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니
펄 벅 지음, 이지오 옮김 / 길산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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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벅의 작품이 이렇게 많았다니...난 대지밖에 못읽어봤는데 이 책의 맨 뒤에 보니 펄벅의 작품의 한꺼번에 쏟아져나온다. 행복한 비명소리가 들린다.

들고다니기 딱 알맞은 크기의 책 피오니, 안의 종이는 무척이나 매끄러워 넘길때마다 기분이 무척이나 좋다. 책에 대한 느낌은 딱 이 책의 주인공 피오니의 느낌 그대로이다.

한 남자에 대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가슴에 품은 피오니.
그러나 이 책은 피오니만의 이야기는 아닌듯 싶다. 에즈라 가문 이야기-에즈라 부부와 그의 아들 데이빗. 그리고 그의 아내 쿠에일란. 그리고 많은 등장인물들..조금씩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에즈라 가문-데이빗대에 이르기까지-은 영특한 피오니의 영향력이 매우 크게 작용하는것 같다. 데이빗의 결혼도 결국은 피오니의 계획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된 것이고 그의 결혼 이후에도 사실상 에즈라 집안의 모든일은 피오니에 의해 이루어진다. 아이들의 교육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곁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피오니의 마음은 과연 어떠했을지..
영원히 곁에 있는것만으로도 행복했을까...아니면 결코 가질수 없는 사랑에 슬픔이 더 컸을까.

피오니와 그녀를 둘러싼 에즈라 가문의 일대기..빠른 전개에 비해 잔잔한 문체는 어떤 한 사건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리고 어떤 감정들에 치우치기 보다는 한 가문의 일대기가 느껴진다.

펄벅이 어릴때부터 중국에서 자랐던 덕분에 펄벅의 중국에 대한 예찬은 소설 곧곧에서 느낄수 있다. 이런 대작가의 작품을 통해 부각되는 중국이 다소 부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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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의 세계사
폴 존슨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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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고정관념속에 자리잡아왔던 "영웅"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역사는 끊임없이 재평가되고 그래서 그동안 우리가 알고 왔던 위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시간이 지나면서 또다른 이면이 재개되기도 하는데 내 주관적인 견해에서 보면 이 영웅이라 함은 아무래도 전쟁과 관련된 인물들이 많은데, 대부분이 전쟁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 대승리를 이끈 인물이니만큼, 그 전쟁과정에서 수많은 희생이 뒤따른다 해도 그 업적의 그늘에 가려지는 듯하다. 잔인성 마저도...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영웅은 흔히 알고 있는 인물도 있지만 처음 들어보는 인물도 있다.
그래서 식상하지 않고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영웅이라 함은, 자신을 믿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소신을 가진 인물로 보고 있다.
처음 소개되는 인물인 삼손,다윗,드보라,유딧..만 해도 성경에서 거론되고 어릴적 옛날얘기로만 접해왔던 이런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히 책속에서만 자리잡고 있던 이미지를 현존했던 인물로 부각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이들이 굳이 영웅이라 칭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나에게는 이런 내용들이 참 재밌게 다가왔다.

헨리 5세에 관한 이야기도, 영국왕실의 역사가운데 단연 손꼽을만한 왕으로 이 헨리 5세를 지칭하는데 아쉽게도 나는 이 책을 통해 헨리 5세를 처음 접한 까닭에 이 왕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어졌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어느 책에서나 영웅의 대열에서 빠지질 않는걸 보면 어떤 방향으로 영웅을
정의내린다해도 이 대왕은 영웅은 영웅인가보다.

이 책에서는 여자영웅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매리 스튜어트.엘리자베스 1세, 월터 롤리. 에밀리 디킨슨, 하물며 매릴린 몬로까지..매리 스튜어트와 엘리자베스 1세가 동등하게 소개된것도 재밌다. 이 두 여인은,보통 어느 한명을 중심으로 기술될 경우 나머지 한명은 역사적 사건과 배경탓에 자연히 부정적으로 비춰지게 마련인데 말이다.

제목이 영웅들의 세계사로 되어 있지만 굳이 세계사까지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새로운 인물을 만나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아마도 저자는 비록 이 책에서는 소개하지 못했지만 더욱 많은 인물을 영웅으로 뽑고 있지 않을까..혼자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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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인 화해
장폴 뒤부아 지음, 함유선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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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과 전공인 나에게 불문학은 오히려 더 어렵게만 느껴진다.
대학시절때 한창 번역에 열을 올릴때도 느꼈던 생각인데 불어가 참으로 부드럽고 아름다운 언어인데 반해 그 불어로 쓰여진 소설은 약간 철학적인 분위기도 풍기면서 아주 쉽게 읽혀지지는 않는다.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프랑스문학에는 설명하기 힘든 매력이 있는것 같다. 이번 작품도 그렇게 쉽게 읽혀지진 않았지만 재밌다 재미없다라고 말하기 힘든..그런 소설이다.

장폴 뒤부아..나는 이 작가의 작품은 이번이 첨인데 의외로 많이 알려진 작가인듯 싶다.
평소 아버지와 사이가 안좋았던(엄격히 말하면 아버지가 형을 너무도 싫어했던) 큰아버지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그렇게 경멸하던 형의 죽음으로 인해 갑작기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으면서 형의 모습을 닮아가고 급기야는 형의 애인하고까지 결혼하는 아버지, 우울증으로 인해 잠에만 빠져드는 아내..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주인공 폴은 작업을 핑계삼아 미국으로 도피를 하지만 그곳에서도 또한 정상적이라고는 할수 없는 삶이 이어진다.

결국 주인공 폴도 자신을 힘들게 했던 가족들이 있는, 자신의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러한 폴의 행동이 이성적인 화해로 인한 결말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현실도피보다는 주어진 현실에 맞설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재미나는 점은, 실존인물의 이름이나 작품명이 고스란히 언급이 되고 특히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참 놀랐다. 작가가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웬지 친근감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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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실크 팩토리
타시 오 지음, 황보석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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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강렬하고 고급스러운 붉은색 책표지에 내가 딱 좋아하는 두께의 소설이다.
두꺼운 책을 읽다보니 이제는 얇은 책은 웬지 가볍게 느껴진다.(결코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 표지가 주인공 조니의 직업과 관련해서 자주 언급되는 천의 무늬라는 느낌이 든다.
많은 상을 휩쓸고 판권도 19개국에 팔리고 게다가 황보석님의 번역이라 무척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이 책은 매우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되어있는데 조니 림이라는 중국인 직물상인에 대한 3명의 회상록형식이다.
나는 3명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조니에 대한 견해가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줄 알았는데 각각 독립된 내용으로 보면 좋겠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3편의 단편집같은 느낌도 든다. 결국.마지막에 가서는  이 3가지 이야기가 한곳으로 모아지긴 하지만 화자가 다른 만큼 분위기도 어투도 다르고 각각에 등장하는 조니라는 인간의 이미지도 너무도 상반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어느쪽 조니가 진짜에 가까울까 하는 궁금증까지 생긴다.

그러나 아들이 회상하는 첫번째 이야기의 조니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고(아마도 악랄한 이미지로 기술이 되기 때문인듯) 이미 내 머리속에는 이 "악렬한 조니" 가 자리잡혀버려서 그 다음 이야기인 아내 스노와 세번째 이야기의 화자인, 조니의 영국인 친구 피터가 기술한 조니에 대해서는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만약 4번째 이야기에 조니가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면 과연 어떤 인물로 스스로를 묘사했을까..이 3명이 느끼는 조니가 아닌 또 다른 조니의 모습이 보여질까...

한 사람에 대한 견해가 어떻게 이렇게 다를수 있을까..아무리 보는 입장과 관점이 다르다고는 해도 기본적인 이미지가 있을텐데..
또 이런 생각도 해본다. 인간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개인에 따라 다를수 있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면, 인간은 상대에 따라 취하는 말투나 행동이 자연히 달라지지 않을까..
그렇게 본다면 그 사람에 대한 진정한 판단은 본인 스스로도 파악하기 힘들고 타인에 의해서도 달라질수 있는 결국 복잡미묘한 인간의 실체를 보여주는듯하다.

생각보다 쉽게 읽혀지지 않았지만 다시 집중해서 읽어보고 싶은 내겐 약간 아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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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감동을 만드는 공장, 테마파크 공연이야기 -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비밀!
이기호 지음 / 이야기꽃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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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나 서울랜드,롯데월드를 갈 때마다 어른인 내가 더 퍼레이드를 좋아해서 시간을 꼭 알아보고 그 화려한 공연을 빠짐없이 보는 편이다.
눈이 부실정도의 화려함에 빠져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곳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을까...이런 공연은 어떻게 만들어지나...하는 궁금증을 품곤 했다.
그러던 중 이 테마파크의 공연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 나와 무척 반가웠다.

연극계에서 시작해 지금의 에버랜드 테마파크 총감독의 자리에 설수 있기까지 저자의 끊임없는 연구심과 열정을 느낄수 있었다.
정말 처음 시작단계의 우리나라의 테마파크는 불모지라고 할 정도의 수준이었을것이다. 테마파크라는 말은 고사하고 그런 유원지가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많이 발전했다고 해야할까..
그러한 열악한 환경속에서 테마파크의 공연이라는 것을 시도했다는 점만으로도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가 있었기에 문화라는 것을 접해볼 기회가 없는 그 당시의 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해줄수 있었고 지금의 여러 놀이동산에서 매년 진행되고 있는 훌륭한 퍼레이드 공연들이 존재할 수 있었을테니까 말이다.

해외에서 선발된 전문선수들과의 인간적 교감에는 가슴이 뭉클하기까지했다. 한국에서 공연계약이 끝난 선수들이 자국으로 돌아간 후 저자가 다시 그 나라를 방문하게 됐을 때, 오로지 저자를 만나기 위해 밤기차로 20시간 이상을 달려 올 수 있는 순수한 인간미를 보고 아~테마파크 공연을 하는 그 사람들이 그런 끈끈한 정으로 이어져 있구나 하는 감동을 느낀다.
물론 요즘은 계약사가 중간에 있어서 그런 순수한 정은 별로 찾아보기 힘들고 오직 계약에 의해서만 이루어진 관계라고 하더라도 뭐 다 그렇진 않지 않을까..
부끄럽게도 이 공연단들을 하나의 직업이라고는 생각을 못해봤다.

이 직업이 참 부러운 이유는 세계 각국의 내노라하는 유명공연을 볼 기회가 많다는 점. 물론 그 뒤에 따르는 엄청난 책임감과 부담감은 뒤로 하고서라도 말이다.

책이 생각보다 글씨가 크고 얇은 점이 아쉬웠다. 지금까지 겪었던 수많은 에피소드나 힘들었던 시간들을 좀 더 자세히 써줬음 더 좋았을텐데..그리고 글씨간 간격이 넓어서 대충 읽게 되는 단점이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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