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심리동화

선생님 바꿔 주세요 ㅣ 아이스토리빌 5
브리지트 스마자 지음, 이희정 옮김, 원유미 그림 / 밝은미래 / 2010년 4월

작년 아들이 심심치 않게 해댔던 말이 바로 이 제목과 같다. 담임선생님 바꿨음 좋겠다고..
그런데 한 학년 올라가고 요즘은 그래도 작년담임이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고 하는걸 보면 그동안 생각이 큰건지..아님 그냥 그때뿐의 감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작년 1년동안 담임에 대한 반응은 별로였다.
그래서일까..이 책을 보더니 많은 호기심을 갖는다.

이 책의 주인공 막심은 5학년때의 수학선생님에게 미움을 받고 선생님이 자기를 싫어한다는 생각에 1년을 끔찍히 보내고 6학년때 다시 만나지 않기를 바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선생님은 다른 학교로 가시고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그 선생님은 바로 엄마의 옛날 친구셨던 것.
작년과는 정반대로 이번에는 유별난 관심을 받게 되는 막심은 이 또한 부담스럽고 싫기만 하다.
결국엔 선생님과 대화로 이를 해결하게 되면서 작년 선생님도 자신을 싫어했던것이 아니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이 책에는 선생님에 대한 10대 아이들의 감정이 아주 잘 나타나 있다. 주위친구들과의 관계에 무척 예민하고 선생님의 영향을 아주 많는 시기인만큼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상처 혹은 용기를 얻고 지나친 관심은 또래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할까 그렇게 좋지도 않다.

내가 학창시절때의 기억을 더듬어 봐도 그때 당시에는 선생님의 말투, 행동, 옷차림 모든것에 온통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특히 옷을 촌스럽게 입은 선생님보다는 예쁘고 멋진 선생님에게 훨씬 더 호감이 갔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멋쟁이 선생님은 별로 없었던 기억..)
막심과 친구들도 새로운 수학선생님의 꼭 끼는 빨간바지와 너무 어린아이 취급하는 수업방식을 끔찍히도 싫어한다.

그래도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선생님에 대한 불만과 희망사항을 혼자서만 끙끙 앓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생님과 대화하고 결국 좋은 방향으로 해결된 것을 보니 한층 성장한 걸 느낄수 있겠다.
작년에도 선생님과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풀어나갔다면 막심의 한해도 한층 좋았을텐데..

질풍노도의 시기인 10대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도 그림으로 재밌게 풀어져 있고 무엇보다 그림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게 매우 리얼하게 표현되어 있다.
10대의 관심과 고민거리가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유쾌한 화장실 이야기

똥 싸는 집 - 세계의 화장실 이야기
안나 마리아 뫼링 글, 김준형 옮김, 헬무트 칼레트 그림 / 해솔 / 2010년 3월

 
아이들이건 어른이건 이 원초적 본능에 대한 이야기는 마냥 재미나기만 하다.
특히 이 "똥싸는 집" 은  처음부터 끝까지 똥이야기, 화장실 이야기에 똥싸는 모습과 다양한 화장실의 그림이 가득해서 정말이지 너무 재밌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이 본능앞에서는 똑같은 모습을 보일수 밖에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웬지 모르게 기분좋게 다가온다.^^
어릴때 선생님은 화장실도 안가는줄 알았던 기억도 나고.. 

이 책을 보니 정말 화장실 모양도 다양하고 마땅히 화장실이라는 시설이 없는 상태에서 인간이  고안해낸 대체방법이라는 것이 너무도 기발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그래도 어떻게든지 해결을 해야 하는 그들의 상황이 무척 안스럽게도 느껴진다. 

그림도 얼마나 재밌게 표현되었는지..
어른들이 엉덩이를 보이며 똥사는 모습하며 다 큰 아저씨가 변기에 앉아있는 모습하며..
참 리얼하면서도 솔직한 그림이다. 

화장실하면 중국의 벽없는 화장실이 꽤나 유명한데, 옛날 로마의 공동화장실은 이 중국보다 더 심하다. 앉는 구멍이 주루룩 나열되어 있고 가림막같은것도 전혀 없이 그냥 같이 앉아서 해결하는거다. 지금이야 이런 화장실형태가 너무도 끔찍하지만 그때 당시라면 이런 형태도 일상적으로 사용했겠지..아마도.. 

뒷처리를 돌로도 했던 모양이다. 나뭇잎까지는 당연히 괜찮겠다 싶은데 아무리 매끈한 돌맹이라도 가능한가... 

암튼 화장실 구경 한번 실컷 했다.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혹은 세계 여러나라의 다양한 화장실 변천사..비록 화장실 하나의 문제이긴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옛날에 태어나지 않은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재밌고 알찬 환경동화

지구를 지키는 쓰레기 전사 - 2002년 뉴질랜드 어린이 도서상 수상작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8
샌디 매케이 지음, 전경화 옮김, 한지선 그림 / 책과콩나무 / 2010년 6월

환경을 주제로 하는 아동용 도서가 끊임없이 쏟아져나오고 있는데 이번 책콩 시리즈 중의 하나인 "지구를 지키는 쓰레기 전사"는 제목과 표지부터 아이들의 관심을 확 끌어들인다.
망또를 휘날리며 자전거를 타고 가는 우리의 주인공 콜린. 바로 쓰레기 전사. 삽화는 만화의 분위기를 풍기는데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할 풍이다.
내용또한 유쾌하면서도 아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우리 스스로 해나가야 할 행동들을 아주 쉽고 재밌게 들려주고 있다.

재활용에 대해 전혀 생각도 안해봤던 콜린이 어느날 리드선생님을 통해 재활용을 비롯한 환경보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동네에 있는 재활용센터를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활발한 지구보존운동에 나서게 된다.,
그러나 주변에는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실직중인 아빠와 부동산중개업으로 너무도 바쁜 엄마, 그리고 다이어트에만 열중하는 누나..
콜린은 집에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얘기하고 이런 노력은 아주 조금씩이지만 가족의 생각을 바꾸게 한다.
그나마 하나밖에 없는 동네의 재활용센터가 문을 닫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자 콜린은 좀 더 과감한 행동개시에 이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구인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플라스틱 제품은 바닷속에서 분해되기까지 400년이 걸린다.
톤 분량의 종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열일곱 그루의 나무가 필료하다.
일년동안 일반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1.5톤에이른다.이것은 어른 코끼리 몸무게의 반에 해당하는 무게이다..

그리고 환경에 대한 뉴스나 책으로 항상 접하면서도 이런 수치를 볼때마다 또 한번 놀라게 되고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일상의 행동들이 지구를 얼마나 파괴시키는지 나 스스로도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다.
요즘은 낱개포장된 과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먹기 편하고 보관하기에도 편하다는 생각만 했을뿐 그것이 환경파괴의 요인중 하나라는 생각은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세상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것이 많겠지만 환경보존이야말로 우리가 다함께 짊어지고 가야할, 꼭 실천해야만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아들과 함께 우리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의논해봐야겠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스타가 되는 비밀 17가지
E. L. 코닉스버그 지음, 이원형 옮김 / 지양어린이 / 2010년 4월

스타가 되는 비밀 17가지 라는 제목만 봐서는 정말 그 비밀에 대해 자세히 알려줄 그런 종류의 책처럼 느껴진다. 표지도 어찌가 고급스러운지..처음 받는 순간 어른책인줄 알았다.

그러나 실상 내용은 대놓고 그러한 비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17개의 장으로 구성된 각 장마다 아이들이 스스로 느낄수 있는 무언가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진마리와 한국인 아이 말콤 수는 뉴욕의 변두리에 살고 있는 결손가정의 자녀들이다. 그러나 어느 나라의 아이건, 부유하건 가난하건, 이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각자의 꿈이 있기 마련인법..진마리와 말콤 수도 나름대로의 꿈을 지니고 있다.
성격도 정반대인 진마리와 말콤은 어느날 우연히 죽은 동물을 발견하고 함께 무덤을 만들어주는걸 계기로 친해지고 그 후로도 계속해서 동물들을 묻어주곤 하는데 그러던 어느날 그곳에서 땅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고 땅속에서 죽은 여배우 탈룰라를 만나게 된다.
탈룰라로부터 자신의 도둑받은 여왕석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고 그 과정에서 스타가 되기위한 진정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러한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이전의 소심하고 꿈을 밖으로 표출할 줄 몰랐던 진마리는 자신의 꿈을 향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게 된다.

아이들 책치고는 이 책에서 의미하는 바도 크고 스스로 깨닫는 힘이 필요할 듯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있지만 그 꿈을 어떤 식으로 키워나가야 할지 길을 못차고 헤매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스타가 되기 위한 비밀은. 재능과 기회를 잡는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열성을 가지고 스스로 그것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   

주변에 성공한 스타들을 보면 대부분 무서운 집념과 열성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올인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 결국 재능과 기회가 주어져도 이 마지막, 자신의 열성이 없으면 일인자가 되기는 힘들다는 사실..중학생들이 보면 참 좋을것 같다.

이 책 부분부분에서 표현되는 이민자에 대한 편견에 다소 마음이 아팠다.

행복한 여행~

Life 라이프 - 카모메 식당, 그들의 따뜻한 식탁 ㅣ Life 라이프 1
이이지마 나미 지음, 오오에 히로유키 사진 / 시드페이퍼 / 2010년 4월

영화 카모메 식당을 아쉽게 놓쳤지만 남극의 쉐프는 정말 재밌게 봤던 영화이다. 그 영화속에 나오는 음식들이 얼마나 먹음직스럽던지 보는내내 먹고싶어 정말 괴로웠지만 또 그만큼 행복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바로 그 남극의 쉐프의 음식감독이 쓴 요리책이라는 문구에 너무도 반가운 맘이 든다.
비록 요리는 잘 못하지만 이런 요리책은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하니까..

스파게티,샌드위치,유부초밥. 햄버그 스테이크.,카레라이스,주먹밥,양배추롤,그라탕,푸딩,오므라이스 같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요리에 대한 레시피 소개도 들어있지만 특히 이 책이 매력적인건 흔히 만나볼수 없는 일본요리에 대한 소개이다.
정갈하기로 소문난 일본요리는 도대체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나..이 책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소개된 요리들이 대부분 일본가정에서 먹는 음식이라 젓가락만을 사용해서 밥그릇을 입에 가까이 대고 이런 음식들을 먹을 그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그리고, 힘내라 아들! 햄버그 스테이크. 소소한 축하파티, 지라시즈시 같이 각 요리마다 제목이 붙어있어 훨씬 더 정감어린 느낌이다.
레시피설명에 있어서도, 매우 자세한 부분까지 정확히 알려주어서 나같은 초보자도 어느정도 감이 올 정도이다.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날 정도..

일본에 첨 갔을때 카레를 먹은 기억이 나는데 카레에 이토록 다양한 종류와 맛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때 첨 알게 되었다. (지금이야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카레전문점이 생겼지만)
카레에 빵을 찍어먹는것이 넘 이상하면서도 막상 먹어보니 의외로 맛있었던 기억도 난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 소개된 카레와 요시모토 바나나의 에세이-카레라이스와 카르마-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특히 바나나의 카레에 얽힌 자신의 경험담은 우연치고는 너무도 괴상한 일이라 놀랍기만 하다.

영화 카모메 식당도 나중에 꼭 챙겨보고 싶어진다. 저자가 직접 음식감독으로써 선보인 음식들을 다시 한번 만나볼수 있는 기회가 될테니까..
참 따스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요리책이자 에세이이다. 선물용으로도 참 좋을것 같다.

이 책에서 소개된 일본요리

지라스즈시 : 생선,달걀 부침이나 양념한 채소 등 고명을 얹은 초밥

가라아게: 재료에 직접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밀가루만 살짝 묻혀 튀긴 음식(남극의 쉐프에서 아주 맛나게 보였던 요리중 하나)

쇼가야키 : 구운 돼지고기에 생강을 갈아 넣은 간장소스를 부어 살짝 조린 것

오하기 : 찹쌀과 멥쌀을 섞어 만든 경단에 팥고물을 묻힌 떡

사바미소 : 고등어를 일본된장인 미소와 갖은 양념으로 조리한 음식

돈지루 : 잘게 썬 돼지고기와 채소를 넣은 된장국

오야코동 : 닭고기계란덮밥, 익힌 닭고기,표고버섯 등에 푼 계란을 덮어서 밥위에 얹은 음식(일본에 갔을때 최초도 먹은 음식이었는데 가장 좋아하는 일본음식중 하나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