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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시작한 불은 책으로 꺼야 한다 - 박지훈 독서 에세이
박지훈 지음 / 생각의힘 / 2025년 11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책에서 시작한 불은 책으로 꺼야 한다 — 깊고 단단한 독서의 힘을 일깨우는 책
박지훈 작가 | 생각의힘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잔잔하지만 오래 마음에 남은 작품이 바로 박지훈 작가의 《책에서 시작한 불은 책으로 꺼야 한다》다. 책 제목부터 강렬하지만, 내용은 의외로 담백하고, 길지 않은 문장 속에 ‘왜 읽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꺼내 보게 하는 독서 에세이였다. 오랜 시간 기자로 살아오며 만난 책들, 그 속에서 길어 올린 문장들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살던 독서의 본질을 곱씹게 만든다.
📘 1. 기자의 시간 속에서 발견한 ‘읽는 삶’
저자는 20년 가까이 신문사에서 일하며 사회부·문화부·종교부를 거쳐왔다. 수많은 정보, 사건, 사람 사이에서 ‘읽기’는 그의 버팀목이자 사유의 도구였다. 책의 초반부에는 그가 미국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매일 읽고 쓰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담겨 있다. 이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던 이유는, 독서를 하나의 과업이 아닌 “삶을 유지하는 루틴”으로 바라본다는 점 때문이다.
‘타오르고 사라져도 다시 시작되는 독서의 불’이라는 표현처럼 그는 읽기를 통해 번아웃을 견디고, 낯선 환경 속에서도 자신을 다잡아 갔다. SNS와 유튜브에서 빠르게 정보가 흘러가는 시대지만, 결국 깊은 사유는 ‘읽기’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 2. 책에서 시작한 불은 책으로 꺼야 한다 — 제목의 의미
책 제목은 다소 도발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읽어갈수록 이 문장은 하나의 선언처럼 다가온다. 책에서 불이 시작되었다면, 즉 책이 우리를 흔들고 바꾸어 놓았다면, 그 불을 다스리는 방법 또한 책이라는 의미다. 책은 삶을 뒤흔드는 동시에 삶을 안정시키는 도구가 된다.
문장 하나에 멈춰 서서 생각하고, 고전에서 오래된 질문을 듣고, 현대서에서 새로운 시선을 얻는다. 저자는 책을 ‘도구’나 ‘습관’으로 보지 않고, 관계·사유·성장의 장(場)으로 바라본다. 독자로서 깊이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 3. 책 속에서 건져 올린 인생 문장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실제 도서들을 소개하며 “이 문장이 왜 지금의 나에게 필요했는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구성이다. 단순 추천 목록이 아니라, 책과 책 사이에 숨어 있는 의미를 직접 걸러낸 느낌이다.
예를 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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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올린더의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을 통해 시간의 축적을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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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7번 국도 Revisited》*에서 청춘의 흐름을 다시 마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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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의 글을 통해 언어와 사고의 관계를 되짚는다.
독자로서 이 부분이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 좋은 책을 잘 읽는 방법뿐 아니라, 책의 문장을 삶에 적용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 4. 독서는 결국 ‘나를 돌아보는 일’
저자는 독서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법, 언어를 통제하는 법, 사유를 단단하게 만드는 법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책의 깊은 메시지는 결국 “독서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점이다.
읽는 동안 우리는 타인의 문장 속에서 나를 찾고, 잊고 있던 감정을 발견하고, 무뎌진 감각을 다시 깨운다.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어떤 문장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나의 무언가가 됐거나 그럴 운명일 것이다”라는 문장을 남긴다.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문장이기도 했다.
📚 5. 이 책이 ‘독서 경험’을 바꾸는 이유
네이버 블로그에서 책 리뷰를 많이 찾아보는 편인데, 《책에서 시작한 불은 책으로 꺼야 한다》는 단순 독서법이나 책 추천서가 아니다. 이 책은 왜 우리는 읽는가, 어떻게 읽는 것이 나를 흔들 수 있는가, 문장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게 만든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 6. 읽고 나서 남는 따뜻한 여운
책을 덮고 난 뒤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책은 결국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문장에는 기자 특유의 날카로움과 오래 읽은 사람만의 부드러움이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속도가 빠르게 흘러가지만, 마음은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문다.
책의 뒤편 문구처럼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세상 깨닫는 게 있다.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 많다.”
이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 책이 ‘더 읽고 싶어지는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 결론: 독서의 의미를 되찾고 싶은 사람에게 강력 추천
정보는 넘치지만 생각은 부족한 시대에, 《책에서 시작한 불은 책으로 꺼야 한다》는 우리가 책에서 찾을 수 있는 깊이와 방향을 다시 상기시킨다. 읽는 기쁨, 문장을 붙잡는 순간, 마음을 흔드는 통찰을 경험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독서의 불을 다시 밝히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오래도록 내 곁에 두고 싶은 독서 에세이였다.