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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한 그릇 - 맛에 진심이라면,
박찬일 지음 / 북트리거 / 2025년 9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목차에서부터 이미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읽는 내내 괴로울 줄이야.
떡볶이, 김밥, 치킨, 피자, 돈가스, 햄버거, 빵, 냉면, 스파게티, 삼겹살, 짜장...너무도 익숙하고 친근한 메뉴들의 단어만 봐도 허기가 지는 마당에, 책에는 삽화, 사진, 저자의 맛깔스러운 이야기까지 더해져 재밌으면서도 허기가 지는 독서시간이었다.
저자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데, 한국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한 뒤 이탈리아로 건너가 요리를 배우고 나서도 글쓰기와 요리를 꾸준히 이어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 글 쓰는 셰프 ' 라는 불리는 저자의 글은 술술 읽히고, 쉽게 다가오고, 맛있게 느껴진다. 찾아보니 책도 정말 많이 내셨네.
책에서 소개되는 18가지의 소울 푸드 가운데 어느 메뉴를 가장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정말 고르기 힘들지만, 어릴 때의 추억이 담긴 음식 부분에서 특히나 많은 공감과 회상을 불러온다.


두툼한 일본식 돈가스도 맛있지만 역시 옛날 돈가스, 즉 경양식 돈가스가 최고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조선으로 넘어온 돈가스는 경양식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급음식으로 자리잡아 큰 인기를 누렸지만, 1980년 대 후반 서민음식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경양식 돈가스는 하나둘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어릴 때 특별한 날 부모님이 데리고 간 경양식집에서의 돈가스의 맛은 잊을 수 없다. 맛도 맛이지만 경양식이라는 고급진 분위기에서 먹는다는 사실이 한없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이런 경양식 돈가스를 맛볼 수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우리는 치킨하면 프라이드와 양념치킨을 떠올리고 특히 이 양념치킨은 너무도 당연한 치킨의 한 종류로 생각해 왔었는데, 외국에 살 때 이 양념치킨이 얼마나 독특하면서도 쉽게 그 맛을 내기 힘들지를 알게 되었다. 맵고달작지근한 그 감칠맛 나는 양념소스는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한국치킨의 인기를 정말 많이 실감했던 것 같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치킨무와 샐러드 역시 한국치킨만의 매력인 듯 싶다.
양념치킨은 1980년 대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던 윤종계씨에 의해 탄생했다고 한다.
배달로, 외식으로, 포장으로, 직접 요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겨먹던 18가지 음식들의 유래와 사연들, 저자의 에피소드는 이들 음식에 대한 애정을 한층 돈독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우리의 소울푸드들 ! 여기에 저자만의 조금 특별한 레시피 7가지도 공개한다.
배고플 때, 특히 야식이 땡기는 밤에는 읽기를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