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는 알고 있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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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비채에서 출간되는 중남미 소설 < 엘레나는 알고 있다 > 를 프리뷰로 만나보게 되었다.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파이널리스트, 리베라투르상 수상작, 넷플릭스 개봉 예정작? 으로 소개되고 있는 이 책은 쉽게 접하기 힘든 라틴아메리카 작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관심이 간다.

 

이 소설에서는 3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63세의 엘레나, 그녀 곁에서 손과 발이 되며 병수발을 드는 딸 리타, 그리고 20년 전 리타의 도움으로 낙태 대신 출산을 선택하게 된 이사벨.

소설은 리타가 교회 종탑에 목을 맨 채 발견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경찰조사에서 자살로 마무리된 딸의 죽음을 자살로 인정할 수 없는 이사벨이 리타의 도움을 받기 위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과정을 보면서, 혼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엘레나는 리타가 떠난 지금부터 어떻게 홀로 살아갈까..내가 더 참담한 마음이 들고 너무 측은한 마음이 든다.

 

리타는 왜 아픈 엄마를 홀로 남겨두고 갑작스레 죽음을 선택하게 된 걸까? 아니..자살이 아니라 정말 엘레나의 의혹대로 타살일 수도 있는걸까? 그러나, 한 명 한 명 주변인물들 리스트에서 용의자 대상이 지워지면서 결국 의심스러운 인물은 아무도 없게 되면서, 엘레나는 알고 있다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이사벨이라는 여성에 대해서는 뒷부분에 그녀와 엘레나, 리타와의 관계가 설명되어지는데, 엘레나가 20여년 동안 믿어 의심치 않았던 하나의 사실이, 상대방에게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모든 상황을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하고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보여준다.

 

결론에 도달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홀로 남겨진 엘레나가 불쌍하다는 초반의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이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서 젊디 젊은 리타는 자신의 앞날이 얼마나 끔찍하게 여겨졌을까..리타의 입장이 좀 더 강하게 다가온다.

지금 엄마의 간호를 하는 것도 너무 힘든데, 앞으로 더 끔찍한 상황들이 벌어질 거라는 의사의 말은 리타에게는 너무도 가혹하기만 하다. 게다가 이 병간호를 당연시 여기는 엘레나를 포함한 주변의 반응이란....

 

책소개에서는 추리소설이라고 언급되어 있고, 어느 부분까지는 나 또한 리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에 촛점을 맞췄었는데, 뒤로 갈수록 추리소설의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더라도 그냥 이 소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색깔있는 작품으로 남는다.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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