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 -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여행자의 시선 2
임영호 지음 / 컬처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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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 >> 이라는 제목만 보고, 사실 그동안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소비에트 변방 국가에 대해 갑자기 궁금증이 생겨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구소련권 국가 중에서 저자가 가장 인상깊었던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세 나라를 여행한 기록서이자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인문서이다.

 

요즘 들어 눈에 자주 들어와서 관심이 가는 조지아라는 나라에 대해 나는 단순히 새로운 관광지로 좋은 곳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조지아의 역사와 사회 분위기 등 전반에 걸쳐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다.

조지아에서는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독립을 선포하면서 소련의 흔적을 지우고 유럽 국가로 변모하려는 열망을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2011년에는 아예 공식기구까지 설립해서 소비에트 이데오로기의 잔재가 남는 상징물, 기념비, 조각, 거리명 등은 모조리 없애고 새로운 이름을 붙일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국민들의 반발도 심했지만 서구화를 지향하려는 정부의 정책은 강력한 듯 하다.

나름의 계획이 있겠지만, 무조건 없애고 새로 바꾸면서 우후죽순식으로 개발되는 분위기가 아니길 바래본다.

 

그런 분위기 탓인지, 스탈린의 고향인 고리에서 만나는 스탈린의 잔재는 오히려 반갑기도 하다. 스탈린이 이 조지아 출신이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소련의 잔재를 모조리 없애는 분위기에서 스탈린에 대해서만큼은 조금 다른 듯하다. 시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스탈린 동상을 야간에 비밀리에 철거한 것 외에는 스탈린의 생가, 스탈린 공원, 스탈린 박물관은 여전히 건재하고 현재 이 박물관은 고리 지역의 최고 관광지가 되었다고 한다.

 

유명 관광지는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거나 기대에 못 미쳐 오히려 살망스러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 말이 왠지 공감이 간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환상과 기대가 너무 큰 탓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면에서 볼 때, 저자가 택한 우크라이나 여행은 꽤나 성공적이었다고 하는데, 이 책이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씌여진 거라 책 속의 우크라이나의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왔다.

 

벨라루스라는 단어는 얼핏 들어본 것 같은데, 나라 이름인줄은 미처 몰랐다.

유럽 대륙에서는 아직 거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국가였지만, 2019년 << 론리 플래닛 >> 에서 꼭 가보아야 할 나라 10개국 안에 들면서 서서히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한다. 저자의 소개도 그렇고 사진에서도 그렇고 아직까지 소비에트 시절의 잔재가 곳곳에서 느껴지는 듯 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냈고 많은 사진들 덕분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쓴 또 다른 책 << 지중해에서 중세 유럽을 만나다 >> 라는 책도 있던데, 이 책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 컬처룩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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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플래닛 - 살아있는 전설, ‘질 하이너스’의 낯선 세계로의 위대한 기록
질 하이너스 지음, 김하늘 옮김 / 마리앤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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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앤미 출판사도, << 인투 더 플래닛 >> 이라는 도서도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나는 이 우연한 기회를 통해 굉장히 멋진 한 전문여성가를 알게 되었고, 에베레스트 산 정복만큼이나 전문성을 필요로 하면서 또 그만큼 위험한 직업인 테크니컬 다이버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었다.

 

" 내가 탐험한 곳을 다녀간 사람보다 달에 다녀간 사람의 수가 더 많았다 " 라고 저자가 말할 정도로, 저자를 포함한 이 테크니컬 다이버들이 탐험하는 깊고 깊은,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않은 미지의 수중동굴 탐험은 굉장히 신비스러우면서도 위험한 일이다.

 

디자인 사업을 하면서 성공적인 삶을 살던 저자는 그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불편하고 갑갑함을 느낀다. 아주 어릴 때부터 물에 이끌렸던 본능은 어른이 된 저자를 자연스럽게 다시 물로 이끄는데 그녀가 택한 길은 바로 동굴 다이버, 수중 탐험가이다.

물론, 처음부터 순조롭게 이 길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어느 정도 위치에 도달한 후에도 이 남성 중심의 다이버 세계에서 여성이 설 자리는 많지 않음을 경험하게 된다. 동료들 간에도, 인터넷상에서도 성차별적인 발언은 난무하고, 매년 있는 워크숍에서도 리더 역할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동등한 위치에서 장기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다이빙에도 참여했지만 공개적으로는 이러한 사실이 간과되곤 했다.

전 세계에서 여성 테크니컬 다이버는 몇 명 밖에 안된다고 하니 이들이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상상이 간다.

'뛰어난 여성 탐험가'가 아닌 '뛰어난 탐험가'로 인정받고 싶다는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세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잠수병(감압병)인데, 깊은 물 속에서 잠수하다 수면으로 복귀할 때 생기는 질환으로 증상은 수면에 올라온 지 1시간이 될 수도, 몇 시간 후가 될수도 심지어는 하루를 정상적으로 지내고 밤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잠수병의 상황이 자주 언급되는데, 영화에서 가끔 그 상황을 직접 봤기에 그러한 장면이 머리속에서 상상이 되기도 하거니와, 특히나 저자가 직접 그 잠수병에 걸렸을 당시의 상황은 너무도 상세해서 잠수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절로 느껴질 정도였다.

흥미로운 점은, 전문 다이버들에게 이 잠수병에 걸렸다는 사실은 굉장히 수치스럽게 통하고, 이것은 곧 그 사람의 다이빙 계획이나 선택한 혼합기체, 장비를 생산한 브랜드로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미지의 수중탐험, 동굴탐사의 이야기 외에도 저자가 참여했던 남극 내셔널지오그래픽 프로젝트를 위해 나섰던 남극으로의 험난한 항해의 과정, 그리고 남극에 도달한 후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는 어니스트 섀클턴의 이야기가 이 부분에서 많이 언급되어 정말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 예전에 이 섀클턴에 대한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기에) 또한, 우리들이 쉽고 재미있게 만나는 이 내셔널지오그래픽의 그 몇 분짜리 영상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위험을 감수한 결과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탐험, 탐사를 소재로 한 작품을 꽤나 좋아하는데 다른 무엇보다 수중탐험 이야기는 너무 무섭고 폐쇄공포증도 느끼지만 또 그만큼 끌리기도 한다. 이런 작품을 영화나 책으로 만날 때마다 왜 그토록 목숨을 담보로 도전을 하는 걸까? 정말 의아스럽기만 했는데, 저자는 그 점에 대해 모험을 찾아다니고 위험해 보이는 행동을 하도록 몰아가는 것은 유전자일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어휴!!! 그런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할 것 같다. )

 

저자는 그 깊고 깊은 수중에서 일하는 모든 것이 바로 우리가 마시는 것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지하수는 우리 모두의 공동망이기에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애쓸 것이라고 말한다.

미지의 세계와 탐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히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책으로, 북트레일러를 곁들여서 읽으니 더 좋다.

 

 

https://youtu.be/O3a9AYu5SUQ

 

 

[ 마리앤미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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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사이먼 싱 지음, 박병철 옮김 / 영림카디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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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연히 영림카디널 출판사의 책소개에서 한 권의 책 제목을 발견하고 어찌나 반가웠던지 !!!

읽고 싶은 신간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예전에 좋았던 책을 다시 읽기란 여간해서는 하기 힘든데, 나는 지금 이 책을 10여년 만에 개정판으로 다시 읽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도대체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대학에서 수학을 전혀 배울 일이 없다는 사실이 가장 기뻤을 정도로 완벽한 수포자 중 한 명이었던 내가, 바로 그 내가 처음으로 수학이라는 학문이 꽤 멋있다는 생각과 함께 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의 책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수학을 함 공부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까지는 아니다. 그저 이 책을 읽는 동안 수학에 그토록 빠지고 평생을 연구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수학에 대한 편견이 아주 많이 바뀌게 되었다. 정말로 좋았던 책 !!

 

영국의 수학자 앤드루 와일즈는 10살 때 도서관에서 <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에 관한 책을 읽은 뒤 이 '정리'를 증명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은 뒤, 이를 위해 평생을 엄청난 공부를 해 왔고 드디어 7년간의 칩거생활의 고독한 연구 끝에 증명에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세상에 발표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오류가 발견되고 다시 1년을 수정 작업에 몰두한 후 드디어 완벽한 증명에 성공하게 된다.

아마도 앞의 7년보다 수정작업의 1년이라는 기간이 와일즈에게 있어서 더 혹독한 시간이었을 것 같다.

 

수학이라는 학문은 가장 개방된 학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서로의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논문도 대부분 공동명의로 발표하는게 관례라고 한다. 그러니 이 긴 시간동안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상태에서 연구하는 와일즈의 경우는 수학 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전례이고, 그만큼 큰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또한, 다른 과학분야와는 달리 수학의 세계에서 천재적인 아이디어는 주로 젊은 나이에 떠오르게 마련이고, 중년 이후에는 강의나 학사행정에 몰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걸 감안했을 때, 나이 마흔이 넘어 이 증명에 성공한 와일즈는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의 근원이 되는 그 유명한 < 피타고라스의 정리 > 와 피타고라스로부터 시작해서 <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를 증명해 내는 과정까지, 역사적으로 수학에 미쳐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가득인데, 중간중간 이해하기 힘든 공식들이 나오긴 하지만 나는 그 부분은 패스하고 읽었고,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전혀 문제없었다.

이 책을 만난 이후로 수학과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여지없이 이 굉장한 책을 떠올리곤 한다.

 

17세기 프랑스의 아마추어 수학자인 피에르 드 페르마가 남긴 아래의 한마디가 35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러 드디어 1993년 앤드루 와일즈로 인해 증명될 때까지의 그 숨막히고 짜릿한 과정은 수포자들에게도 분명 흥미롭게 다가올꺼라고 생각한다 !!!

수학을 좋아하는 중고등학생 자녀에게도 너무 좋을 책이다.

 

 

“ xn + yn = zn ; n이 3 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경이적인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이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 옮기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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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마텔 101통의 문학 편지
얀 마텔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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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에서 출간된 이 책은 << 파이 이야기 >> 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얀 마텔이 캐나다 수상에게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총 101통의 편지와 책을 보낸 것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낸 것이다. 2013년에 이미 <<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 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되었고 이번은 개정판인데, 이번 개정판의 제목과 표지가 좀 더 유연하고 간접적인 느낌이다.

 

2007년 캐나다 예술위원회 5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참석한 자리에서, 너무도 형식적인 행사와 5분도 채 안되는 연설, 게다가 행사 내내 고개 한번 들지 않는 하퍼 총리의 모습을 보고, 총리에게 문학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이 고독한 편지쓰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 두권의 편지와 책도 아닌 무려 4년여 동안 101통의 편지와 책을 보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만 아니라, 수상의 바쁜 스케줄을 고려해서 200쪽 이하의 책들만 고르기 위해, 얀 마텔 스스로 심사숙고해서 작품을 다시 읽어보고 선정할 정도로 이 캠페인을 위한 얀 마텔의 정성과 노력은 대단하다. 게다가 자신이 다른 일정으로 장기간 이 캠페인을 이어가지 못하는 기간에는 캐나다의 다른 작가들에게 바톤을 이어가게 부탁한다.

 

이 캠페인은, 하퍼총리의 대변인으로부터 형식적인 답장을 몇 통 받았을 뿐 하퍼총리로부터는 단 한 통의 답장을 받지 못한 채 끝을 맺게 된다. 얀 마텔은 총리에게 쓴 편지 가운데, 비록 답장을 받지는 못했더라도 하퍼 총리가 잠옷과 슬리퍼 차림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의 편지들을 읽었으리라 생각하고 싶다고 말을 하지만 내심 단 한 통의 편지라도 기대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과연 총리가 그의 단독적인 편지들과 동봉한 책들을 단 몇 통이라도 읽었을까..하는 궁금증이 일지만 거의 안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얀 마텔이 심사숙고해서 선정한 문학 작품을 들여다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작품의 간략한 소개와 얀 마텔의 감상 그리고 작가의 소개도 간략히 나와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스테판 츠바이크와 서머싯 몸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어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서머싯 몸의 << 과자와 맥주 >> 는 꼭 읽어보고 싶어졌고, 100번째 책인 << 그을린 사랑 >> 은 영화로만 만나봤었고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이 작품의 원작이 희곡인 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역시나 내가 읽어본 책은 101권 가운데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총리 덕분에 독자들이 유명작가가 엄선한 대작 리스트를 받아본 셈이니, 총리 대신 내가 얀 마텔이 골라준 책을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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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강명순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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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 읽었던 고전들 가운데 유독 이 '첫사랑'을 주제로 한 고전은 참 난해하게만 여겨졌었다.

아마도 이 첫사랑의 그 뜨거운 감정을 이해하기에는 내 나이가 좀 어렸었던 것 같다.

그리고 몇 십년 후, 이제 첫사랑 아니 사랑과는 거리가 먼 나이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된 첫사랑의 고전 중 하나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확실히 이런 사랑을 소재로 하는 작품은 그러한 경험을 해본 후에 접해야 훨씬 더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윌북 출판사에서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예쁜 색깔과 깔끔한 디자인의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을 선보였는데, 4권 중 나는 제일 먼저 이 괴테의 작품을 골랐다.

250년 전, 스물 다섯 살 괴테가,친구의 약혼녀를 사랑했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썼던 첫 소설로, 7주만에 이 소설을 완성했다는 사실에서 괴테가 얼마나 몰입해서 자신의 감정을 베르테르를 통해 묘사했는지를 알 수 있다.

 

첫사랑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베르테르의 마음을 이해할 꺼라고 생각한다.

그 눈길 한번 받아보고 싶어 안달복달하고, 자신의 모든 감각과 느낌을 빼았기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마음에 드냐는 표현을 증오하고, 우연히 손가락이 스치거나 식탁 아래에서 발이 부딪히면 짜릿한 전율이 온 몸을 타고 흐르고, 날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로테를 만날 생각에 행복하기만 한 베르테르 !!

 

그러나, 뒷부분에서 이어지는 베르테르의 주변인들의 의견을 모은 글들을 보면, 베르테르 자신이 친구에게 구구절절 써 내려갔던 사랑의 감정과는 조금 다르게, 사랑의 열병으로 인해 로테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대해 지나치게 광기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집착하는 베르테르의 모습이 느껴진다.

 

그리고, 결국에는 베르테르는 죽음을 선택하기에 이르는데, 과연 자신에 대한 로테의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베르테르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까? 로테가 좀 더 매몰차게 베르테르를 거절했다면 베르테르가 단념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잘 모르겠다. 가장 정의 내리기 힘든 것이 사랑에 대한 감정이니..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만큼 소설 속 베르테르도 죽음으로 내몰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을..그렇지만 만약 그냥 그렇게 결말이 흘러갔다면 이 작품이 그 당시 베르테르 효과를 불러 일으킬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현재에도 수많은 연극,영화, 뮤지컬로 선보일 정도로 큰 인기를 받지는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불행한 결말을 안 상태에서 마주하는 베르테르의 사랑의 표현이라 그런지, 문장 하나하나 문구 하나하나가 더 애틋하고 절실하게만 느껴진다.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과의 첫 만남, 번역도 매끄럽고 책도 무겁지 않아 읽는데 참 좋았다. 나머지 첫사랑 이야기들도 빨리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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