 들여다볼 수 있고, 사실을 날조하고 특종감만 노리는 미디어 사회의 부조리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소설에서 특이한 점은 살인사건을 파헤치는데 있어서 경찰보다 프리랜서 기자 미치코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는 점이다.

처음엔 그저 조연에 불과한 인물인가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날카로운 추리력이며, 냉철한 판단력 그리고 마지막에 보여주는 처신은 정말이지 인간미마저 느낄 수 있는 멋진 캐릭터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기베 미치코' 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꽤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 많은 작품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모치즈키 료코' 작가와의 첫만남이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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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전선 이상 없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67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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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아름답고 섬세한 문체를 읽다보면 잔혹한 전쟁터가 배경임에도, 마치 일상을 그린 한 권의 문학작품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19세 꽃다운 나이에 학교 선생님에 의해 얼떨결에 참전하게 된 전쟁터. 그리고 그 곳에서 한 명 두 명 친구들의 부상과 죽음을 맞닥뜨리게 된다. 팔이 잘리고 한쪽 다리가 잘리고, 그 어린 나이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숨지고...한쪽 다리를 절단한 친구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그 친구에게는 이미 필요하지 않은 부츠를 탐내는 다른 친구들.

그들이 목격하고 경험하는 이러한 끔찍한 상황들이 마치 제 3자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것 마냥 너무도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어서 더 맘이 먹먹하기만 하다.

 

훈련도 거의 받지 못하고 이론만 약간 배운 상태에서 바로 전선에 투입되는 어린 청년들은 수류탄도, 엄폐물도 거의 알지 못한다.

위험한 포탄소리도 구분을 못해 개죽음을 당한다. 상대편 프랑스군 병사도 어리긴 마찬가지...전쟁의 목적도 모른채 그렇게 어린 학생들은 서로를 겨누고 자신이 죽지 않기 위해 상대방을 죽인다.

20세도 채 안 된 이들은 꿈조차 피워보지 못한 채, 전쟁을 겪으면서 인생의 산전수전 다 겪은 인간의 모습을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며 적군이든 아군이든 전쟁으로 인해 너무도 어린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수많은 군인들이 무의미하게 죽어나가는 장면을 마주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많은 전쟁 때마다 수많은 젊은 청년들이 들끓는 애국심으로 자원입대하는 장면을 영화 등에서 수없이 많이 봐왔는데, 그런 그들도 이러한 너무도 참혹한 상황을 마주하고 덧없이 죽었을 거라는 생각도 문득 드는 순간이기도 하다.

 

작가의 경험이 고스란히 반영된 이 작품은, 영화가 원체 유명해서 보진 못했어도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원작을 읽고 나니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을 먼저 만나게 된 것에 감사한다. 책 속의 분위기가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정말 궁금해지는 작품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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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45분 열차에서의 고백
리사 엉거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시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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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45분에 출발한 열차 안에서의 고백은 이 소설에 어떠한 반향을 일으키게 되는지, 책 제목이 너무도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셀레나는 겉으로 보기에는 남부럽지 않은 중산층 여성이자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다. SNS상에 행복한 일상을 공유하면서 어린 두 아들과 멋진 남편과의 생활을 과시하곤 한다. 그러나 그녀의 진짜 삶은 실직자인 남편으로 인해 엉망진창이다. 게다가 그녀의 맘에 쏙 들만큼 두 아들을 잘 케어해주고 집안일까지 멋드러지게 도와주는 보모 제네바와 남편의 불륜사실을 알게 된 이후, 그녀의 삶은 순식간에 곧두박질치게 된다.

 

통근기차를 놓치고 7시 45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게 된 셀레나는 우연히 마주앉게 된 한 여성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가 자신의 상사와 불륜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셀레나 또한 남편과 보모의 관계를 그 미지의 여성에게 털어놓게 된다.

 

자신을 믿고 잘 챙겨주는 셀레나를 배신하고 그녀의 남편과 의도치 않은 불륜을 저지른 제네바는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보모일을 그만두려는 찰나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 소설의 본격적인 미스터리한 내용이 전개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꽤 많아 처음엔 많이 헷갈렸는데, 뒤로 가면서 뭔가 이들이 연관이 있을 것만 같은데 또 어떻게 연관이 될지 전혀 예측하기 힘들다. 특히나, 제네바의 실종과 그 전에 그녀가 보여준 의심스러운 행각, 열차 안에서 셀레나가 만난 의문의 여성 마사의 스토커 같은 행동들, 그리고 이어져 등장하는 미지의 인물들은 다 누구란 말인가.

조금씩 이들의 복잡한 관계가 하나의 접점을 이루고, 사방에 흩어졌던 관계들이 하나로 정리되면서 드디어 놀라운 결말이 드러나게 된다.

 

아주 술술 잘 읽히는 흥미로운 도메스틱 스릴러 소설 !!!

제시카 알바 주연으로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나온다고 하는데, 다른 주인공들은 어떤 배우들로 캐스팅될지도 궁금하기만 하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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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핏 쇼 워싱턴 포
M. W. 크레이븐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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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핏 쇼 !!!!

출간 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 시리즈 밀레니엄을 넘어설 강력한 형사 듀오의 탄생 ' 이라는 점이다.

 

영국 컴브리아 지역의 거대한 돌인 '환상열석'에서 불에 탄 시신이 연달아 발견되는 상황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단순히 불에 태워 죽인 것이 아니라, 너무도 끔찍하고 잔혹한 방법으로 태워 죽인 이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중범죄분석섹션의 데이터 분석가 ' 틸리 브레드쇼' 와 시신의 몸에서 암호와도 같은 한 인물의 이름이 새겨진 걸 계기로 그 주인공인 '워싱턴 포'가 이 사건에 투입되면서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된다.

 

속도감 좋고, 몰입감 끝내주고 주인공들 매력있고.. 이 정도라면 이 소설을 꼭 읽어봐야 하는 이유를 더 말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잔혹한 연쇄살인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확대되는 스토리 전개, 이 사건의 배경, 범인의 정체, 그리고 이 범인을 쫓기 위해 뭉친 4명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다 개성 넘치고 호감이 간다.

특히나, 이 소설의 최대 매력 포인트는 아마도 천재 분석가인 '틸리 브레드쇼'가 아닐런지..천재적인 두뇌와는 상반되게 현저히 낮은 수준의 대화능력, 사회성 부족 등 이런 점이 그녀를 더 친근하게 느끼게 해주는 요인인 것 같다. 이런 천재가 실제로 있다면 왠만한 사건은 다 해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면서...

또 한 명, 주인공 워싱터 포의 오랜 절친이자 동료인 킬리언 리드를 나는 너무 매력있게 느꼈다.

 

초반에는 범행수법이 너무 잔인해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했는데, 읽다보니 피해자들이 피해자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왜 이러한 잔혹한 사건이 벌어졌는지를 알고 나니 애잔한 마음마저 든다.

 

요즘 책태기를 겪는 독자가 있다면 이 한 권의 책에 푹 빠져 보는 것은 어떨지 !!!

 

딱 한가지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원서의 표현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인공들의 대화에서 존나, 헐, 씨부럴 같은 단어로 번역된 부분이 간혹 있는데, 한참 주인공들의 분위기에 몰입해 읽다가 이 단어가 나오니 다소 생소한 느낌이랄까..주인공의 이미지와 이 단어들이 잘 매치가 안되는 느낌이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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