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코드로 읽는 유럽 소도시 - 돌·물·불·돈·발·피·꿈이 안내하는 색다른 문화 기행
윤혜준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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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물,불,돈,발,피,꿈 7개의 코드로 유럽 50개 소도시로 떠나보는 시간이다. 

소도시라고 해도 거주인구 50만명을 기준으로 '소'도시를 선정했기 때문에, 이 책에 등장하는 도시들은 왠만해서는 이름 정도는 들어봤던 곳도 있고 우리에게 매우 친근하고 잘 알려진 곳들도 많은데, 그런 도시들에 대한 문화와 역사 이야기가 펼쳐진 내용들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흥미롭다.

어찌 보면 대도시의 거대한 역사보다는 이렇게 소도시에 얽힌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더 재미있고, 소도시가 더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듯 하다.

 

이탈리아의 피사, 베로나, 폼페이, 비첸차...

스페인의 그라나다, 산티아고, 세비야.. 

영국의 바스, 리버풀, 브리스틀, 케임브리지..

네덜란드의 레이던..

독일의 라이프치히, 바덴바덴..

포르투갈의 리스본..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스위스의 제네바, 바첼 ..

프랑스의 디종, 루앙, 베르사유, 메스..

 

'불'과 관련된 도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화산폭발로 비극적인 재앙을 맞은 폼페이인데 역시 이 책에서도 가장 먼저 소개되고 있다.

스위스의 제네바에 대해서는 제네바 협약만 알았지, 한 여인이 뜨거운 가마솥을 쏟아부어 성을 기어오르는 적군의 침략을 막았다는 역사적 이야기는 처음이다. 

 

'돈'과 관련된 도시 중에는 리스본이 등장한다. 

방문한 적이 없음에도 영화와 책으로 포르투갈의 가장 매력적인 도시로 마음 속에 담아둔 리스본에서는, 15세기 말 아프리카의 흑인노예 시장으로 호황을 이루었고, 1755년 지진과 해일, 화재로 완전이 파괴된 후, 다시 도시를 재건한 1761년 이 노예장사를 완전 금지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작은 도시이자 '그레이스 켈리' 여왕으로 유명한 모나코는 몬테카를로 카지노라는 도박을 토대로 국가가 운영된다고 한다.

 

'물'과 관련된 도시 가운데서는 프랑스의 생말로와 그 곳에 묻힌 프랑스 낭만파 문학의 선구자인 샤토브리앙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독특한 소재들로 새롭게 알게 된 유럽 소도시 이야기에 더해, 그 느낌을 한껏 고양시키는 데는 책 속의 사진들도 한 몫 한다. 

이 책은 역사적 흐름에 맞춰 기술된 이야기는 아니기에, 끌리는 도시 이야기나 알고 싶은 도시 이야기를 먼저 읽어도 좋은데, 아무래도 많은 소도시와 7개의 소재를 연관지어 소개하다 보니, 깊이있는 이야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이런 스타일의 책은 또 그 나름대로 깊이 있는 인문학 책과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기에, 개인적으로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사소하면서도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역사와 문화를 만나다보면 ,또 꼬리를 물고 더 깊이있는 내용이 궁금해지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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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것없는 사람 - 세상의 모든 부모, 자식을 위한 치유 에세이
고용환 지음 / 렛츠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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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게 된 이 책을 나는 몇 시간동안 몰입해서 읽어내려갔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어두운 가족사를 너무도 솔직히, 그리고 담담히 써 내려간 자전적 에세이이다. 

부모님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심적, 물적 고통이 너무도 컸지만, 무너질 듯 하면서도 어떻게든 버티어 나가는 저자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식에게 부모라는 존재, 그리고 부모에게 자식이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었다.

 

이미 고인이 되신 저자의 아버지는 살아 생전, 가족 부양이라는 가장의 책임을 참 못하신 듯 하다. 끊임없는 금전적인 문제, 암이 발생한 가운데서도 끊지 못하는 경마장 중독..등 읽는 내내 제 3자인 내가 다 원망스러울 정도로 무책임하셨고, 두 번의 큰 암수술에 대해서도 어찌 보면 고스란히 자식들이 부담해야 할 많은 병원비 걱정보다는, 살기 위해 수술을 원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이 느껴졌다.

 

이러한 집안 사정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된 나이가 된 이후부터 자식으로써, 더우기 맏이로써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던 저자를 보면서 그래도 아버지께서 자식 하나는 잘 두셨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신 후 상속포기를 통해 부모님의 빚을 갚을 의무가 없음에도, 친구분의 빚을 갚아 드리고, 친지들에게 먼저 자잘한 빚이라도 갚으려고 하는 태도는 결코 쉽지 않을 꺼라 생각한다. (친가쪽 친척분들은 정말 너무들 하시다.)

 

저자는 그토록 아내와 자식들을 힘들게 하다 결국에는 외롭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그래도 결국에는 부모님에 대한 사랑, 추억을 얘기한다.

어릴 때 함께 했던 추억, 자식에 대한 믿음이 커서 왠만한 일탈 행동을 해도 끝까지 바라봐주셨던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성인이 된 후에 너무도 힘들게 해서 이전에 좋았던 추억과 아버지의 존경스러웠던 부분들이 빛바래고 묻혀 버렸던 것 같다고 한다. 

아버지가 참 외롭게 사셨을 꺼라는 생각도 들었다. 두 아들에게 마음의 표현이 서툴렀던 분이셨지만, 항상 자식에 대한 자랑이 맘 속에 있으셨던 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래도 꾿꾿히 잘 살아가시던 어머니한테도 생각지도 못했던 병마가 찾아와 많이 아프신 듯 하다.

참 마음이 아프다. 남은 여생을 두 아들의 효도를 받으시면서 좋은 추억만 간직하시면서 편하게 사시나 했는데..

저자의 어머니를 생각하니,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전혀 모르는 남남이지만 지금으로써는 마치 내가 어디선가 만났던 사람 같은 연민이 들고, 점점 연로해가시는 엄마를 생각하니 남 일 같지가 않고 마음이 짠하기만 하다.

아무쪼록,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시기를..두 아드님이 아버지께 못다 해드린 효도를 어머니께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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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시민 불복종 (합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이종인 옮김, 허버트 웬델 글리슨 사진 / 현대지성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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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다양한 버전으로 만나볼 수 있는 '월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월든 책을 해외에 사는 동안 분실해 버려서 무척이나 맘이 아팠었는데, 이번에 다시 월든과 재회할 수 있어서 여느 책을 만났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중 하나로, 국내 최초로 월든의 풍경이 무려 66장이나 담겨 있고, 내가 몰랐던 소로의 또 다른 작품 '시민 불복종' 도 수록되어 있는 완역본이라니..이거야말로 소로의 세계로 떠날 수 있는 완벽한 시간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이 책을 읽을 때는 '월든'이라는 책이 유명하기도 하거니와, 이런 자연 속 삶에 대한 책을 좋아해서 읽긴 했었는데 워낙 바쁜 와중에 틈틈히 읽었던 탓에, 100% 이 책의 진수를 느끼지를 못해서 아쉬웠었다.
이번에는 좀 천천히, 일부러 여유 있는 시간대에 읽으니 확실히 책에 탐닉할 수 있었다.
뒷편에 수록되어 있는 번역가 선생님의 해제에는 소로의 일생, 작품의 배경과 해설이 자세히 기재되어 있는데, 나는 월든을 읽기 전에 이 해제를 먼저 읽고 다 끝나고 다시 읽어본 덕분에, 월든과 거의 같은 시기에 쓴 '시민 불복종'에 대한 책까지 작품세계를 이해하기가 훨씬 더 수월했다. 
 
또한, 글로만 만나봤던 내 상상 속 월든 호수가를, 이번에는 전문 사진작가가 소로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찍었던 다양한 사진과 곁들여 만나보니, 소로가 2년여 동안 살았던 그 월든의 느낌이 이러했구나..라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소로라는 인물과 월든 호숫가가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비폭력주의자인 간디, 마틴 루터 킹과, 톨스토이, 프루스트도 사랑했던 소로의 '월든' 과 '시민 불복종' 은 이처럼 훗날 많은 개혁가, 영적 지도자, 예술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16살에 하버드 대학에 입학할 정도로 명석했던 소로가 수많은 직업을 거치고 45살 이른 나이에 병으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그는 어떤 심정으로 이 세상을 바라봤을까...
먼저 사람이 되어야지 국민이 되어서는 안되고, 정의보다 법률을 더 존중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 !!
비록 깊이있는 그의 세계관과 철학을 완벽히 이해하기에는 나라는 사람은 너무도 평범하지만, 그래도 이런 시간을 통해 그의 세계를 느껴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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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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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나 명성이 자자했던 명상살인을 드디어 만나봤다. 

1편이 출간되었을 때는 솔직히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더랬다. 블랙 코미디나 명상과 살인의 조합..뭐 이런 요소들이 크게 매력적이질 못했는데, 아..명상살인을 읽은 블로그, 인스타그램 인친분들의 리뷰는 하나같이 매우 독특하고 참신하고 재미있다. 2편이 너무 기다려진다..등등 일색이어서 뒤늦게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후 다른 책에 밀려 계속 찜목록에만 들어가 있었는데 벌써 2편이 나왔다고 하니...순서대로 읽기 좋아하긴 하지만 이번만큼은 2편을 먼저 읽어보는 걸로..

 

부제인  '내 안의 살인 파트너'라는 문구도 그렇고, 5살 아이가 왜 사람을 죽였을까? 라는 책 소개와 이미지, 카드 리뷰 등을 보고 이 책에 피철철 살인사건이 등장하나 싶기도 했지만, 1편의 리뷰들을 보면 그렇게 잔인한 스릴러, 범죄소설은 아닌 듯한데, 그렇다면 과연 저 5살 아이의 존재는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이 마구마구 생기게 된다.

 

1편에서 다시는 살인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주인공이, 이 2편에서 의도치 않은 살인을 또 다시 저지름에 따라, 전문가와의 상담을 진행하게 되는데, 그 상담과정에서 주인공의 잠재된 분노, 컨트롤 할 수 없는 분노 조절의 원인이 바로 주인공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상처받은 내면 아이의 영향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릴 때의 부정적인 환경에 의해 형성된 이 내면 아이는 성인이 된 후에도 성인의 인격체가 컨트롤 할 수 없다고 한다.

똑같지는 않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해리성 장애도 살짝 생각이 난다. 

암튼, 이렇게 알게 된 자신의 속에 있는 내면 아이를 끄집어 내서, 여러 사건들을 통해 그 아이가 충족하지 못했던 욕구도 충족해 주고, 관계를 회복해 나간다. 

 

소재 자체가 무척이나 참신하고, 처음에도 언급했지만 처음에는 명상과 살인이라는 조합이 왠지 와 닿지가 않았었는데, 2편을 읽고 나니 이렇게 이 둘이 조화될 수도 있구나..라는 매우 신박한 경험을 하게 해준 소설이었다.

출판사는 친절하게도 책의 뒤편에 1편과 아직 한국에 출간되지 않은 3편의 줄거리까지 소개해주고 있다.

3편도 조만간 나올 듯 한데, 3편 만나기 전에 이번엔 꼭 1편을 얼른 읽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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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아이즈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엄지영 옮김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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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페이스북 등의 SNS 를 통해, 타인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나의 일상을 전혀 모르는 전세계인들에게 공유하는 현상은 현대에는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 그런데 이제 여기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어서, 나의 팔로워 혹은 팔로잉이 24시간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어떨까..

 

이 책 '리틀 아이즈' 는 바로 이러한 소셜미디어, 디지털 네트워크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에 대한 경고 아닌 경고를 내비치고 있다.

표지에 등장하는 토끼 인형의 이름은 '켄투키. 제목 리틀 아이즈는 바로 이 인형의 눈을 의미하고 있는데 이 인형의 종류는 용, 두더쥐, 까마귀, 부엉이 등 다양하다. 일종의 반려로봇의 비중으로까지 발전하게 되는 이 켄투키의 시스템은, 켄투키를 구입하는 소유자와, 온라인 제어 프로그램으로 이 켄투키를 조정하는 사용자로 연결되어져 있는데, 이 연결은 랜덤으로 이루어져서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알 수도 없고, 하나의 켄투키는 하나의 소유자-조정자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누가 이런 시스템을 이용할까.. 싶은데, 소설 속 10명의 다양한 연령의 인물들은 이 켄투키를 너무도 애용한다. 

'21세기 프랑켄슈타인' 이라는 단어를 염두에 두고 읽기 시작해서인지, 초반부터 두근거리며 읽게 되고 뒤로 갈수록 켄투티로 인해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로 인해 스산한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고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지금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이 켄투키를 이용한 시스템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단정짓기는 힘들 것 같아 그게 더 무섭다.

당분간 집에 토끼 인형은 들여놓게 되지 않을 듯..토끼 눈만 봐도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 듯한 느낌이 들어서 무서워 !!!!

 

이 작가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나보는데, 라틴아메리카 현대문학의 대표작가를 이번 기회에 알게 되어서 참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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