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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의 지붕
마보드 세라지 지음, 민승남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너무도 순수한 첫사랑 이야기에 자칫 식상할 수도 있는 그런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1970년대의 이란의 독재정권의 정치적 배경과 전통적 문화적 배경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감동마저 느끼게 한다.
1980년대 우리나라의 어수선한 시기와 거의 비슷한 분위기여서 이 책에서 벌어지는 독재정권,탄압, 강제구속,고문 같은 상황들이 전혀 낯설게만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런 사회분위기속에서도 순수한 우정과 열정 그리고 사랑을 키워나가는 주인공 파샤와 그의 친구 아메드, 아메드의 여자친구 파히메와 파샤의 첫사랑 자리. 자리의 약혼녀이자 파샤의 멘토인 닥터, 그리고 나중에 그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는 이라즈...
처음엔 정신병원에서의 파샤의 이야기와 1년전의 그와 그 주변의 이야기가 번갈아 씌여있어서 파샤에게 어떤 일이 벌어져서 정신병원에 있게 된걸까..결국 이 책은 정신병원에 있는 파샤의 이야기로 끝이 나는 비극인걸까...하면서 읽으면서도 궁금증과 결과도 모르면서 웬지모를 안타까움과 애잔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정말 가슴떨리는 첫사랑...이라고 표현해도 좋을듯 싶다. 이런 순수한 사랑이야기 정말 오랜만에 접해보는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메드가 너무 멋지다. 시기적절하게 유머를 터트릴줄 알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향한 용기있는 태도.그리고 뭐니뭐니해도 파샤를 향한 너무 듬직한 우정..
아메드덕분에 읽는 나도 중간중간 어두운 내용에서도 살짝 미소를 지을수 있었다.
이런 친구가 곁에 있다면 정말이지 너무 든든할 것 같다.
이 책은 가족간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이성간의 풋풋한 사랑,이웃간의 정을 전부 느낄수 있는 훈훈한 책이다. 중간중간 마음아픈 내용도 있고 독재정권에 따른 억압에 분노도 치미지만 이 책 전체를 감싸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인간적인 사랑이기에 이 책을 덮고 난 후의 느낌은 정말 가슴따스함이다.
이란인 특유의 짙은 눈썹의 잘생긴 외모와 부르카를 쓴 여성들의 모습이 이 책에 오버랩되면서 동화속에 빠져든 느낌이다. 꼭 영화로도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