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변 감독 - 포복절도 황당액숀 체험기
변정욱 지음 / 달꽃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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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펙터클 실화' 라는 문구를 보면서도, 뭐 어느 정도길래 그럴까 싶었는데..실제로 읽어본 소감은....정말이지 과대묘사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저자가 겪은 사건들 자체가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 

제목도 이 책의 분위기와 아주 잘 맞아떨어진다. 평소 영화감독하면 왠지 무게감이 느껴지고, 범접하기 어려운 그런 분위기를 연상하게 되는데 변감독님 정말 천방지축이시다. 이정도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독님을 만날 줄이야. 

나는 책이나 영화 보면서 잘 안 웃는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영화계의 대부이자 전설이신 변장호 감독님의 아들인 저자는 어릴 때부터의 환경적 요인으로 자연스럽게 영화인의 길을 걷게 되는데, 이 책에는 유학생의 시절서부터 현재까지 저자가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다. 

아무래도 그 당시 내놓으라 하는 유명감독님의 아들이었고 저자 본인도 영화계에 몸담고 있다보니,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저자의 주변인물들이 다 유명인물들이다. 장예모 감독, 첸카이거 감독, 서극 감독, 마이클 더글라스, 배우 윤정희, 앙드레 김, 그룹 블랙 사바스, 옆집에 사는 안기부 간부 아저씨 등등..

 

유학시절 겪었던 총기사고와 경찰로부터 받은 엄청난 폭행사건은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목숨이 위태로왔던 절체절명의 순간들이었다. 

어릴 때 정말 재미있게 봤던 영화들 '붉은 수수밭' '늑대와 춤을' ' 터미네이터' ' 황비홍' 에 얽힌 영화 판권 이야기들과 세계영화제에서 영화를 계약하는 과정 등은 너무 흥미롭다.

사실 변장호 감독님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하신 분이시라 이름은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나에게는 그냥 유명하신 감독님 정도였었다. 그런데, 여배우를 비롯한 영화 관계자들과 자칫 실수를 범할 수도 있기에 평생 술과 담배를 멀리 하시고, 가정에 충실하셨던 분, 자기 관리가 철저한 분이시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이 감독님이 새삼 너무 멋지게 느껴진다.

이러한 분의 아들이니, 알게 모르게 꽤 큰 부담감과 아버님의 쌓아올리신 업적을 생각해서라도 올바로 생활해야한다는 책임감도 가졌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은 작가로도 성공하셔서 북토크도 여시고, 아무래도 감독이라는 직업보다 일반인들과 훨씬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이 정도로 재미있는 책을 쓰셨으니, 전작인 '8월의 화염' 도 궁금해졌고, 앞으로의 작품도 영화든, 책이든 꽤 기대가 된다.

 

 

 

 

 

 

[ 달꽃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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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소장품 -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집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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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 !!

그동안 마리 앙투와네트-베르사유의 장미, 스코틀랜드의 여왕, 광기와 우연의 역사, 어제의 세계, 발자크 평전..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점점 많은 작품들이 번역되어져 나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이번에 출간된 '보이지 않는 소장품'에는 츠바이크의 대표적인 단편 5개가 들어있는데, 대부분이 인간의 심리와 내면세계를 정확히 꿰뚫는 듯한 느낌이다.

 

마냥 믿었던 어른들의 위선과 배신으로 혼돈과 절망을 느끼는 소년의 그 심리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자신의 외도를 들킬까 하루하루 가시방석에 앉은 듯불안한 주인공을 보면서, 그러한 상황에서 겪게 되는 그 불안하고 두려운 심리가 200% 공감이 갈 정도로 리얼하게 전해진다. 한평생을 오로지 한 남자만 사랑했던 여인이 죽기 전 써내려 간 편지를 보면서, 세상에 이런 사랑이 있을 수 있을까..그 애절함에 마음이 아프다.

예술품 소장가 노인은 시력을 잃은 탓에 비록 지금은 눈으로 보지는 못하지만, 오랜 세월 가슴 속에, 기억 속에 자신의 소장품을 담아두었다. 그 소장품에 대한 애정이 참 슬프게 다가온다. 

 

이렇듯, 각 이야기마다 마치 긴 장편을 읽는 듯한 강렬함과 흡입력을 느끼면서 역시!! 츠바이크 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야기의 흐름 자체도 살짝 미스터리한 느낌이 드는 것이 마지막까지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전혀 예측할 수도 없거니와, 어쩌면 이토록 인간의 심리를 잘 표현할 수 있는지..각 이야기마다 마치 내가 그 주인공이 된 듯 절로 감정이입이 됐다.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에는 아내와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한 츠바이크의 작품을 이렇게 만날 때마다, 좀 더 오래 살았다면 더 많은 작품이 탄생했을텐데 너무도 안타깝기만 하다. 

평전에 특히 탁월한 재능이 있었고,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도 츠바이크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할 정도로 예술분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츠바이크의 작품이 앞으로도 많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츠바이크의 작품을 아직 만나보지 못한 독자라면, 평전이든 소설이든 꼭 하나쯤은 읽어봤으면 좋겠다. 

 

 

 

 

 

 

[ 이화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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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헤의 시간 - 독일 국민 셰프 호르스트 리히터 씨의 괴랄한 마음 처방
호르스트 리히터 지음, 김현정 옮김 / CRETA(크레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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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작품을 심심치 않게 만나는 것 같다. 소설 '국어교사. 명상살인' 에 이어 이번에는 에세이까지.

제목 '루헤의 시간'은 ' 거의 완전한 고요함' '기분 좋고 평화로운 고요함' 이라는 뜻의 독일어로, 독일의 사랑받는 방송인이자 전직 쉐프인 저자가 쓴 인생 에세이이다.

사실 이런 교훈적인 에세이는 조금 뻔한 감이 없지 않아 자주 읽지는 않는데, 이 책은 왠지 그 뻔함에서 벗어난, 일상에서 들려주는 유쾌한 인생이야기를 만날 듯 해서 선택한 책이다.

 

성공한 삶을 살면서, 너무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저자는, 이 생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서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 '묵언 수도원 프로젝트' 를 실천하기 위해 수도원을 방문하게 된다. 이 곳에서 2주간 머무는 동안 저자는 과연 기대한 것만큼의 보람을 느끼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 

한 틈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수도원에서의 틀에 박히고 빡빡한 일정, 소박하다기보다는 부실에 가까운 식단은 두말할 것도 없고, 명상을 실천하기 위한 수업에서도 우스꽝스럽기 그지 없는 상황들만 몸소 체험하게 된다.   

이 곳에서의 생활은 비록 실패로 끝나게 되지만 저자는 이로 인해 더 커다란 깨우침을 얻게 된다.

 

바로, 루헤의 진정한 의미와 루헤를 느끼기 위한 올바른 방법과 인생에 대한 생각이다.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또 무엇을 억지로, 일부러 만들어내거나, 의도적으로 시행하려고 애쓰지 말자고 한다.

인위적인 것에서부터 무언가를 얻기보다는, 내면에서, 자연에서 얻는 것을 추천한다. 

인생에서 비움, 내려놓음의 중요성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이 단어들을 독일인의 관점에서도 그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다.

식상할 수 있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놓은 이 책과 함께, 연초에 다시 한번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마음다짐을 해보는 계기가 될 듯 하다.

 

 



 

 

   


 

 

 

 

[ 크레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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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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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과 유머러스러운 표지에 반해서 읽게 된 책이다.

대학교에서 '개소리 연구소(Bullshit Studies Lab)를 운영중인 사회심리학자가 쓴 이 책에서는 정보과잉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가져야 할 현명한 소비자의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정말이지 뭘 하나 구입하려고 해도, 어찌나 종류도 많고 브랜드도 다양한지, 게다가 현혹스러운 홍보 문구까지 더해져 나중에는 다 그게 그거 같고, 꼼꼼히 살펴보고자 하는 처음 생각과는 달리, 결국에는 지쳐 '아무거나' 혹은 '리뷰 많은' 쪽으로 선택하곤 한다. 

평소, 나는 결정장애자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또 이게 바로 결정장애인가 싶기도 하다.

 

최고급 와인과 저렴한 와인의 실질적인 맛의 차이는 와인 전문가들조차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최고급 와인이 결코 맛이 최고인 것이 아니라 와인의 홍보, 브랜드명, 포장 등에 의해 맘대로 정해진 것이다. 

화장품의 경우도 비슷하지 않을까? 비싼 화장품이 과연 뛰어난 성분을 함유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었는데 이런 생각도 화장품 개소리에 현혹되지 않은 올바른 소비자의 태도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일본사람들은 한국 화장품이 최고인줄 알고 엄청난 구매를 하는 반면, 한국 사람들은 일본 화장품이나 외제 화장품의 선호도가 강한 걸 보면, 어떤 특정 화장품이 절대적으로 좋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요즘 어디서나, 어디에나 적용되는 MBTI. <포춘> 선청 100대 기업 가운데 80여개 기업이 인재를 채용할 때도 이 MBTI를 적용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가장 공인된 성격 테스트인데, 애초에 심리학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 오락실 게임용으로 고안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이런 것들을 맹신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 갑자기 너무도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런 소비자의 심리와 태도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있는 저자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말을 '개소리' 로 간주하면서 여러 다양한 예를 들어 우리가 얼마나 다양하고 흔해 빠진 개소리에 휘둘러 생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이런 개소리에 현혹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는 내용이 좀 더 전문적이라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꽤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도 많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주고 있다. 

 

p.s : 내용에 개소리 라는 단어가 정말 정말 많이 나온다. 원서 자체에도 당연히 이 단어 Bullshit 가 엄청 등장했을텐데 원서로 읽는 사람들한테는 '개소리'라는 한글만큼 거부감이 크지는 않을까...이 한 단어로 인해 내용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던 점은 조금 아쉽다. 

 

 

 

[ 오월구일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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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더 - 소멸해가는 당신을 위하여
이춘숙.정형민 지음 / 책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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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한 살의 나이에 첫 해외여행을 떠나신 이춘숙 할머니. 그런데 세상에나..첫 해외여행이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히말라야 원정이다.

더 놀라운 점은 그 이후로도 무스탕, 미얀마, 바이칼 호수, 고비사막, 파미르 고원, 티베트까지...20-30대 청년들도 선뜻 나서기 힘든 여정을 이 분은 해내셨다는 사실이다. 

그 여정에는 항상 다큐멘터리 감독인 아들이 함께 한다. 

히말라야에 먼저 다녀온 아들에게, 다음에는 동행하고 싶다고 먼저 말씀하신 여든의 노모나 그런 제안에 결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길을 함께 한 아들이나, 참 두 분 다 대단하고 멋지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책 속의, 오지의 곳곳에 당당히 계시는 할머니는, 피곤에 찌들고 골골하신 모습이 아니라, 너무도 건강하시고, 허리도 꼿꼿. 얼굴에서는 빛까지 나는 걸 느낄 수 있다. 어떤 마음으로 이처럼 힘든 여정에 도전하실 생각을 하신걸까? 아들이 여기저기 여행 다니는 것을 평소 보셔서 어디든 아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이 드셨던 걸까.. 아니면 그런 오지 여행을 정말 해보고 싶으셨던 걸까..

 

이 책이 씌여진 시기가 2014-2020년이고 지금은 거의 아흔을 바라보고 계시지만 지금도 여전히 매일 일기를 쓰시고, 서너시간씩 독서를 하신다고 한다.

게다가, 아흔살이 되시면 다시 네팔과 북인도로 떠나 굶주린 아이들에게 쌀과 담요를 주고자 계획하신다.

삼십대에 의료사고로 남편을 잃은 후, 홀로 두 자녀를 키우면서 갖은 고생을 하신 이춘숙 할머니가 쓰신, 2장에 기록된 일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80이라는 긴 인생이 파노라마같이 한순간에 지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인생이란 무엇이며, 인생에 있어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여든의 엄마한테 이 책을 보여주고, 이분의 이야기를 들려드렸다.

여든의 나이에도 아직까지 다소 먼 거리의 여행도 가능하다는 것을,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용기를 가지신 듯 하다.

뭔가 희망을 가지게 되고, 그 목표를 위해 건강관리, 특히 두다리를 더 열심히 관리하시려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서 이 책이 참 고맙다.  

 

책 속에 담긴 사진들은 사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황홀 그 자체이다. 그 사진 속 조그마한 존재, 이춘숙 할머니의 모습은 또 감동 그 자체이고..

 





 

 

 

 

[ 책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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