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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플래닛 - 살아있는 전설, ‘질 하이너스’의 낯선 세계로의 위대한 기록
질 하이너스 지음, 김하늘 옮김 / 마리앤미 / 2022년 8월
평점 :

마리앤미 출판사도, << 인투 더 플래닛 >> 이라는 도서도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나는 이 우연한 기회를 통해 굉장히 멋진 한 전문여성가를 알게 되었고, 에베레스트 산 정복만큼이나 전문성을 필요로 하면서 또 그만큼 위험한 직업인 테크니컬 다이버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었다.
" 내가 탐험한 곳을 다녀간 사람보다 달에 다녀간 사람의 수가 더 많았다 " 라고 저자가 말할 정도로, 저자를 포함한 이 테크니컬 다이버들이 탐험하는 깊고 깊은,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않은 미지의 수중동굴 탐험은 굉장히 신비스러우면서도 위험한 일이다.
디자인 사업을 하면서 성공적인 삶을 살던 저자는 그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불편하고 갑갑함을 느낀다. 아주 어릴 때부터 물에 이끌렸던 본능은 어른이 된 저자를 자연스럽게 다시 물로 이끄는데 그녀가 택한 길은 바로 동굴 다이버, 수중 탐험가이다.
물론, 처음부터 순조롭게 이 길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어느 정도 위치에 도달한 후에도 이 남성 중심의 다이버 세계에서 여성이 설 자리는 많지 않음을 경험하게 된다. 동료들 간에도, 인터넷상에서도 성차별적인 발언은 난무하고, 매년 있는 워크숍에서도 리더 역할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동등한 위치에서 장기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다이빙에도 참여했지만 공개적으로는 이러한 사실이 간과되곤 했다.
전 세계에서 여성 테크니컬 다이버는 몇 명 밖에 안된다고 하니 이들이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상상이 간다.
'뛰어난 여성 탐험가'가 아닌 '뛰어난 탐험가'로 인정받고 싶다는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세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잠수병(감압병)인데, 깊은 물 속에서 잠수하다 수면으로 복귀할 때 생기는 질환으로 증상은 수면에 올라온 지 1시간이 될 수도, 몇 시간 후가 될수도 심지어는 하루를 정상적으로 지내고 밤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잠수병의 상황이 자주 언급되는데, 영화에서 가끔 그 상황을 직접 봤기에 그러한 장면이 머리속에서 상상이 되기도 하거니와, 특히나 저자가 직접 그 잠수병에 걸렸을 당시의 상황은 너무도 상세해서 잠수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절로 느껴질 정도였다.
흥미로운 점은, 전문 다이버들에게 이 잠수병에 걸렸다는 사실은 굉장히 수치스럽게 통하고, 이것은 곧 그 사람의 다이빙 계획이나 선택한 혼합기체, 장비를 생산한 브랜드로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미지의 수중탐험, 동굴탐사의 이야기 외에도 저자가 참여했던 남극 내셔널지오그래픽 프로젝트를 위해 나섰던 남극으로의 험난한 항해의 과정, 그리고 남극에 도달한 후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는 어니스트 섀클턴의 이야기가 이 부분에서 많이 언급되어 정말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 예전에 이 섀클턴에 대한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기에) 또한, 우리들이 쉽고 재미있게 만나는 이 내셔널지오그래픽의 그 몇 분짜리 영상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위험을 감수한 결과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탐험, 탐사를 소재로 한 작품을 꽤나 좋아하는데 다른 무엇보다 수중탐험 이야기는 너무 무섭고 폐쇄공포증도 느끼지만 또 그만큼 끌리기도 한다. 이런 작품을 영화나 책으로 만날 때마다 왜 그토록 목숨을 담보로 도전을 하는 걸까? 정말 의아스럽기만 했는데, 저자는 그 점에 대해 모험을 찾아다니고 위험해 보이는 행동을 하도록 몰아가는 것은 유전자일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어휴!!! 그런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할 것 같다. )
저자는 그 깊고 깊은 수중에서 일하는 모든 것이 바로 우리가 마시는 것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지하수는 우리 모두의 공동망이기에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애쓸 것이라고 말한다.
미지의 세계와 탐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히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책으로, 북트레일러를 곁들여서 읽으니 더 좋다.
https://youtu.be/O3a9AYu5SUQ
[ 마리앤미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