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 곁의 산 자들 - 매일 죽음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배운 생의 의미
헤일리 캠벨 지음, 서미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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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억울하게 죽은 자들의 죽음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일하는 전문가들 이야기는 몇 번 만나봤지만 죽음 뒤의 이야기는 기껏해야 장례지도사, 죽음 현장 청소부 정도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나 많은 전문가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장의사, 해부 책임자, 데스마스크 조각가, 대참사 희생자 신원 확인자, 범죄 현장 청소부, 사형 집행인, 시신 방부처리사, 해부병리 전문가, 사산 전문 조산사, 무덤 파는 일꾼, 화장장 기사, 인체 냉동 보존 연구소 임직원 !!!!

이름도 생소한 직업도 많다.

 

부모의 특이한 교육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때부터 죽음과 친숙하게 성장해왔던 저자는 커서도 이 죽음과 관련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쪽 세계에서 종사하는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고 직접 그 현장에 참여해서 취재한 내용을 이 책에 담고 있다.

 

출생과 동시에 죽음을 다뤄야 하는 사산 전문 조산사도 기억에 남지만 특히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직업인 사형 집행인(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사형제도를 실시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이 직업이 그들에게는 그렇게 생소하지만은 않을 듯 하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이 사형집행인은 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가 굉장히 크다고 알고 있다. 죄책감을 주지 않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으로 진행하기도 하는데,

자신이 선하고 옳은 일을 한다는 확신이 들기 위해서는 사법 체계를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임무가 하나의 살인이 되는 것이므로..

 

요즘은 3D 프로그램을 이용한 가상 해부대로도 해부실습이 가능하다고 한다. 저자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직접 가상 시신을 만져보고, 장기들의 색깔까지 자세히 들여다봤다고 하는데, 기술의 발전이 여기까지 확대되어 이용되고 있다는 놀라움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리고, 저자가 직접 참여해서 느낀 부분처럼, 터치스크린이라는 이 놀라운 기능은 죽은 자와 산 자의 연결성을 끊어버리는 장벽이 되었고, 직접 기증자의 몸을 만지면서 그들의 존재를 느끼지 못할 뿐더러 엄숙한 마음조차 생기지 못한다고 한다.

 

죽음에 관한 색은 흔히 어둡고 검은 계통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책은 표지부터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지만 죽은 이들을 애도하는 이들의 자세는 엄숙하고 경건할 뿐 만 아니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고 마지막까지 죽은 이들을 존중한다.

 

우리나라도 죽음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면서 장례지도사에 종사하는 젊은층도 많아지고 있는데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을 금기시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모두에게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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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방 - 내가 사랑하는 그 색의 비밀 컬러 시리즈
폴 심프슨 지음, 박설영 옮김 / 윌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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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북 출판사의 컬러 시리즈 4권 가운데 < 컬러의 시간 > 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에 이번 신간 < 컬러의 방 > 도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 컬러의 시간 > 은 생각보다 훨씬 깊이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었는데, 이번 < 컬러의 방 > 은 그보다는 좀 더 흥미위주의, 컬러에 대한, 컬러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들을 하나의 방에 가득 담아두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컬러는 빨강, 노랑, 파랑, 주황, 보라, 초록, 분홍, 갈색, 검정, 회색, 하양 의 총 11가지이다.

각각의 색 가운데 몇 가지 흥미로운 내용들을 모아보자면,

 

노란색에 관하여 !!

중국에서는 포르노를 가끔 '노란 비디오'라 불렀고, 포르노 잡지 출판이 합법화되고 나서는 이 잡지들을 ' 노란 책' 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한, 러시아 차르정원 때에는 성매매 노동자들은 노란색 여권 소지를 의무화하였고, 그 밖의 곳에서도 노란색은 매춘부를 의미했다고 한다. 노란색 하면 나는 화가 반 고흐와 칸딘스키가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이 예쁜 노란색이 매춘과 관련된 색이었다니 굉장히 의외였다.

 


 

 

갈색에 관하여 !!

나는 갈색하면 커피, 낙엽이 떠오르는데 너무 낭만적인걸까?

이 책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초록색은 생명력 넘치는 봄이 연상되서 좋아하지만, 갈색은 썩은 음식, 진흙, 배설물을 연상시켜서 싫어한다고 한다. 색을 지칭하는 단어 자체도 '갈색' 보다는 '모카색'을 더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건 맞는 말 같다. 모카색 넘 예쁜 이름 !!!

갈색 종류 중에서 팬톤 448C 라는 색이 있나보다. 미국의 한 백화점에서는 이 색의 불쾌한 느낌을 이용해서 직원들 휴게실을 이 색과 유사한 색으로 칠함으로써 직원들이 오래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하는데 큰 효과를 봤다고 한다.

14세기 영국에서는 하층계급은 법적으로 갈색 집에서 살아야 했다니 별걸 다 법으로 정해놨다 싶다.

이러니 저러니 갈색에 대해 말이 많지만 난 갈색, 브라운, 고동색, 커피색, 모카색 등등 이 계열색이 좋다. 멋쟁이 색 아닌가???

 


 

 

이 책에 나열된 11가지 색에 대한 별별 이야기들을 다 거론하기엔 지면이 턱없이 부족해서, 일단 기억에 딱 남는 몇 가지만 꼽아봤다.

색이 단순한 색 자체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다양한 역사와 사건들이 담겨 있어 갑자기 색, 컬러라는 것이 굉장히 풍부한 하나의 매체같은 느낌마저 든다.

쉽고 흥미로운 내용들이 길지 않게 설명되어져 있어서, 틈나는 대로 부담없이 읽어도 좋다.

본인이 좋아하는 색에 어떤 스토리들이 담겨 있는지 궁금할 듯도 하고, 아마 생각지도 못한 내용들도 꽤 있지 않을까 싶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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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 마리아 - 혁명을 삼킨 불굴의 왕비
헨리에타 헤인즈 지음, 김연수 옮김 / 히스토리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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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와네트의 이야기를 담은 < 마리 앙투와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 메리 여왕 이야기를 담은 < 스코틀랜드 여왕 >, 헨리 8세와 앤불린을 비롯한 왕비의 이야기를 담은 < 헨리 8세와 여인들 > 을 통해 유럽 왕실, 역사 이야기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는데 그 후로 이런 종류의 책을 만나지 못했다가 최근에 눈이 번쩍 뜨인 책제목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 헨리에타 마리아 > 라는 책이다.

 

사실, 책 제목만 보고는 어느 나라의 어느 시대의 어떤 인물인지 전혀 생소하기만 했는데 그렇기에 더욱 흥미가 생겼을 수도 있겠다. 역사에서 소외된 인물을 소개하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는 역자 소개가 유난히 맘에 콕 와 닿았던 책이기도 하다.

 

헨리에타 마리아는 프랑스 절대주의의 기초를 다진 루이 13세의 여동생이자 잉글랜드 왕 찰스 1세의 왕비였다.

왕실의 결혼이 다 그렇듯이 찰스 1세는 처음에는 에스파냐와의 연합을 위해 에스파냐의 펠리페 3세의 딸과의 결혼을 추진했지만 실패로 끝나고, 프랑스로 눈길을 돌린 후 헨리에타 마리아와의 결혼이 성사되게 된다.

 

서로 반대되는 성격과 찰스 1세 측근(버킹엄 공작)의 영향으로 결혼 초기에는 찰스 1세가 왕비를 무시하고 먼 타지로 온 왕비를 차갑게 대하는 등 이 부부의 사이는 원만하지 못했다. 그러나, 측근의 암살 이후 헨리에타 마리아 왕비를 향한 찰스 1세의 마음이 점차 바뀌게 되고, 가톨릭 신자인 왕비는 끊임없이 찰스 1세를 설득하여 가톨릭 교도들의 박해를 중단하는 등 왕의 정치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역사는 그녀를 '남편을 홀려 나라를 도탄에 빠뜨린 악녀' 로 평가해 왔고, 찰스 1세와 비교했을 때 역사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고 소외된 인물로 남겨져 왔었다.

이 책은 이러한 헨리에타 마리아에 대한 역사적인 재해석을 통해, 찰스 1세 시대와 그들의 아들이자 왕이 된 찰스 2세에게 그녀가 끼쳤던 많은 영향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역사적 인물을 알게 되었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청교도 혁명, 그러나 역사적 시선과 평가가 점차 바뀌게 되면서 잉글랜드 내전으로 불리게 된 이 시대적 사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세계사에 관심이 많고 이처럼 역사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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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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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재미있게 읽었던 심리스릴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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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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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 아더 미세스 > 로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이번에 나온 신간은 전작을 뛰어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니 궁금하던 참에 이렇게 바로 읽어볼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처음 마주한 이야기를 보면서는 꽤 잔인한 사이코패스나 그 비슷한 류의 범인이 벌이는 납치행각..이 바로 떠올랐다. 그 정도로 납치된 소녀의 1인칭 서술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그녀가 갇힌 공간의 끔찍한 물리적, 심리적 환경이 오싹하기까지 하다.

이 곳을 간신히 탈출한 소녀는 무사히 아빠의 곁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11년 전 그녀의 가족에게는 출산 도우미로 일하던 엄마와 어린 딸이 실종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었다.

 

그리고 그 즈음, 매러디스가 출산을 도왔던 같은 동네의 셀비라는 젊은 여성도 사라진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매러디스는 실종되기 전까지 어느 날부터인가 익명의 협박문자를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매러디스는 끊임없이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데 과연 이 협박편지와 매러디스의 실종은 어떤 관련이 있을지 계속 궁금하게 만든다.

 

한 마을에서 3명의 여자가 실종되었고, 2명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들의 실종은 우연이 아니라 분명한 이유가 있는 사건으로 바뀌는데 과연 이들은 어떤 이유로 실종된 것일까..

 

매러디스의 실종과 함께 그녀의 이웃인 주변인물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데, 처음 예상했던 잔인한 스릴러 분위기에서 심리 스릴러로 분위기가 바뀌는 듯해서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물이 벌인 행각이 드러나면서, 의도치 않게 벌어진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고, 가장 큰 희생자인 매러디스가 정말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녀의 딸은 말할 것도 없고..

 

다 읽고 나니 표지가 비로소 눈에 확 들어온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 !!!!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었던 스릴러 소설이었다.


 

[ 해피북스투유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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