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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일주 ㅣ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평점 :

이 책이 이렇게 흥미로웠었나? 중학교 때 읽었던 쥘 베른의 소설은 15소년의 표류기를 제외하고는 나에게 큰 재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본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여행' 는 생각지도 못한 재미를 선사해주었고, 쥘 베른의 다른 소설까지 눈여겨 보는 상황에 이르렀다.
프랑스 초판본에 실린 유명화가들의 삽화 덕분에 훨씬 리얼한 느낌으로 책을 읽어갈 수 있다.
먼저,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필리어스 포그 라는 인물에 대해 살펴보자.
영국의 수 많은 단체 중 단 하나, 혁신 클럽의 회원이고, 부자지만 인색한 구두쇠가 아니라 익명으로 기부나 도움등 선행을 많이 한다. 아내도 자식도, 친구도 친척도 없다. 단 한 명의 하인만 곁에 있을 뿐!! 수학적 정확성을 가진 사람으로 한 걸음도 쓸데없이 걷지 않고, 불필요한 몸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
생활 습관이 규칙적이라 어찌 보면 하인의 입장에서는 편할 수도 있지만, 섭씨 30도로 정해진 면도용 물의 온도가 섭씨 29도로 맞춰져서 바로 하인을 해고할 정도로, 유별난 정확성과 규칙성은 오히려 정말 까다로운 주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파스파르투라는 별명을 가진 장이라는 이름의, 새로 고용된 하인은 어떤 인물일까?
사람 좋아보이는 외모에 딱 벌어진 가슴에 큰 체격의 30살 즈음의 청년으로 친절하고 다정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이 정반대 성격의 주인과 하인이 80일간의 세계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떠나게 된 이유는 바로 포그의 허풍이라고도 할 수 있는 '80일만에 세계여행을 끝낼 수 있다'는 발언 덕분이다. 이 무모할 정도로 즉석적인 내기로 2만 파운드의 거금이 걸리게 되는데, 2만 파운드가 도대체 얼마인가..포그 전 재산의 반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하니 그야말로 미친 짓이 아니라면, 그만큼 포그는 자신의 내기에 자신이 있었으리라.
포그 특유의 치밀하고 정확한 생활습관은 이 여행 일정에도 당연히 적용되지만, 현대에서도 여행지에서는 끊임없는 착오가 발생하는데 1870년대라면 오죽하랴!! 철도,여객선, 마차, 요트, 썰매, 코끼리 그야말로 탈 수 있는 건 다 동원한 여행이고, 여행지도 영국,프랑스,이탈리아,이집트,싱가포르, 일본, 미국으로.. 게다가 각 여행지에서는 뜻하지 않은 사건들도 맞닥뜨리게 되면서 여행일정은 계속 어긋나버리지만 정작 포그 본인은 태연하기만 하다. 같이 따라나선 하인 파스파르투만 똥줄 타게 생겼다.
포그가 실제 인물로 요즘 태어났다면 정말 튀는 여행가로 인기몰이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과연 포그가 이 내기에서 이기게 될지..결말까지 난 맘에 든다 !!!!
내가 어떤 이유로 어릴 때 이 책이 재미없었는지는 전혀 기억에 없지만 아무튼 다시 만난 쥘 베른의 소설은 성공적이었고, 성인되서 고전다시읽기 는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소설이었다.
[ 열림원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