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스
나가우라 교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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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에 무한한 기대감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블루홀식스 출판사에서 올해 가장 기대되는 작품으로 바로 이 '언더독스'를 꼽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을 받아보니, 인터넷상에서 봤던 이미지보다 훨씬 더 무게감이 있고, 얼핏 재난스릴러 영화를 방불케 하는 표지가 굉장히 압도적이고 인상적이다.

겉표지도 좋지만, 속표지는 더욱 분위기 있다. 달이 표지 한가득 채웠다가 작게 뒤로 물러나는 겉과 속의 표지의 대조도 좋았고,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딱 어울리는 표지는 바로 이 속표지가 아닐런지..

 

비자금 조성사건에 휘말려 억울하게 희생된 후 가진 것을 모두 잃고 관료직에서 쫓겨난 후, 증권회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은 홍콩의 은행지하에 숨겨져 있는 국가기밀 자료를 빼오는 임무를 반강제적으로 맡고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비밀스러운 계획 뒤에 여러 국가가 얽혀있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자신의 팀마저도 의심하게 되는 상황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누가 적이고 누가 동지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쫓고 쫓기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목숨을 내놓는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1996년 말 - 1997년 초의 중국반환을 앞둔 혼돈의 홍콩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한 편의 첩보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속도감, 몰입감이 대단하다.

읽으면서 일본작가가 썼다는 사실을 계속 잊게 되는데, 흔히 우리가 읽어온 일본 소설과는 분위기와 스케일 면에서 상당히 두드러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드보일드 소설이라고도 하는데, 하드보일드 소설을 아주 선호하지는 않음에도 이번 소설이 그런 색깔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고 꽤나 잘 읽히는 걸 보면, 기존의 하드보일드 소설과도 또한 조금은 차별화된 느낌도 받았다. 

 

나는 이번 작품이 이 작가의 첫만남인데, 이 작품의 소개글이나 독자들의 리뷰에서 전작 << 머더스 >> 가 많이 언급되는 걸 보니, 그 소설도 우리나라에서 꽤나 인기였었나보다.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 블루홀식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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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연습 - 돌기민 장편소설
돌기민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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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무무의 좌충우돌 지구 정착기 !!! 정도로 간단히 생각하고 읽은 소설이다. 

그런데 이 소설 두께는 얇은데 그렇게 호락호락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15년동안 지구에서 살면서 인간의 틀에 맞는 보행을 연습하면서 악착같이 지구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식인 외계인의 생존일지인데, 이 생존 과정은 무무의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도 힘겹고 외롭기까지 하다. 본능적인 생존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이 지구에 혼자 정착한 무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또한 정신적인 생존이다. 

 

남성과 여성의 몸으로 자유자재로 변할 수 있고, 3개의 다리를 인간의 모습에 맞추느라 1개의 다리를 꾸역꾸역 감추는 것도 고역이고 2개의 다리만으로 걷는 건 너무 힘들다.

데이트 어플로 만난 남성, 혹은 여성과 성관계를 맺은 후 가차없이 먹어치우는데 성관계 묘사도 적나라하고, 특히 인간을 죽이고 먹는 과정이 정말 너무도 리얼해서 비위도 상하고, 구역질이 날 정도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의 입장에서 느끼는 것이고, 모모는 식인 외계인이니 단지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한 행동일 뿐이다. 

모모가 외계인 본인의 모습으로 돌아올 때는 문법이 엉망이다. 처음에는 응? 왜 갑자기 이런 엉망진창인 문법으로 말하는걸까? 싶었는데 이런 대목이 뒤에도 자주 나오고 나서야 이 때는 모모 본연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국내 출간 전에 이미 영미권에 판권이 수출되어서 2023년에 미국에 출간 예정이라고 하는데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전체적으로 영어로 번역되기가 결코 쉽지 않은 문장들이라 이런 부분을 과연 어떻게 영어로 번역이 되어질지도 꽤나 궁금하다. 

아쉽게도 비록 나와는 다소 맞지 않는 소설이지만,  굉장히 독특하고, 파격적이면서도 주제가 뚜렷한 개성있는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아마 왠만한 공포소설이나 영화를 섭렵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꺼라 생각한다.

 

 

 

 [ 은행나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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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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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책 '월든'을 몇십년 만에 다시 읽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 라는 이름이 다시금 내 마음속에 오롯이 들어왔다.

그래서 이번에 정여울 작가의 신간이 나왔을 때, 제목보다는 부제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이라는 단어에서 이 '월든'이라는 두 단어가 눈에 확 들어오면서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정여울 작가의 책은 아직까지 읽은 적이 없는데, 이름은 하도 많이 들어봤기에 작품 스타일이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하던 참이었으니 이 역시 좋은 기회이다.

 

저자가 실제로 방문했던 소로의 고향 콩코드 지역과 월든 호수, 소로가 살았던 숲속은 너무도 평화롭고, 마치 소로가 그 곳에서 아직도 숨쉬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책으로 만나보는 내가 이 정도이니 실제로 가본 저자는 얼마나 더 감동적이었을까. 

이 책은 저자와 함께 소로의 인생관을 들여다보고, 월든이라는 장소를 탐닉하면서 우리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는, 잔잔하고 평화로운 느낌의 에세이이다. 마치 소로의 세계처럼..

 

앞부분에 소로의 일생에 관해 추려놓은 내용은 소로를 알지 못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기 전에 소로를 이해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소로의 월든 라이프 세계관과 더불어, 그와 비슷한 길을 걸었던 다른 인물들의 소개도 흥미롭다.

소로만큼이나 철저한 자연주의의 삶을 살았던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그러고 보니 이 부부에 관한 책도 너무 오래전에 읽었더랬다. 이 참에 또다시 찾아 읽어봐야겠다.) << 타샤의 정원 >> 이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타샤 튜더',  << 피터 래빗 >> 의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이 작가도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까지.

 

간디, 마틴 루터 킹을 비롯해서 전 세계의 환경운동가, 노동운동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위인의 비석이 너무 작고 소박해서 순간 놀랐지만, 마지막까지 자연과 책과 글쓰기에만 전념했던 소로에게 참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아직 소로의 '월든'을 읽어보지 못한 독자라도 저자와 함께 떠나는 '월든'을 만나보면, 어쩌면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아니면 어렵다고 생각했던 소로의 작품이 꽤나 쉽고 친근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을까?

 



 

 

 [ 해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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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E. M. 리피 지음, 송예슬 옮김 / 달로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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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어머!!! 이 책 왜 이렇게 상큼하고 재밌어??' 라는 생각과 내가 책사진의 배경색을 잘못 선택했다는  점이다.

책표지만 보고 살짝 선정적이기도 하고 도발적인 느낌이 들어서 빨간 배경이 왠지 어울릴듯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표지 자체의 분위기와는 맞지만, 소설의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다. (읽기 전에 먼저 찍는 습관이 있어서 그냥 사용은 하지만)

 

소설의 주인공 나탈리는 자타 공인 몸집이 크고 통통? 다소 살집이 있는 그런 몸매의 소유자이다.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아는 사람한테 들킬까봐 수영장 밖으로 편하게 나오지도 못하고, 중년임에도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를 지닌 이모를 무척이나 부러워한다. 날씬한 여자 옆에서는 괜히 주눅이 들고 점점 자신이 없어 움츠러든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도 주저한다. 

항상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결국에는 형편없는 자신의 몸매에 더 작아지는 그녀. 재미없는 인생. 스트레스 받으면 폭식증까지 와 버리는 그녀. 

 

이러한 나탈리가 여러 곳의 여행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점차 자신감을 찾고, 성장해가면서 자신만의 주도적인 인생을 설계해가는 모습이 참 흥미롭다. 중간중간 잠깐 스쳐지나가는 남자들과의 관계는 일회성으로 끝나는건가? 특히, 그 암스테르담에서 만났던 남자.

 

소설의 분위기가 다소 정적이고 잔잔할 꺼라 생각했다. 그런데 굉장히 밝고, 웃음도 선사하고, 친구들과 대화도 무척이나 재밌다. 스스로 움츠러들지만 가끔은 사이다도 날릴 줄 안다. 치매기가 있는 할머니와 둘이 살면서, 할머니의 악화되는 증세에 혼자 전전긍긍하는 나탈리의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손녀 나탈리를 끔찍히도 사랑하는 할머니의 마음에 찡하기도 하다. 

나탈리 !! 표지의 여자만큼의 몸매는 아니더라도 나탈리 그녀는 충분히 통통 튀는 매력있는 여성이다. 단지 스스로가 자신의 매력을 알지 못했을뿐 !!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고, 어쩌면 식상할 수도 있는 소재를, 색깔있는 캐릭터 나탈리를 중심으로 너무도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스토리 덕분에, 한치의 지루함도 느끼질 못하고 읽을 수 있었다. 

영화로도 만나봤으면 좋을 분위기의 소설이다. 

 

 

 

 

 

 [ 달로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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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 밤하늘과 함께하는 과학적이고 감성적인 넋 놓기
김동훈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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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별과 우주에 관한 사진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450페이지의 각 장마다 들어있는 고화질의 컬러 사진에는 천체,별, 밤하늘, 은하수, 오로라, 일식,달, 목성,토성 등 너무도 신비롭고 귀한 사진들이 한가득이다. 그리고, 이 사진의 해석은 이해하기 쉽고, 마치 감성 에세이를 읽는 듯 너무도 감상적이다. 

1일째밤부터 200일째밤까지 마치 천일야화처럼 매일 밤 들려주는 우주와 별 이야기는 한번에 읽기가 아까워 조금씩 틈날 때마다 감상에 빠져들었다. 

 

저자는 초등학생 때 사은품으로 받은 천체망원경을 통해 별과 우주에 빠져 들었다고 하는데, 그 때의 그 동경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져 일식을 보기 위해 일곱나라를 방문하기도 했고, 지금 아니면 6800년을 기다려야 하는 혜성을 보기 위해 해발 1256m 산에 오르기도 했다.

그 중에는 금환일식을 보기 위해 도쿄를 방문하던 차에 날씨가 흐리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부랴부랴 야간열차를 타고 250km 나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던 경우도 있었고, 일식을 보기 위해 비행기를 10번이나 갈아타고 북극까지 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직장인의 몸으로 이렇게 때를 놓치면 소용이 없는 관측일정에 맞춰 떠나기도 참 쉽지 않았을텐데 그 열정이 정말로 대단하고 아름답다.

 

책 속의 사진들을 보면서, 또 글을 읽으면서 광할한 우주가 더더욱 경이롭고 신비스럽게 느껴지고, 우주에서 티끌보다 작은 이 지구 안에 살고 있는 인간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별은 커녕 하늘을 쳐다보는 시간도 많지 않았던 나에게, 그동안 잠자고 있었던 감성을 깨워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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