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으 왜 이토록 유명할까.. 사실 [상실의 시대]를 읽었을때 2번째 읽고나서야 그 소설이 참으로 좋,,다...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왜 좋은지..딱히 뭐라 설명할 길이 없다. 그냥 문체가 좋고 흐름이 좋고..내용은 그닥 쉽지는 않지만.. 이번 소설 1Q84는 하루키의 팬들로 인하여 그때의 상실의 시대 못지않은 환영을 받고 있는듯하다. 솔직히 이번 1Q84는 두꺼운 1,2권을 읽으면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것이 무엇인지..감을 잡기가 무척이나 난해하다. 2권쯤 가서야 둘의 연관성이 드러나기 시작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난해하기는 마찬가지.. 그러나 일단 책을 집으면 계속 읽고 싶어지는, 흡인력은 대단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계속 등장하는 공기번데기란 대체 무엇일까..궁금하기도 하고.. 그러나,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아주 큰 기대를 하고 읽어서인지 읽고나니 웬지 모를 허무감이 든다. 읽긴 읽었는데 그래서...도대체 뭘 얘기하는걸까...라는 생각..
고학년 아들에게 이 마법천자문 만화책을 읽힐것이냐 말것이냐 고민하다 그래도 아들이 좋아하는 과학 그 중에서도 개미를 주제로 하였으니 괜찮을 듯 싶다. 그런데 나는 마법천자문이라고 해서 전의 시리즈처럼 계속 한자가 나오는줄 알았다. 이번 책이 참 좋은 이유는 광범위한 주제가 아닌 "개미" 에 대한 내용만 담겨있어서 만화책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의 깊이가 있다는 점이다. 만화중간중간에도 개미에 얽힌 이야기가 많이 연결되어 있어서 만화자체로도 가볍지가 않다. 읽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개미종족을 소개하고 개미의 번식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아이들로 하여금 직접 개미집도 만들어 개미의 일생을 관찰하게끔도 한다. 개미가 줄을 지어 다니면 비가 온다는 사실은 첨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개미는 물방울에 갇히면 빠져나오질 못한다고 한다. 물방울 하나에도 목숨을 걸 정도로 힘없는 개미. 그러나 이렇게 힘없은 개미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식물은 모두 죽어 황폐해지고 이 세상은 온통 시체투성이가 된다고 한다. 너무 작아 그 존재의 가치도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이렇게 작은 생물의 가치가 이렇게 클 줄이야..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은 그 어느것 하나 하찮은게 없고 무의미한 존재가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마법천자문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번 개미를 스타트로 해서 앞으로 공룡,달,진화, 지구온난화 등 과학시리즈로 계속 출간될 예정인가보다. 아들은 공룡도 꼭 사달라고 하는데 이번 개미를 보니 뭐.읽어도 무난할 듯 싶다.
언젠가부터 주제가 담긴 미술책을 즐겨 읽게 되었다. 화가별 시대별로 모아놓은 미술책도 좋지만 이렇듯 각 테마에 맞는 그림으로 모아진..그래서 그 테마에 맞는 그림을 실컷 감상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기에 멋진 주제의 미술책을 만나면 무척 가슴이 설레기까지 하다. 지금까지는 사랑,여인,모델 등의 주제에 대해 읽어봤는데 이번에는 "키스"다. 이 키스라는 단어는 그 단어 자체만으로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그림들이 한가득할 것 같은 기대감에 부풀게 된다. (그러나 읽으면서 느낀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키스를 주제로 한 그림보다는 비관적이고 불행한 분위기에서의 키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그림들도 예상외로 많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그림이 바로 뭉크의 키스이다. 그의 대표적인 이미지 그대로 참으로 암울하다. 이렇게 암울하고 어두운 키스도 있을수 있구나..싶을 정도이다. 반대로 키스.하면 남녀간의 키스만 떠오르게 되는데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맘에 드는 그림은 바로 메리 카사트가 그린 엄마가 아이한테 해주는 키스그림이다. 포동포동한 아이의 얼굴, 그 통통한 얼굴에 뽀뽀를 하느라 얼굴이 조금 눌려버린 그 귀여운 얼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 그림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띄게 되고 맘이 참 편안해진다. 아무래도 미술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이렇게 지극히 현실적이고 정직하게 표현된 그림이 젤로 보기도 편하고 이해도 쉽고 맘에 든다. 샤갈의 [생일]이라는 그림도 무척이나 행복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의 생일날 깜짝 방문을 하였으니 그 기쁨과 사랑이 얼마나 클까..그때의 감정을 그린 그림이니 그 기분이 고스란히 그림에 반영되었을 것이다. 키스..라는 주제라면 클림트의 [키스]를 빼놓을수 없을꺼야..했는데 역시나.. 유일하게 확실히 아는 그림이 있어서 반갑기까지 하다. 이 책의 표지를 가까이서 봤을때는 잘 몰랐는데 멀리서 보니 표지에도 커다란 입술모양이 담겨져 있다. 미술을 알고 싶은데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거나. 미술에 대해 지식이 없는 초보자인 경우 이런 책을 자주 읽다보명 중복되는 그림도 자주 보게 되고 그러다보면 미술이 재밌어질 듯..나의 경험으로 미루어..
적과 흑..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작품이다. 중학교때 고전을 즐겨서 많이 읽어보긴 했는데 솔직히, 이번 적과흑이나 여자의 일생 등 그 나이때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작품들이 많은것 같다. 성인이 되어서 다시 만나는 고전문학, 느낌도 새롭고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도 쉽게 전달이 된다. 적과 흑. 어떻게 보면 예전에 재밌게 읽었던 고전 [벨아미]와 흡사하다. 잘생긴 미남이 주인공이고 그렇다할만한 배경도 없이 귀족의 힘(특히 귀부인)을 빌려 출세를 하고자 하는 내용 등등. 그러나 벨아미가 호색한이며 다소 머리가 빈듯하고 단순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적과 흑의 줄리앙 소렐은 매우 영특하고 자존심도 강하다. 귀족에 대한 동경보다는 허례허식생활같은것에 대한 경멸까지도 서슴치 않는다. 그러나. 벨아미가 매우 현실적으로 표현이 되었다면 적과 흑은 뭐랄까..그 느낌이 확연히 다가오질 않는다. 더우기 줄리앙이 주인공인 1인칭 시점에서 풀어나가는것이 아니라 제 3자가 각 주인공의 관점에서 서술해나가는 식이라 개인적으로 줄리앙 소렐이 느끼는 번민이나 고통 갈등 같은 미묘한 심리변화를 잘 느끼지를 못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이 작품을 오랫만에 다시 손에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웬지 뿌듯한 느낌이 드는것은 사실이다. 가정교사 줄리앙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도 다른 곳에 뺏길까봐 전전긍긍하며 원하는 대로 맞춰주는 레날시장을 보면서 요즘이나 예전이나 남의 눈을 필요이상으로 의식하는 고위계층의 모습을 엿볼수 있다. 스탕달이 실제 있었던 2건의 치정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이 소설을 썼다는 사실은 첨 알았다. 지금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데 예전엔 이 책이 어떻게 이해를 헀을까..그냥 수박겉핥기식으로 읽었던 건 아닐까.. 고전을 올만에 접하고 보니 그 유명하다는 고전 뿐만 아니라 내가 미처 몰랐던 고전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많이많이 생긴다. 문학동네에서 선보이는 세계문학시리즈..일단 적과 흑만 봤을때는 표지가 무척 맘에 든다. 고급스럽고 제목과 어울리는 그림도 한몫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디서 많이 본듯한 분위기의 이야기인데 어디서 봤을까..생각생각하다보니 맞다. 영화 폴라익스프레스 와 흡사하다. 물론 그 기차는 가출기차도 아니고 무료도 아니지만.. 고학년인 아들은 아직까지 가출이라는 말은 겉으로는 내뱉어본 적이 없지만 내심 한번쯤은 분명히 품지 않았을까..나 어릴때도 엄마한테 억울하게 혼나거나 하면 아무생각없이 가출을 꿈꾸었던 적이 있었으니까.. 동생을 돌보다가 창문을 열다가 꽃병이 깨지고 그 일로 엄마에게 억울하게 혼난 사쿠라코는 그 길로 가방을 싸고 집을 나온다. 가까운 기차역에서 본 가출기차가 공짜라는 말에 그 기차에 오르게 되고. 그 기차안에서 같은 반 친구 게이스케도 만나고 이어지는 역에서 산갈치, 황조롱이 도 이 기차에 오른다. 이 가출기차의 특징은 가출한 아이만 탈수 있고 또한 이 아이들이 원하는 곳이면 어이든 갈수 있다. 정해진 철로도 없다. 하늘을 날기도 하고 바다깊은곳까지 달려가기도 한다. 물론 가출장소를 정하지 못하고 후회하면 다시 되돌아갈수도 있다. 가출기차에 오른 아이들의 가출이유를 보면서 아이들 나름의 억울한 이유가 다 있겠구나. 싶다. 그리고 사쿠라코의 경우, 꽃병을 깬 사실에 대해 비록 엄마가 혼은 내지 않고 주의만 주지만 감정적으로 혼을 내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의 맘이 상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새삼 깨닫는다. 사쿠라코의 말을 믿지 않고 주의를 준 것 부터가 아이의 맘에는 이미 상처가 되어 버린것.. 읽으면서 뜨끔 한 부분도 있고 말이다. 아이들의 맘을 이해하기 위해 엄마도 읽으면 좋을 동화이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일본 특유의 환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가 너무 맘에 들었다. 어른인 나조차도 정말 이런 기차가 있을법도 하겠다..싶을 정도로 황당하지도 않으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